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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헤이세이 [양장]

원제 : 平成くん、さような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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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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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제160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작
    죽음은 과연 선택할 수 있을까?

    안락사가 합법화된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연애소설


    제160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며 일본에서 큰 화제를 일으킨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첫 소설 [굿바이, 헤이세이]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그동안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희망 난민], [그러니까 이것이 사회학이군요],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 등의 사회학 분야의 책으로 우리나라의 독자에게 소개되었다. 사회학자이자 사회비평가로 널리 알려진 작가는 2018년 두 편의 소설을 문예지 [문학계(文學界)]에 잇달아 발표했는데, 그중 단행본으로 간행된 이 작품 [굿바이, 헤이세이]는 단번에 160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다. 첫 소설의 제목은 원제 [平成くん、さようなら(잘 가, 헤이세이 씨)]로 헤이세이(平成) 시대(일본의 시대 구분으로 1989년 1월 8일부터 2019년 4월 30일에 끝나는 일왕의 연호이다.)의 종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일본의 독자에게는 도발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제목이었다. 또한 남자 주인공의 이름 역시 히토나리(平成을 뜻으로 읽은 인명)라고 지어 독자들은 뭔가 사회학적으로 메시지를 담고 있을 거라고 예단한다. 하지만 이 책은 안락사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연애소설이다.

    죽어가는 고양이, 죽으려는 남자, 그들을 사랑하는 여자
    [굿바이, 헤이세이]는 안락사가 합법화된 ‘현대 일본(가상)’을 배경으로 한다.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언론에 거론되며 현대적인 삶을 살아가는 히토나리(平成)는 합리적이고 이지적이며 섹스에는 별 관심이 없고 머리에 비해 정서는 메마른 남자이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애니메이션 저작물을 관리하며 부족함 없이 본능에 따라 사는 여자 아이(愛). 아버지의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각본가로 참여한 히토나리와 만나게 되며 흥미를 가지게 된다. 그 후 아이(愛)는 히토나리와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어 식사와 회식 자리 등 여러 번 만날 자리를 만들고, 결국에는 나름대로의 룰을 정하고 2년 가까이 동거하는 중이다. 어느 날 갑자기 히토나리는 헤이세이 시대가 끝남과 동시에 안락사를 할 예정이라는 말을 아이(愛)에게 덤덤하게 말한다. 아이(愛)는 히토나리가 왜 안락사를 희망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고 그를 설득하기 위해 직접 안락사 현장을 함께 견학하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아이(愛)의 친동생과도 같은 고양이 미라이(未来)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고……. 헤이세이 시대는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간다. 히토나리는 왜 헤이세이 시대를 끝으로 안락사를 하려는 것일까? 과연 아이(愛)는 히토나리를 설득하고 그와 이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죽음은 권리다!
    이 소설은 남녀의 사랑과 이별이라는 스토리를 전개하지만 ‘안락사’라는 무거운 배경을 뒤로 하고 있다. 작가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일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죽을 타이밍만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 죽을 타이밍을 스스로 결정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었고, 그러다 건강했던 할머니가 입원하여 걷지도 못하고 식사도 할 수 없게 되었는데, 병문안 갈 때마다 “죽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재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석연치 않은 마음이 남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소설이라는 형태가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또 본문 중에서 등장인물 히토나리는 옴진리교의 사형집행의 문제를 놓고 아래와 같이 말한다.

    “이 21세기에 … 죽음을 권리가 아니라 형벌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시대에 뒤처져 있는 것이지요.”

    죽음은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당한 수단과 방법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이라는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독자들이 확인할 차례이다.

    ★독서미터 일본 독자들의 찬사★

    “젊은이들의 풍속을 섞으면서 안락사와 사생관을 말하는 것이 참신했다.”
    “안락사라는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읽기 매우 쉬웠다.”
    “안락사가 합법화된 설정에서 ‘죽음에 대한 욕망’이 오히려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사회학자인 작가의 관점으로 쓰여진 연애소설.”
    “사토리 세대의 사생관을 사회학자 특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문학의 형태로까지 만들어낸 문장력과 표현력은 한마디로 대단하다.”

    본문중에서

    그의 이름은 히토나리(平成)다. 이 나라가 헤이세이(平成)라는 연호를 쓰기 시작한 날에 태어나는 바람에 편의적으로 붙여진 이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그의 인생에 크게 공헌하게 되었다. 그는 ‘히토나리(平成)’라는 그 이름으로 인하여 매스컴으로부터 마치 ‘헤이세이(平成)’라는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인 양 취급받기 시작했다.
    (/ p.9)

    그의 손을 잡고 싶다고 생각했다. 섹스는 싫어하는 그이지만 손을 잡으려다 거절당한 적은 없다. 그의 왼손에서 크리스찬 디올 장갑을 벗기고 가만히 내 오른손을 겹쳤다. 평소에도 체온이 36도에 미치지 않는 그는 손가락 끝도 놀랄 만큼 차갑다. 내 얼굴 정도 되는 긴 손가락을 문지르듯이 하여 꽉 쥐었다. 그러자 드물게 그가 내 손가락을 되잡아줬다.
    (/ p.17)

    “있지 히토나리, 왜 죽고 싶다고 생각한 거야?” 자칫하면 뭐가 부족해서 죽겠다는 거냐, 하고 힐난하는 말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애써 평정을 가장하고 조심스럽게 그에게 물었다. 그가 말의 미묘한 뉘앙스에 신경 쓰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 자신이 냉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보다 속은 괜찮아?” 그러고 보니 그가 속은 괜찮냐고 물었었지. “괜찮아. 그러니까, 내 질문에 대답해줘.” 이번에는 어조가 조금 강해진 것을 스스로도 알 수 있었다. 바로 1시간 전만 해도 그가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알지 못한 채 어느 섹스토이가 좋을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부터 말해야 좋을까.
    (/ p.22)

    “나는 이제, 끝난 인간이라고 생각해.” 아니나 다를까, 그는 밑도 끝도 없이 불쑥, 알 수 없는 말을 던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사실을 지적해도 결코 화내지는 않겠지만, 입을 다물고 잠자코 듣기로 했다. 나는 조금은 희망 섞인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추론을 거듭해서 안락사를 하겠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일지도 모른다, 하고. ‘끝난 인간’이라니 그게 뭔데? 시마 고사쿠(島耕作)의 부하 같은 대사나 읊고 말이야. “어쨌거나 나는 행운아였다고 생각해. 내 이름 덕에 일찍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어. 실력 이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것도 분명하고. 하지만 그런 만큼 노력도 해왔다고 생각해. 조금이라도 시간이 비면 장르 불문하고 책을 읽거나, 계층이나 세대를 불문하고 어떻게 해서든 많은 사람과 만나려고 해왔어. 여하튼 최신의 사람이고 싶었던 거야. 그런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해. 몇몇 책은 잘 나갔고, 최근에는 각본 일도 잘 돼가고 있어. 하지만, 문득 생각하게 됐어. 나에게 미래가 있을까 하고.”
    (/ pp.23~24)

    “히토나리가 죽고 싶다는 것은 알겠어. 하지만 히토나리는 실제로 안락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병원이나 안락사 업자에 대한 비교는 해봤어? 실제로 안락사를 선택하는 사람이나 유족에 대한 조사는 해봤어? 히토나리는 까칠한 인상과 달리 사람들이랑 어울려 이 얘기 저 얘기 잘하잖아. 그렇다면 안락사에 대해서도 사람들을 만나서 철저히 조사를 해봤냐고?”
    그는 멍하니 야경을 바라본 채, 10초 정도, 말없이 생각에 잠긴 모습을 했다. 히토나리는 나름대로 죽을 이유다운 것을 갖고는 있지만, 안락사 현장에 대해서는 아는 게 너무 없는 게 아닐까. 그의 이야기가 마치 리얼리티 없는 몽상처럼 들리는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p.58)

    ‘고별모임’은 내 상상과는 달랐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단출했다. 보통의 장례식이라면 관이 놓였을 장소에 관 대신 평범해 보이는 대(台)가 놓여 있다. 그 대에서 오늘의 주역인 오기노메 씨가 죽게 되는 것일까. 어린 시절 [세계가 다 보여! 텔레비전 특수부]에서 본 미국의 독극물 사형 장면이 생각났다. 고별모임에는 30명 정도가 참가한 것 같았다. 상복과 평복이 반반쯤이다. 오늘의 주역인 오기노메 씨는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파이프 의자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옆 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별다른 긴장감이 없어보였다. 몇 분 후, 쇼팽의 [이별의 곡]이 흐르고 사회인 듯한 여성이 식의 시작을 알렸다. “여러분, 오늘 이렇게 모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오기노메 와코 씨의 고별모임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의 주역인 와코 씨가 입장하십니다. 여러분, 부디 박수로 맞이해주십시오.”
    (/ p.82)

    “세토 씨의 이야기를 듣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떠올렸습니다. 아쿠타가와는 이 수기에서 자살자 자신의 심리를 있는 그대로 쓰겠다고 선언하고는, 죽는 방법이나 죽을 장소에 대해서만 기술하고, 자살하는 이유의 핵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대신 사는 것의 무의미함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히토나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는 초면인 내 앞에서 히토나리를 ‘히토나리’라고 그냥 이름으로만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아주 작고, 그리고 온화했다. 겉보기에는 젊은 밴드 맨 그 자체인데, 말투는 죽을 때가 다 된 나이 든 철학자 같다. “사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해서, 사람이 죽나요?” “대수롭지 않은 계기로도 사람은 얼마든지 죽을 수 있습니다.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인문학은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깊은 의미를 찾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예를 들어 단지 허리가 아파서 자살한다는 사람도 많거든요.”
    (/ pp.98~99)

    동물병원에서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응답 버튼을 눌렀다. 최악의 예상만큼은 비켜 갔다. 수의사는 미라이의 용태가 급변했다고 전했다. 당장 생명이 위험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을 위해 연락했다고 했다. 나의 심상치 않은 표정을 알아차렸는지, 히토나리가 손을 꼭 잡아준다. 그리고 우버 앱에 신주쿠의 사노동물클리닉 주소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기사님, 목적지를 변경하겠습니다. 일단 세워주겠습니까?” “괜찮아, 히토나리. 병원은 나 혼자 갔다 올게. 넌 가서 판타지 캐슬을 취재하고 와. 억지로 요구해서 밀어 넣은 거니까.” 잠시지만, 같이 병원에 가서 미라이의 죽음을 대면한다면 그가 안락사에 대한 생각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지독하게 냉정한 상상이 마음을 스쳤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미라이를 다른 목적을 위해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결국 이겨서, 병원에는 나 혼자 가기로 했다. 그도 10초쯤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으나 비교적 담담히 그런다고 했다.
    (/ pp.107~108)

    “히토나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안락사 방식을 발견해서 내 일이라도 바로 죽고 싶다고 하는 이야기만 아니라면 괜찮아.”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그는 마지못해서 하는 표정으로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말했다. 그가 가서 보고 온 것은 몹시 사랑하던 반려동물을 잃고 안락사를 결정한 고령 여성의 세리머니였다. 최근에 배우자나 연인이 죽어서 안락사를 선택하는 케이스는 늘었지만, 반려동물이 죽어서 안락사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오늘의 여성은 키우던 개가 죽은 후로는 식사도 목을 넘어가지 않게 되고 우울증에 걸린 것처럼 되어버렸다. 반려견용 뼈 항아리를 안고서 맞이한 마지막 순간, 무척 행복해 보이는 얼굴을 했다고 한다. “있지 아이(愛), 우리 인간은 아직 전혀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거야. 요즘 들어, 나는 많은 죽음에 입회해 왔지만, 사람은 이렇게나 누군가의 죽음에 의해 큰 타격을 입는 존재로구나, 하는 사실을 알고 정말로 놀랐어. 불의의 사고라면 이해하겠는데, 수명이 다해 죽거나 본인이 결정한 게 분명한 안락사에 대해서조차, 그 죽음에 대해 사람은 슬퍼하고 괴로워해.”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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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후루이치 노리토시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85~
    출생지 일본 도쿄
    출간도서 5종
    판매수 765권

    1985년 일본 도쿄도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교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박사과정에 있고, 게이오대학교 SFC 연구소 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저서로는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희망 난민』, 『그러니까, 이것이 사회학이군요』,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가 있다. 그 밖에 『誰も戦争を教えてくれなかった(아무도 전쟁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だから日本はズレている(앞뒤가 안 맞는 일본)』 등을 썼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 ·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 작품으로는 『반상의 해바라기』, 『거울 속 외딴 성』, 『달의 영휴』, 『펭귄 하이웨이』,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어쩌면 좋아』, 『그렇게는 안 되지』,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기억술사』, 『하루하루가 안녕이면 땡큐』, 『어두운 범람』, 『해피해피 브레드』, 『서른 넘어 함박눈』,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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