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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가족 : 恢復する家族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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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회복하는 가족
“나의 가장 본질적인 주제는
평생에 걸쳐 장애를 지닌 아들과 가족이
어떻게 공생할까 하는 것”


실천하는 지성,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성찰한 가족과 회복의 의미
소설가로서 막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 오에 겐자부로의 큰아들 히카리(光)가 장애를 안고 태어난다. 아이는 어려운 수술을 거쳐 간신히 목숨은 건지지만 평생 지적 장애를 벗어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히카리의 존재, 히카리와의 공생은 그 이후 아버지이자 소설가인 오에 겐자부로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마주해야 할 운명이 된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장애를 지닌 아들, 치매에 빠진 장모와 수십 년 동안 함께 살며 깨달은 회복과 재생, 치유와 공생의 깊은 의미를 담백하면서도 유장한 문체로 묘파해 보인다.

출판사 서평

치매 할머니, 소설가 아버지, 장애인 아들 - 한 가족의 성장과 회복

매일 현관문과 응접실 사이를 수십 차례 의미 없이 왕복하는 치매에 빠진 할머니, 대부분의 시간을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며 지내는 소설가 아버지, 가족을 보살피느라 분주한 어머니, 지적 장애를 지닌 큰아들, 속 깊은 맏딸과 둘째 아들로 구성된 삼대 가족이 일상을 이어간다. 1인 가구의 비중이 날로 높아지는 요즈음, 어쩌면 이 가족의 이야기는 과거의 일처럼 여겨지거나 조금 특별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로 비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픔 없는 삶이 어디 있겠으며 우환 없는 가족이 어디 있으랴. 이 책에는 조금은 복잡하고 조금은 별나 보이는 이 가족이 30년 가까이 서로를 다독이며 성장해온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글쓴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 가운데 한 사람이자 한국의 민주 투쟁을 지지하고 반핵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독자들에게 각인된 오에 겐자부로다. 이 책은 수많은 소설을 펴내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른 이 소설가가 예순을 앞둔 몇 해 동안 ‘회복’과 ‘가족’이라는 주제에 집중하여 집필한 에세이 모음집이다.
도쿄 대학교 재학 시절, 대학 신문에 투고한 단편 소설로 주목받기 시작한 오에 겐자부로는 스물세 살 때인 1958년에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그런데 그 무렵, 스물여덟 살에 얻은 첫아들 히카리가 머리에 장애를 안고 태어난다. 히카리(光)는 어려운 수술을 받은 끝에 간신히 목숨만은 건졌지만 평생 지적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때부터 장애를 지닌 첫아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 하는 것이 그의 소설에서 평생의 화두로 자리잡게 된다(오에 겐자부로뿐 아니라 그의 아내 오에 유카리, 히카리의 두 동생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이십오 년 전 나는 첫아이를 얻었고, 그 아이는 뇌 쪽에 장애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일은 나에게 하나의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소설가로서 나의 가장 본질적인 주제가 평생에 걸쳐 장애를 지닌 아들과 가족이 어떻게 공생할까 하는 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내가 이 사회와 세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나아가 현실을 초월한 것에 대한 생각은 근본적으로 이 장애를 지닌 아들과 공생하면서 발견하고 확인한 것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p.62)

장거리 열차 안에서도 어느새 그곳에 둥지를 틀기라도 한 듯 안정감을 보이는 히카리를 페이스메이커로 삼아 아내와 나도 나름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책을 읽거나 창밖으로 유럽 특유의 수목 풍경이 나타나면 잠시 집중해서 바라보기도 했다. 아내는 평면으로 펼쳐지는 초원이 레일 곁을 달리면 창유리에 뺨을 대고 들풀이나 꽃을 관찰했다. 그리고 히카리는 늘 우리하고 떨어진 의식 공간 속에서 풍경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난 삼십 년을 늘 이렇게 살아왔다. 히카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부터 우리는 한 방향으로 결집했다. 그리고 위기를 넘어서고는 자연스럽게 각자의 방향으로, 게다가 서로 너무 멀어지지 않게 거리를 두고 함께 살아왔다.
(/ p.226)

예술, 치유, 회복

뇌에 장애가 있는 히카리는 말이 없었다. “태어나서 오륙 년이 지나도록 말을 하지 않았다. 백 종류나 되는 산새 울음소리 녹음을 늘 듣다가, ‘뜸부기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그것이 최초의 발언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소통의 가늘고 좁은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곧장 음악으로 다가갔다.”
(/ p.213)

아기 때 어머니가 늘 들려준 클래식 음악에 반응을 보이던 히카리는 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클래식 FM 방송을 들으며 지냈고, 어느덧 피아노 연주와 작곡을 익히기에 이른다.
그가 작곡한 곡들이 전문 연주자들의 연주로 녹음되어 CD로 발매된 후 베스트셀러 음반이 되고 연주회까지 열리게 된다. 이렇게 되기까지 오에 부부는 물론이고 히카리를 오랫동안 치료해온 의사, 히카리의 음악적 재능을 참을성 있게 이끌어낸 피아노 및 작곡 선생, 훌륭한 연주자들 등 수많은 사람의 애정과 격려가 히카리의 뒤를 받쳐주었다. 오에 겐자부로는 이러한 과정이 히카리에게는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믿기 어려울 만큼 경이로운 이 이야기는 절망과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주는 따뜻한 등불처럼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히카리는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커다란 슬픔을 자신의 내면에서 찾게 되는데, 동시에 그 과정은 치유와 회복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히카리 음악이고, 히카리 인생이기도 합니다.
(/ p.274)

슬픔이건 고통이건 그 깊은 바닥으로 인간을 빠져들게 하는 힘,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슬픔과 고통에서 회복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적 장애를 지닌, 의심할 여지도 없이 무구한 혼에게는 더욱더 그러할 것입니다. 그것을 이루어주는 음악의 신비로운 힘을 우리 가족은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아가 나 자신은 그것을 예술의 힘으로 넓혀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다 소설가로서 살아온 내 작업을 정리하는 의미를 띤 장편을 히카리가 새로운 CD를 위해 작곡을 완성하고 정리하려고 노력하는 곁에서 쓰고 있었습니다. 그 장편의 초고와 히카리 작업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는 그야말로 똑같은 하나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둘 가운데 한쪽에게서 일방적으로 격려받고 힘을 얻은 사람은 명백히 나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 pp.259~260)

장애를 내부에서 바라보는 시선

비장애인이 장애인 삶의 실상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설사 짐작한다 하더라도 일상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부정적 생각에서 더 나아가기 어렵거나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연민이나 동정을 갖는 정도에 그치기 쉽다. 글쓴이는 아들 히카리의 이야기를 통해 그러한 생각이 편견임을 일깨워준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가슴속에 크고 작은 상처와 고통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도 언제나 거기에서 회복되는 길이 있다는 것을 다양한 사람들―휠체어로 혼자 여행하는 씩씩한 여성, 히카리의 양가 할머니들, 히카리의 주치의 모리야스, 히로시마 원폭병원 원장 시케토 후미오, 도쿄대 재활 의학과 교수 우에다 빈, 소설가 이노우에 야스시, 오랜 친구이자 처남인 이타미 주조, 스승인 와타나베 가즈오 등―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우리 일상에서도 오에 겐자부로가 느꼈던 이런 작은 빛(光, 히카리)들이 이곳저곳에서 반짝이고 있을 것이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섬세한 마음과 사랑을 지닌 사람에게만 보이는 세계다.

애당초 장애아동의 어머니를 보고 이 사람은 고생스런 생활을 견디며 살아가리라 생각하는 것은 너무도 감상적이면서 실제하고는 맞지 않는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장애아동은 부모에게 너무도 큰 기쁨을 준다. 이를테면 복지 작업장의 소풍날처럼 저녁 나절에 약속한 장소에서 그들이 타고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가운데 주로 어머니들이나 할머니들 곁에서 슬쩍 들어보는 이야기에서, 또한 실제로 버스가 도착하여 허둥대는 아이들과 그 가족의 재회를 지켜보는 순간에 그냥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나아가 내 가족의 예를 보아도 확실하다. …… / 그보다 더, 이런 생각도 든다.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고통이나 늘 넘어서야 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쉽게 입에 올리지 않는 참을성 강한 사람들이고, 그들 또한 장애를 지니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어, 해버리자!”라고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사람들이 아닐까…….
(/ pp.107~108)

장애인을 가두고 밀쳐내는 사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는 모델이 있다. 우리 집이 장애를 지닌 큰아들을 필요불가결한 구성원으로 하여 생활을 꾸려 나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스산한 바람만 부는 가정의 모습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큰아들을 배제해버렸다면 우리 가족의 연결고리는 아마도 아주 느슨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큰아들을 중심으로 우리 가족이 견뎌내는 몇 가지 어려움과 압박, 그러니까 장모님의 노년기 정신 쇠약 같은 것도 받아들이며 살지 못하는 나약한 집단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가족 중 한 명이 장애인이기에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약한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노력한다.
(/ p.176)

온화한 삽화가 어우러진 따뜻한 에세이

이 책에 실린 스무 편의 에세이 사이사이에는 오에 겐자부로의 아내 오에 유카리가 그린 삽화 스물네 컷이 어우러져 있다. 히카리가 아기였을 때부터 오에 유카리는 가까운 사람들, 아이들, 곁에 있는 사물들, 화초를 즐겨 스케치해왔다. 소박하지만 맑고 온화한 이 그림들을 들여다보노라면 읽는 사람의 마음도 평온해진다.

목차

괴로운 분
근직한 유머
저스트 미트
동정이라는 것
수용하다
아아, 지금 우리 고향 마을에 등불이⋯⋯
그 사람다움
어쩔 수 없잖아, 해버리자!
자기정체성의 갈라진 틈
어느 가족이든 마찬가집니다
이인
음미된 말
장애인의 십 년
우정 1
우정 2
잘츠부르크·빈 여행 1
잘츠부르크·빈 여행 2
목소리 표정
울부짖는 혼
모든 게 엉망입었습니다
후기

본문중에서

왜냐하면 큰아들에게 인간의 죽음이란 모리야스 선생의 죽음처럼 가장 안타깝고 두렵고 거부해야만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 적어 나가는 이 글의 일관된 주제로서, 인간이 또는 그 가족이 병에 걸리고 거기서 회복해가는 과정에 진정으로 인간다운 기쁨과 성장과 달성이 있다고 믿는다. 큰아들은 비록 말로는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몸을 통하여 그것을 깊고 뚜렷하게 느껴왔음이 분명하다.
(/ pp.10~11)

히카리가 태어난(/ p.유월) 그해 팔월, 나는 처음으로 시게토 박사를 만났다. 아이가 머리에 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는데 그 해결 방법에 대해 아직 뚜렷한 길을 찾지 못한 젊은 아버지였던 나는 현실을 자각하기에 앞서 혼란에 빠진 상태였다. 그런 내가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자·수소폭탄 저지 세계대회의 기사를 쓰기 위해 그곳으로 갔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 해는 소비에트 러시아 핵무기를 ‘정의’ 또는 ‘평화’를 위한 도구로 평가하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로 대회가 심각한 분열로 향할 때였다. 그런 어려운 시기에, 정치적인 대중 운동에 대해 거의 무지하고 경험도 없던 내가 왜 대회 보고서를 쓰겠노라고 마음먹었을까? / 지금도 거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하나는 절박한 감정 상태에 빠진 채 뭔가 넓은 시야를 펼칠 수 있는 곳에 나를 올려다 놓지 않으면 아이 문제 때문에 나 자신이 그만 찌부러지고 말 것 같은 기분이었다는 것. 또 하나는 나에게 르포 집필을 요청하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돌아가는 잡지 〈세카이世界〉의 젊은 편집자 모습이, 그 즈음 세 들어 살던 집의 이 층 창가에 서서 내려다보는데 내 눈에 너무너무 슬퍼 보였다는 것.
(/ pp.34~35)

인간은 타향에서 죽음의 코앞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의사나 간호사, 가족의 격려를 받아 회복한다. 치유된 그는 병에 걸리기 전의 제로 지점으로 돌아가서 머물지 않았다. 거기서 플러스적인 방향으로 상승하였고 더욱 높이 올라가 적극적인 에너지까지 얻는다. 그가 시인이라면 시로, 소설가라면 소설로 새로이 손에 넣은 것을 표현한다. 표현된 작품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메시지를 전한다.
(/ pp.86~87)

그러나 이런 가족의 일상적인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뭔가가 부서지는데도 그와 동시에 회복하고 재생해가는 뭔가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할머니의 지적 퇴행은 때로 노인성 치매 해설서에서 보는 뇌 사이의 간격을 나타내는 사진이 말해주듯 결코 회복할 수 없는 것이리라. 그렇다 하더라도 아주 긴 시야로 바라본다면 여전히 그 후에 회복이 일어났고, 우리 모두 그런 회복 속에서 살아왔다고 회상할 때도 찾아오지 않을까? 그 긴 시야를 배우기 위해 이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으므로…….
(/ pp.139~140)

소설가에게는 집에서 바깥으로 나갈 약속이 잡히는 경우나 단기간이라 해도 외국 여행을 하는 것이 오히려 예외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야말로 소설가의 토대가 이루어지는 때다. 나는 직업상 그런 날들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얼마 전 전화를 받고 호텔에서 만난 남아프리카의 노벨상 수상자 나딘 고디머와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우리 인생에서 소설을 쓰는 것보다 소중한 게 있을까요?” 그 말에 서로 공감하며, 살다 보면 그러지 못하는 시간과 경우도 있다며 탄식을 주고받았다.
(/ pp.170~171)

난치병으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미국 여성 작가 플래너리 오코너가 장애를 지닌 아이를 감상적인 눈길로 특별하게 다루는 태도는 불행한 그 들을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격리하려는 사고방식으로 이어지고 그 종착점에서 아우슈비츠 유대인 학살과 살이 타는 연기가 보인다고 쓴 적이 있다. 경험상 그 말이 반드시 괴이쩍고 과장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장애아동의 부모들도 많지 않을까? 자신들이 나이 들거나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여 자녀를 시설에 보내지 않을 수 없을 때를 생각할 때, 참으로 잘 만들어진 자유롭고 개방적인 시설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역시 그것은 우리 가슴을 졸이게 하는 일이 아닐까?
(/ pp.175~176)

그러나 지금 히카리도 서른이 될 만큼 오래 같이 살아오면서, 나는 이것을 오히려 내 인생 전체에 대한 선생의 가르침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사회적 의미에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원래 중요한 일이다. 거기에다 더 깊고 무거운 인생의 태도라는 것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힘을 다하여 그것을 관철하지 않으면 안 되며, 자포자기하고 싶을 때는 그냥 툭 부러질 것이 아니라 우선 ‘탈출 구멍’으로 도망치는 용기라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거기서 다시 재생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 p.208)

그런데 그 음악을 들으며 느낀 바는 이렇게 표현하는 것 자체에 그를 회복시키는 힘이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게다가 표현하는 당사자만이 아니라 그 표현된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도 그러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이것이 예술의 불가사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이 만든 음악이나 문학에 의해 혼의 어두운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그 불행, 동시에 그 표현 행위에 의해 자기 스스로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불가사의, 이것을 행복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이것이 겹치고 또 겹치면서 표현자에게 예술의 심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를 인생의 심화라고 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더욱이 이는 예술을 받아들이는 쪽도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 p.273)

나는 장애를 지닌 인간으로서 히카리를, 그 불행이나 고통에 대해 이렇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들, ‘그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도와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작될 콘서트 연주자들을 비롯하여…….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제각기 전문 분야를 통하여 진정으로 주의력을 갖춘 사람들이라는 데 깊은 희망을 품어봅니다. 또한 이 넓은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분들도 “당신은 어떻게 아픕니까?” 하고 말을 걸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바로 지금 히카리에게 그렇게 물어주는 사람이 아닐까요? 히카리 음악이 그 대답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 pp.27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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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오에 겐자부로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5
출생지 일본 남부 시코쿠의 에히메 현
출간도서 32종
판매수 5,829권

1935년 일본 남부 시코쿠의 에히메현에서 일곱 형제 중 셋째로 태어났다. 도쿄 대학교 불문과 재학 중인 1957년에 〈기묘한 일〉을 대학 신문에 발표해 일본 문단의 찬사를 받았고, 1958년에 〈사육〉으로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해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1967년 《만엔 원년의 풋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1973년 《홍수는 나의 영혼에 이르러》로 노마 문예상, 1982년 《레인트리를 듣는 여인들》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고, 1994년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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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56~
출생지 울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번역가. 《오버 더  펜스》 《갈증》 《공부는 왜 하는가》 《9년 전의 기도》 《노르웨이의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69》 《코인로커 베이비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중력 삐에로》 《용의자 X의 헌신》  《예지몽》 《제로의 초점》 《메멘토 모리》 《패왕의 가문》 《열네 살》 《이중섭의 편지》 《공자》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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