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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 도시인이 가져야 할 지적 상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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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신은 우리가 살아갈 공간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도시를 100퍼센트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질문들

도시는 매일 자란다. 수평적으로 넓어짐은 물론이고, 하늘에 닿을 듯 매일같이 새로운 건물을 쌓아올린다. 도시에 빼곡히 자리한 건물 사이를 걸으며 당신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가? 대개는 건물 1층에 자리한 상점의 인테리어를 보며 감탄하거나, 입주비용이 얼마인지를 셈하며 무신경하게 지나칠 것이다. 건물이 도대체 왜 그곳에 있는지, 무슨 목적과 의미를 가졌으며, 누가 어떤 기준으로 디자인했는지, 그곳에 담긴 비밀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시생활자라면 반드시 도시의 공간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젊은 건축가가 있다. 그는 당신과 같은 도시 생활자이자, 공간을 사유하는 사람이며, 일상의 영감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우리의 이웃이다. 여기 도시 건축이 품은 나름의 이유와 비밀을 풀기 위해 24개의 질문을 준비했다. 일상적 경험을 토대로 질문을 만들고 실재하는 건축물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 건축은 전문적이라는 편견을 깨고 교양으로 읽힐 수 있도록 ‘작가의 이야기’를 가미해 쉽고 흥미롭게 책을 구성했다.

당신이 이 책을 통해 얻을 것은 분명하다. 한 개인에게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에 대한 답, 우리가 공공 건축과 건축가에게 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 그리고 세상의 숨겨진 신박한 건축물들을 발견하는 재미까지. 이 책을 덮은 후 다시 거리로 나갔을 때, 당신의 걸음은 조금 느려질 것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공간의 비밀들이 비로소 당신의 눈 속에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낼 것이기에.

출판사 서평

“모든 사람의 하루엔 건축이 묻어 있다”
매일 건축을 소비하는 당신을 위한 발상의 전환법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매일 아침 벽으로 둘러싸인 네모난 방에서 눈을 뜬다. 서둘러 출근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내린다. 다시 몇 개의 문을 통과한 뒤 포장된 길을 걸어 빽빽한 건물 숲, 직장 사무실 건물에 다다르면 그제야 잘 구획된 자신의 공간에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하루 동안 몇 개의 식당과 카페, 상점 건물을 드나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잠이 들기까지, 아니 잠이 든 후에도 그는 인간이 만든 ‘건축’ 안에서 생활한다. 심지어 그가 주말을 보내기 위해 떠난 자연에도 길은 있고, 건물이 있으며, 이정표가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그는 자신을 둘러싼 ‘건축’을 인식하지 못한다. 어쩌면 그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 모른다. 우리는 건축을 어렵고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며 깊이 알기를 꺼려한다.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건축된 환경 안에 살면서 건축을 모른다는 것은 조금 이상한 일이지 않은가? 그것은 마치 당신이 다니는 회사가 무엇을 생산하는지, 당신의 옷이 어느 재질인지,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이 어떤 재료나 방법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른 채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단언컨대 건축은 특별하지 않다. 건축 또한 식료품이나 의복과 같은 소비재로, 일상의 경험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데서 이 책은 시작된다.

“개인의 경험에서 궁극의 대안으로”
도시가 감춘 비밀을 밝히기 위한 24개의 예리한 질문과 통찰

이 책은 일상의 건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직관적인 구성을 취했다. 평범한 일상과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건축과 도시 담론을 도출하고, 그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건축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건축물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경험, 질문, 대안’의 과정은 저자의 오랜 강의 경험과 맞닿아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어지며,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교양으로서의 지식’의 난이도를 갖는다.
1장 〈도시와 건축〉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건축 담론을 다룬다. 첫 번째 에피소드 ‘두 건축가 이야기’는 현직 유력 건축가를 비교하며 자신이 지지하는 태도를 밝힌다. 그는 “건축은 필연의 산물일까, 우연의 발견일까?”라는 질문을 통해 자신의 건축적 세계관을 드러냄과 동시에 이 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또 다른 에피소드 ‘낡은 동아줄을 잡은 건축가’에서는 공공 기관 청사 공모에서 탈락한 사연을 이야기하며 불투명한 의사 결정과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건축에 대해 꼬집는다. 그는 글은 단순히 비판을 위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공공 건축은 무엇을 배려해야 하는지, 빽빽한 도시 안에 어떻게 공원을 만들지, 도시의 아픔은 무엇으로 치유해야 하는지에 대해 젊고 재능 있는 건축가로서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더불어 ‘인간 중심의 건축’이라는 따뜻한 미래를 제안한다.
2장 〈개인과 공간〉에서는 미시적 영역인 공간에 대해 질문한다. 특히 개인의 경험이 대안의 건축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이 흥미롭다. 자신의 클라이언트가 ‘심플하고 여백이 있으면서 소재의 물성을 살리고, 보자마자 매료되고, 고급스럽지만 힘주지 않는 스타일’을 요구할 때, 그런 공간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라면 ‘가능한 완벽함’으로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로마의 판테온과 아부다비 루브르박물관을 예로 들며, 원과 구체가 가진 자기 완결성을 완전무결함의 예시로 제안한다. 훌륭한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건축가의 소신이 드러나는 장이다.
3장은 〈영감의 원천〉은 공간과 건축에서 마주치는 영감의 순간을 말하는 일종의 ‘건축가의 영감 노트’라고 볼 수 있다. ‘자유, 기억, 우연’ 등의 모호한 단어가 어떤 형태를 갖고 우리의 눈을 뜨게 하는지 살펴보는 즐거움이 있는 장이다. 특히 저자의 전작 《유럽의 시간을 걷다》에서도 밝힌 바 있는 여행 가이드의 경험을 통해, 낯선 장소를 보다 의미 있게 여행하는 법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비단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실생활에서 영감과 삶의 전환을 맞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좋은 질문은 죽은 공간을 다시 살아나게 한다”
공간을 바라보는 눈을 트이게 하고 사고를 확장하는 최선의 대화법

공간과 건축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크고 두꺼운 책이 필요할 테지만 이 책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다른 것을 발견하는 눈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을 통해 우리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의 존재 이유다. 전문가가 제시하는 최소한의 질문을 곱씹으며 당신은 당신의 공간과 대화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갖게 된다. 그것은 우리의 단조로운 일상을 빛나게 하며, 더 나아가 좋은 공간, 좋은 도시,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의 확장을 불러올 것이다. 우리가 미처 포착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공간은 말한다. 여기에 삶의 비밀이 있으니 그 비밀을 캐어보라고.

목차

1부
도시와 건축 _ 공적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두 건축가 이야기 : 건축은 필연의 산물일까, 우연의 발견일까?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 우리는 건축을 통해 무엇을 발견할까?
낡은 동아줄을 잡은 건축가 : 공공 건축은 무엇을 배려해야 할까?
기념 공간의 필연적 이유 : 도시의 아픔은 무엇으로 치유할까?
슬럼의 변신은 무죄 : 도시에 빈틈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장례식의 기억 : 죽음에는 어떤 집이 필요할까?
조용한 어느 곳에 불시착한 건축 : 도시는 무엇을 통해 낯설어질까?

2부
개인과 공간 _ 사적 경험이 모이는 공간에 대해서
가장 가까운 거리의 건축가 : 건축가는 예술가일까, 디자이너일까?
최초의 웅크리는 존재 :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대체 불가능한 건축 : 좋은 공간에는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내 방 여행하기 : 개인에게는 어떤 방이 필요할까?
시골 마을의 화장실 : 당신의 내밀한 공간은 어디인가?
고양이와 건축가의 거리 : 공간의 깊이는 어떻게 구현할까?
백자 하나 두심이 : 완벽한 공간은 존재할까?
돌과 나무의 시간 : 우리나라에는 왜 오래 가는 건축물이 없을까?
이사의 추억 : 삶의 거처를 옮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3부
영감의 원천 _ 건축가를 깨어나게 한 순간에 대해서
도시 읽어주는 남자 : 보다 효과적으로 도시를 여행할 수는 없을까?
건축 비엔날레의 단상 : 건축가에게 자유는 어떤 의미일까?
베를린 클럽에 가지 못한 여행자 : 우연은 여행에 어떤 힘을 줄까?
맥주 한 잔에 되찾은 소중함 : 기억은 어디에 담길까?
프레임 바깥의 세상 : 형식을 바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독일 남부의 크리스마스 : 진짜가 가진 힘은 무엇일까?
안개로 가득한 집 : 비가시적인 공간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최초의 어루만짐 : 우리는 왜 건축을 손으로 만져야 할까?

본문중에서

건축가를 본다는 의미를 한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을 본다는 의미로 치환한다면,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건축가를 본다고 말할 수 있다. 건축물을 통해 건축가를 본다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건물은 건축가의 의도와 의지가 담긴 결과물이다. 때문에 우리가 매일 무심결에 스쳐 지나가는 건물에는 나름의 존재 방식이 있다. 그리고 그 존재 방식은 건축가에 의해 결정된다. 건축가의 정신은 곧 건물이라는 현상으로 드러난다.
-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중

이따금씩 평범한 건물에서 건축가들의 노력이 보일 때 희열을 느낀다. 좋은 디자인은 화려하고 남다른 외관, 비싸고 좋은 재료와 장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가구, 유행하는 조명으로 꾸며진 공간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디자인의 가치는 다양한 측면에서 발견된다. 건축물의 배치와 비례 그리고 재료의 조합 방식 등 이미 통용되고 있는 보편적 언어로도 다름을 만들 수 있다. 기존의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틀을 따르면서도 건축가의 손길로 변주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건축가의 비밀이 하나씩 투영된다.
-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중

나는 건물을 짓지 않는 일, 짓더라도 최소한의 건축으로 계획하는 일, 현재의 모습을 보존하는 일, 과거의 모습을 복원하는 일까지 모두 건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비움으로써 채운다’라는 형이상학적인 문장이 실재할 가능성을 아직 믿는다.
- 〈낡은 동아줄을 잡은 건축가〉 중

도시와 국가는 저마다의 질곡이 담긴 역사를 갖는다. 가장 대표적인 역사의 질곡은 참혹한 전쟁이나 불특정 다수의 삶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경우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폭력은 먼 우주 공간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 바로 이 자리에서 행해진다. 누구가의 죽음이 누군가의 삶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아이러니 속에서 모든 도시는 과거의 아픔을 기념해야 할 의무가 있다.
- 〈기념 공간의 필연적 이유〉 중

어셈블의 작업 중 눈여겨볼 것은 초기 작업 중 하나인 주유소극장The Cineroleum이다. 어셈블은 수요 감소로 인해 문을 닫은 주유소가 늘어나는 영국의 사회 문제에 집중했다. 3,500개소가 넘는 폐주유소가 마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주목했는데, 폐주유소는 대부분 흉물로 변해 마을을 슬럼화했다. 어셈블은 주유소가 마을의 빈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남은 구조체를 활용해 최소한의 작업만으로 변모시켰다. 기존의 지붕 밑으로 계단식 의자를 놓아 좌석을 만들고 천막으로 가변형 외벽을 세워 영화관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폐주유소는 무서운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 영화관이 되었다. 주유소 극장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폐주유소를 활용한 공간 활용은 무궁무진해질 수 있게 되었다.
- 〈슬럼의 변신은 무죄〉 중

낯선 존재, 공간, 장면은 우리의 인지 세계를 자극한다. 자극을 통해 발생한 재미와 호기심 같은 감정은 사유의 확장으로 연결된다. 이는 우리가 동물과 다른 근원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낯섦을 감각하는 단위는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다른 사회의 관계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 단위, 대륙 단위, 인종 단위, 문명 단위끼리도 만난다. 그래서 서로 다른 문명이 만나 낯섦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융합 혹은 통합의 기저에서 문명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충돌을 일으켜 극단적인 결말로 이어지기도 한다.
- 〈조용한 어느 곳에 불시착한 건축〉 중

“건축가는 예술가인가, 디자이너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면 보다 분명하게 건축가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다. 건축가 역시 스스로 존재할 수 없고 사용자의 만족과 고객의 비용, 설계의 합리성 등 실용의 영역을 고려한 뒤 건축가만의 심미안을 더해 하나의 건축을 만든다. 그러므로 건축가는 디자이너에 가깝다. 그렇다면 건축가는 예술가가 아닌가? 건축가에게는 분명 예술가의 면모가 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프랭크 게리Frank Gehry 같은, 비정형 건축을 지향했던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쉽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그들의 그림은 실현 불가능한 예술가의 영역에서 이해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건축으로 옮겨질 때 그들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공동의 이익과 만족을 따져야 하는 위치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 〈가장 가까운 거리의 건축가〉 중

공간을 건축하는 일이란 소파나 TV의 배치만으로 거실을 계획하는 게 아니라 누구라도 직관적으로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태초의 인간들이 엄혹한 자연을 피해 움집 안에서 불을 피우고 모여 앉은 모습은 본질적인 거실의 시초나 다름없다. 학생이 이야기한 제주의 게스트 하우스는 사람이 모이는 공간을 불에 모여 앉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이뤄 낸 것이다.
- 〈대체 불가능한 건축〉 중

우리는 타인이 만들어 낸 여행의 관습에서 벗어나 어떻게 나의 이야기를 만들 것인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제한된 일정 속에서 어떻게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 것인가. 우선 여행 계획에 대한 고정된 시각을 버려야 한다. 아무리 유명한 곳이라도 나의 취향과 맞지 않는 리스트는 과감히 삭제하는 것이다. 그렇게 일정을 비운 하루 정도는 우연히 벌어지는 상황들에 나를 넣어 보면 어떨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취향을 가지며,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에 대해.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그림을 진짜로 좋아하는지에 대해. 여행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지향하는 바를 구조화할 때 자신만의 여행기가 쓰인다.
- 〈베를린 클럽에 가지 못한 여행자〉 중

여러 분야의 전위적 태도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전위를 추구하거나 따를 필요는 없다. 다만 조금만 비켜서서 시각을 달리하면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도시 공간을 새롭게 경험하는 것에도 거창한 주의나 선언은 필요하지 않다. 다만 자신의 차에서 내려 걸어 보는 작은 실천 하나면 충분하다. 답답한 프레임에서 벗어나면 이전에는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도시의 사물과 사람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바닥의 블록이 어떤 모양인지, 버스 정류장은 어떻게 생겼는지, 가로수는 얼마나 크게 자랐는지, 맨홀 디자인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떤지 말이다.
- 〈프레임 바깥의 세상〉 중

촉각으로 감각하는 건축은 이처럼 전위적인 형태가 아니더라도 가능하다. 우리가 어떤 건축을 볼 때 만져 보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면, 그 건축은 촉각으로 감각하는 건축이다. 오래된 성벽이나 나뭇결이 살아 있는 기둥, 재료를 알 수 없는 벽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면 우리는 어루만짐으로써 그것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인류 최초의 어루만짐이 손에서 시작된 것처럼, 우리는 세계를 이해하는 한 방식으로 건축을 향해 손을 뻗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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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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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최경철은 글 쓰는 건축가. 경희대학교와 영국 런던 대학교University College London 바틀렛Bartlett 건축대학에서 공부하고 서울과 런던에서 실무를 했다. 현재 서울에서 건축사무소 모프Morph를 운영 중이다. 강연을 통해 건축을 보다 쉽게 알리는 일을 하고,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설계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 런던 유학 시절의 가이드 경험을 토대로 《유럽의 시간을 걷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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