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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11년, 교육삼주체의 성장 기록”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누구일까. 가르치는 교사? 배우는 학생? 아니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학부모? 답은 그 셋 모두이다. 교육은 교사, 학생, 학부모 중 하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잘 연결되고 균형이 잡혀야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셋을 가리켜 교육의 삼주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은 군산에 있는 회현중학교의 혁신학교 11년에 대한 기록이다. 현재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직원, 졸업생, 학부모의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집이다. 단순한 인터뷰 모음집이 아니라, 성장의 기록이다. 교사, 학생, 학부모라는 교육을 이루는 삼주체가 혁신교육을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혁신교육에 관한 인터뷰와 혁신학교에 대한 인터뷰 사이에 혁신학교를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 한 편이 실렸다. 혁신교육에 대한 인터뷰는 여러 시선으로 혁신교육을 바라보고 있다. 학교 안으로는 이무연 교장과 이윤정 교무실무사, 학교 밖으로는 졸업생인 강채은 학생과 자녀들이 현재 회현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부모들이 그들이 실천한, 그리고 그들이 경험한 혁신교육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혁신교육의 큰 틀과, 혁신교육이 사람의 삶에 녹아드는 모습, 혁신교육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혁신학교를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은 회현중학교를 졸업한 하다영 작가가 쓴 것이다. 이 소설은 작가가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쓴 것이다. 만들어진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지어진 것이다. 덕분에 인터뷰와는 다른 느낌으로 혁신학교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혁신학교 인터뷰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교사들은 집단으로 혹은 개인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과와 수업나눔, 학생자치, 자율동아리, 마을교육공동체, 수학여행, 도시문화체험, 어울림한마당, 독서캠프, 자아탐색여행, 졸업식 등 다양한 교육과 다양한 활동에 관한 혁신교육 노하우와 경험을 자세히 들려주고 있다. ‘한 아이도 놓칠 수 없다.’ 한 아이만을 위한 교육이 아닌, 모든 아이를 위한 교육을 뜻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교육공동체로서 서로 돕고 서로 배움으로써 함께 성장한다. 서로 배움, 함께 성장,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펴내는 글]

한 아이를 위한 교육

이 책은 회현중학교 교직원 졸업생 학부모의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집이다. 교사 외에 졸업생과 학부모를 인터뷰한 것은 교실 바깥의 시선을 통해 혁신학교를 다채롭게 조명하기 위한 의도이다. 오래전 회현중학교를 다닌 졸업생 강채은과 대화를 통해 혁신교육이 한 사람의 삶과 사유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살펴보는 일은 흥미로웠다.

집단 인터뷰를 진행한 네 명의 학부모는 현재 자녀들이 회현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자녀의 변화와 성장을 관찰하고 경험한 부모들의 구술을 통해 수치화하기 어려운 혁신교육의 결실이 개인들의 삶에서 어떻게 맺히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학부모 또한 학생들과 더불어 성장하고 있었다.

교사들도 회현중학교에서 성장해왔고 성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교육의 3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의 성장의 기록이랄 수 있겠다. 열한 명 교사들은 저마다의 목소리로 회현중학교가 만들어온 혁신교육의 발자취를 증언하고 있다.

이무연 교장은 회현 교육의 모든 측면에 관통되는 회현의 철학과 교육적 방향을 큰 틀에서 설명해주었다. 신규 교사들의 목소리도, 퇴임을 몇 해 남겨두지 않은 선배 교사의 목소리도 담았다. 이들은 회현중학교라는 수레를 이끌고 밀며 가는 두 바퀴이다.

‘왜 학교에 가야 할까?’ 인터뷰를 하고 글을 정리하는 동안 이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전국의 학생들이 동일한 시간대에 비슷하게 생긴 교실에 모여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회현의 교사들 역시 이 질문을 오랫동안 안고 살아왔고, 그 응답의 편린을 이 책에 담아놓았다.

인터뷰 글과 별도로 한 편의 성장소설을 책에 실었다. 회현중 혁신교육의 면모를 성장소설이라는 형식에 담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소설을 쓴 하다영 작가는 회현중학교를 다닌 졸업생이다. 그녀는 자신이 경험한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한 편의 소설을 완성했다. 인터뷰와 달리 상상력이 가미된 흥미로운 서사를 따라가며 또 다른 혁신학교의 면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를 마친 후 새해 인사를 드리려 나의 은사님인 김저운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은 34년 전 고창중학교에서 나에게 국어를 가르쳐주셨고, 삶을 꿈꾸게 해주신 분이다. 근황을 주고받던 중 선생님이 회현중학교에서 근무하셨다는 걸 알게 됐다. 교육운동 1세대로서 아이들과 미래를 위해 실천하고 헌신해온 은사님이 한때 이 학교에 계셨다는 얘길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인터뷰를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은, “한 아이도 놓칠 수 없다”는 어느 교사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였다. 그 말을 듣고 혁신 교육이 가닿으려 하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동요가 있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회현중학교의 꿈이 이 땅에 오래 머무는 데 이 책이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며,

학교 이야기를 들려준 교사들과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43명의 회현중학교 일꾼들에게 감사드린다. 원고가 나오기까지 분주하게 손길을 보탠 김주희 선생님, 중학교 시절 나를 가르쳐주고 회현중학교 혁신교육을 뒷받침한 이항근 선생님, 지금은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저운 선생님께 이 책을 빌미로 감사를 드리며…….

‘한 아이’를 상상하며 송기역

004 서문

Ⅰ 혁신교육을 인터뷰하다
012 [이무연] 백 년을 향한 꿈
030 [강채은] 성적보다 성장이다
050 [김정수 김태순 이대우 조영정]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학부모들
076 [이윤정] 아이들 때문에 내가 바뀌었어요

Ⅱ 혁신학교를 이야기하다
088 [하다영 성장소설] 멀티 레플리카

Ⅲ 혁신학교를 인터뷰하다
150 [전문적 학습공동체] 교장도 한 표, 교사도 한 표
164 [교육과정 재구성 및 과정중심 평가] 배움이 곧 삶이 되게 하라!
182 [담임교사의 역할 및 모둠활동] 처음으로 학교에 올 이유가 생겼어요
192 [학생자치회] 민주주의가 움트는 학교
203 [방과후 동아리] 스스로 동아리를 만드는 아이들
213 [마을교육공동체] 마을은 어떻게 아이를 키울까?
218 [자유학년제] 나를 찾고 꿈을 찾다
235 [수학여행] 수학여행은 기억에 남아야 한다
242 [도시문화체험] 실패가 선생이다
252 [특수교육] 등나무 밑 생일파티
261 [어울림한마당] 경쟁에서 협동으로
264 [독서캠프] 책과 세상을 잇다
273 [힘나세 자기계발연수+챌린지] 힘껏 나누고 세우세!
280 [자아탐색여행 및 졸업식] 드물고도 드문 졸업식

290 추천글
292 회현중학교 혁신의 발자취(연보)
296 나에게 회현중학교란

공익광고 카피 문구처럼 앞만 보라고 하지 말고 멀리 보도록 지도하고, 앞서가라고만 하지 말고 함께 가도록 조언하고, 말로만 꿈을 꾸라고 하지 말고 정말 꿈꿀 시간을 주면서 격려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부모님들의 입장에서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고 당장 3년 뒤나 6년 뒤의 입시와 관련된 성과나 결과가 중요하게 생각되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선생님들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해야 하고 학부모님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p. 28

이 학교엔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애도 있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애도 있고, 각자 개성껏 달려가더라고요. 일반 학교에서는 무슨 발표회가 있으면 주로 공부 잘하는 애들, 모범생 아이들이 발표를 하잖아요. 회현중에서는 그 분야에 잘하는 아이들이 사회를 보고 발표를 하는 거죠. 그래서 친구들마다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친구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구요.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로서 생각이 바뀔 때가 많아요.
p. 57-58

알고 계셨던 거구나. 갑자기 부끄러움이 물밀려오듯 밀려왔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눈물이 차오르는 걸 막으려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댔다. 교장선생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한잔 떠주시고는, 쉬가 가라며 교장실을 나가셨다. 그제야 교장실 입구에 붙은 이름이 보였다. 교장실이 아닌, 교육상담실이었다.
p. 122

아이들의 성장을 중심에 둔 혁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들의 자치 능력이 중요한 것이고요. 그러한 능력들이 교육의 모든 과정에서 함께 어우러지면서 길러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p. 181

행사를 준비하고 실행하며 때로 눈물 날만큼 힘들 때도 있고, 시간을 돌려서 다시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이러한 시도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힘들고 바쁘다고 교사가 하나 둘 포기하게 되면 그만큼 손해 보는 건 우리 아이들이더라고요.
p. 289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