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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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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황현산
  • 출판사 : 난다
  • 발행 : 2018년 06월 25일
  • 쪽수 : 34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886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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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는 늘 사소한 것에서 실패한다.”
[밤이 선생이다]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황현산의 신작 산문집!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말 그대로 사소한 부탁이지만,
이들 지엽적인 부탁이 어떤 알레고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는 않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 선생의 신작 산문집을 펴낸다. 첫번째 산문집인[밤이 선생이다]가 나온 지 5년 만이다. 그사이 시를 읽는 지침이다 할 시 이야기 [우물에서 하늘 보기]를 선보인 적 있던 그다. 말라르메, 보들레르, 아폴리네르, 랭보, 생텍쥐페리 등 세기의 저자들과 그들의 저작들을 당연히 큰일임에도 그게 무슨 일이겠냐는 식의 담백함으로 줄줄 손에 쥐게 했던 그다.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2017년 제6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받았다가 3개월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뒤 지금껏 투병 가운데 있는 그다.

이렇듯 바쁨과 아픔으로 묵직하게 채워졌을 거라 감히 짐작해보는 그의 지난 5년. 그는 번역가로서의 제 소임을 다하면서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참혹하리만치 망가져버렸던 우리 정치사회의 면면을 쉴 틈 없이 꼬집어가며 우리들의 접힌 귀와 감긴 눈과 다문 입을 열게 하고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면마다 들어앉아 펜대를 감아쥐어왔다. 그리고 거침없이 뚫린 귀와 뜬 눈과 벌린 입으로 써야 할 글마다 예의 할 ‘도리’를 다해왔다. 이때의 도리란 시대의 스승이자 현장의 글쟁이로서 지켜야 할 지식인의 책임과 의무의 어떤 ‘예의’라 치환해도 좋으리라.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은 그런 그의 지난했던 시간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평생을 그래왔듯 그는 이번 책에서도 제 감정적 앞섬보다는 제 사유의 앞섬으로 우리를 따르게 한 제 글 그림자의 ‘격’을 귀한 선 끝의 우아함으로 지켜냈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그는 목청 높여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다만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조곤조곤 제 속내를 비유적으로 표현해낼 때가 잦은 사람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그는 쉽게 웃거나 쉽게 울지 않는다. 다만 상대의 웃음이 그치고 울음이 그친 뒤 돌아서서 세수 한 번을 하고 올 때가 있는 사람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그는 빠른 걸음을 자랑하지 않는다. 다만 상대의 보폭을 예리하게 지켜보고 본능적으로 호흡했다가 발을 맞추는 일에 재주가 능한 사람이다.

이렇듯 그는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함께 살아간다는 일에, 그것도 말이 되는 자연스러움으로 자연답게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는 일에 평생의 제 허리뼈를 휘어왔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은 그런 그의 심사가 조금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반영이 된 책이라 하겠다. 산문의 시작은 2013년 3월 9일에서 시작되어 2017년 12월 23일에 끝난다. 근 900매 가까운 글을 총 5부로 나누어 담을 때 그 어떤 의심이나 망설임 없이 시간상의 구성으로 엮어낸 건 그 자체가 말하자면 한국의 정치사이자 문화사로, 복잡다단했던 그 시간 동안의 우리 역사가 되어주고 있구나, 다분한 확신이 들기도 하여서였다.

각종 매체의 부름에 응하여 써나갔다지만 그 주제만큼은 제 주관으로 움켜쥐었던 까닭에 첫 글부터 마지막 글까지 그 어떤 흐트러짐도 없이, 그 흔한 곁눈질도 없이 ‘황현산’이라는 사람의 방향성이 정확하게 기록된 책이 바로 이 증거물 아니겠나 싶다. 여타의 책과 비교할 때 눈물로 젖은 페이지가, 눅눅함으로 불어버린 페이지가 이 책을 좀더 두텁게 만들기도 하였다는 생각에서다. 글에 있어 늘 단단히 조인 마음이었고 글에 있어 늘 든든히 챙긴 몸이었다 할 때 그는 이번 글에서는 살짝 열린 마음도 살짝 흘린 몸도 짐짓 모르는 척 용인한 듯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시절 속에, 그래야 살 수밖에 없는 시절을 우리 모두 함께 통과해왔으니 결국 오늘에 이르러 그가 평생에 섬기고자 했던 키워드는 ‘사랑’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단언해보게도 되는 것이다. 사랑이었기에 그는 자면서도 뜬 눈이었을 것이고, 사랑이었기에 그는 바쁘면서도 분주한 손이었으며, 사랑이었기에 그는 아프면서도 살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 대상이 우리 모두를 향해 있음은 두말 안 해도 될 일이렷다.

그가 온몸으로 써내려간[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은 ‘사소함’이라는 작음으로 겉의 포장은 하였으나 속의 알맹이는 진짜배기 심장을 늘 만지고 움켜쥐라는 삶에 있어 선생의 어떤 팁이라 알아먹어도 좋으리라.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실패한 적의 면면 그 경우를 추적해본다 할 때 내실 그 원인이 되는 크기는 정말이지 큼보다는 작음이었으리라. 그 쉬운 걸 몰랐으니 이제부터 알고 가면 되리라. 선생의 작은 부탁들로 채워진 이 책은 그리하여 별 같은 것이 되리라. 올려다보면 있고, 누워서 보면 얼굴이 되어 있고, 뭐 우리가 보든 안 보든 언제나 제 몫으로 빛나고 있는 그 별, 소리 없는 인생의 이 내비게이션은 밤에 유독 더 빛을 발하리라. 우리가 삶의 어둑어둑함으로 낯설어할 때 두려워할 때 다분히 주저앉고 싶을 때 길도우미로 거침없이 우리를 안내하리라. 선생은 그러라고 우리 곁에 있는 사람, 그런 쓰임으로 태어난 사람,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을 읽어봐주십사, 하는 마음, 결국은 우리 좋으라는 마음.

목차

서문을 대신해서 머슴새와 ‘밭가는 해골’―5

1부
차린 것은 많고 먹을 것은 없고 ― 16
전쟁을 안 할 수 있는 능력 ― 20
문제는 또다시 민주주의다 ― 24
한국일보에는 친구들이 많다 ― 28
그의 패배와 우리의 패배 ― 32
국경일의 노래 ― 36
외래어의 현명한 표기 ― 40
방언과 표준어의 변증법 ― 44
홍어와 근대주의 ― 48
예술가의 취업 ― 52
날카로운 근하신년 ― 56
말의 힘 ― 60
대학이 할 일과 청소 노동자 ― 64
공개 질문 ― 68
악마의 존재 방식 ― 72
진정성의 정치 ― 76

2부
종이 사전과 디지털 사전 ― 82
어느 히피의 자연과 유병언의 자연 ― 86
어떤 복잡성 이론 ― 90
한글날에 쓴 사소한 부탁 ― 94
인문학의 어제와 오늘 ― 98
1700개의 섬 ― 102
변화 없다면 ‘푸른 양’이 무슨 소용인가 ―106
인성 교육 ― 110
운명과 인간의 위험 ― 114
다른 길 ― 117
마더 구스의 노래 ― 120
오리찜 먹는 법 ― 125
표절에 관하여 ― 129
‘어린 왕자’에 관해, 새삼스럽게 ― 135
학술 용어의 운명 ― 140
언어, 그 숨은 진실을 위한 여행 ― 145

3부
‘아 대한민국’과 ‘헬조선’ ―152
식민지의 마리안느 ― 157
[어린 왕자]의 번역에 대한 오해 ― 162
슬픔의 뿌리 ― 167
두 개의 시간 ― 170
간접화의 세계 ― 174
‘여성혐오’라는 말의 번역론 ― 180
문단 내 성추행과 등단 비리 ― 186
닭 울음소리와 초인의 노래 ― 192
소녀상과 만국의 소녀들 ― 198
투표의 무의식 ― 204
풍속에 관해 글쓰기 ― 210
희생자의 서사 ― 216
더디고 더딘 광복 ― 220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인가 ― 226

4부
폐쇄 서사―영화 [곡성]을 말하기 위해 ― 232
작은, 더 작은 현실―권여선의[봄밤]을 읽으며―243
미래의 기억 ― 253
키스의 현상학 ― 263
시간과 기호를 넘어서서 1―영화 [컨택트]에 붙이는 짧은 글 ― 273
시간과 기호를 넘어서서 2―영화 [컨택트]에 붙이는 짧은 글 ― 282
미라보 다리와 한국 ― 292

5부
거꾸로 선 화엄 세계―김혜순 시집[피어라 돼지]―304
세기말의 해방―이수명 평론집[공습의 시대]―307
편집자 소설과 염소―김선재 연작소설집[어디에도 어디서도]―310
이 경쾌한 불안―김개미 시집[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313
시의 만국 공통 문법―천양희 시집[새벽에 생각하다]―316
새롭게 그 자리에―신영배 시집[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319
한국 로망의 기원―조선희 장편소설[세 여자]―322
슬픔의 관리―신철규 시집[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325
미당의 ‘그러나’―[미당 서정주 전집]―328
시인과 소설가―이경자 평전[시인 신경림]―331
문학의, 문학에 의한, 문학을 위한 2인칭―김가경 소설집[몰리모를 부는 화요일]―334
계획에 없던 꽃피우기―정진규 시집[모르는 귀]―337
바람 소리로 써야 할 묘비명―장석남 시집[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340

본문중에서

박새를 민간에서는 흔히 머슴새라고 부른다. 저녁 어스름이나해가 뜰 무렵에 이랴낄낄! 이랴낄낄! 소를 몰아 밭 가는 소리로 크게 울어대기 때문에 붙은 별칭이다. 옛날에 한 머슴이 혹독한 주인 밑에서 일을 했다. 주인은 머슴에게 밤낮으로 쉴 틈 없이 일을 시켰다. 낮에 밭을 간 머슴에게 밤에도 밭을 갈게 했다. 머슴은 지쳐 쓰려져 죽었다. 죽어서 머슴새가 된 머슴은 지금까지도 어스름 저녁과 어스름 새벽에 소를 몰아 밭을 간다.
그런데 살아서 그 고생을 하던 머슴은 왜 죽은 뒤에까지도 그 고생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가. 이제 그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육신이 해방되었으니 혼이라도 편안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질문은 자못 엄숙하다. 인간의 운명을 그 핵심에서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는 19세기 중엽에 우리와 똑같은 질문을 했다. 파리 센강 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고서점의 고서 더미에서 보들레르는 신기한 그림 한 장을 발견한다. 인체의 골격을 보여주기 위한 이 해부도는 앙상한 해골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화가는 그림에 제 생각 하나를 덧붙여, 해골이 그 골격을 곧추세워 밭을 갈고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벌써 저 세상의 몸이 된 이 해골에게도 아직 이 세상의 고생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두 개의 시로 되어 있는 이 시의 뒷부분을 약간 길지만 그대로 인용한다.

서글픈 체념의 촌놈들아,
너희들의 등뼈나 껍질 벗겨진
그 근육의 온갖 노역으로,
파서 일구는 그 땅으로부터,

말하라, 납골당에서 뽑혀온 죄수들아,
어떤 괴이한 추수를
끌어낼 것이며, 어떤 농가의
광을 채워야 하는가?

너희들 (너무도 혹독한 운명의
무섭고도 명백한 상징!), 너희들이
보여주려는 바는, 무덤구덩이에서마저
약속된 잠이 보장된 것은 아니며,

허무가 우리에게 등돌리는 배반자이며,
모든 것이, 죽음마저, 우리를 속인다는 것이며,
슬프다! 영원무궁 변함없이,
우리는 필시

알지 못하는 어떤 나라에서
거친 땅의 껍질을 벗겨야 하며
우리의 피 흐르는 맨발로
무거운 보습을 밀어야만 한다는 것인가?

해골들은 벌써 죽음의 세계, 허무의 세계에 들었지만, 죽음과 함께 영원한 휴식을 얻게 되리라는 약속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어떤 나라에서 “거친 땅의 껍질을 벗겨야 하며”, 피 흐르는 맨발로 보습을 밀며 노역해야 한다.
그들은 죽음 뒤에까지도 영원히 험한 노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부당한 처사에 대해 우리는 왜 입을 다물고 있는가. 그것은 우리들 자신이 고생하는 자는 영원히 고생하게 되어 있다고 믿는 “서글픈 체념의 촌놈들”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평소에 염두에도 두지 않았던 이런 모순에 갑자기 의문이 생기는 순간을 나는 문학적 시간이라고 부른다. 문학적 시간은 대부분 개인의 삶과 연결되어 있기 마련이지만, 사회적 주제와 연결될 때 그것은 역사적 시간이 된다. 그것은 또한 미학적 시간이고 은혜의 시간이고 깨우침의 시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문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물어왔다. 특히 먼 나라의 문학일 뿐인 프랑스 문학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늘 고뇌해왔다. 내가 나름대로 어떤 슬기를 얻게 되었다면 이 질문과 고뇌의 덕택일 것이다.[밤이 선생이다][우물에서 하늘 보기] 이후에 썼던 글을 묶은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그 고뇌의 어떤 증언이기도 하다.
난다의 김민정 시인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8년 초여름
황현산
('작가의 말' 중에서)

긴말이 필요 없이 우리에게 전쟁은 민족의 공멸을 뜻한다. 남북의 삶이 뿌리까지 파괴되고 민족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에 빠지게 된다면 경제적으로 부를 쌓은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으며, 젊은 두뇌들이 학문을 연마하고 재주 많은 사람들이 문예의 꽃을 피운들 그게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민족의 한쪽이 나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도와야 하는 것은 우리다. 남북은 가장 가까운 핏줄로 연결되어 있고, 수천 년 동안 같은 운명 앞에 서 있었고, 또다시 긴박한 위험을 목전에 두고 같은 운명을 고뇌하고 있다. 함께 번영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실천하는 지혜가 진정한 앎이며, 한쪽의 동포가 비극적인 결단을 내리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힘이 진정한 국력이다. 거기에서가 아니라면 한 국가의 자존심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2013. 4. 13.)
('전쟁을 안 할 수 있는 능력' 중에서)

흉악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폐지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사형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나 같기에 우리의 패배를 증명하는 꼴이 된다. 게다가 문제는 없어지지 않는다. 흉악범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일상이기 때문이다. (2013. 7. 20.)
('그의 패배와 우리의 패배' 중에서)

예술도 밥을 먹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니 밥벌이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직업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일까. 논의를 좁혀 문학에 관해서만 말한다면, 문학 관련 학과를 졸업한 많은 작가가 출판계나 문화 관련 직종에서 직장인으로 생활하기도 하지만, 한 문인이 취직을 하지 않는다면 그가 작가로서 성공했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글쓰기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교수직을 그만둔 작가도 많다. 그들이 자기 모교에 불명예를 안겼는가. 대통령이 어디선가 가수 싸이를 창조경제의 모범으로 꼽았다는데 싸이가 4대 보험 직장인인가.
나는 창조경제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없지만 창조를 모른다고 할 수는 없다. 정장을 하고 4대 보험 직장에 출근하는 것만이 취업이 아니란 것을 아는 것이 창조의 시작이다. (2013. 12. 7.)
('예술가의 취업' 중에서)

악마는 눈뜨고 그 생때같은 아이들을 잃는 순간에도 우왕좌왕할 정부를 기다려 배를 침몰시켰다. 아이들을 다 구했다는 유언비어를 책임 있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퍼뜨리기도 했다. 악마는 빠뜨린 것이 없었다.
물론 나는 악마를 믿지 않는다. 그러나 악마를 믿지 않는다고 해서 악마만이 저지를 일을 이 땅의 사람들이 저질렀다는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그것이 악마의 처사였다면 악마의 연구로 끝날 텐데, 그것이 우리의 죄이니 우리는 이제 앉았던 자리를 털고 일어서야 한다. 나 자신을 용서하지 말고 리본을 달건 촛불을 들건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한다. (2014. 5. 3.)
('악마의 존재 방식' 중에서)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책은 도끼라고 니체는 말했다. 도끼는 우리를 찍어 넘어뜨린다. 이미 눈앞에 책을 펼쳤으면 그 주위를 돌며 눈치를 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읽는 것에 우리를 다 바쳐야 한다. 그때 넘어진 우리는 새사람이 되어 일어난다.
책이라는 이름의 도끼 앞에 우리를 바치는 것도 하나의 축제다. 몸을 위한 음식도 정신을 위한 음식도 겉도는 자들에게는 축제를 마련해주지 않는다. (2015. 6. 22.)
('오리찜 먹는 법'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45~2018.08.08
출생지 전남 목포
출간도서 16종
판매수 6,030권

1945년 출생. 고려대학교에서 프랑스 현대시를 공부하고 번역하고 강의했으며, ‘예술적인 것’의 역사와 성질을 이해하는 일에 오래 천착해왔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문학, 특히 시가 세상을 바꾸는 일의 선두에 있다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잘 표현된 불행](2012), [밤이 선생이다](2013), [우물에서 하늘 보기](2015)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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