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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나이들 줄 알았더니 :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작가의 유쾌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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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슬프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
얄궂은 중년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내가 이 방에 왜 왔더라……’ 멍 때리는 일이 잦아지고, 이제 완전히 자리 잡은 옆구리 살 때문에 옷 입기가 힘들어지고, 몸의 부속이 하나둘 고장 나기 시작할 때, 어쩔 수 없이 인정하게 된다. 아 이제 나도 속절없이 늙고 말았구나!
누구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누구나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하는 미묘한 시기. 600만 뷰 이상을 기록한 ‘당신이 결혼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들’이란 제목의 테드(TED) 강연으로 유명한 작가 제나 매카시는, 시종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이 책에서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말한다. 외모와 건강의 변화, 전 같지 않은 기억력, 쉽지 않은 살림 문제, 세대 차이, 결혼의 의미 등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들을 그 누구보다 솔직하게 꺼내 이야기한다.
불쑥불쑥 찾아드는 힘들고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제나 매카시의 글 곳곳에는 빛나는 통찰력이 담겨 있다. 때로 정곡을 찌르는 유머에 혼이 빠지게 웃고, 때로 나 역시 마주친 문제에 끄덕끄덕 공감하며, 사소해 보이지만 삶의 보석 같은 요소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맛보기를 강력히 권한다.

출판사 서평

더 약해지고 처지고 늘어나고… 시끄러워지는 몸

우리는 언제 나이 들었음을 가장 실감할까? 가장 보편적인 계기는 외모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우리는 심지어 20대 때에도 눈가에 주름이 생겼다며 “나 늙었어”라고 한탄하곤 하지 않았던가! 이 느낌에는 가속이 붙어서, 나이가 들수록 불과 한두 해 전 사진만 봐도 ‘나 이때 엄청 어렸잖아?’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 책도 외모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느 날 친구들과 수다를 떨던 작가는 충격을 받는다. 바로 성기 회춘 수술의 존재를 알게 되어서다. 저자는 성기까지 젊어 보이고 싶어 하는 세태를 개탄하며 이렇게 생각한다. ‘이봐, 지금도 미의 기준은 충분히 높지 않아? 이제는 빌어먹을 아랫도리까지 영원히 스물두 살처럼 보여야 하는 거냐고?’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까지도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일진대, 눈에 보이는 곳은 어떨까. 나이를 먹으면 좋든 싫든 간에 피부 상태가 바뀌기 때문에 화장법도 바꿔야 한다. 수많은 매체들이 말하는 바에 따르면 그렇다. 모공을 가리는 프라이머는 필수적이고, 파우더는 주름을 부각하기 때문에 화장대에서 쫓아내야 한다. 또 다크서클을 강조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아이라이너를 절대 눈 아래쪽에 그려서도 안 된다.
저자는 이런 조언들을 비웃지만, 자신 역시 이것들을 전부 시도해봤다는 것 또한 인정한다. 젊고 예뻐 보이고 싶은 욕구와, 이것들은 다 헛소리라는 마음속 소리 사이의 갈등에서 적당한 균형을 찾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물론 새롭게 부상하는 다른 문제들에 비하면 외모 문제는 한가한 고민 축에 속한다. 이전에는 그저 아무 일 없이 돌아가는 자체로 소중한 줄도 몰랐던 몸의 기능들이 하나씩 고장 나기 시작하면, 어느새 인생의 중반기에 접어들었음을 체감하게 된다. 저자는 사람들이 왜 결국 은퇴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너무 늙고 노쇠해서 더 이상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없어서도 아니고, 현금을 산처럼 쌓아둬서 1달러도 더 벌 필요가 없어서도 아니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삐걱거리고 쑤시는 몸을 쓸 만하게 유지하는 일이 그 자체로 풀타임 업무가 되기 때문이다.’
어느 날인가부터 체온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제나 매카시. 거기에 더해 습관성으로 허리를 삐끗하게 되고, 평생 먹어온 진통제에 난데없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다. 실제로 이런 증상들이 하나씩 닥쳐오면 우울해지기 마련이지만, 저자는 이런 상황마저도 웃음으로 승화한다.
어느 날 갑자기 어깨를 돌릴 때마다 뚝 하는 무서운 소리가 나서 병원을 찾은 저자는 의사에게서 이것이 그저 노화 때문일 수도 있다는 무심한 답을 듣는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점점 성숙해지는 이 무척이나 즐거운 과정에서 내 몸이 더 약해지고 축 처지고 어쩌면 더 짧아지고 옆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더 시끄러워진다고?’

잠깐, 내가 여기 왜 왔더라?

심지어 신체 기능만 오작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한때는 총명했던 두뇌였건만, 언젠가부터 방금 전의 일도 기억을 못 하거나,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도 착각하는 상황이 벌어져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저자는 방이나 거실로 들어온 뒤 두리번거리며 애초에 이곳에 왜 왔는지를 떠올리려고 애쓰다가 ‘아니 어떻게 겨우 7초 전의 기억을 못 할 수가 있지?’ 하는 좌절감에 빠지곤 한다. 그러다가 한 기사를 보고 깊은 안도감을 느끼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 ‘보편적 현상’의 원인은 노화나 인지 기능 저하가 아니라 ‘경계 효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범인은 집 안 구조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원들은 방문을 넘어가는 단순한 행동이 머릿속에서 ‘사건의 경계’ 역할을 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뇌가 다음 방에서 일어날 흥미진진한 일(예를 들면 발톱을 깎거나 두루마리 휴지를 찾는 것)을 받아들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전에 있었던 방에서 일어난 일을 차단하고 관련 정보를 깊숙이 숨겨버린다는 것이다. (……) 즉 만약 내가 거대한 원룸에 산다면 이 글을 쓰고 있지도 않을 것이란 뜻이며, 내가 늙어서 깜박깜박하는 게 아니라 그저 머릿속을 정리하는 데 유난히 탁월하다는 뜻이다. (본문 247쪽)

삶은 변화하며, 역동적이다

결혼한 사람이라면 평생을 살아갈 배우자와의 관계를 잘 꾸려가는 것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노력의 하나로, 어떤 사람들은 결혼을 앞두고 매우 구체적인 계약 목록을 작성하기도 한다. 이런 계약서에 사인함으로써 앞으로 평생 섹스를 얼마나 자주 할지, 각자의 자유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정확히 무엇을 ‘바람’으로 칠지를 정해놓고, 그것을 어겼을 때 어떤 처벌을 받을지 서류로 작성해두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이 ‘완전히 미친 생각’이라고 단언한다.

결혼한 지 5년 이상 된 사람은 약혼했을 때 어땠는지를 잠시 떠올려보라. 당연히 일주일에 두 번 섹스하는 데 동의했을 것이다! 그때 당신은 건강했고 에너지가 넘쳤으며 호르몬의 지배를 받았고 섹스를 하룻밤에 다섯 번도 할 수 있었다! 맙소사, 쪼다들이나 일주일에 두 번 하는 거지. 어쩌면 너무 모욕적이라서 이런 데 사인하기 싫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그때는 아마 똥을 닦아줘야 하고 “책 한 권만 더” 읽어달라고 애원하는 아홉 명의 애들도 없었을 거고, 툭하면 짜증을 내는 나이 먹은 부모님과 같은 집에 살지도 않았을 거고, 다음 융자를 갚아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없었을 것이다. (본문 173쪽)

왜냐하면 ‘결혼 생활은 두 사람이 함께하는 것인 만큼 역동적이기 때문이다.’ 계획은 틀어지기 마련이고, 우선순위는 변화하고,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이 불쑥 나타난다. 그런 요소를 무시하고 미리 쓰는 혼전 계약서는 그야말로 코미디라는 이야기다.

나이가 들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변화한다. 물론 인간관계는 젊을 때도 어렵다. 친구와의 관계, 연인과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 하지만 적어도 그때는 나와 잘 맞는 사람만 찾으면 됐다! 저자에 따르면 ‘커플이 함께 어울려 시간을 보낼 다른 커플을 찾는 것은 연인을 찾는 것보다 약 470억 배는 더 어렵다.’ 파트너도 나도 똑같이 어울려 놀고 싶은, 잘 맞는 네 사람이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이까지 더해지면 성공 확률은 더욱더 낮아진다.

나와 파트너가 그 커플을 똑같이 좋아하는지, 우리가 그들의 자녀 양육법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만 체크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우리 집 자식(들)과 얼추 비슷한 또래에 성별도 같은 딱 맞는 자식(들)까지 있어야 한다. 물론 그냥 무시하고 우리 집의 네 살, 여섯 살 여자애들한테 그 집의 아홉 살, 열한 살, 열일곱 살 남자애들하고 재밌게 놀라고 할 수도 있다. 다만 “할 게 없단 말이야아아아”와 “집에 언제 가냐고오오오” 같은 우는소리를 30초에 한 번씩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다. (본문 316-317쪽)

우리는 ‘갈수록 더’ 행복해진다!

청년기를 지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그때가 좋았지”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얼굴엔 주름이, 허리엔 군살이 생기고, 체력이나 건강도 이상 신호를 하나둘 보내고, 기억력이나 두뇌 회전도 옛날 같지 않다. 그러면 우리의 행복도는 더 떨어질까?
저자가 찾아본 여러 연구에 따르면 다행히도 그렇지 않다. 한 조사에서는 50세가 넘은 34만 명의 사람들이 그냥 행복한 게 아니라 ‘갈수록 더’ 행복해지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는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이론과 상통한다. 가장 최소한의 욕구인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사회적 성취 욕구와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이 4단계의 욕구가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르면 드디어 자아실현 욕구, 즉 행복을 마음껏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수십 년간 이 힘든 세상에서 구르고 나면(솔직히 이때는 사느라 너무 바빠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다) 슬슬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다. 더 이상 라면과 맥주만 먹으며 연명하지도 않고, 레스토랑에서 빈 그릇을 치우던 사람도 최소 서빙하는 웨이터로 승진을 한다. 아기를 키우는 사람은 그 끔찍한 ‘기저귀와 질식 위험의 시기’에서 벗어나고, 이제 사람들은 (바라건대) 자기 부모와 함께 살지도 않고 부모가 주는 돈으로 살지도 않는다.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잘 안다. 삶이라는 부서지기 쉬운 선물에 감사할 줄 알게 되고 과거의 실수를 잊고 넘기는 법도 배운다. (본문 324쪽)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더 행복해지기를 선택할 수 있다고. 괴롭고 짜증나고 실망스럽고, 때로는 더없이 고통스러운 일들이 연속되는 삶이지만, 위트를 잃지 않는 저자의 태도는 이러한 믿음 때문이다. 아무리 절망스러운 상황도 웃어 넘기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녹록지 않은 이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우아하게 나이 들 줄 알았더니』는 우리가 한 권의 책, 아니 가까운 친구에게 원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 직설적이고, 진실하며, 엄청나게 웃기다. 제나 매카시는 중년에 찾아온 예상 밖의 변화를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예리하고 위트 있게 직시하며, 메뉴판을 읽기엔 갑자기 팔이 너무 짧아진 것 같은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는 위안을 준다.
- 젠 랭커스터

제나 매카시는 그 자체로는 전혀 즐겁지 않은 사건에서 코미디를 끌어낼 줄 아는, 현대인의 삶을 기록하는 재능이 놀라울 만큼 뛰어난 작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자문했다. ‘내가 왜 웃고 있지? 이게 현실인데!’ 이 책을 스스로에게 선물해라. 우리 모두의 삶엔 더 많은 유머가 필요하다.
- W. 브루스 캐머런

정말 웃기고 예리하다! 이 책을 읽다가 대폭소하고 말았다. 코믹한 치고 빠지기와 독특한 통찰이 이보다 뛰어날 수 없다!”
- 실리아 리벤바크

이 책에서 제나 매카시는 집 안에 굴러다니는 잡동사니나 노화의 현실, (점점 더) 힘없이 늘어지는 신체 부위처럼 사소한 주제로부터 너무나도 재미있는 에세이를 뽑아낸다. 영리한 유머와 언니 같은 따뜻함, 날카로운 통찰로 이미 다 가봤고, 다 해봤고… 마트에서 반짝거리는 상품을 몽땅 사봤음을(세일 중이었기 때문에!) 증명한다. 이 유쾌하고 공감 가는 책의 단어 하나하나가 마음에 쏙 들었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 애나 골드파브

매카시는 시시한 사건(이 책에서는 중년의 고뇌)으로 독특하고 배꼽 빠지게 웃긴 이야기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 앨리슨 윈 스카치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나이에 맞게 옷 입기를 거부한다면, 일주일에 마시는 술의 양이 대학 시절보다도 더 많다면, 이 책은 당신이 웃음을 터뜨리며 여섯 잔째 와인을 들이켜게 해줄 것이다. 자기 세대의 시대정신을 대담하게 포착해 모든 진실을 상세하게 까발린 놀라운 책이다.
- 에밀리 리버트

나이 먹는 것은 재미있지 않다. 오히려 피할 수 없는 암울한 비극이다. 하지만 제나 매카시의 눈으로 바라본 노화는 유쾌한 여정이다.
- 질 스모클러

제나 매카시는 똑똑하고 믿기 힘들 정도로 솔직하며 언제나 재미있다. 그동안 ‘웃기다’는 작가들의 책을 읽고 웃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 몸에 무리가 올 정도로 웃어댔다.
- 캐스린 미숑

재나 매카시는 나를 헐떡거리며 눈물을 줄줄 흘릴 때까지 웃게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하나다. 실제로 책을 읽다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동생한테 보내기도 했다. 당신도 이 책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 로빈 오브라이언트

목차

감사의 말
경고: 헛소리가 포함되어 있음
들어가는 말: 사람은 자기 음부만큼만 늙는다

1. 우아하게 나이 드는 법과 그 밖에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것들
2. 내 무릎이 마음에 안 들어
3. 머리 손질은 중노동이다
4. 이 물건들은 다 어디서 나오는 거야?
5. 위기에 빠질 시간이 없다(하지만 술은 한 잔 더 마셔야지)
6. 미니스커트와 아줌마 청바지에 대하여
7. 망할 중년 복부비만
8. 적어도 나는 건강하다, 아닐 때도 있지만
9. 그냥 차일 뿐이야(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만 빼면)
10. 자기 코털쯤은 직접 뽑을 수 있잖아
11. 비상금이고 뭐고, 내 장례식 비용이나 댈 수 있었으면
12. 내 상사는 쓰레기 . 프리랜서 이야기
13. 얼마나 피곤한지 설명하는 것도 지친다
14. 제발 황소랑 달리라고 하지 말아줘
15. 우리 때 음악은 정말 좋았다, 안 그런가?
16. 잠깐, 내가 여길 왜 또 왔지?
17. 내가 절대 바람피우지 않을 여러 이유들
18. 하지만 전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 어제를 사는데요
19. 내 입에서 똥 냄새가 난다고 말하기 전의 애들이 더 좋았다
20. 공사장 인부들이 언제 이렇게 고상해졌지?
21. 천생연분 만나기보다 어려운 중년의 친구 사귀기
22.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본문중에서

나는 확대경 코너를 돌아다니다가 그 악마의 도구 중 하나를 들여다보는 실수를 범했다. 내가 고른 제품은 우연히도 가장자리에 형광등이 달려 있었고 ‘열두 배 확대합니다’라고 쓰인 스티커가 자랑스레 붙어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좋은 생각이 아님을 진작 알았어야 했다. 사진을 작게 뽑을수록 더 예뻐 보인다는 걸 이미 오래전에 배우지 않았던가. (……) 하지만 나는 내가 하려는 짓이 과연 옳은지 미처 생각해보지도 않고 코를 거울 가까이 들이밀었고, 엄청나게 확대된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살면서 그만큼 공포에 얼어붙었던 적이 없다.
(/ p.29)

내일은 술 안 마실 거야. 그냥 하루 종일 술을 안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5시가 넘어가면(늘 그렇듯 정확히 이때만 되면 와인 한 잔이 간절해졌다) 변명의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기 시작했다. ‘있지, 내가 뭘 꼭 증명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술은 나한테 별문제가 아니야. 취하려고 마시는 것도 아니고, 술이 집이나 일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잖아. 음주운전도 절대 안 하고 말이지. 게다가 나는 열심히 일하고 끝내주게 멋진 엄마고 무엇보다도 오늘 짜증나는 집안일을 더럽게 많이 했다고! 젠장, 나는 한두 잔 마실 자격이 있어! 술 안 마시는 건 내일 할 거야, 그게 더 좋은 생각인 것 같아. 게다가 나는 원하면 언제든 술을 끊을 수 있어. 어쩌다 보니 지금 이 순간에는 술을 끊고 싶지 않은 것뿐이지.’
(/ p.93)

한 여성은 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해준 결정적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제 성인이 된 아들이 그녀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뭘 하겠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녀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의사가 되겠다고 대답했다. 아들이 웃으면서 왜 지금 의사가 되면 안 되냐고 물었고, 그녀는 지금 자기가 의대에 들어가면 졸업할 때 쉰두 살이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아들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의대에 안 가도 쉰두 살이 되는 건 마찬가지예요.”
(/ p.198)

그때 나는 할머니가 이렇게 잠에 예민한 것이 할머니들 특유의 별난 행동 중 하나인 줄 알았다. (……) 하지만 최근 나는 내가 태어났을 때 할머니 나이가 지금 내 나이보다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할머니는 한밤중의 소리에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수면 장애가 있는 괴짜가 아니었다. 할머니는 그저 중년의,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지친, 남편이 코를 고는, 그리고 어쩌면 밤새 잘 자고 나서 눈 밑에 커다란 다크서클 없이 상쾌하고 푹 쉰 느낌으로 깨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매일 품고 살았던 사람일 뿐이었다. 할머니는 바로 나였다.
(/ pp.206~207)

자녀나 부모님이 즐겨 듣는 음악을 싫어하는 건 우리가 원해도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생물학적 현상으로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10세에서 25세 사이가 기억이 형성되는 핵심 기간이며 그중에서도 16세에서 20세 사이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10대 시절 들었던 음악이 여전히 우리 플레이리스트 꼭대기에 있는 것은 신경학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그 노래들이 우리의 기억 속에 단단히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 실험에서 연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 책을 세 가지씩 골라달라고 요청하자 압도적인 수의 참가자들이 이 핵심 시기에 들었던 음악을 골랐다.(반면 책과 영화는 최근에 읽거나 본 것이 훨씬 더 많았다.)
(/ p.238)

“두 씨앗이 어떻게 만나는데?” 딸아이가 물었다.
“아, 그건…… 아빠가 자기 씨앗을 엄마 몸속에 심는 거야. 그러면 그 안에서 씨앗이 자라서 아기로 태어나는 거지.” 질문의 답은 해주되 애들이 물어보지 않은 정보까지 주지는 말 것. 이런, 나 진짜 잘하잖아. 강연을 다녀도 되겠어! 부모들은 분명히 다른 사람한테 돈을 주고서라도 자기 대신 얘기 좀 해달라고 부탁할 거야. 물론 나는 안 그렇지만 말이지. 난 알아서 잘할 수 있어. 딸애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씨앗 이야기를 받아들였다. 어쩌면 음경과 질 이야기는 안 해도 될지 몰라!
“그런데 아빠가 가진 씨앗이 어떻게 엄마 몸속으로 들어가?” 딸애가 밀어붙였다.
이런, 애야. 법조계에서 일해볼 생각 없니?
(/ p.285)

아이들 방학 일정도 똑같고, 어쩌면 그 집에서 우리 애들을 대신 봐주거나 하교를 맡아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부부를 엄청 좋아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그냥저냥 괜찮은 정도이기만 하면 주기적으로 만나는 사이가 될 확률이 높다. 이런 간편하고 편리한 관계는 저항하기 쉽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음식 문제가 없을 때의 얘기다.
나는 음식 문제가 거짓말, 절도, 중상모략, 가장 아끼는 스웨터 빌려 가서 망가뜨리기, 뒷담화를 다 합친 것보다 더 쉽게 우정을 망가뜨린다고 확신한다. 얼마 전 내 친구 폴라는 그래놀라 바 몇 개 때문에 30년 우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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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제나 매카시(Jenna McCarth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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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동화 작가, 에세이스트.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의 삶에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제나 매카시는 솔직하면서도 신랄한 유머로 많은 열성팬을 거느린 작가다. 오랫동안 《얼루어》, 《코스모폴리탄》, 《글래머》 등의 잡지에 글을 기고해왔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 『모든 건 상대적이지 Everything’s Relative』와 『꽤 망한 것 같은데 Pretty Much Screwed』, 에세이 『모든 것의 사이즈 The Size of Everything』, 『그게 쉬웠다면, 전부 허니문이라고들 불렀겠지 If It Was Easy, They’d Call
the Whole Damn Thing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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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번역 및 출판 기획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여성 셰프 분투기》, 《결혼 시장》, 《뜨는 동네의 딜레마,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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