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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1973년 시작하여 가장 긴 생명력을 이어온 문학 시리즈!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웠다.” ―최승호 시인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어른이 됐고, 시인이 됐다.” ―허연 시인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1973년 시작하여 반세기 동안 새로운 자극으로 국내 시문학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한국 문단과 민음사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문학 총서가 되었다. 1970-1980년대에는 시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독자들도 모더니즘의 세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때로는 부러움으로, 때로는 경쟁의 대상으로, 때로는 경이에 차서, 우리 독자는 낯선 번역어에도 불구하고 새로움과 언어 실험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러한 시문학 르네상스에 박차를 가한 것이 바로 세계시인선이다.

    민음사는 1966년 창립 이후 한국문학의 힘과 세련된 인문학, 그리고 고전 소설의 깊이를 선보이며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특히 민음사가 한국 문단에 기여하며 문학 출판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바로 ‘세계시인선’과 ‘오늘의시인총서’였다. 1973년 12월 이백과 두보의 작품을 실은 『당시선』,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 네 권으로 시작한 세계시인선은 박맹호 회장이 고 김현 선생에게 건넨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보는 외국 시인의 시집이라는 게 대부분 일본판을 중역한 것들이라서 제대로 번역이 된 건지 신뢰가 안 가네. 현이(김현)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프랑스나 독일에 다녀온 이들 아닌가. 원본을 함께 실어 놓고 한글 번역을 옆에 나란히 배치하면 신뢰가 높아지지 않을까.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 볼 생각이 없는가?”

    대부분 번역이 일본어 중역이던 시절, 원문과 함께 제대로 된 원전 번역을 시작함으로써 세계시인선은 우리나라 번역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되었다. 당시 독자와 언론에서는 이런 찬사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요, 또 책임 있는 출판사의 책임 있는 일이라 이제는 안심하고 세계시인선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세계시인선은 문청들이 “상상력의 벽에 막힐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현대성”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영혼의 양식이었다. 특히 지금 한국의 중견 시인들에게 세계시인선 탐독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밑바탕이었다. 문화는 외부의 접촉을 독창적으로 수용할 때 더욱 발전한다. 그렇게 우리 독자들은 우리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성들과 조우했고, 그 속에서 건강하고 독창적인 우리 시인들이 자라났다.

    하지만 한국 독서 시장이 그렇게 시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시문학 전통이 깊은 한국인의 DNA에 잠재된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토대에서 자라난 시문학은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국내 출판 역사에서 시집이 몇 권씩 한꺼번에 종합베스트셀러 랭킹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보다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생략과 압축의 미로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도 감동과 깊이까지 숨어 있는 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씨앗을 심어 왔던 세계시인선이 지금까지의 독자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리뉴얼을 시작했다.

    출판사 서평

    문학의 미로 속 가장 내밀한 보르헤스를 만난다!
    20세기 세계문학의 출발점이자 지배자, 보르헤스가 쌓아온 시 세계의 궤적

    눈먼 도서관의 주인 보르헤스, 그의 내면 세계를 마주하다


    “만약 보르헤스가 없었다면
    『장미의 이름』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대표 시선집 『창조자』가 민음사 세계시인선 44번으로 출간되었다. 보르헤스는 『픽션들』, 『알레프』 등의 단편소설들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소설가였고, 생전 주제와 형식을 가리지 않고 수천 쪽에 달하는 에세이를 남긴 산문 작가이자 평론가였으나, 무엇보다 시집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열기』를 첫 책으로 내며 문학 여정을 시작한 시인이기도 했다. 라틴아메리카 문학 연구 및 번역에 앞장서 온 우석균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 연구소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된 이번 『창조자』는 보르헤스 만년기의 대표 작품집 『창조자(El Hacedor)』(1960)의 주요 수록 시와 보르헤스 시 세계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별도의 여섯 편을 함께 엮었다.

    누구도 눈물이나 비난쯤으로 깎아내리지 말기를.
    책과 밤을 동시에 주신
    신의 경이로운 아이러니, 그 오묘함에 대한
    나의 허심탄회한 심경을.

    신은 빛을 여읜 눈을
    이 장서 도시의 주인으로 만들었다.
    여명마저 열정으로 굴복시키는 몰상식한 구절구절을
    내 눈은 꿈속의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을 뿐.

    낮은 무한한 장서를 헛되이
    눈에 선사하네.
    알렉산드리아에서 소멸한 원고들 같이
    까다로운 책들을.
    ―「축복의 시」에서

    보르헤스의 시 세계는 그의 나이 30세였던 1929년과 50대 중반이었던 1955년 이후, 즉 청년기와 만년기로 나뉜다. 이를 가르는 중요한 사건은 시력 상실이다. 특히 『창조자』는 보르헤스가 눈먼 후 공동 저작 외에 처음으로 발표한 작품으로, 갑자기 암흑세계에 빠진 심경을 최초로 드러낸 것이었다. 움베르토 에코는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 이러한 ‘눈먼 도서관의 주인’ 보르헤스를 오마주하기도 하였다.
    보르헤스 역시 자신의 내면 세계가 가장 진하게 녹아 있는 작품으로 주저 없이 『창조자』를 꼽았다. 단편소설의 플롯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작가의 자기 고백적 목소리는 보르헤스 문학의 미로를 푸는 열쇠가 바로 시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들은
    어느덧 내 영혼의 고갱이라네.
    분주함과 황망함에 넌덜머리 나는
    격정의 거리들이 아니라
    나무와 석양으로 온화해진
    아라발의 감미로운 거리,
    불후의 광대무변에 질려
    대평원 그리고 참으로 광활한 하늘이 자아내는
    가없는 경관으로 감히 치닫지 못하는
    소박한 집들이 있는,
    자애로운 나무들마저 무심한 한층 외곽의 거리들.
    이런 모든 거리들은 영혼을 탐하는 이들에겐
    행복의 약속이라네
    ─ 「거리」에서

    청년기의 보르헤스는 ‘울트라이스모’(일종의 전위주의 운동)를 제창하여 모더니즘 일변도였던 아르헨티나 문단 쇄신에 앞장섰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공간, 아르헨티나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룬 지방색이 강한 자유시를 많이 남겼다. 그러나 눈먼 후 만년의 그는 정형시에 주력했다. 운율과 리듬을 맞추는 것이 기억과 구술에 의존해야만 했던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보르헤스는 자신의 텍스트에 대한 집요한 검열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혹자는 그가 일생 동안 청년기 시에 수차례 개작을 거쳐 ‘울트라이스모’와 지방색을 없앤, 아예 새로 쓴 다른 시가 되었다고 평하기도 한다.
    이번 『창조자』에 수록된 청년기 대표시는 개작 전 초판본을 번역하였다. 보르헤스 애독자라면 누구나 찾아보고 싶었던 초기 보르헤스 시의 전위적인 작품부터 가장 잘 알려진 보르헤스의 이미지와 연결되는 후기 시의 원숙함까지 한 권에 담았다. 『창조자』에서 그가 일생에 걸쳐 쌓은 시 세계의 궤적을 한눈에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때는 하늘에서 잉태된 듯
    강이 푸르렀을지도 모르지.
    후안 디아스가 굶주리고 인디오들은 배를 채우던
    장소를 가리키는 붉은 별이 빛나고.

    확실한 것은, 아직 인어와 괴물,
    나침반을 미쳐 날뛰게 하는 자석으로 득실대는
    다섯 달 뱃길 바다를 건너
    천 명, 아니 수천 명이 도달했다는 것이네.

    사람들은 점점이 너울거리는 오두막을 강가에 지피고,
    낯선 잠을 청하였네. 그곳이 리아추엘로라고들 하나,
    보카에서 날조된 허풍일 뿐.
    팔레르모의 내 사는 동네 한 구역 전체였네.
    ─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신화적 창건」에서

    단편소설과는 다른, 단편소설과도 같은: 영원히 순환하는 보르헤스 문학의 모티프들

    "보르헤스의 시집들은 일관되게 단편소설의 부속이 아니라
    그 건너편에 세워진 또 다른 도서관이다."
    ─송재학(시인)

    보르헤스의 영원한 문학적 주제를 압축하자면, ‘책과 도서관’이다. “미겔카네도서관의 사서로 출발해 아르헨티나의 국립도서관장이 된 보르헤스에게 세계는 도서관이고, 도서관은 또한 보르헤스 자신이었다.”(송재학) 보르헤스는 세계를 도서관, 한 권의 책, 한 편의 시에 비유한다. 진정한 한 편의 시, 한 권의 책, 하나의 도서관은 부분적이지 않은, 완전한 하나의 우주이다.

    그 누구도 책을 쓸 수 없다.
    진정한 한 권의 책이 되기 위해서는
    여명과 석양, 세월, 무기,
    만남과 헤어짐의 바다가 필요하니까.
    ― 「아리오스토와 아랍인들」에서

    그리고 이를 완성하는 바로 그 마지막 퍼즐 조각, 세계를 완전하게 만드는 본질을 담아내는 것이 바로 시인이이다. 보르헤스는 시 「달」에서 이를 “운명이 나 역시 시인이 되기를 원했을 때,/ 달을 정의해야 한다는 은밀한 의무를/ 남들처럼 짊어졌”다고 말한다. “달”, 혹은 “여명과 석양, 세월, 무기, 만남과 헤어짐의 바다”, 혹은 “세 번째 호랑이”이기도 한, 세계의 한 조각이자 세계 전체를 재현하려는 시도는 그의 문학의 영원한 주제다.

    역사에 등장하네.
    실제, 상상, 의혹의 일들이 무수히 교차했던 옛날 옛적,
    한 권의 책에 우주를 담으려는
    터무니없는 계획을 품은 이가.
    (...)
    운 좋게도 뜻을 이룰 뻔했지.
    그런데 눈을 들자마자
    허공에서 빛을 발하는 원을 보고 얼이 빠졌네.
    달을 잊었던 거지.
    ― 「달」에서

    세 번째 호랑이를 찾을 것이다.
    신화에서 벗어나 대지를 내딛는 참호랑이가 아니라,
    다른 호랑이들처럼 역시
    내 꿈의 한 형태,
    인간의 한 언어 체계가 되고 말 것이지만.
    나는 이를 잘 알고 있네.
    하나 불확실하고 무분별한 이 해묵은 모험을
    무엇인가가 내게 강요하네.
    그리하여 오후 내 나는 시 속에서만 살지 않을
    또 다른 호랑이 모색에 집착한다.
    ― 「또 다른 호랑이」에서

    보르헤스의 문학의 우주에서, 그의 시가 가진 또 다른 미덕은 형이상학적 주제를 한층 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골렘」은 『픽션들』의 「원형의 폐허들」에서 역설하는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꿈꾸어진 존재’, 확대 해석하자면 ‘인간은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테제를 잘 요약하고 있다.”(우석균) 소설 『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보르헤스의 작품들을 처음 읽었을 때 마치 경이로운 현관에 서 있는 것 같았는데 둘러보니 집은 없었다.”라고 감탄했듯이, 그의 단편소설은 허구와 환상을 기반으로 미스터리 혹은 추리소설과 같은 플롯을 따라 전개되며, 특유의 형이상학적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다. 그의 시는 더욱 군더더기 없는 간명함으로, 단편소설과 전혀 다른 고유성을 지니고 있다.

    랍비는 그를 다정하게
    또한 막연한 공포로 바라보았네.
    ‘(혼자 말하기를) 내 어찌 무위(無爲)의 현명함을 저버리고
    이 골치 아픈 아들을 창조했던고?

    하고많은 중생이 있거늘
    뭐 하러 하나의 표상을 더 첨가했을꼬?
    영원으로 감기는 속절없는 실타래에
    어쩌자고 또 다른 인과응보와 번뇌를 제공했을꼬?’

    흐릿한 빛이 감도는 고뇌의 시간에
    랍비는 골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지.
    프라하의 그 랍비를 바라보며
    신이 느꼈을 감정은 그 누가 말해 주리?
    ― 「골렘」에서

    목차

    1부 창조자 EL HACEDOR
    축복의 시
    모래 시계
    체스
    거울
    엘비라 데 알베아르
    수사나 소카


    어느 크롬웰군 대위의 초상에 부쳐
    어느 늙은 시인에게
    또 다른 호랑이
    장님의 자리
    일천팔백구십몇년의 어느 그림자에 대한 언급
    프란시스코 보르헤스 대령(1833-1874)의 죽음에 대한 언급
    A. R에 대한 회상
    보르헤스 가문
    루이스 드 카몽이스에게
    일천구백이십몇년
    송가 1960
    아리오스토와 아랍인들
    앵글로 색슨 문법 공부를 시작하며
    누가복음 23장
    아드로게
    시학

    2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열기 FERVOR DE BUENOS AIRES
    거리
    키로가 장군이 황천행 마차를 타고 가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신화적 창건
    순환하는 밤
    추측의 시
    골렘

    주(註)

    작가 연보
    작품에 대하여: 보르헤스의 시원(始原)을 찾아서(우석균)
    추천의 글: 보르헤스의 또 다른 도서관(송재학)

    저자소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99.08.24~1986.06.14
    출생지 아르헨티나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899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1919년 스페인으로 이주, 전위 문예 운동인 ‘최후주의’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한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돌아와 각종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1931년 비오이 카사레스, 빅토리아 오캄포 등과 함께 문예지 《수르》를 창간, 아르헨티나 문단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왔다.
    한편 아버지의 죽음과 본인의 큰 부상을 겪은 후 보르헤스는 재활 과정에서 새로운 형식의 단편 소설들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그 독창적인 문학 세계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그는 이후 많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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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5~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했다. 페루 가톨릭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스페인의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중남미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집필 중 칠레 대학교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HK(인문한국 지원사업)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잉카 IN 안데스],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 [라틴 아메리카를 찾아서](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로베르토 볼라뇨의 [야만스러운 탐정들], [칠레의 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사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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