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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하는 세계 : 과학과 예술의 충돌이 빚어낸 전혀 새로운 현대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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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과학과 예술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다
    ‘예술’이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유럽의 유서 깊은 미술관과 박물관들에 고고하게 걸린 거장들의 회화작품? 조용하고 깔끔한 갤러리의 하얀 벽면에 걸린 형형색색의 그림과 현대적으로 지어진 건물 앞에 당당히 서 있는 거대한 조각들?
    [충돌하는 세계]의 저자 아서 I. 밀러는 사람들이 예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를 단번에 깨버린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그린 그림과 작곡한 음악, 유전자를 조작해 형광색으로 빛나는 살아 있는 토끼, 앉으면 온몸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의자, 원자력현미경을 통해 촬영한 나노 단위 수준의 산맥 이미지, 빅데이터를 시각화하여 미학적으로 만든 영상 등 그가 소개하는 예술의 범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어떠한 틀에도 갇히지 않고 모든 영역을 넘나들며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들고 있는 오늘날의 아티스트들은 예술가인 동시에 과학자이기도 하고, 이론 연구자이기도 하고, 기술자이기도 하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 또한 그들의 작품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한다.
    아서 I. 밀러 역시 그러한 예술가들 중 하나다. 그는 때때로 직접 작품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예술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왔다. 특히 과학과 예술의 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창조성을 주제로 왕성한 저술활동을 해온 그는, 이 책에서 과학계와 예술계의 충돌이 빚어낸 전혀 새로운 현대예술사를 써내려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르네상스 시대와 그 이전에도 과학적 사고가 예술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많이 있었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이런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폐품을 주워 작품을 만든 라우션버그와 기성품인 변기에 제작업자의 이름을 적어넣고 갤러리에 전시한 뒤샹, ‘팩토리’를 세우고 작품을 ‘찍어낸’ 앤디 워홀이 활동하던 시기부터다. 훗날 새로운 예술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한 전시회를 통해, 그가 소개하는 흥미롭고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따라가보도록 하자.

    새로운 예술의 탄생
    이 이야기는 1966년 뉴욕 맨해튼 렉싱턴가의 허름한 구석에서 시작된다. 동굴 같은 미국 주방위군 본부 건물에서 열린 <아홉 개의 밤: 연극과 공학> 행사는 예술가, 공학자, 과학자 들이 함께 마련한 최초의 행사였다. 선글라스를 쓰고 가죽재킷을 착용한 앤디 워홀, 현대예술운동을 촉발시킨 마르셀 뒤샹, 이 행사가 성사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로버트 라우션버그, <4분 33초>를 작곡한 존 케이지, 비트제너레이션을 대표하는 시인 앨런 긴즈버그,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 인사하는 젊은 날의 수전 손태그까지 당대의 유명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개막식날부터 1727장의 티켓이 매진되었고, 입장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사람도 1500명에 달했다. 뉴욕타임스 기자는 이렇게 적었다. “이곳에 떨어진 폭탄은 뉴욕 미술계 전체를 발칵 뒤집어놓을 것이다.”
    놀랍게도 이 멋진 전시회를 주도한 사람은 유명한 예술가가 아니라, 미국전신전화회사(AT&T)의 벨 연구소에서 일하던 물리학자 빌리 클뤼버였다. 그는 공학자들을 불러모아 예술가들이 그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해낼 수 있도록 독려했다. 모든 것이 처음 시도되는 새로운 작업이었다.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 여러 가지 사고가 일어났다. 행사장이 워낙 크고 현장 관리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홉 개의 밤>은 운영 면에서 지독한 악평을 받기도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예술적인 실패를 의미하지 않았다. 이 전시회는 즉흥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었으며 의도적인 무질서를 야기했다. 마침내 과학이라는 도구로 무장한 예술가들이 출연한 것이다!

    피카소와 아인슈타인에게서 시작된 새로운 세계
    1905년으로 거슬러올라가보면, 다른 사람 집앞에 놓인 우유와 빵을 훔쳐야 했을 정도로 가난했던 피카소가 보인다.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을 펴내고, 라이트 형제가 최초의 비행에 성공한 시대다. 당시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인 피카소는 특히 수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삼차원(길이, 높이, 폭)에 공간이라는 차원을 추가한 사차원 기하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1907년 큐비즘의 토대가 된 작품 <아비뇽의 여인들>을 선보였다. 피카소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우울해해하면서도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연의 형태를 기하학으로 단순화한 새로운 스타일을 더욱더 발전시켜나갔다.
    피카소가 자신의 스타일을 찾으려 노력하던 시기, 그다지 멀지 않은 도시에 살고 있던 두 살 위의 젊은이는 이미 자신의 스타일을 찾은 상태였다. 준수한 외모에 바이올린을 좋아했던 그의 이름은 아인슈타인이다. 그 역시 당시에는 무명의 과학자였지만, 전 세계가 나아갈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게 될 상대성이론을 막 발표한 참이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이론이 실험적 데이터와 상충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피카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운명을 확신하고 있었다.
    이 모든 일들은, 결국 20세기에 일어난 혁명적인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새로운 세계가 그렇게 싹트고 있었다.

    “과학은 위대한 회화작품들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우리 마음속의
    어둑한 구석에 한줄기 가느다란 빛을 비출 수 있을까?”

    바야흐로 ‘예술’이라는 단어가 더이상 갤러리에 걸린 평범한 그림을 뜻하지 않는 시대다. 컴퓨터 프로그램과 태블릿 등의 도구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일이 일상적인 일이 되고 3D 프린터의 보급으로 콘크리트부터 플라스틱, 생명 조직까지 출력하는 오늘날의 예술작품은 과연 어떤 모습이여야 할까? 붓과 물감, 테라코타와 대리석만이 더이상 예술의 주된 재료가 아니다. 예술가들이 자기만의 독창적인 팔레트로 채워가야 할 드넓은 캔버스가 이제 도처에 있다.
    아서 I. 밀러가 이 책을 쓰며 직접 만난 예술가들 중에는 생소한 이름들도 많지만, 행위예술가 오를랑이나 펄린 노이즈로 유명한 과학자 켄 펄린 등 이미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이름들도 많다. 수많은 예술가와 과학자들이 진지하게, 또한 유쾌하게 자신의 예술에 대해 그에게 털어놓았다. 다채로운 작품을 감상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새로운 형태의 예술에 대한 어색함이 어느새 사라지고, ‘이것을 어찌 예술이라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들 것이다. 예술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모습으로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지도 모른다.
    밀러는 과학이나 기술의 영향을 받은 예술들을 ‘아트사이(artsci)’라고 부른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아트(art)’와 ‘사이언스(science)’의 합성어다. 그러나 이 용어는 예술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을 제대로 전달하기에 적합한 단어가 아니다. 아마도 곧 이러한 형태의 작품들 역시 아무런 수식어 없이 그저 ‘예술’이라고 불리게 될 것을 그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쉽지 않은 이론과 새로운 기술에 관한 치밀한 조사와 함께 과학자와 예술가 사이를 넘나들며 진행된 섬세한 인터뷰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이 책은, 현대예술을 낯설게만 생각하던 이들에게도, 새로운 예술에 기꺼이 놀랄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에게도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추천사

    아서 I. 밀러는 그 누구보다도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우리가 예술과 과학에 대한 정의를 넓히는 데 크게 도움을 주는 동시에 두 영역 모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에 대한 직관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 월터 아이작슨 / [스티브 잡스] 저자

    이 책은 예술과 과학 사이에 공통된 기반이 존재하는가라는 오랜 질문에 ‘그렇다’라고 힘주어 답한다. 큐비즘의 창시부터 박테리아 라디오, 형광토끼, 그리고 첨단 전자악기까지를 다루는 작가의 흥미진진하고도 폭넓은 이야기는 예술가들이 과학과 첨단기술을 사용해 자신의 팔레트를 어떻게 극적으로 바꿔내는지 들려준다.
    - 마크 페이젤 / 진화생물학자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과학이 주관적이며 영감에 의존하는 예술과 만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탐구하는 책이다. 과학과 예술 사이에서 일어나는 접촉들을 연구해온 밀러는 두 영역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재빠르게 감지했다.
    - 로저 하이필드 / 런던 과학박물관 이사

    목차

    서문 011

    01.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서 018
    02. 뉴욕의 몽마르트르 058
    03. 컴퓨터와 예술의 만남 104
    04. 컴퓨터 아트가 미디어 아트로 진화하다 138
    05. 보이지 않는 것을 시각화하다 174
    06. 간주곡: 과학은 희대의 미술 스캔들을 어떻게 해결했는가 246
    07. 생명을 상상하고 디자인하다 274
    08. 듣는 것이 보는 것이다 330
    09. 데이터 시각화의 예술 380
    10. 전우: 격려, 자금 지원, 아트사이의 수용 438
    11.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 있는가? 472
    12. 제3의 문화가 도래한다 488

    감사의 말 500
    주 502
    참고문헌 531

    도판목록 540
    도판출처 542

    본문중에서

    피카소는 특히 수학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중에서도 우리의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삼차원(길이, 깊이, 폭)에 공간이라는 차원을 추가한 사차원의 기하학에 깊은 흥미를 보였다. 예술가가 사차원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면, 마치 신처럼 한 장면에 대한 모든 시점을 한꺼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엄청나고 어질어질한 혼돈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점들을 어떻게 이차원 캔버스 위에 투영할 것인가?
    (/ p.23)

    공학과 마찬가지로 예술도 일종의 연구이며, 예술과 공학은 서로 손을 잡고 협력할 때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 당대의 수학과 과학, 기술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피카소도 “내 작업실은 일종의 실험실”이라는 비슷한 취지의 글을 남겼다.
    (/ p.72)

    1980년 11월 어느 날 밤, 뉴욕의 링컨 센터를 지나던 행인들은 건물 벽에 걸린 거대한 화면에 호기심을 느꼈다. 그 화면에는 실물보다 큰 사람들의 모습이 가득 비치고 있었으며 화면 속의 사람들은 뉴욕에 있는 행인들을 바라보거나 심지어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 마침내 누군가 그 유령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화면 속의 사람이 대답했다. “로스앤젤레스요!”
    (/ p.138)

    “범위는 무엇이며, 소리를 채워야 하는 공간은 어디이며, 내가 그림을 그려야 하는 캔버스는 어떤 것인가? 내 캔버스 위에 [소리를 빚어낼] 공간은 어디인가?” (…) 그는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는 알지만 어디서 끝내야 할지는 모른다”고 말하는데, 이는 과학자들을 비롯하여 다른 창의적인 연구자들도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부분이다.
    (/ p.344)

    필립스가 젊은 시절 처음 컴퓨터를 다루기 시작했을 때에는 아마 평생 컴퓨터나 다른 첨단기술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데이터의 벌판을 저공비행할 때마다 BASIC으로 꾼 그 첫번째 꿈을 다시 체험하게 됩니다.” 필립스가 미소지으며 남긴 말이다.
    (/ p.389)

    CERN의 사무총장인 롤프디터 호이어는 기능성이 아름다움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기능성은 미학이며 “아름다움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호이어는 미니멀리스트의 예술작품처럼 병렬로 나란히 배열해놓은 케이블을 예로 든다. “제대로 작동하려면, 아름다워야 합니다.”
    (/ p.476)

    저자소개

    아서 I. 밀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미국 뉴욕 시립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과학사 및 과학철학 교수이자 과학기술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19~20세기 과학의 역사와 철학, 특히 예술과 과학의 관계를 주제로 활발하게 강의하는 동시에 BBC를 비롯해 가디언, 인디펜던트, 뉴욕타임스, 『뉴 사이언티스트』 등 방송과 언론에서도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천재성의 비밀』『아인슈타인, 피카소』『블랙홀 이야기』 등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도쿄 일본어학교 일본어 고급 코스를 졸업했다. 미국 몬터레이 국제대학원에서 통번역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발히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옆집의 나르시시스트] [술 취한 식물학자] [화성 이주 프로젝트] [봉고차 월든] [사랑할 때 우리가 속삭이는 말들]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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