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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 엄마가 된 로맨틱 작가가 세상에 폭로하는 33가지 거짓!

원제 : Lies we tell m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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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여자한테 모성애는 본능 아니야?”
네, 아닌데요?

"그놈의 모성애는 대체 어딨다는거야?"


유아차에 앉아 있는 아이 뒤에서 헤드뱅잉을 하고, 농구 골대에 슛을 던지고, 펀치 기계에 있는 힘껏 몸을 날리는 엄마. 모두 배우 이미도가 자신의 SNS에 ‘엄마의 개인생활’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린 사진들이다. 그의 파격적인 육아 일상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할 만큼 연일 화제가 되었다. 특히나 아이에 대한 희생과 헌신, 모성애만을 강요받아온 수많은 여성들에게 이 독보적인 캐릭터의 등장은 카타르시스 그 자체였다.

출판사 서평

전 세계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로코 작가의 화끈한 육아 에세이


저 멀리 영국에도 이처럼 확실한 존재감과 매력을 뿜뿜하는 엄마가 있다. 매사에 흥과 열정이 넘치던 로코 작가 수지. 그가 임신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앞으로 남편이 말을 안 들으면 머리통을 박살내 버리겠다’는 다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나 파이팅 넘치던 그도 점차 죄책감에 시달린다. 미친 듯이 육아서를 찾아 읽었지만 아이는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남편은 타들어가는 속도 모르고 농담이나 던졌다. 우는 아이를 안고선 카시트 하나를 설치하는 일에도 진땀을 빼야했다. 다른 엄마들은 잘만 하는 것 같은데 왜 나는 늘 이 모양 이 꼴인지. 모자란 엄마라는 생각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울었다. 그러다 마침내 분노에 휩싸였다. 겪어 보니 보였으니까. 임신, 출산, 육아에 관련된 얘기들 중 얼마나 많은 거짓말이 존재하고 그것에 수많은 여성들이 속았는지! 엄마들을 얼마나 쓸데없는 자책에 빠지게 만들었는지! 그리하여 전 세계 여성들을 위해 자신의 겪은 진실들을 폭로하기로 결심한다.

육아 ‘카더라’에 대한 솔직하고 유쾌한 반기!

아이를 낳으면 모성이 생긴다? 진통이 왔다. 초반에는 그리 심하지 않아 남편과 함께 천진하게 출산을 기다렸다. 그러나 눈앞에 섬광이 번쩍이기 시작하면서 이후의 장면은 토막토막 이어졌다. 끊임없이 토를 하며 느꼈던 수치심과 더 큰 공포를 몰고 온 조산사의 한마디만이 맴돌았다. “이건 진통이 아니에요. 유도분만 좌약 때문에 가진통이 온 거예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무자비한 고통에 정신이 나갈 때쯤 배 속이 씻기는 기분이 들며 아이가 태어났다. 그토록 기다리던 순간! ‘조금 피곤하지만 이 귀중한 새 생명에 푹 빠져버렸지 뭐야’라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를 바라볼 줄 알았다. 그러나 딸의 첫인상은 피가 덕지덕지 묻은 거대한 구운 감자 같았다.

모유가 최고다? 모유수유를 시작하며 젖꼭지는 부어오르다 못해 너덜너덜해졌다. 말 그대로 피 흘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혼자 끙끙 앓아야 하는 것이다. 윙윙 거리는 유축기의 전동 펌프가 내는 기이한 당나귀 소리를 들으며, 유순한 젖소처럼 가만히 앉아 있다 찾아오는 현타는 덤이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도대체 이 아픔은 언제쯤 사라지냐고 묻자 조산사가 말했다. “진짜 모유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어요. 이건 초유예요. 아이를 굶기지 않으려고 나오는 식전 모유 같은 거죠.” 초유라니, 이건 또 뭐람. 진짜 모유가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거지? “모유가 나오게 되면 아기가 더 오래 먹겠죠. 그러니까… 지금보다 더 아플 거예요.” 오마이갓.

아이의 손에 딱딱한 병아리 콩을 쥐어줄 만큼 아무것도 몰랐던 초보 엄마는 자신이 쓴 에세이 속 거짓말에 완전히 속았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매사가 불안했기에. 그리고 마침내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지나 수지는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낸 엄마가 되었다. 크림 듬뿍 올라간 핫초코 한 잔에서, 씩씩한 발걸음으로 학교 정문을 넘는 아이의 뒷모습에서 그는 지금 이 삶에 만족할 수 있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냈다. 수지는 말한다. 엄마들은 다들 자신만의 작은 드라마를 찍고 있다고. 모든 임신, 출산, 육아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주인공인 엄마는 모두가 다른 것이 당연하므로 누가 뭐라 해도 주눅 들지 말라고. 아이에겐 그저 행복한 엄마가 필요하다고.

목차

1부 대자연이라는 개똥 같은 폭풍
거짓말 1: 모성 본능만 따르면 된다 / 거짓말 2: 임신은 특별하다 / 거짓말 3: 배우자와 더 끈끈해질 것이다 / 거짓말 4: 입덧이 사라지면 살 만할 것이다 / 거짓말 5: 호흡만 잘하면 된다 / 거짓말 6: 40주면 늦은 것이다 / 거짓말 7: 매운 음식과 파인애플이 출산에 좋다 / 거짓말 8: 출산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 거짓말 9: 모유가 최고다 / 거짓말 10: 무엇이 필요한지 아이가 알려줄 것이다 / 거짓말 11: 산후 우울증은 며칠 안 간다

2부 변하거나 죽거나. 다른 선택지는 없다
거짓말 12: 출산 후 늘어진 뱃살은 6주 안에 들어간다 / 거짓말 13: 신생아는 종일 잠만 잔다 / 거짓말 14: 아이가 잘 때 같이 자라 / 거짓말 15: 지금이 제일 좋을 때다 / 거짓말 16: 다 한때다 / 거짓말 17: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면 잠을 더 잘 잔다 / 거짓말 18: 말 못하는 아기였을 때가 낫다. 말대답 할 일은 없으니까! / 거짓말 19: 모유 수유하면 살이 빠진다 / 거짓말 20: 1년만 지나면 육아를 좀 더 즐기게 될 것이다 / 거짓말 21: 아이 주도 이유식이 훨씬 수월하다

3부 아프면서 성장 한다
거짓말 22: 튼살은 결국 사라진다. 코코아 버터를 써 보라! / 거짓말 23: 아이를 물건으로 구슬리면 안 된다 / 거짓말 24: 뛰어놀면서 큰 아이들이 행복하다 / 거짓말 25: 둘째 임신할 때는 좀 더 수월하다 / 거짓말 26: 임신 후기에는 비행기를 타면 안 된다 / 거짓말 27: 둘째 출산은 금방 끝난다 / 거짓말 28: 아이는 둘 키우나 하나 키우나 마찬가지다 / 거짓말 29: 아이들은 금방 큰다 / 거짓말 30: 자매는 형제처럼 치고받고 싸우지 않는다 / 거짓말 31: 저렴한 가족 휴가로 캠핑이 제격이다 / 거짓말 32: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만 하면 예전 삶을 되찾을 것이다 / 거짓말 33: 아이들은 어디든 데리고 갈 수 있다

진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본문중에서

6주 뒤 쇼핑몰 화장실 안, 임신 테스트기에 분홍빛 두 줄이 선명히 드러났다.
임신이었다.
나는 음… 아주 행복했다.
아이가 생겼다니!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에, 이제 배가 불룩해지고 식욕이 폭발할 것이라는 사실에 신이 났다. 입덧 같은 것은 아무 상관없었다.
이 소식을 듣고 데미도 기뻐했다. 아마 나보다 더 기뻐했을 것이다.
“당신과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할게.” 데미가 말했다.
“그럼, 그래야지. 안 그러면 당신 머리통을 박살내 버릴 거야.” 내가 대답했다.
우리는 임신했다.
이 얼마나 특별한 시간인가. 나는 우리를 축복해준 온 우주에 지극히 감사했고(여름 내내 내 몸에 얼마나 많은 알코올을 들이부었는지 생각하면 더더욱 그랬다) 사랑스러운 아이가 어서 빨리 세상으로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몇 주 뒤, 암울하게 휘몰아치는 파멸의 호르몬이 내 몸을 휘감았다. 단 한 번의 거대한 파도가 나의 흥분과 기쁨을 모조리 휩쓸어 갔다.
참혹했다.
산전 검사를 받기 위해 조산사를 처음 만나러 간 곳에서 임신의 실상을 전해 들었다.
앞으로 즐거운 날들은 찾기 힘들 거란다. 아홉 달 내내 불편하게 지내다가 출산의 고통으로 절정을 맛볼 거란다.
우리는 ‘금지사항’이 줄줄이 나열된 묵직한 목록을 건네받았다.
이제 블루치즈도, 초밥도 먹으면 안 된단다. 반듯이 누워 자도 안 된다. 대형 초콜릿 한 봉지를 앉은 자리에서 다 비웠다가는 위염을 얻을 것이다. 이미 알고 있지만, 술도 담배도 안 된다. 날달걀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단다. 그런데 블루치즈는 안 된다고?
블루치즈는 임신 전에도 그리 많이 먹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먹을 수 없게 되니 왜 예전에 더 많이 먹어 두지 않았는지 사무치게 후회됐다.
임신 기간이 길어지면서 블루치즈보다 더 그리운 것들이 하나둘 생겼다.
여행도 할 수 없었다. 너무 피곤했다. 친구들과 술집에 갈 수도 없었고 멋진 옷도 입지 못했다. 조금 오래 걸었다 싶으면 자꾸 어딘가에 앉고 싶어졌다.
삶이 점점… 바뀌고 있었다.
( '거짓말 2: 임신은 특별하다' 중에서/ pp.20~21)

“제왕절개라고요? 그러니까 제 배를 갈라서 아기를 꺼낸단 말인가요?” 내가 말했다.
“맞습니다.”
“해 보죠.”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의료진은 나를 침대에 눕혀 곧바로 수술실로 데려가 척추에 마취 주사를 꽂았다. 그런 뒤 나에게 찬물을 뿌려서 마취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고는 거대한 인간용 주걱 같은 것으로 나를 떠서 수술대 위에 올려놓았다.

데미: 나도 수술실로 안내받고 손을 벅벅 문질러 닦았어. 얼마 뒤에 의사처럼 등장했지. 연무만 없었을 뿐이지 무슨 쇼 프로에 나가는 것 같더라니까.

데미는 우스꽝스런 초록색 수술용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자기가 조지 클루니 같지 않냐며 어이없는 농담을 던졌다.
의사가 배 쪽에 어떤 ‘느낌’이 들 거라고, ‘누군가가 배 속을 씻어내는 듯한 느낌’이 들 거라고 말했다.
하하하.
배를 가리는 작은 천이 세워진 덕분에 수술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공포는 면할 수 있었다.
한참 동안 무언가를 잡고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더니 피가 덕지덕지 묻은 거대한 구운 감자가 내 가슴께에 올려졌다.
아기다! 쪼글쪼글하고 성난 얼굴에 입술이 빨간 아기!
나는 이 자연의 기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제 이 아기를 어떻게 해야 하지?
( '거짓말 8: 출산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중에서/ p.70)

“이미 모유수유를 시작한 마당에 그렇게 갑자기 그만둘 순 없어요. 한번 젖을 문 아기들은 젖병을 안 문다고요. 유두 혼동이라고 하죠. 모유가 최고예요. 지금에 와서 마음을 바꿀 순 없어요.” 조산사가 말했다.
“아픈 건 언제 멈추나요?” 질문하는 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일단은 고통이 더 심해질 거예요. 진짜 모유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거든요.”
“네? 진짜 모유가 아니라고요? 그럼 지금 나오는 건 뭐죠?”
“초유예요. 아기를 굶기지 않으려고 내보내는 식전 모유 같은 거죠.”
“진짜 모유가 나오면 어떻게 되는데요?” 내가 물었다.
“그때 되면 아기가 더 오래 먹겠죠. 그러니까… 지금보다 더 아플 거예요.”
지금보다 더 아프다고?
맙소사, 야단났다.
모유수유하기 전부터 이리저리 움직인 탓에 내 몸은 이미 망가져 버렸다. 제왕절개 수술을 받고 나서도 나는 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땅콩 초콜릿 봉지를 집기 위해 손을 뻗었다. 볼일을 보겠다는 무시무시한 ‘시도’를 하기 위해 절뚝거리며 화장실을 찾아갔다.
이제는 화끈거리는 거대한 젖이 조금만 움직여도 밀물처럼 고통이 밀려왔다. 브래지어며 옷은 애초에 벗어던졌다. 나는 병원에서 반라 차림으로 지내야 했다. 다시 민간인 세상으로 내몰리면 난 대체 어떻게 살아가지?
가슴을 드러낸 채 브라이튼 시내를 거닐 순 없었다. 게다가 그때는 겨울이었다.
아기를 갖기 전에 나는 모유수유에 대해 기계적이고 과학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이가 젖을 물면 모유가 당연히 나올 것이라고, 아이가 배를 채우고 나면 세 시간, 혹은 네 시간까지도 젖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휴, 아니지, 아니야.
금방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가 젖을 문다. 가슴이 아프다. 아이가 입을 뗀다. 왜 벌써 입을 떼지? 1분도 안 됐는데!
아이가 잠이 든다. 잠에서 깨면 다시 젖 먹는 시간이다. 병원에 도착한 데미는 ‘이제 막’ 젖을 먹였으니 아기를 데리고 산책을 가겠다고 했다.
나는 빽 소리 질렀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방금 먹긴 했지. 그런데 10분 안에 또 찾을걸.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어! 아이 곁을 떠날 수가 없다고! 그리고 너무 아파!”
( '거짓말 9: 모유가 최고다' 중에서/ pp.75~77)

병원에서 사흘을 보낸 뒤, 조산사들은 내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으니 렉시를 집에 데려갈 수 있겠다고 결정했다.
이 중차대한 문제를 그들은 간단한 질문 하나로 판단했다.
“대변 보셨나요?”
네, 그랬죠.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그날 아침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들어가 내 생애 가장 긴 방귀를 뀌었다. 내 몸 안에 그렇게 많은 공기가 들어차 있었다니 믿기지 않았다. (복부 수술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알 것이다.) 그리고 한참 망설이다가 우연히 변의를 느끼고 변기에 매달리다시피 앉아서 내 내장이 모조리 쏟아지는 건 아닐까 공포에 떨며 일을 치렀다.
나는 집에 갈 만큼 좋아지지 않았다. 눈곱만큼도 좋지 않았다. 돌아누울 때마다 내장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고 모유수유 때문에 가슴이 화끈거려서 여전히 반라 차림으로 누워 있었다.
하지만 병원은 빈 침대가 필요하니 가긴 가야겠지.
“걱정하지 마세요. 다 괜찮을 겁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아이가 다 알려줄 거예요.” 조산사가 말했다.
렉시를 집으로 데려간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쁜 하루가 되어야 하는데 난 도통 즐길 기분이 나지 않았다. 온통 잿빛인 지독한 겨울 날씨가 내 기분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작가들은 대부분 날씨에 집착한다. 휘몰아치는 음산한 바람, 한껏 퍼붓는 잿빛 빗줄기. 작가들이 원래 허세 하나는 끝내주는 집단인데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사방이 살균되어 있고 효과 좋은 진통제가 있고 깨끗이 쓸고 닦은 바닥이 있는 이 좋은 병원을 떠나라고? 전문 기술을 갖춘 조산사와 의료진이 없는 곳으로 떠나라고? 우린 어떻게 살아남으라고?
물론 렉시는 솜털 보송보송한 머리와 작은 손발 하나하나까지 끔찍이 사랑스러웠다. 아이를 바라보기만 해도, 꼭 껴안고만 있어도 좋았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무참히 아팠고… 무서웠다.
( '거짓말 10: 무엇이 필요한지 아이가 알려줄 것이다' 중에서/ pp.81~82)

동네 엄마들과 스타벅스를 찾은 어느 날, 렉시가 하루 종일 응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이 사실에 동네 엄마들은 경악했다.
선구자 엄마는 렉시가 어마어마한 똥 폭탄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일러 주었다.
“그렇게 똥 폭탄이 시작되는 거야. 한참 동안 안 나오다가 한 번에 무지막지하게 쏟아지지.”
혹시나 무언가를 먹고 있을 독자들이 있을지 모르니 상세한 묘사는 생략하겠다. 그저 몇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 옷이 엉망이 된다.
· 어쩜 이렇게 많이 나올 수가 있지?
· 왜 항상 밖에만 나오면 이러는 걸까?
· 어디 갈 때에는 꼭 여벌 옷을 두 벌씩 챙겨야 한다.

우리가 무시무시한 똥 폭탄에 대해 얘기하는 사이, 렉시의 얼굴이 벌게지더니 기저귀가 빵빵해졌다.
이번엔 ‘맙소사’ 단계인가.
선구자 엄마가 동정 어린 손길을 건넸다. “애들은 항상 밖에 나올 때 이러더라고.”
“기저귀 갈아야겠어.” 내가 말했다.
“정말 괜찮은 거 맞아? 혹시 모르니 물티슈 더 가져가야 하지 않겠어?” 선구자 엄마가 물었다.
난 괜찮을 줄 알았다. 렉시는 이제 3개월밖에 안 된 아기지않은가. 난 베테랑이다. 응가가 얼마나 크든 밖에서 기저귀 가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필요한 것들은 모두 가방에 정갈하게 챙겨 놓았다. 오늘은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육아의 세계에서 나는 승자였다. 모두 괜찮았다. 모든 것이 내 통제 하에 있었다.
나는 차분히 렉시를 데리고 과하게 따뜻한 스타벅스의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는 접이식 기저귀 교환대도 하나 있었다.
모두 상당히 문명화된 환경이었다.
기저귀를 갈려고 보니 선구자 엄마가 나를 왜 그렇게 동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았는지 그제야 이해가 갔다. 이건 공포였다. 아이를 말끔히 씻기고 옷도 모두 갈아입혀야 하는 상황이었다. 렉시가 입고 있는 옷들은 못 쓰게 되어 소각해야 할 정도였다.
스타벅스에 소각시설이, 여벌 옷이 있을 리가 없었다.
나는 가지고 온 물티슈를 모조리 써서 렉시를 샅샅이 닦아주었다. 옷을 갈아입히고 더러워진 옷은 나중에 소각하기 위해 가방에 넣었다.
그런데, 또다시, 더욱더 어마어마한 똥 폭탄이 쏟아졌다. 이번에는 핵폭탄 급이었다.
나는 언제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그동안 어떤 상황도 잘 헤쳐 나갔다. 무언가에 굴복할 일도, 능력 밖이라 감당하지 못할 일도 없었다.
하지만 무더운 공중 화장실에서 발가벗은 채 똥 범벅이 되어 악을 쓰는 아이와 함께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해결책도 요원해 보였다.
나는 허둥대다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를 택했다. 두 번째 옷도 과감히 내던지고 렉시를 발가벗긴 채 데리고 나왔다.
겨울이었다. 헐벗은 아기에게 적합한 계절은 결코 아니었다.
벌거벗은 채 우는 아이를 끌어안고 벌게진 얼굴로 화장실에서 나오는 내게 커피숍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그때 내 모습은 폭탄이 터진 뒤의 만화 속 인물 같았을 것이다. 머리는 하늘 높이 치솟고 눈은 충격을 받아 휘둥그레진 모습 말이다.
( '거짓말 16: 다 한때다' 중에서/ pp.146~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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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수지 K 퀸(Suzy K Quin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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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코미디, 심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쓰는 영국의 소설가.
자비 출판한 소설 ≪아이비 레슨 Ivy Lessons≫ 시리즈는 아마존 킨들 로맨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미국과 영국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둘째 딸이 태어난 뒤 자비 출판한 ≪나쁜 엄마 다이어리 Bad Mother’s Diary≫ 시리즈 역시 여성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공감을 받으며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은 명랑하고 엉뚱한 유머로 가득한 저자의 현실 육아 에세이다. 무엇 하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울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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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침묵의 책≫, ≪나는 세계일주로 돈을 보았다≫, ≪나를 비참하게 만들지 않는 기술≫, ≪중국의 슈퍼컨슈머≫, ≪무엇이 탁월한 삶인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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