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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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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어단비
  • 출판사 : CABINET
  • 발행 : 2018년 06월 29일
  • 쪽수 : 33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8660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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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여름밤 달빛처럼 은은하게 젖어드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하고 하루하루 시들어만 가던 효주는 어느 날 외할머니의 부고를 받고 도기마을로 향한다. 장례 마지막 날, 마을 사람들은 외할머니의 뒷산 앞에서 기묘한 의식을 하며 효주에게 함부로 산에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한다. 하지만 효주는 삼 일간의 장례를 모두 마치고 짐을 정리하다 할머니의 뒷산에 무심코 발을 들인다. 그 순간 은빛으로 빛나는 그림자가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은빛 그림자를 쫓아 들어간 숲에서 무영이라는 신비한 남자를 만난다. 무영은 다섯 번째 밤, 달가림이 있기 전까지 잃어버린 그림자를 찾지 못하면 영원히 숲 속으로 사라지고 말 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섯 번의 달이 뜨는 동안 사라진 그림자를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그림자가 사라지는 환상적인 숲을 배경으로 효주와 무영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신비롭고도 아름답게 펼쳐진다.

    출판사 서평

    지친 마음에 달콤한 위로를 전하는 어른들을 위한 환상 동화
    2017 콘텐츠진흥원 스토리작가데뷔프로그램 우수작


    어단비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 <달가림>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환상 동화이다. 주인공 효주는 그림자가 사라지는 신비한 숲에서 그림자를 잃어버린다. 달가림(‘월식’의 순 우리말)이 찾아오면 사라져 버릴 운명에 처한 효주 앞에 신비한 남자 무영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매일 밤 그림자를 찾아 숲 속을 거닌다. 숲에서는 땅귀가 와글거리고, 수다스러운 도깨비불이 말을 걸며, 야시가 시집을 가고, 주인을 잃은 그림자들이 떠돈다. 그림자의 발자국을 쫓아 신비의 숲 속을 함께 거닐고, 때로는 모험을 하며 사랑은 달빛처럼 서서히 젖어들 듯 찾아온다.
    <달가림>은 판타지적인 소재와 장르적 사건을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문장과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다. 그림자가 사라지는 신비한 숲에서의 환상적인 여정과 순수한 사랑 이야기는 여름 밤 꿈처럼 몽환적으로 펼쳐지고, 여름날 시골 마을의 정경과 할머니와의 소박한 나날들에 대한 묘사는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판타지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작품은 한 편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달가림>에는 삶의 막다른 길에 몰려 삶의 그림자에 매몰되어 가던, 존재의 의미를 잃어가던 사람들이 등장한다. <달가림>은 막다른 길에 주저앉아 있던 사람들이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고, 스스로 일어날 힘을 얻어 다시 걷게 되는 이야기이다. <달가림>은 달이 기울고 다시 서서히 차오르듯이, 비틀거리고 소외된 존재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 속에서 서서히 상처를 극복해 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사려 깊게 담아낸다. 그리고 달빛처럼 은은하게 젖어드는 감동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목차

    1. 효주
    2. 도기마을
    3. 은빛 그림자
    4. 쿤
    5. 도깨비불
    6. 야시 시집가는 날
    7. 달가림
    8. 어김없이 아침은 오고
    9. 문영

    본문중에서

    초록이 가득 찬 호수 안에 무영이 있었다. 무영은 물고기보다 매끄럽게 헤엄쳤다. 무영이 유연하게 몸을 비틀며 물살을 밀고 나아갔다. 마치 푸른 물고기 같은 무영의 몸이 햇빛에 투명하게 반짝였다. 무영은 물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자유로워 보였다. 기척을 느꼈는지 무영이 호수 위를 올려다봤다. 눈이 마주치자 무영이 어색하게 웃었다. 무영의 입에서 투명한 물방울이 떠올랐다. 무영의 검은 머리카락이 해초처럼 일렁거렸다. 커다란 눈이 검게 반짝이며 다정하게 나를 보았다.
    쿵쿵쿵.
    무영의 입에서 나온 물방울이 수면 위로 올라와 내 얼굴에 닿았다. 얼굴이 간질간질했다.
    쿵쿵쿵.
    담갔던 얼굴을 호수에서 빼고 뛰는 가슴에 손을 얹었다. 숨을 너무 오래 참았나. 심장 소리가 소란스러웠다.
    (/p.210)

    “무영은, 내가 너를 잊는다고 해도 서운하지 않아?”
    혹시나 무영도 나와 같지 않을까, 아니 사실 무영도 나와 같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무영에게 물었다. 무영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서운하다는 게 뭐야?”
    “그냥 아쉬운 것. 잊히는 게 아쉬워 뒤돌아보는 것?”
    “꽃이 떨어질 때처럼?”
    “응,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나도 서운할 것 같아.”
    무영의 말에 마음이 두근댔다.
    “그런데, 괜찮아. 너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봐서.”
    “그게 무슨 소리야?”
    “떨어지는 별을 볼 때의 네 얼굴 말이야. 잊지 못할 것 같아. 네가 별보다 더 환하게 빛났거든.”
    (/p.242)

    떨어지는 달빛이 점점 차가워졌다. 말갛게 맺힌 이슬들에도 한기가 번졌다. 차가운 밤기운에 몸이 떨렸지만 무영이 곁에 있어 가슴은 따뜻했다. 나무 터널 안은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이슬로 찬연했다. 밤이슬은 풀잎에, 꽃잎에, 바닥에서 자란 들풀에 몽글몽글 맺혔다. 볼을 스치는 바람에도 촉촉한 물기가 스며 있었다. 빨간 무당벌레가 잎에 고인 이슬에 입을 담갔다. 투명한 구슬처럼 동그랗게 맺혀 있던 이슬이 깨어지며 무당벌레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이토록 고요한 풍경 속에서도 내 심장은 홀로 쿵쿵대고 있었다. 무영은 아무 말 없이 내 심장 소릴 듣고 있었다.
    “그림자를 찾고 돌아가면 나를 기억하지 못하겠지?”
    무영의 목소리가 등에 울렸다. 고개를 들어 무영의 동그란 뒤통수를 보았다. 고요히 선 무영은 밤이슬이 맺히고 사라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무영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일까? 아니면 삐뚤어진 얼굴로 어색하게 웃고 있을까? 내내 요란스레 뛰던 심장이 욱신 저려왔다.
    “너는 나를 기억할 수 있어?”
    “나는 널 기억할 거야.”
    무영이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눈 사이가 뜨거워졌다.
    “나도…….”
    나도 널 잊고 싶지 않은데. 무영이 나무 터널을 빠져나오자 터널 안에 맺혀 있던 밤이슬이 후르르 떨어졌다. 내 목소리도 무영에게 닿지 않고 땅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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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바짝 마른 땅 위로 내리는 단비 같은 글을 쓰고 싶다.
    휘어진 풀잎이 시원하게 내리는 빗방울에 허리를 펴고, 움츠러든 잎이 탄력 있게 고개를 흔드는 것처럼. 뙤약볕에 지친 사람들에게 한 줄기 단비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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