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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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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남효민
  • 출판사 : 인디고(글담)
  • 발행 : 2020년 12월 08일
  • 쪽수 : 31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5935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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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매일 오프닝을 쓰는 20년 차 라디오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함께 나누고 싶은 추억들

20년 차 라디오 작가 남효민의 첫 에세이. 오랫동안 라디오 안에서 지내온 사람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저자는 라디오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고 있는 사람, 청취자들의 크고 작은 고민을 나눠온 따뜻한 사람, 매일 원고를 쓰고 마감하는 성실한 사람, 프리랜서라는 불안정함을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믿음직스러운 사람이다.
책 속에는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라디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오랫동안 라디오 작가로 살아온 저자는 일에 대한 기쁨과 슬픔 그리고 수많은 프로그램들을 만들며 잊을 수 없었던 추억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풀어냈다.
라디오를 만드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들, 디제이의 클로징 멘트에 숨겨진 비밀, 프로그램에 목소리가 되어 준 디제이들에 대한 이야기,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는 청취자의 사연, 아침 프로그램과 심야 프로그램에 차이, 매일 쓰지만 늘 새로운 오프닝 원고 이야기, 예측할 수 없어 더 아찔했던 사고 연속 생방송의 추억까지. 라디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궁금했을 라디오 부스 안에서 일어나는 일뿐만 아니라 부스 밖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라디오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책이다.

출판사 서평

우리 곁에 여전히 라디오가 존재하는 이유
아직도 라디오를 듣는 사람이 있냐고 하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아직도 우리 곁에 있다. 아침 출근길 버스에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늦은 밤 귀가를 서두르기 위해 탄 택시 안에서, 라디오는 변함없이 우리의 일상 속에 흐르고 있다. 최근 직접 디제이가 될 수도 있고 같은 방송을 듣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사랑받고 있다. 라디오와 꼭 닮은 매체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 나의 이야기에 온전히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 ‘함께’라는 느낌은 라디오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한 위로이자 특별한 매력이다.

라디오에 도착하는 수많은 사연들은 ‘나는 오늘’로 시작한다. 타인과의 대화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내 얘기, 누군가에게는 하고 싶은 얘기, 누군가는 들어줬으면 하는 얘기들이 넘쳐난다. _ <‘나는 오늘’로 시작하는 얘기> 중에서

[그래서 라디오]는 이런 매력에 빠져 20년째 라디오 작가로 살고 있는 남효민 작가의 첫 에세이다. 매일 성실하게 써온 방송 원고를 모으고 엮어 출간할 수도 있었지만, 라디오 안에서 보낸 20년이라는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도 충분한 의미가 있기에, 새롭게 글을 쓰고 다듬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특별한 점은 다양한 형태의 실제 라디오 원고들이 실려있다는 것이다. 오프닝 원고는 물론 에세이 코너 그리고 청취자의 사연을 각색한 원고까지. 책장을 넘기다 보면 디제이에 따라 프로그램에 따라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원고를 써내는 라디오 작가의 진짜 역할을 살펴볼 수 있다.

영화를 볼 때, 책을 읽을 때도 ‘이건 비 안 올 때 오프닝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SNS에서 어떤 내용을 보면 ‘이건 나중에 타블로랑 방송할 때 오프닝해야지’ 하고 메모해 둘 때도 있다. 제발 책을 책으로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농담처럼 한 적도 있을 만큼 눈으로 보는 모든 활자들, 귀로 듣는 어떤 얘기들도 작가들은 방송의 소재로 쓴다. 모든 것이 오프닝의 소재다. _ <내일 오프닝엔 무슨 얘길할까?> 중에서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라디오 말고도 보고 들을 것이 많아진 시대에도 여전히 라디오가 존재하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같은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때로는 얼굴도 모르는 타인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 건 오직 라디오에서만 가능한 일이니까.

‘종이 신문’이 없어질 거라 했고, ‘극장’도 없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종이책’의 멸망을 얘기한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줄 알았던 것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라디오도 그럴 거라 믿는다. 왜냐하면, 라디오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까. 라디오 안엔 사람이 있으니까. _ <라디오가 없었다면, ‘너’와 ‘나’는 있어도 ‘우리’는 없었겠지> 중에서

작가의 말

저는 그간 만났던 수많은 청취자들의 이름을 알지 못해요. 청취자들 역시 제 이름을 모르는 건 당연하고요. 서로의 이름을 물은 적도 없는데 신기하게도 우리 관계는 누구보다 끈끈해요. 서로의 이름은 몰라도, 우리가 좋아하는 그 이름 때문이겠죠. 라디오. 라디오를 좋아하신다면, 이 책의 어느 한 줄쯤 오래된 친구 만난 것처럼 반가우셨으면 좋겠어요. 딱 그만큼만 욕심낼게요.

추천사

나는 보이는 라디오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소리로만 들을 수 있었기에 무한한 상상과 무한한 감정의 영역을 넘나들며 내 나름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데, 라디오의 현장을 눈으로 보는 순간 모든 게 망해버렸다. 나는 이 책이야말로 보이는 라디오라 칭하고 싶다.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때의 그 이야기들을 또다시 내가 그릴 수 있게 해주었고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은 이미 사라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아닌 아직 곁에 있어도 그리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립다. 또다시 그립다. 작가님 덕에 다시 또 라디오가 하고 싶어요. 큰일이네요. 이젠 얌전하게 잘 할게요. 한 번만 시켜주세……
- 유세윤 / 개그맨

나는 남효민 작가 글을 좋아한다. 따뜻하다. 향기 난다. 숨을 곳도, 숨길 수도 없는 라디오에서 쉴 곳도 만들어준다. 작가님은 나의 태도를 좋아하는 것 같다. (좋아하겠지?)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에서는 내게 맞춤 글을 입혀준다. 어울리고, 편안한. 어떨 때는 나보다 더 과격하다. 진짜다. 나는 좀 불만이다. 남 작가 글 더 보고 싶어서. 사랑 이야기 더 하고 싶어서. 작가님 책이 나온다. 반갑다. 설렌다.
- 주진우 / 기자

오랫동안 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나에게 라디오라는 것은 매체가 아닌 장소로 느껴졌다. 요구와 강요로 과부하된 세상 속에 파여있는 작은 비밀스러운 틈. 남효민 작가의 [그래서 라디오]는 사람이 사람 이상이길 요구받지 않는 이곳으로 우리 모두를 환영한다. 그래도 괜찮다며.
- 타블로 / 뮤지션

목차

오프닝 우리가 좋아하는 그 이름 라디오

어쩌다 보니 매일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매일 글을 써요?
내일 오프닝엔 무슨 얘길 할까?
내일이 기다려지는 디제이의 끝인사
비슷한 사연, 전혀 다른 반응
쓰기 어려운 날은 없나요?
내 얘기, 듣고 있나요?
디제이가 바뀌면 작가의 생각도 바뀐다 _ 1
디제이가 바뀌면 작가의 생각도 바뀐다 _ 2
운이 나쁜 여자, 운이 좋은 작가
나는 내가 쓴 글처럼 살고 있을까?
숫자는 정말 중요할까?
그 사람이라서 좋아요
라디오를 만드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들
그래도 방송은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라디오
라디오를 왜 들으세요?
꼭 해보고 싶은 일
짐작과는 다른 일들
대나무숲의 원조, 라디오
한 번쯤 다 해본 거 아니에요?
‘나는 오늘’로 시작하는 얘기
라디오가 참 좋다
디제이에게 기대하다, 디제이에게 기대다
배철수 아저씨의 말씀은 늘 옳다
청취자가 던진 물음표, 디제이가 건넨 위로
익숙하고 편안하게 있어 주면 돼
‘타인’이라 쓰고 ‘가족’이라 읽는다
라디오엔 당신의 ‘하찮은’ 인생이 있다
그래서 라디오

20년째 라디오 작가
그날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요!
매일 조금씩 나아지려고 합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있다
내 글을 기억해주는 청취자도 있을까?
저는 연예 매거진이 아니라 라디오 작가입니다만
라디오 작가에겐 없는 것
Top 10의 의미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라디오가 알려준 디제이의 마음
5초 후의 일을 어떻게 알겠어
어디에나 있는 이별
라디오가 없었다면, ‘너’와 ‘나’는 있어도 ‘우리’는 없었겠지

클로징 잠시라도 그때를 떠올려보셨기를

본문중에서

한 번도 끝인사를 정하지 않았던 적은 또 없었다. 왜냐하면 어쩌면 디제이들의 클로징 멘트는 데이트를 하고 헤어지는 길목에서 나누는 연인들의 인사 같은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늘이 얼마나 좋았는지 그 긴 얘기를 다 담고 있으면서 내일도 꼭 만났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담아내야 하는 것. 그래서 더 쉽게 정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청취자들은 가슴이 터질 듯, 그 짧은 한마디를 좋아했었던 거고.
시작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마무리하는지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까. 디제이의 인사가 그렇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일을 마무리하는 태도에서도 말이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이미 끝인사를 정하듯, 어떤 인연들의 끝을, 어떤 일의 끝맺음을 미리 준비해야 어떤 마지막 순간들을 조금은 단단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그렇더라도 세상에 쉬운 마지막이란 건 없을 테지만 말이다.
( '내일이 기다려지는 디제이의 끝인사' 중에서)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디제이의 오프닝을 듣고 그게 무엇이든 작은 결심이라도 하고 실천하며 살고 있는 청취자가 계시다면, 죄송하고도 고마울 뿐이다. 그 글을 쓴 나조차 지키지 못하는 얘기들이니까. 때론 쓰고 잊어버리는 얘기들도 있으니까. 그래도 죄책감은 조금 덜어내려고 한다. 모든 작가들이 자신이 쓴 글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라는 합리화, 그리고 어느 날의 오프닝 덕에 누군가의 발걸음이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향했다면 그걸로 그날 오프닝의 역할은 충분한 게 아니었을까?
( '나는 내가 쓴 글처럼 살고 있을까?' 중에서)

유쾌하면서도 시원한 그 만남이 있은 두 달 후. 모두 알다시피 신해철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두 달 전 같은 자리에서 그를 만난 디제이 써니는 ‘고 신해철이라고 성함 앞에 붙여야 하는데’ 하고는 한참 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청취자들의 애도 문자가 끊임없이 도착했다. 다른 사연을 소개할 여력도 없었을뿐더러 다른 날처럼 일상적인 얘기들은 오지 않았다. 방송하기 힘든 날 중의 하나였다.
뉴스를 통해 종종 연예인들의 비보를 전해 듣는다. 그게 누구든 유명인의 죽음에 관한 소식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한 번이라도 프로그램에서 마주쳤던 사람이라면 조금 더 마음이 힘들다. 심지어 함께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연예인들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은 더 그렇다. 사고 소식만으로도 마음이 무겁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드는데, 그럼에도 우리는 ‘수습’이란 걸 해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들다. 방송을 멈출 수는 없으니까.
( '그래도 방송은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중에서)

믿고 싶다. 십수 년 전인가, 인터넷이 발달하기 시작할 무렵, ‘종이 신문’이 없어질 거라 했고, ‘극장’도 없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종이책’의 멸망을 얘기한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줄 알았던 것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라디오도 그럴 거라 믿는다. 왜냐하면, 라디오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까. 라디오 안엔 사람이 있으니까.
( '라디오를 왜 들으세요?' 중에서)

그날의 1등을 차지한 청취자들 인생 최고의 슈퍼 히어로는? 바로 ‘아버지’였다. 우리들의 예상 순위에 전혀 올라와 있지 않았던 히어로였다. 늘 비슷하게 순위를 맞추며 자만 비슷한 것에 빠져 있던 우리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결과였지만, 아주 깊은 울림을 모두에게 주는 결과이기도 했다. 방송에서 만나는 청취자들은 항상 우리의 예상보다 놀랍고 짐작과는 다른 피드백으로 우리를 웃겨주기도 하고, 감동시키기도 한다. 이날도 그랬다. 짐작과 달라도 너무 달랐던 청취자들의 이 반응에 우리는 반성했던 것 같다. 감동은 당연했다. 이날의 결과는 두고두고 청취자들과 함께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방송을 만들면서 종종 일어나는 이런,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좋다. 일상에 그만큼 큰 흔적을 남기니까.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는 항상 재밌다. 생각지도 못했던 걸 생각하게 만드니까.
( '짐작과는 다른 일들' 중에서)

라디오에 도착하는 수많은 사연들은 ‘나는 오늘’로 시작한다. 타인과의 대화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내 얘기, 누군가에게는 하고 싶은 얘기, 누군가는 들어줬으면 하는 얘기들이 넘쳐난다.
언니, 저 오늘 시험 망쳤어요.
오늘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했는데 한 번에 까였잖아요.
나 오늘 얇은 옷 입고 나왔는데 왜 갑자기 추워요?
‘나는 오늘’로 시작하는, 어린 시절의 일기 같은 솔직하고 따뜻한 얘기들. 그 수많은 얘기들을 떠올려보다가 지금, 다시 또 생각났다. 나는 그래서, 라디오가 좋았다. 라디오가, 참 좋았다.
( '‘나는 오늘’로 시작하는 얘기' 중에서)

그날의 1등을 차지한 청취자들 인생 최고의 슈퍼 히어로는? 바로 ‘아버지’였다. 우리들의 예상 순위에 전혀 올라와 있지 않았던 히어로였다. 늘 비슷하게 순위를 맞추며 자만 비슷한 것에 빠져 있던 우리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결과였지만, 아주 깊은 울림을 모두에게 주는 결과이기도 했다. 방송에서 만나는 청취자들은 항상 우리의 예상보다 놀랍고 짐작과는 다른 피드백으로 우리를 웃겨주기도 하고, 감동시키기도 한다. 이날도 그랬다. 짐작과 달라도 너무 달랐던 청취자들의 이 반응에 우리는 반성했던 것 같다. 감동은 당연했다. 이날의 결과는 두고두고 청취자들과 함께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방송을 만들면서 종종 일어나는 이런,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좋다. 일상에 그만큼 큰 흔적을 남기니까.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는 항상 재밌다. 생각지도 못했던 걸 생각하게 만드니까.
( '짐작과는 다른 일들' 중에서)

“후배들이 방송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고 자꾸 물어보면, 딱 한 마디만 해요. 거짓말하지 말아라. 라디오는 일상이기 때문에 1년 365일 얘기하다 보면 나중엔 무슨 얘기했는지 몰라요.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 딴 얘기를 하게 되거든요. 얘기를 꾸며서 하거나 거짓말을 하면 그거는 청취자들이 빨리 안다, 그리고 청취자들이 한 번 신뢰가 무너지면 그다음부터는 걷잡을 수 없이 니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믿을 거다. 이렇게 얘기는 해주는데 사실 저도 잘 몰라요.”
나는 아저씨의 이 말이 ‘좋은 디제이’가 기억해야 할 일이면서 동시에 ‘라디오가 지나온 길’이라고 믿는다. 하루에 꼬박 2시간, 적어도 1시간 동안 얘기를 하고 듣는 사이다. 가족의 얘기도 2시간을 들어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말투가 조금만 달라져도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몸의 컨디션이 좋은지 별로인지를 알아챌 수 있는 법. 라디오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라디오를 믿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거라고 믿는다. 누구도 깰 수 없는 단단한 믿음이라고 믿는다.
( '배철수 아저씨의 말씀은 늘 옳다' 중에서)

각자의 디제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그 얘기들에 답을 한다. 그들의 방식대로.
개그맨 박명수의 호통과 같은 코멘트는 ‘그래도 괜찮다’는 위로였다. 타블로의 ‘제 친구 중에도 이런 애가 있었는데요’로 시작하는 코멘트는 ‘누군가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로 건네는 위로였다. 성시경이나 알렉스의 ‘그게 뭐요? 그래서 뭐요?’ 이 시크한 코멘트는 ‘고작 거기에 질 거냐’ 당신의 내일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소녀시대 써니가 솔직하게 꺼내놓은 ‘저는 잘 모르겠어요’는 ‘함부로 얘기하지 않겠지만 당신이 잘 판단할 것이라 믿는다’는 조심스러운 위로였다. 주진우가 건네는 ‘다 저한테 얘기하세요’는 ‘나는 무조건 니 편이다’라는 든든한 위로였다. 청취자들의 때로 갑갑하고, 때로 막막하고, 때로 무거운 물음표엔 이렇듯 각각의 디제이들의 방식대로 다양한 코멘트가 존재했다.
( '청취자가 던진 물음표, 디제이가 건넨 위로' 중에서)

2008년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던 디제이 콘서트는 역시 배철수 아저씨가 진행을 했고, 당시 <꿈꾸는 라디오>의 디제이였던 타블로의 목소리로 엔딩을 준비했다. 그때 <블로 노트>라는 엔딩 코너가 인기였는데, 타블로가 매일 짧고 강렬하게 작성하던 한 줄의 <블로 노트>를 디제이 콘서트 때는 내가 직접 썼다. 정말 진심이었던 2008년 디제이 콘서트의 엔딩 멘트를 지금도 잊지 않는다.
라디오가 없었다면 너와 나는 있어도 우리는 없었겠지.
각자의 사람들을 ‘우리’로 만들어준 게 라디오라서, 라디오에서 만들어진 ‘우리’가 나는 더 좋다. 라디오만 있다면 너와 나는 언제든 ‘우리’가 된다.
( '라디오가 없었다면, ‘너’와 ‘나’는 있어도 ‘우리’는 없었겠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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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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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남효민
20년째 라디오 작가. 말을 하는 자리에선 늘 버벅댔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랬듯 백일장은 좀 휩쓸었다. 그래서 말보다 글이 더 편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라디오 작가 생활을 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쓰는 건 글이 아니라 말이라는 걸 알았다.
<별이 빛나는 밤에> <두 시의 데이트> <꿈꾸는 라디오> <푸른 밤> <오늘 아침> <오후의 발견> <펀펀 라디오> 등의 프로그램을 거쳐 지금은 TBS의 순수 음악방송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와 MBC 캠페인 <잠깐만>에서 디제이와 사람들의 말을 쓴다. 디제이에게 사람들이 건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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