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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 아오바 유 장편소설[초판]

원제 : なぎに溺れ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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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때 우리를 설레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만 16세에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데뷔한 아오바 유의 두 번째 장편소설!

나는 뭐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어디로든 갈 수 있다…
그런 믿음이 사라진 건 언제부터였을까.

"그 시절 마음속에서는 늘 거센 파도가 쳤다.
그러나 지금은 마음속 파도의 진폭이 서서히 잦아든 것만 같다.
이건 성장한 걸까, 아니면 익숙해진 걸까."
- 본문 중에서

일도 연애도 타성에 젖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무명 아티스트의 곡을 발견한다. 그 곡에 엄청난 끌림을 느끼지만, 며칠 뒤 그 아티스트의 공식 사이트에서 ‘2018년 10월 23일, 보컬 기리노 줏타 사망’이라는 글을 보게 된다. 어째서 1년 전에 죽은 무명 아티스트의 곡이 지금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걸까. 기리노 줏타는 어떤 사람일까.
한 천재 음악 청년과 그가 만든 곡을 주축으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발버둥 치는 여섯 명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잔잔한 일상에서 잊고 있던 '무언가'를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출판사 서평

“한때 우리를 설레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잔잔한 일상에 파문을 남기는 젊은 작가의 질문
소설은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던 직장인 하루카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하루카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the noise of tide라는 밴드의 노래를 듣게 된다. 무명의 밴드, 정지된 이미지에 음악만 입힌 단조로운 영상임에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카는 그 노래에 푹 빠져들지만, 밴드의 보컬인 기리노 줏타가 지난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이 곡이 뒤늦게 화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뒤이어 줏타와 관련된 인물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진실이 밝혀진다. 중학교 시절의 첫사랑 나쓰카,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이자 연인인 세이라, 줏타와 함께 밴드를 꾸렸지만 결국 꿈을 포기하고 만 마사히로, 줏타 아버지의 동료였던 기타자와, 줏타의 음악을 듣고 꿈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얻은 히카리. 나이도 시점도 배경도 각각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줏타의 노래를 듣는 순간 무언가 시작될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을 느낀다. 누군가는 그 예감을 믿고 끝까지 나아가고, 또 누군가는 나아갔지만 예상과는 다른 곳에 도달하고, 또는 포기하고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찾기도 한다.
각 장의 인물들은 우리 자신이라고 해도 될 만큼 평범하고, 그들의 선택 역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한때 당신을 설레게 했던 것은 무엇이냐고.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냐고. 이제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고.

모든 것은 이어져야 하기에 이어져 있다
소설 속에서 ‘예감’과 함께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연결’이다. 줏타를 중심으로 각자의 시점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알게 모르게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를 테면, 나쓰카의 친구 아키호는 세이라와 같은 반이 되고, 마사히로가 마지막 공연 때 만났던 여성 스태프는 히카리다. 줏타가 즐겨 듣던 라디오의 송신인은 기타자와이고, 기타자와가 줏타를 만나기로 한 이자카야에서 생일 파티를 하던 커플은 하루카와 겐타, 마사히로의 선배가 사귀던 여자는 히카리…. 등장인물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모든 것은 이어져야 하기에 이어져 있다”는 소설 속 대사처럼 인물뿐만 아니라 일련의 사건 역시 느슨하게 연결된다. 어디서부턴지 모르게 이어지고, 서로 만나 흔들리고, 또 증폭된다. 그 과정에서 마사히로와 기타자와의 밴드처럼 무너지기도 하고 나쓰카와 히카리처럼 계속 나아가기도 하지만 소설은 무엇이 정답이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마음속 파도는 오가고, 삶은 어떤 방향으로든 계속 이어질 것임을 또 한 번 ‘예감’할 뿐이다.

만 16세에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데뷔한 아오바 유의 두 번째 장편소설!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저자가 데뷔작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로, 사람은 무엇을 지침으로 삼고 살아가는지, 예전에 느꼈던 설렘과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답을 찾는 이야기다. 이는 곧, 청춘이고 청춘이었고 청춘일 우리들의 공통된 난제이자, 작가 자신의 고민이기도 하다.
저자는 신인상을 받을 때만 해도 마음속에 있었던 무언가가 어느 순간 사라진 느낌이 들어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고 그 마음을 파고들며 집필했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을 작가의 진솔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목차

프롤로그 잠들지 못하는 밤_2019년, 하루카
제1장 잘 가 원더_2006년, 나쓰카
제2장 백설_2009년, 세이라
제3장 태어나다_2015년, 마사히로
제4장 blind mind_2018년, 기타자와
제5장 파안_2019년, 히카리
에필로그 다시_현재, 세이라
옮긴이의 말 잔잔한 일상에서 발버둥 치는 마음

본문중에서

지금껏 몇 번이나 그런 예감이 들었다. 상경하기 위해 탔던 신칸센, 라이브 하우스에서 돌아오던 길, 겐타와 처음 손을 잡았던 북적이는 번화가, 어색한 정장 차림으로 현관을 뛰쳐나가던 아침. 거슬러 올라가면 더 많을 것이다. 구체적인 건 아무것도 없는데도 활짝 열린 미래가 눈앞에 보이던 순간.
나는 뭐든 할 수 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몸이 떨려오는 거대한 예감. ……그러나 그 예감은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디론가 가고 싶다’고 바라는 건, ‘어디도 갈 수 없다’고 한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습관처럼 한탄하면서도, 결국 어디로도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 한탄에 상처받지도 않는다. 구직 사이트를 찾아보는 걸 그만뒀을 때, 이미 깨달았던 거 아니었나.

‘죽고 싶어.’
스마트폰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자, 금방 다른 사람이 좋아요를 눌렀다. 세이라는 좋아요 수에 안도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또 죽고 싶어졌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날 알아주는 게 뭐가 좋은 걸까. 싸구려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며, 오늘도 살아있다.

소란스러운 광장을 곁눈질하며, 마사히로는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지나치려고 했다. 그때 문득 뭔가가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벚나무가 있었다. 밤에 더욱 돋보이는 엷은 꽃잎을 보며 도쿄에 온 뒤 사계절이 한 번 지나갔음을 깨달았다. 조금도 성장하지 못한 채 같은 곳으로 되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때의 예감은 진짜였다. 그 예감이 허상이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진짜라고 믿자. 그렇게 자신을 속이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우리는 누군가와 이어질 수밖에 없고, 누군가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영향을 받게 돼. 나는 나고, 타인은 타인이야. 자기 일은 자기가 정하면 돼. ……그런데도,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말이야, 거대한 연결 속에서 흔들리는 파도의 일부가 되어 있어. 나중에 돌이켜 보면, 내 행동이 내 의지가 아니었던 것 같은 생
각이 들어.”

모든 것이 이어져 있다.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시작된 불안이 도미노처럼 연쇄 작용을 일으켜 순식간에 우리를 집어삼켰다. 언제부터 잘못된 걸까. 깨닫지 못하는 새에 계속 물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자유의지 따위는 하찮은 거야.’
데루키의 말이 떠올랐다.

예전의 우리도 그 마을에서 바다를 바라봤다. 그 수평선 너머까지도,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서 어떻게 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어딘가 먼 곳으로 가고 싶었다. 어디라도 좋았다. 그때는 충동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예감만으로 움직인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경험인가.

알 수 없는 예감이 들었다. 무언가가 시작될 것 같은 예감이었다. 예전에는 분명 꿈이 있었다는 게 떠올랐다. 그 꿈이 형태를 가지고 멀리서 기다리는 것 같았다. 아직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분명 후회로 변하게 될 미련이 가슴속에서 따끔거리고 있었다.

그 공연을 봤을 때, 분명 믿음이 생겼다. 그렇지만 이따금 생각한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하고. 불안정한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기분이 든다. 어째서 싸워야만 하는지, 왜 이런 선택을 하고 말았는지, 그때 내 안으로 밀려왔던 파도를 놓친 채, 잔잔해진 수면에서 허우적거리고만 있다. 나는 무엇을 믿었던 걸까.

히카리의 의식은 밀려오는 파도를 향해 있었다. 줏타가 몇 번이나 반복했을 멜로디가 커다란 파도를 만
들었다. 줏타는 죽고, 파도의 근원은 사라졌지만 확실하게 연결되어 점점 퍼져나간다. 무수한 사람들 안으로 스며들어, 어렴풋한 환상 같은 희망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줏타의 그림자를 본다.
그리고, 엄청난 것을 끌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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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아오바 유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2000

2000년에 아이치현에서 태어났다. 2016년에 『별에 소원을, 그리고 손을』으로 제29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으며, 단편 『우리의 거리 측정법』(2017), 『하찮은 날』(2019), 『상반되는 봄』(2019)을 발표했다.

김지영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호빵맨의 탄생》, 《숲의 요정 페어리루 트윙클 스피카와 길 잃은 별똥별》, 《재미나고 귀여운 만화 따라 그리기》, 《파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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