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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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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국가 권력 앞에 철저히 은폐되어온 가슴 아픈 그들의 이야기

“나라가 망했으면 망했지, 절대로 관련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 국가권력 기관의 이 같은 오만함에 대항하여 치열하게 역사의 진실을 추적해온 한 기자의 취재기를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이미 보도를 통해 세상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킨 충격적인 사건들을 비롯해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국가 권력의 묵살과 외면, 직무유기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억울한 이들의 한 맺힌 사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에 담긴 총 여섯 편의 이야기 중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이나 김형욱 암살을 주장한 한 북파공작원의 충격적 고백, 친일 매국노 후손들의 파렴치한 땅 찾기 소송 행각 등이 세상의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화제의 사건을 다룬 내용이라면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과 원폭피해자 2세의 고통에 찬 삶, 감사원 내부 고발자에 대한 배척과 탄압에 대한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스러져 간 이들에 대한 우리의 각성을 요하는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파문의 규모와 관계없이 여기에 실린 글들은 모두 저자가 오랜 시간과 정열을 투입해 언론 지면을 통해 보도했던 사건들을 보다 심도 깊게 취재하고 지면의 제약을 벗어나서 확대 전개한 것들이다.

괴로운 것들을 들추어내서 끝까지 외치는 자들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적대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는 자들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망각의 편안함에 길들여진 세상 전체에 대한 경종이다. 또한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의미 있는 작업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난공불락의 성역, 군 의문사를 공론화하다

1998년 2월 24일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기 하루 전날, 판문점에 한 발의 총성이 들린다. 판문점 경비소대 소대장이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고, 이를 둘러싼 자살, 타살 공방 속에 드러난 군부대의 비리와 대북 불법 접촉 등의 군기 문란 사실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군 수뇌부의 음모와 위협 속에 아들과 군의 명예를 지키려는 아버지의 투쟁이 계속된다.

8년 가까이 이 사건의 희생자인 김훈 중위의 부친 김척 예비역 중장과 함께 거듭 자살이라고 우기는 국가 권력의 오만에 맞서 싸워오고 있는 저자는 끝없이 이어지는 소송과 군 당국의 압력 속에서도 진실을 위한 싸움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김형욱은 파리 근교 양계장에서 내가 살해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암살 사건에 대한 새로운 국면을 열었던 암살 고백. 위장 북파 공작원으로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국가에게 버림받았다는 특수공작원 천보산의 기구한 인생 유전과 그의 입을 통해 듣는 김형욱 암살에 대한 전모를 담았다. 어두웠던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천보산의 충격적인 고백을 통해 ‘애국’이라는 미명 하에 행해졌던 당시 중앙정보부의 숨겨진 행각들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어떠한 신빙성 있는 제보와 증거조차 거부하고 외면하는 국가를 상대로 굴하지 않고 끝까지 진실 규명을 위해 뛰어다닌 저자의 모든 기록들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저자의 기사에 맞서 국가정보원이 서둘러 발표한 중앙정보부 파리 연수생 신현진 씨(가명)의 ‘동유럽 청부살인업자 고용 권총 사살 고백’이 지금까지도 평행선을 긋고 있는 상태이다.



매국 장물의 사유재산권도 보장해야 하는가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친일파 후손들의 조상 땅 찾기 소송과 관련한 최초 추적 보도기.

1992년 당시 3·1운동 73주년을 맞아 ‘민족대표 33인의 후손들의 삶’을 기획 기사로 취재하던 저자가 일제 강점기에 나라를 팔아 부를 누렸던 이완용, 송병준 등 친일 매국노 후손들이 몰래 진행하고 있던 조상 땅 찾기 소송 행각을 접하게 되면서 그 사실을 최초로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이 소송에는 부나방처럼 몰려드는 전문 토지브로커는 물론 유명 변호사, 공무원, 그리고 민간단체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싼 파렴치한 이권 싸움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독립 이후 새롭게 태어난 대한민국에서 친일파의 잔재를 말끔히 정리하지 못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이러한 비극적 상황 속에서 법원은 ‘국민의 사유재산권 보호’라는 이유를 들어 친일파 후손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미 수많은 땅을 돌려받은 이완용, 송병준 등의 친일파 후손들이 벌인 반민족적 행각에 대한 차가운 비난과 함께, 이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 도사리고 있는 함정과 특별법 제정을 통한 해법 제시 등을 강변한다.



이 외에도 17년간 질긴 인연을 계속 이어오며 민간인 학살 사건의 산 증인으로 남겨진 채의진 씨를 취재하고 수차례 추적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리고자 노력해 온 저자의 숨겨진 뒷얘기와 민간인 학살 해법을 위한 특별법 통과를 위해 국가를 상대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싸움,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2세로 고통의 세월을 살다 올해 유명을 달리한 고 김형률 씨의 안타까운 삶과 죽음, 그리고 효산콘도 비리 사건에 대한 상부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는 양심 선언을 감행하고도 철저히 이 사회에서 보복당한 내부고발자 현준희 씨의 가슴 아픈 현실 등 저자가 그의 일생을 걸고 도전해온 사건들에 대한 고뇌와 애정 어린 기록들이 담겨 있다.



대한민국의 함정, 국가 권력과 진실 규명을 둘러싼 골 깊은 간극

광복 60주년을 맞아 노무현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어둡고 불행했던 과거사를 털어 나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용서와 화해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국가가 주체가 되어 은폐하고 왜곡시켜 왔던 과거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진실을 규명해 나가자는 의미 있는 포부였다. 하지만 저자는 오랜 세월 동안 한국 현대사의 비극에 대한 진실 추적을 해오면서 ‘국가 권력기관 스스로’라는 한계를 뼈저리게 절감했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이는 국가 권력과 저널리즘 사이에 화해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간극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저자가 기자가 된 이후 숙명과도 같이 맞닥뜨려 싸워야 했던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에 대한 살아있는 기록이다. 이러한 권력 고발 기사로 인해 10여건에 이르는 민·형사 소송을 당하기도 했지만 ‘진실’과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본분’을 둘러싼 질곡을 파헤쳐 밝은 빛 아래 드러내겠다는 저자의 심지 굳은 의지가 여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땀 냄새 진하게 묻어난다.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3~
출생지 전남 보성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났다. [말] 기자, [시사저널] 취재부장을 거쳐 현재 [시사IN] 탐사보도 전문 선임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사건, 김훈 중위 의문사 진상, 다단계 업체 제이유 사건과 조희팔 사건, 친일파 후손 재산상속 등을 특종 보도했다. 한국기자협회 기자상·특별상, 삼성언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을 탐사한 [이대로는 눈을 감을 수 없소], 현대사의 그늘을 집중 조명한 [대한민국의 함정], 검찰의 구조적 비리관행을 고발한 [검사와 스폰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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