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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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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백민석
  • 출판사 : 아르테(arte)
  • 발행 : 2018년 09월 10일
  • 쪽수 : 33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0976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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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인간은 파멸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어."
    초인적인 헤밍웨이 삶과 작품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서


    헤밍웨이는 1961년 생을 마감하기까지 30여 권의 책을 써냈다. 소설과 에세이, 논픽션을 썼고, [제5열]과 같은 희곡과 시도 있었다. 또한 그는 7,000통이 넘는 편지를 썼으며, 그가 쿠바 저택에 남겨놓은 장서만 9,000여 권에 달한다. 그의 작품 중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 10여 편의 소설이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되었고, [태양은 다시 뜬다]로는 ‘잃어버린 세대’라는 말을 유행시켰으며, [오후의 죽음]은 세계 최초의 투우에 관한 연구서로 그 분야의 고전이 되었다. 많은 작품들이 지금까지도 세계 명작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오르고, 하드보일드와 빙산 이론 같은 소설 미학은 그의 최고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소설가 백민석은 4개국 20여 개 도시에 흔적을 남긴 헤밍웨이를 따라 프랑스 파리에서 이탈리아 밀라노와 베네치아, 스페인 팜플로나와 마드리드, 쿠바 아바나까지 네 나라, 여섯 도시에 있는 그의 행적과 작품들과 자취들을 직접 따라간다. 저자는 헤밍웨이의 시, 희곡, 단편소설, 장편소설, 에세이, 논픽션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출간된 다양한 작품들을 분석하고, 초인적인 삶을 살다간 그의 생애를 작품과 함께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저자가 헤밍웨이의 흔적을 좇아 거주지와 카페와 호텔들을 찾아다닌 문학 기행이자, 초인 같은 그의 삶에 대한 하나의 전기이자, 다양한 그의 작품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서이다.

    출판사 서평

    "코엔 형제, 요 네스뵈, 모히토...
    우리 삶 곳곳에 살아 있는 헤밍웨이를 찾아서"

    대륙 20여 개의 나라에 흔적을 남긴 헤밍웨이,
    프랑스 파리에서 쿠바 아바나까지 극적인, 너무나 극적인
    20세기 코즈모폴리턴 작가를 만나다


    "그는 너무 많이 사랑했고, 너무 많은 걸 요구했고,
    결국 모든 것이 닳아 없어지도록 만들어버렸다."

    - 헤밍웨이의 작품과 함께 배경지를 탐방하는 특별한 문학기행
    -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지는 거장과 명작의 인사이트
    - 한눈에 살펴보는 거장의 삶과 문학의 공간과 키워드, 결정적 장면
    -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 수상,
    세계적 베스트셀러 [태양은 다시 뜬다][무기여 잘 있거라]의 작가,
    20세기 소설의 미학을 낳은, 헤밍웨이를 따라서

    프랑스 파리에서 스페인 팜플로나와 마드리드, 이탈리아 밀라노와 베네치아,
    쿠바 아바나까지 그의 작품을 찾아 떠나는 독특한 문학여행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받고, 하드보일드 스타일 등 20세기 소설의 미학을 낳은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제1차, 제2차 세계대전뿐만 아니라 스페인 내전과 중일전쟁 등에도 참전해 부상을 입기도 하고 훈장을 받으면서, 자신이 직접 겪은 전쟁 경험을 작품에 생생하게 구현시킨 작가. 헤밍웨이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태양은 다시 뜬다][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무기여 잘 있거라]의 작가이자, 20세기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세계 온갖 장소에 족적을 남겼다. 네 명의 여성과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고, 애인들도 적지 않았던 헤밍웨이는 말년까지 바다낚시와 아프리카 사파리 사냥, 권투, 투우 같은 위험한 스포츠를 즐겼고, 40대부터는 죽기를 바라는 사람처럼 위스키를 매일 1리터씩 마신 알코올중독자였다.
    현대인들은 알게 모르게 헤밍웨이의 문화적 유산을 소비하고 있다. 하드보일드 미학을 표방하는 소설과 영화, 모히토와 다이키리 같은 칵테일, 영화나 드라마에서 황소들에게 쫓겨 다니는 사내들의 모습까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때문에 쿠바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소설 창작을 가르치는 강의실에서 이야기를 생략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누군가 가르친다면, 1920년대에 헤밍웨이가 이미 그렇게 했다는 사실도 함께 배우고 있는 것이다.
    헤밍웨이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지만, 실상 직접 그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고, 그의 복잡한 삶의 세부에 관해서는 더더욱 알려지지 않았다.

    죽음을 갈망했던 뛰어난 소설 미학의 작가

    헤밍웨이는 평생 네 명의 아내를 두었고 그보다 더 많은 연인을 사귀었다. 그는 성공적인 작품을 낼 때마다 이혼과 결혼을 반복하고 다른 대륙으로 이사를 했다. 헤밍웨이는[노인과 바다]를 16년 동안 고쳐 썼고, [무기여 잘 있거라]의 표현을 바로잡느라 마지막 페이지를 서른아홉 번이나 고쳐 썼다고 한다. 글에 대한 그의 열정과 집념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헤밍웨이의 문학은 지금의 시각에선 어쩌면 낡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고전의 가치란 그가 실존했던 시대를 넘어 현재까지도 그 생명력을 잃지 않는 데 있다. 실제로 저자는 사방에서 헤밍웨이의 흔적들을 본다.
    저자는 또한 헤밍웨이의 소설 미학으로 알려진 입말체 대화법, 빙산 이론, 하드보일드 스타일, 남성중심주의 미학의 작품들을 자세히 분석하면서 그의 뛰어난 문학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파리의 산책로, 잃어버린 원고, 카페 셀렉트, 명언들, 투우의 상징적 기원, 헤밍웨이 스타일 칵테일인 다이키리와 모히토 등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함께 그려낸다.

    "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비참과 영광을 다 겪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그 영광 뒤에 숨겨진 삶


    평생 사고를 서른두 번 당했고 질병은 서른여섯 번을 앓고, 비행기 사고가 두 번, 뇌진탕을 다섯 번 겪었을 뿐만 아니라 눈 질환이나 전장에서 입은 부상 등으로 수시로 재발하던 고질병이 많았던 헤밍웨이는, 젊었을 때부터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 속에서도 계속 죽음을 갈망하면서 쫓아다녔다. 그러나 일생 동안 심한 육체적 고난을 겪은 헤밍웨이에게는 세상을 떠나는 일도 그의 뜻대로 쉽사리 되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헤밍웨이에 대한 애정을 고백한다. 3년간 헤밍웨이를 쫓아다니고 읽고 쓰면서, 비로소 그를 한 인간으로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사랑하게 되었다고. 헤밍웨이는 한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영광과 비참을 모두 겪었다는 점에서도 초인이었다고 말한다. 헤밍웨이의 문학은 죽음이 어땠든 파멸되지도 패배하지도 않고 더더욱 풍부해지고 있다고 끝맺는 이 책은, 헤밍웨이의 삶과 문학에 관한 다채로우면서 독특한 또 하나의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어떻게 그는 그 많은 글을 쓰고, 그 많은 책을 읽고, 그 많은 사고를 당하고, 그 많은 병을 앓고, 그 많은 여행과 이사를 다니고, 그 많은 연애를 하고, 그 많은 전장을 쫓아다닐 수 있었을까. 그에게 주어진 한 시간, 하루, 일 년은 내게 주어진 한 시간, 하루, 일 년과 다른 길이를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프롤로그' 중에서)

    목차

    PROLOGUE 어느 초인의 기록

    01 파리, 모험의 시작
    02 파리의 망명 예술가들
    03 헤밍웨이의 소설 미학
    04 밀라노에서, 제1차 세계대전의 전장
    05 헤밍웨이의 사랑, 어머니와 연인들
    06 죽음의 예술, 팜플로나의 투우
    07 아프리카에서, 사냥 여행 소설
    08 스페인의 전장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09 베네치아에서, 헤밍웨이의 실패작들
    10 평생 죽음을 쫓아다닌 남자
    11 아바나에서, 영광의 노인과 바다

    EPILOGUE 인간은 파멸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헤밍웨이 문학의 키워드
    헤밍웨이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어떻게 그는 그 많은 글을 쓰고, 그 많은 책을 읽고, 그 많은 사고를 당하고, 그 많은 병을 앓고, 그 많은 여행과 이사를 다니고, 그 많은 연애를 하고, 그 많은 전장을 쫓아다닐 수 있었을까. 그에게 주어진 한 시간, 하루, 일 년은 내게 주어진 한 시간, 하루, 일 년과 다른 길이를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프롤로그' 중에서)

    헤밍웨이에 대한 어떤 연구자의 어떤 해석도 딱히 옳거나 그르다고 우리는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해석의 옳고 그름을 확인해줄 수 있는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독자들이 스스로 나름의 해석을 할 수 있도록, 가능한 다양한 단서들을 찾아내 이 책에 실으려고 노력했다. 헤밍웨이의 작품들에는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어 삶과 문학을 따로따로 읽는 것이 오히려 오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그의 흔적을 좇아 거주지와 카페와 호텔 들을 찾아다닌 기행이자, 그의 초인 같은 삶에 대한 전기이자, 그의 작품들에 대한 해설서의 형식을 가지게 되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테러범 부렐이 인명까지 해치면서 서구와 프랑스 사회에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부렐은 법적으로 프랑스 시민이었지만, 유색인종에 무슬림이었고, 차별을 감내하며 살아야 했을 것이다. 그의 눈에는 지금의 프랑스 사회가 18세기의 앙시앵 레짐(구체제)만큼이나 자유롭지 못하고 불평등한 사회로 보였을 수 있다. 시민혁명으로 얻어진 지금의 프랑스 사회가 또 한 번의 혁명이 절실한 사회로 보였을 수 있다. 완벽한 사람이 없듯 완벽한 사회도 없는 것이다.
    ('2장 파리의 망명 예술가들' 중에서)

    분명한 것은 ‘잃어버린 세대’가 헤밍웨이의 말이 아니라는 사실이고, 문학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에서 나온 말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잃어버린 세대’가 그 이후에 문학적으로 문화적으로 갖게 되는 비중에 비하면, 그 말이 탄생하게 된 상황은 하찮을 정도다. ‘잃어버린 세대’는 정비 공장 주인이 정비공을 나무라는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 자리에 거트루드 스타인이 없었다면, 그래서 그 말을 헤밍웨이에게 들려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영원히 ‘잃어버린 세대’에 대해 알지 못했을 것이고 그런 세대는 존재하지도 않았을지 모른다.
    물론 세상의 중요한 발견이나 발명은 우연한 상황 속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그리고 ‘잃어버린 세대’라는 말이 없었더라도, 헤밍웨이가 속한 세대가 그토록 한데 묶일 수 있을 만큼 특징적이었다면 다른 이름이라도 붙었을 것이다. 후대의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잃어버린 세대’라는 이름이 지금도 상당히 그럴싸하게 들린다는 것 정도다. ‘잃어버린 세대’는 너무 많은 요소를 생략하고 있어 똑 부러지게 뭐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지극히 문학적인 표현이다.
    ('2장 파리의 망명 예술가들' 중에서)

    헤밍웨이 소설 미학을 몇 가지 열거해본다. 입말체 대화법, 빙산 이론과 하드보일드 스타일, 그리고 남근중심주의 미학이다. 네 가지로 나눴지만 이들은 서로 겹쳐지는 부분이 많고 서로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헤밍웨이라는 하나의 실존에서 나온 것들이다. 네 가지로 나누어 있지만 실은, 헤밍웨이라는 한 인간의 다른 표현들이다.
    ('3장 헤밍웨이의 소설 미학' 중에서)

    [무기여 잘 있거라]의 결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프레더릭이 사랑하는 사람과 장래의 희망까지 차례로 잃어가는 과정을 치밀하고 세세하게 그려보이고 있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무기여 잘 있거라]에 대한 하나의 총체적인 상을 떠올리게 된다.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감추어진 빙산의 나머지 부분들이 솟아오르는 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헤밍웨이는 표현을 바로잡느라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서른아홉 번이나 고쳐 썼다고 했다. 결말을 읽다 보면, 특히 마지막 문단에서 독자는 제목에 쓰인 ‘Arms’의 의미에 다른 의미가 하나 더 붙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Arms’는 무기도 되지만 캐서린의 팔도 될 수 있다. 서른아홉 번이나 고쳐 쓴 수고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알고 감탄하게 된다.
    ('4장 밀라노에서, 제1차 세계대전의 전장' 중에서)

    소는 쓰러졌다. 그곳까지 쫓아온 ‘마타도르’가 칼로 급소를 찌른 것이다. 뭐라 말할 수 없이 슬픈 생각이 들었다. 짐승도 자기가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면 저렇게 행동하는구나, 짐승도 제 빤한 운명 앞에서는 모든 의지를 잃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나도 한때 그렇게 삶의 의지를 대부분 잃은 적이 있었다.
    ('6장 죽음의 예술, 팜플로나의 투우' 중에서)

    헤밍웨이가 글을 쓰지 않을 때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곤 했는지 잘 모르는 독자라면 어리둥절해할 광경일 것이다. 그는 글을 쓰지 않을 때면, 술집에 있거나 전쟁터에 있거나 투우장에 있거나 사냥터에 있거나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으러 다녔다. 아니다. 그가 남긴 사진들을 보면 사냥터에서 쭈그리고 앉아 종이 쪼가리에 글을 쓰거나 차량 짐칸에 타자기를 올려놓고 선 채로 글을 쓰는 그를 발견할 수 있다. 책장과 들소 머리가 나란히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그의 서재 풍경처럼, 그에게 사냥과 낚시는 글을 쓰다 잠시 가지는 휴식이 아니라 글쓰기와 대등한 무게를 가진 삶의 일부였다.
    ('7장 아프리카에서, 사냥 여행 소설' 중에서)

    이 두 에피소드는 너무나 독창적이고 인상적이어서, 내가 언젠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모든 이야기를 까맣게 잊게 되더라도 이 에피소드들만큼은 기억에 남아 있을 것만 같다. 아마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데에도 이 두 에피소드의 강렬함이 적지 않은 몫을 했을 것이다. 소설의 결말은 더할 나위 없는 비극이지만, 온전히 불행하다고 할 수도 없고 온전히 행복하다고 할 수도 없다. 이 역시 인간과 세계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자 리얼리티다. 스페인 내전과 같은 인류의 비극적인 상황에서 결코 오지 않을 희망을 던져주는 것도 기만적인 행위이지만, 불행을 낭만적으로 과장해 극단으로 몰고 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기만적인 행위인 것이다.
    ('8장 스페인 전장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중에서)

    그의 연보에는 다른 작가의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연보가 추가된다. 바로 육체적 고난의 연보다. 그가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고를 당했고 얼마나 많은 질병을 달고 살았는지 따로 떼어 정리를 할 수 있을 정도다. 확실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만 세어보아도, 그는 평생 사고를 서른두 번 당했고 질병은 서른여섯 번을 앓았다. 그중에는 비행기 사고가 두 번 있었고 뇌진탕이 다섯 번 있었다. 눈 질환이나 전장에서 입은 부상은 수시로 재발하곤 했던 고질병이었다.
    ('10장 평생 죽음을 쫓아다닌 남자' 중에서)

    헤밍웨이는 죽기를 욕망했다. 죽음은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욕망의 원인이었고, 그가 쫓아다닌 위험한 장소들은 죽음에 그를 가까이 데려다주기는 하지만 결국 실패하게 되는 욕망의 틀린 대상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갖가지 사고와 질병, 비행기 사고, 자살까지 이어지는 그의 기나긴 ‘육체적 고난의 연보’는 이렇게 해서 연속성을 얻게 되고 조금이나마 이해 가능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10장 평생 죽음을 쫓아다닌 남자' 중에서)

    내겐 욕실이 가장 흥미로웠다. 내가 창밖에서 욕실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안내인이 들어와 욕실 벽을 가리켰다. 새하얀 벽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무언가 잔뜩 낙서가 되어 있었다. 그 아래에는 체중계가 있었다. 늘그막에 고혈압과 과체중으로 고생했던 헤밍웨이가 그날그날 체중과 혈압을 기록해놓은 흔적이었다. 그는 뜻밖에도 상당히 꼼꼼한 성격이었고, 자신이 잡은 물고기의 키와 무게, 자신이 무슨 일에 쓴 돈의 세목, 식사 때 먹은 음식, 책의 판매 부수 등을 가계부처럼 상세하게 정리해놓곤 했다. 그는 결코 계획 없이 막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11장 아바나에서, 영광의 노인과 바다' 중에서)

    헤밍웨이는 동료 문인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왕래도 없었지만 그들의 책은 항상 읽고 있었다. 그가 보낸 편지의 많은 부분이 그가 얼마 전에 읽은 책에 대한 촌평으로 채워져 있다. 그는 늘 책을 끼고 살았고 낚싯배에서나 사냥터에서나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술을 마실 때도 책을 읽었다. 그리고 그러다가 문득 무언가 생각이 떠오르면 페이지의 여백에 낙서처럼 적어놓곤 했다.
    ('11장 아바나에서, 영광의 노인과 바다' 중에서)

    헤밍웨이의 삶과 자살은 그가 남긴 소설들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소설은 읽으면서 억지로라도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없지만, 그의 실제 인생은 이 책을 쓰고 있는 내 이해의 한계를 아직도 넘어선다. 이 책의 원고를 쓰기 시작한 지 3년이 지났고, 원고량은 900매를 넘어섰고, 네 나라의 여섯 도시를 다녔고, 지금은 구하기 어려워진 그의 책들까지 구해 대부분 읽었지만, 나는 아직도 그를 정말로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그가 남겨놓은 삶은 내가 이해하기에는 사이즈가 너무 크다.
    ('에필로그' 중에서)

    어떤 문화는 시대가 달라져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헤밍웨이의 문학이 바로 그 점을 증명한다. 그의 문학은 갖가지 다른 형태로 탈바꿈되어 여전히 현대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므로 나는 헤밍웨이의 금언을 따라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전은 형태가 바뀔 수는 있어도 사라지지는 않는다." 헤밍웨이의 죽음이 어땠든 문화적 의미에서 그의 문학은 파멸되지도 패배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갈수록 풍부해지고 있다.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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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1~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0종
    판매수 1,550권

    소설가. 단편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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