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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가지 레시피 : 집 떠나는 아이에게 전하는 가족의 식탁[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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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칼 피터넬
  • 역 : 구계원
  • 출판사 : 이봄
  • 발행 : 2019년 04월 18일
  • 쪽수 : 37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845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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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요리 자신감’을 채워주는 레시피북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소재의 레스토랑 ‘셰 파니스’는 패기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디시를 내놓는 미식의 성지로 유명하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슬로푸드의 어머니 앨리스 워터스가 운영하는 곳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열두 가지 레시피]는 이곳의 주방을 22년간 지켜온 셰프 칼 피터넬이 쓴 책이다. 이렇게 소개하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요리책이 아닐까 싶겠지만, 그와 반대로 이 책은 편안하고 친근하게 가정식 요리법을 설명해주는 동시에 요리는 정말 즐겁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자신감을 채워준다. 뛰어난 셰프라는 걸 금세 잊을 만큼 여유 넘치고 친근한 작가에게 요리의 기초를 배워보라는 ‘손글씨 초대장’인 셈이다. 파스타 소스를 만들기 위해 고기를 조리든, 콩 요리를 한 냄비 만들든, 신선한 채소를 간단히 삶든, 피터넬은 어떤 요리라도 해보고 싶고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요리책으로는 드물게 레시피를,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화체 에세이로 풀어내 마치 스승이 제자를 대하는 듯한 인내심 넘치는 태도와 침착하고 명료한 설명을 만날 수 있다.

간단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서양식 집밥 매뉴얼

독립한 지 한참 지났지만 집에서 즐겨 먹던 음식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요리법을 설명해달라고 해본 경험이 있는지? 이 책은 자상한 부모님과의 기분 좋은 전화 통화처럼 술술 읽힌다. 실제로 이 책의 모티프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집을 떠나게 된 피터넬의 큰아들 헨더슨이 아버지에게 수도 없이 걸어댄 장거리 전화였다. 칼은 아들과 통화를 나누며 아이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모든 사람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삶의 기술’을 전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기본적인 요리 몇 종류와 소스 몇 가지를 조리하는 방법 말이다. [열두 가지 레시피]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집을 떠나는 내 아이들을 비롯한 모든 아들과 딸 들이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요리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잘 먹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요리 매뉴얼”이라 할 수 있다.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또는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 전해지는 레시피에는 따뜻하면서도 중요한 것이 함축되어 있다. 단순한 요리 기술이 아니라 요리와 레시피를 통해 전달되는 가족의 편안함, 처음 제 발로 서서 어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아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위로 말이다. [열두 가지 레시피]는 토스트, 달걀, 파스타, 채소, 로스트 치킨, 그릴 구이, 세 가지 만능 소스 그리고 케이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흔히 접하며 누구나 좋아하는 보편적 식재료와 레시피로 구성되어 있다. 피터넬에 따르면 각 항목에서 기초적인 간단한 레시피를 하나씩 충분히 습득해두면 이후엔 혼자서도 요리 방법을 익혀나갈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요리들은 피터넬의 생동감 넘치는 문체와 가족의 미각 모험 이야기, 어렵고 복잡한 기술보다 재료를 쉽고 간단하게 손질해 최고의 맛을 이끌어내는 그만의 요리 철학을 통해 생생히 살아난다.

“우리집에서는 양파, 마늘 약간, 토마토 통조림만으로 평범하면서도 맛있는 소스를 만들어 먹곤 한다. 그 레시피를 소개하려는데, 이 소스는 실제로 맛이 아주 좋고 미트볼을 곁들여도 끝내주지만 (……) 만약 계절이 여름이고 뒷마당에 토마토를 기르고 있다면, 혹은 토마토를 기르는 친구가 있거나 시장에서 맛있어 보이는 완숙 토마토를 샀다면, 그 신선한 토마토로 마리나라 소스를 만들면 기가 막히다. 마치 여름의 빛나는 태양이 지구로 내려와 앞치마를 두르고 점심을 만들어준 것처럼.”
(/ p.144)

요리 초보자부터 경험자까지 모두 아우르는 실용적 로드맵


이 책은 요리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북으로 쓰였지만, 요리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듬뿍 담겨 있다. 피터넬은 열두 가지 주요 레시피뿐만 아니라 기본 요리를 변형한 레시피를 여러 가지 소개하고 있으며, 파스타든, 그릴에 구운 생선이든, 그냥 삶은 야채든, 일단 끼얹기만 하면 음식의 맛이 확 살아나는 마법의 소스까지 알려준다. 이 책의 레시피만 익혀둔다면, 기본적인 서양 요리는 마스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피터넬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면서도 우아하게 조리법을 설명하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독자들이 요리에 자신감을 갖고 더욱 과감하게 여러 가지 요리에 도전해보도록 독려한다는 점이다. 읽으면서 배가 고파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을 다 읽을 즈음이면 틀림없이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한쪽에 치워두었던 오래된 요리책들을 다시 꺼내 훑어보며 여유롭게 이런 생각도 하게 될 것이다. ‘별거 아닌데?’

“나는 언제나 칼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요리의 단순함과 명확함, 뛰어난 풍미를 높게 평가해왔다. 칼은 여러 해에 걸쳐 셰 파니스의 주방에 어마어마한 재능과 창의력을 불어넣었다. 회화를 전공한 예술가답게 그는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발휘해 접시 위에 아름다운 요리를 구현해낸다. 또한 젊은 요리사들을 가르치는 재능도 뛰어나다. 그는 내가 아는 사람 중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은 스승이다. 젊은 요리사들에게 강압적으로 지시를 내리지 않고 끊임없이 격려하며 각자에게 맞는 속도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생동감과 미학이라는 요리의 중요한 원칙을 학생들에게 일깨워준다.”
(엘리스 워터스, '추천의 글' 중에서)

[열두 가지 레시피]는 이러한 피터넬의 섬세하면서도 편안한 교육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는 예술가다운 미각과 비율 감각을 한껏 발휘해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를 위해 활기차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음식, 모든 사람을 식탁으로 불러모으는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용적 로드맵을 만들어냈다. 피터넬에게 요리는 무궁무진하게 변신이 가능한 존재다. 그는 요리를 하다보면 가끔 실수도 할 수 있고 요리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으며, 이렇게 열린 마음이 놀라운 발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와 함께 하는 요리 여정은 편안하고 즐거우며, 그 끝엔 반드시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고 있다.

추천사

이 책 전체가 사랑의 산물이자 가족과 가정, 맛있는 음식에 대한 찬양이다. [열두 가지 레시피]는 가장 진정한 의미의 먹을 수 있는 교육이며, 자신감과 유머 감각, 모험심을 품고 주방에 서는 법을 배우는 것은 음식과 요리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우리가 아이들과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앨리스 워터스 / 셰 파니스 오너, 작가

이 책의 모티프도 대학에 진학하면서 집을 떠나게 된 칼의 큰아들이 아버지에게 수도 없이 걸어댄 장거리 전화였다. 칼은 아들을 떠나보내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모든 사람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삶의 기술을 전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기본적인 요리 몇 종류와 소스 몇 가지를 조리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열두 가지 레시피]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집을 떠나는 내 아이들 그리고 모든 아들과 딸들이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요리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잘 먹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요리 매뉴얼’인 것이다.
- 마이클 폴란 / 작가, 환경운동가

목차

추천의 글1 요리 초보자에게 보내는 손글씨 초대장
추천의 글2 가족과 맛있는 음식에 대한 찬양
들어가며

1 토스트

얇고 바삭한 토스트 | 두툼하고 부드러운 토스트 | 버터를 첨가한 귀여운 크루통 | 시골풍 오일 크루통 | 빵가루 1(재료 표면에 묻히는 용도) | 빵가루 2(음식 위에 뿌리는 용도)

2 달걀

완숙 달걀 | 데빌드 에그 | 수란 | 스크램블드에그 | 달걀 프라이 | 오믈렛 | 프리타타

3 콩

갈색콩, 흰콩, 붉은콩 | 빵가루를 얹어 구운 콩 | 콩을 얹은 빵 1 | 콩을 얹은 빵 2 | 녹색 렌틸콩 | 병아리콩 | 콩 수프 | 갈색, 노란색, 붉은색 렌틸콩으로 만든 달 | 검은콩 수프 | 병아리콩 수프를 얹은 파스타 | 레블레비 | 햄 또는 베이컨을 넣은 완두콩 수프 | 리볼리타 | 크레마 디 파지올리

4 샐러드 재료와 드레싱

드레싱에 자주 쓰이는 재료 | 드레싱을 뿌리지 않는 채소 샐러드 | 드레싱 도구 | 레몬과 올리브유 드레싱 | 레드와인 비네그레트 | 달걀 안초비 드레싱 | 샬롯과 셰리 비네그레트 | 크리미 머스터드 드레싱 | 아보카도 허브 드레싱 | 상큼한 감귤 비네그레트 | 임시변통 드레싱

5-1 토마토 파스타

마리나라 | 여름 마리나라 | 여름 외 다른 계절의 마리나라 | 아라비아타 | 아마트리치아나 | 푸타네스카 | 라구 핀토 | 미트볼 스파게티

5-2 토마토 외 파스타

세이지 버터 파스타 | 카르보나라 | 프리마베라 | 비보의 애호박 파스타 | 브로콜리 베이컨 파스타 | 콩과 채소 소스 파스타 | 페스토 파스타 | 버섯 파스타 | 시칠리아식 콜리플라워 파스타 | 채소 차우멘풍 파스타

6 쌀밥, 폴렌타, 으깬 감자

쌀밥 | 흰쌀밥 | 리소토 | 폴렌타 | 으깬 감자

7 채소 삶기, 굽기, 볶기, 수프 만들기

삶기(가장 품질 좋은 채소) | 굽기(그럭저럭 괜찮은 채소) | 파파 알 포모도로 | 회향 씨를 넣고 구운 토마토 비스크 | 녹색 채소 볶음 | 고기를 넣지 않은 채소 완자 튀김

8 로스트 치킨

화재 경보 | 저녁 종소리 치킨

9 찜

닭 다리 찜 | 오리 다리 찜 | 삶고 구운 돼지고기

10 그릴 구이

이상적인 그릴의 조건 | 스테이크, 갈빗살, 생선, 닭고기 등 다양한 그릴 요리

11 세 가지 소스

베샤멜소스 | 살사 베르데 | 마요네즈

12 케이크

초콜릿 미스테이크 케이크 | 당근 케이크 | 업사이드-다운 자두 케이크 | 그냥 케이크 | 팬에 구워 통째로 먹는 케이크 | 바삭한 블랙베리 디저트 | 프로즌 요구르트 | 오렌지 아이스 | 참깨 쿠키

감사의 말
계량 단위 환산표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여행에서 돌아온 후 나는 사람들이 왜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 지 않는지 의아해졌다. 특히 전문 셰프인 내 친구들조차 말이다. 너무 피곤해서, 너무 배가 고파서, 다른 레스토랑에서는 어떤 음식을 내놓는지 보고 싶어서? 밖에서 타코나 간단한 요깃거리, 또는 근사한 식사를 하기 위한 이유로 충분히 납득은 간다. 다만 내게는 집에서 가족, 친구들과 요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휴식이다. 나뿐만이 아니다. 나처럼 본능적, 습관적으로 집에서 요리를 하는 셰프들도 적지 않다. 우리는 업장에서 일사불란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서빙하면서 벌어지는 모든 드라마를 사랑하지만, 살가운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집에서 하는 요리의 따뜻함도 그에 못지않게 사랑한다.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식자재를 모으고, 요리를 하고,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행위는 오늘날 우리가 하는 그 어떤 행위보다 심오하며 즐겁다.
(/ p.19)

운좋게도 나는 요식 업계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으며, 버클리에 위치한 셰 파니스 레스토랑의 멋진 주방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내가 가진 최고의 기술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큰아들이 여름만 지나면 집을 떠나 대학에 갈 정도로 크도록 여태 아이들에게 요리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약간의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 헨더슨이 집을 떠나 자기 손으로 식사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 되자 과연 내가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주었나, 요리의 기본 원칙 몇 가지를 체계적으로 강조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 p.20)

이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주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레시피들을 적어 보낸 것이다. 내가 전화를 받지 못했을 때 우리 아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책이자, 내 전화번호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든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 간편하고 맛있는 요리를 제대로 완성하고, 요리에 실패했을 때 최대한 수습하고, 요리 실력을 한 단계 높이고자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설명을 모아놓은 것이다. (…) 처음에는 곁가지를 다 쳐내고 한 장(章)에서 하나씩 딱 열두 가지 레시피를 익혀두면 충분하다. 그후 추가로 열두 가지를 익히면 옵션이 늘어날 테고, 매번 열두 개씩 레시피를 늘려갈 때마다 요리 자체에 대한 통찰력도 깊어져 요리하는 행위의 만족감과 먹는 행위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은 물론, 그 만족감과 즐거움, 사랑을 주방과 식탁에서 나누게 될 것이다.
(/ pp.22~23)

주방에서 내가 요리하는 모습을 본 친구가 왜 그렇게 따르릉거리는 타이머에 목숨을 거냐고 물었을 때 나는 "오븐에 넣은 크루통을 태우기 싫어서"라고 답했다. 그러자 친구는 내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으니 오븐에 넣은 음식을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늘과 안초비를 다지고,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채소를 씻고, 그 와중에 화제를 바꾸고, 와인을 따고, 크루통을 굽고. “맞는 말이야.” 나는 믿음직스러운 돌림식 타이머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렇게 살짝 돌려주는 것만으로 그 모든 일을 동시에 해낼 수 있거든.”
(/ pp.40~41)

두툼한 토스트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생마늘 한 조각을 토스트 윗면에 문지르고(토스트의 거친 표면이 마늘을 갈아준다),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질 좋은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른 다음 소금을 살짝 뿌려주는 것이다. 토마토 철에는 토스트 표면에 마늘과 토마토 반쪽을 문지르고 토마토를 으깨 과육과 즙을 빵에 조금 올린 다음 올리브유를 두른다. 이때 사용하는 재료들이 최상급이면 두툼한 토스트는 그야말로 천상의 맛을 내기도 한다.
(/ p.44)

콩과 돼지고기는 궁합이 잘 맞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둘의 관계는 어찌나 돈독한지 항상 같이 다닐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잘 어울리는 행복한 커플처럼, 콩과 돼지고기는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괜찮은 재료지만 두 개가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 둘은 조리 방식에 관계없이 어우러진 맛을 내는 법을 아는 것 같다. 베이컨이든, 판체타든, 어떤 종류의 햄이든, 뱃살이든 쪄낸 고기이든, 심지어 돼지고기 한 조각만 있어도 콩은 맛이 확 좋아진다.
(/ p.76)

나는 키안티 지방의 어느 별장 주방에서 산달이 가까워진 이탈리아의 오페라 가수와 딸을 돌보는 가수의 어머니를 위해 한밤중에 리볼리타를 만든 적이 있다. (…) 막 공연을 끝낸 오페라 가수는 수프를 배부르게 먹고 칭찬을 건넸다. 그녀의 어머니도 수프의 맛을 칭찬했지만, 가스레인지 앞에 서 있고 국자를 손에 들고 있으며 앞치마에 묻은 음식 얼룩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도 미국인인 내가 그 수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좀처럼 믿지 않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나는 막 아기가 태어난 아버지처럼 자랑스러웠다.
(/ p.96)

운좋게 아주 좋은 올리브유를 찾아냈다면 절대 아끼지 말자. 올리브유는 와인과 달리 오래 보관해도 맛이 좋아지지 않는다. 기름은 그 원재료에서 짜내는 순간부터 서서히 산패되기 시작한다. 나와 아주 가까운 요리사 친구의 어머니는 갓 결혼했을 때 근사한 올리브유를 선물로 받았고, 몇 년 동안 그 올리브유를 특별한 날에만 사용했는데 그때마다 요상한 맛이 났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최근에 아들의 식당에서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올리브유를 맛본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이국적인 풍미를 내던 그 오래된 올리브유가 사실 그냥 상한 기름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올리브유는 그 정도로 애지중지 아낄 필요가 없다.
(/ p.109)

그날 서서히 역을 출발하는 기차 안에서 기름이 밴 빈 종이봉투를 들고 사프란 향이 은은하게 나는 아란치니의 마지막 한입을 음미하면서 나는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하나, 리소토는 분명 만들 가치가 있다. 하다못해 먹다 남은 리소토를 얻기 위한 용도만이라고 해도. 둘, 아란치니를 하나만 사는 녀석은 바보임이 틀림없다.
(/ p.209)

우리 할머니는 뜨거운 가스레인지 옆에 서서 입안 가득 칠면조 고기를 넣은 채 자못 신나는 표정으로 추수감사절의 노고를 토로하며 이렇게 불평했다.
“나는 칠면조 목이나 먹으련다. 늙어서 목만 먹어도 충분하거든. 나는 신경쓰지 말고 너희들은 어서 가서 식탁에 앉아라.”
그때 할머니가 즐긴 것은 단지 좋은 부위를 양보하고 희생한다는 기분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명절용 칠면조에서 뚝뚝 떨어지는 기름과 육즙 속에서 오랫동안 뭉근히 조리한 칠면조 목 부위는 그야말로 맛이 기가 막히니까.
(/ p.282)

그릴을 다 사용한 후 뚜껑을 꼭 닫으면 미처 연소되지 않은 숯불이 산소 부족으로 꺼지게 되므로 다음번에 그릴을 사용할 때 타다 남은 숯에 다시 불이 붙어 그 결과 연료가 절약되고 보다 넓은 범위에 균일하게 조리용 숯불을 피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만약 여러분도 웨버 그릴로 이 방법을 시도해보고 싶다면 그냥 재를 청소하지 않으면 된다. 특정 시점까지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효과가 좋아진다. 물론 결국에는 삽으로 재를 퍼내야 하지만 말이다.
(/ pp.305~6)

일단 생일을 맞은 사람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보내거나, 저녁식사를 하기 전에 먼저 샤워를 하고 오라고 제안하자. 당사자가 돌아오기 전에 충분히 준비를 마치고 케이크를 오븐 안에 넣을 수 있다. 30분 정도 구운 다음 오븐에서 꺼내 조리대 위에 놓고 식힌다. 여기서 한 가지 경고해두자면 이 케이크는 나이가 들어도 절대 독립할 생각을 하지 않고 부모님 집에 눌어붙어 있는 자식과도 같다. 케이크 팬 속에서 태어나며, 아무리 말끔하게 분리될 것같이 보여도 팬에서 떼어내려는 순간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 p.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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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칼 피터넬(Cal Peternel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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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의 작은 농장에서 성장했고, 뉴욕시각예술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이탈리아에서 살던 시절 요리사로서의 길을 발견하고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등지의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커리어를 쌓았으며, 1995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전설적인 셰 파니스(Chez Panisse)에 합류했다.
셰 파니스의 셰프로 일하면서도 [열두 가지 레시피] [요리법(A Recipe for Cooking)]을 집필하며 작가로서의 커리어를 쌓아왔고, 그중 이 책 [열두 가지 레시피]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2015년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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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도쿄 일본어학교 일본어 고급 코스를 졸업했다. 미국 몬터레이 국제대학원에서 통번역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발히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옆집의 나르시시스트] [술 취한 식물학자] [화성 이주 프로젝트] [봉고차 월든] [사랑할 때 우리가 속삭이는 말들]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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