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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없는 동물원 : 수의사가 꿈꾸는 모두를 위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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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정호
  • 출판사 : 엠아이디
  • 발행 : 2021년 07월 01일
  • 쪽수 : 204
  • ISBN : 9791190116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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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 곳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동물들
그들을 아끼며 돌봐 온 동물원 수의사의 이야기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산등성이에 동물들이 살아가는 동물원이 있다. 그런데 여기엔 코끼리도, 고릴라도, 기린도, 하마도 없다. 하지만 표범이 어슬렁거리며, 백로들이 연못에서 노닐고 여기서 태어난 동물들과 밖에서 아팠던 동물들이 함께 둥지를 튼다. 이곳은 청주동물원이다.

저자는 청주동물원에서 오랜 기간 수의사로 일했고, 지금은 진료사육팀장으로 동물원의 동물들을 돌보고 있다. 다큐멘터리 〈동물, 원〉에서 동물을 돌보고 살려내는 수의사로 화제를 모았던 저자가 동물원에서 만난 동물과 사람 그리고 동물원에 대하여 쓴 글들을 모았다. 동물원 동물들의 사연, 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꾹꾹 눌러쓴 필체로 펼쳐진다.
우리가 아닌 다른 존재를 보살피고 돌보는 일, 특히 생사의 경계에서 그들을 살리는 일은 아름답고도 어려운 일이다. 동물원에서는 더욱 그렇다. 공공 동물원의 부족한 환경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들, 사람과 달리 치료해 준 사람을 경계하는 동물들, 동물원이 모색해야 할 변화 방향 등 단순한 동물원 이야기가 아닌, '더 나은 동물원' 에 대한 저자의 고민도 글에서 잘 묻어난다. 다른 존재를 보살피고 돌보는 일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그 고단함과 감동 그리고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달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우리가 몰랐던 동물원 동물들의 탄생과 죽음
그들을 아끼며 돌봐 온 동물원 수의사의 이야기
어릴 때 마음껏 뛰놀던 동물원은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알아가면서 불편하고 조금 더 멀게 느껴지는 공간이 되었다. 동물원이 우리에게서 멀어진 사이에도, 공영 동물원 20여 곳을 비롯한 100여 개의 동물원에는 동물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거기서 태어나고, 나름의 삶을 살아가다가 때론 아프기도 하면서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코끼리 없는 동물원〉은 동물원에서 일하는 수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동물원 동물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동물원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인 김정호 수의사는 청주동물원에서 20년 넘게 일하고 있고, 지금은 진료사육팀장을 맡고 있다. 책의 시작은 그의 출근길을 따라가며 시작한다. 언덕이 많은 길을 지나 조용한 산등성이에, 자연과 조금 더 가까운 청주동물원이 있다. 자궁 축농증으로 수술 받아 암사자 ‘도도’, 오랜 인연으로 유일하게 수의사를 반기는 표범 ‘직지’, 미니말들과 함께 있어 덜 외로워하는 얼룩말 ‘하니’. 저자의 표현대로 ‘나를 싫어하는 동물, 나를 좋아하는 동물, 갇혀 있는 동물, 자유로운 동물’들의 하나 하나 책에서 펼쳐진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보살피는 일도 무한한 길인데, 종種부터 속屬까지 다른 동물들에게는 더욱 쉽지 않다. 더구나 대규모 사립 동물원도 아닌, 공영 동물원에선 더욱 그렇다. 원인과 치료법을 파악하기 힘든 동물을 치료하기 위해 관련 책을 뒤적거리고, 다른 수의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며 동물들을 위해 애쓰는 저자의 고군분투가 책에서 펼쳐진다.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의 환자들과 달리, 수의사의 환자들은 그들의 의사에게 쉽게 감사함을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마저도 건강해진 증거라고 생각하며 저자는 만족한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위하려면 냉정해야 한다. 수의사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다 보면 동물에게 감정을 이입하지 않으려고 하는 저자의 모습이 눈에 띈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냉철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라지만, 그런 다짐과 달리 이런 누적된 죽음과 슬픔으로 저자의 마음이 상처 받는 장면들도 군데군데 눈에 밟힌다. 말 못할 동물들의 고통과 고단함을 곁에서 봐야 하는 인간의 아름답고 슬픈 연민이 느껴진다.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동물, 마침내 보호받게 되는 동물들을 대할 때, 저자의 마음은 조금 가벼워진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오창호수의 오리를 치료한 일, 백로들을 훈련시켜 방사한 에피소드,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한 물범 초롱이 이야기는 그래서 뭉클하게 읽힌다.

2부에서는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고민의 조각들이 동물 이야기와 함께 다뤄진다. 우리는 늘 다른 존재에게서 내 것이지만 낯선 이야기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우린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존재를 더욱 이해하면서 연민하게 된다는 것을 독자들은 이 2부를 통해 느끼게 될 것이다.

내일의 동물원은 어디에 있을까?
‘코끼리 없는 동물원’이 더 나은 이유
‘동물원에 반대하는 동물원 수의사’. 저자를 인터뷰한 한 언론의 헤드라인이 아이러니하게 들린다. 하지만 저자는 3부에서 20년간 생업의 장소였던 동물원의 존재를 고민하고 또 되새겨 본다. 동물원의 역사는 시작부터 가혹했다. 이국적이고 신기한 동물들이 제국주의와 문명의 가면을 쓴 인간의 손에 이끌려 전시되고, 오늘날의 동물원은 아직 그 기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저자는 가혹했던 동물원 역사의 끝은 통해 갈 곳 없는 동물들과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안식처가 되길 바란다. “청주동물원이 야생동물보호구역, 일명 생추어리로서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혹했던 동물원 역사의 끝은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의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p.200)

청주동물원을 두고 누군가는 ‘코끼리도, 기린도 없는 동물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코끼리 없는 동물원’은 ‘다행’이라고도 생각한다. 앞으로의 동물원의 역할은 낯설고 이국적인 존재를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늘 함께 있던 토종 동물과 자연에서 살아남기 힘든 이들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데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그래서, ‘코끼리 없는 동물원’은 더 나은 동물원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저 사랑스럽기만 한 동물 에세이는 아니다. 동물을 두고 ‘귀엽다’고 하는 것도 저어하는 저자의 모습처럼 이 에세이가 담고 있는 말과 문장들은 때론 뭉툭하다. 하지만 뭉툭한 연필이 더 깊은 글씨를 남기듯, 그래서 이 동물원 이야기가 더 깊게 독자들의 마음을 파고 들게 될 것이다.

추천사

나응식(수의사,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부회장)
『코끼리 없는 동물원』은 동물권 그리고 동물원을 더욱 깊게 들여다보고 또한 쉽게 접하기 힘든 동물원 수의사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바다에 가지 않고 바다를 상상할 수 없다면 바다에 가서도 바다를 느낄 수 없다”라는 책 속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진짜 동물원’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원영(동물행동학자, 『펭귄의 여름』 저자)
동물원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동물원이란 공간이 필요하다면 그곳엔 김정호 수의사님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남극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느꼈습니다. 김정호 수의사님은 동물을 건강히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시는 분이라는 걸요.

목차

프롤로그 동물원 하루의 시작

1부_ 동물원 이야기
박람이가 바라본 풍경 / 적도의 거북이섬 / 표돌이의 매화무늬 꼬리 / 남극에서 보내는 편지 / 동물의 탄생 / 얼룩말과 작은말 / 두 여우 이야기 / 표범 직지 / 물새장 백로 / 두루미 부부의 출산기 / 사자 도도 / 산속 동물원의 물속 동물

2부_ 동물과 사람
아내와 사랑새 / 어미와 새끼 / 서열 싸움 / 긴장하면 지고 설레면 이긴다 / 야생동물은 스스로를 동정하지 않는다 / 인공수정 / 백구와 깜순이 / 오창 호수의 오리 / 멧돼지 / 내가 사랑하는 생활

3부_ 동물원에서
새해 소망 / 코끼리 없는 동물원 / 동물을 위한 거리두기 / 동물원과 도축장 사이/ 슬기로운 관람 / 동물원이 되고 싶은 곳 / 애증의 동물원

맺음말

도움 주신 분들

본문중에서

나를 싫어하는 동물, 나를 좋아하는 동물, 갇혀 있는 동물, 자유로운 동물. 동물을 가두는 낡은 동물원은 소멸의 길로 들어서겠지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어 오늘도 이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동물들이 있다.
-〈동물원, 하루의 시작〉

박람이가 항상 앉아 있던 평상에 나도 앉아 보았다. 그곳에서 박람이가 앉아서 바라보았던 풍경을 찾아보았다. 시선의 끝에는 앞산의 양지바른 무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 그 숲의 골짜기는 예전에 호랑이가 자주 나왔던 곳이라 하여 범박골(범바위골)이라 불렸다.
-〈박람이가 바라본 풍경〉

야생이 아닌 동물원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여우들이 발톱을 갈아볼 나무를 심었고, 사람들을 아래로 내려다 보면서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할 구조물도 만들었다. 여우들은 흙으로 된 방사장에 자신들의 본능대로 마음껏 굴을 팔 것이다. 날 좋은 봄이 되면 햇볕을 쬐며 졸기도 할 것이며, 맑은 날 여우를 사랑한 구름이 갑자기 내려 보낸다는 여우비도 맞아 볼 것이다.
-〈두 여우 이야기〉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백로들은 먹이를 찾아야 하는 고달픔에 동물원 생활을 그리워할까?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머릿속을 지워 내고 가벼워진 백로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만 보고 싶었다.
-〈물새장 백로〉

과거에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덫에 걸려 다리가 절단된 삵과 부리 이상으로 잘 먹지 못하는 독수리를 데려온 적이 있지만 사육곰들을 구출하면서 청주동물원이 야생동물보호구역, 일명 생추어리로서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혹했던 동물원 역사의 끝은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의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동물원이 되고 싶은 곳〉

작년부터 딸 다민이의 소원으로 다시 개를 키우기 시작했다. 개의 이름은 둥이다. 딸아이 노트에는 둥이가 하얀 솜사탕 같고 목소리는 디즈니의 에리얼 공주와 닮았다고 적혀 있다. 둥이와 함께 할 시간이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이길 바란다.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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