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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자의 몽블랑 : 힘겹고도 즐겁게 헤쳐나간 일생 최대의 모험

원제 : L’ASCENSION DU MONT 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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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몽블랑 등정,
    그 풍경 속에 깃든 네 남자의 우정과 모험!


    파리에 사는 편집자 뤼도빅 에스캉드는 높은 산에 올라 야영하는 것보다는 문학 살롱이 더 익숙하다. 어느 날 저녁, 그는 친구이자 작가인 실뱅 테송에게 자신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실뱅은 그에게 제안한다. “뤼도빅, 우리가 당신을 몽블랑 꼭대기로 데려갈게요!”
    뤼도빅은 높은 산에 올라가본 적이 한 번도 없고, 고소공포증까지 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실뱅은 즉시 두 친구를 끌어들인다.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몽블랑 정상에 오르려면, 깎아지른 듯한 빙하, 암벽, 높은 고도 그리고 산소부족과 맞서야 한다. 하지만 친구들이 그를 데려간 등반 코스는 초보자에게는 위험하지만 행복을 맛보기에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었다.
    뤼도빅 에스캉드는 진실함과 유머가 넘치는 태도로, 우정 어린 무모한 모험이자 문학적·정신적 탐험이었던 이 등반에 관해 들려준다.

    출판사 서평

    삶의 기로에 선 중년 남자의 힘겹고 즐거운 일탈.
    “인생에서도 그렇게 전진해야 하지 않을까”


    아내와 이혼할 상황에 처한 중년의 남자. 이혼 절차를 밟는 동안 자기 자신이 3분의 1로 곤두박질치는 느낌을 받을 만큼 고통을 느끼는 남자. 수면제를 먹어야만 잠을 자고 평소 산이라곤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고소공포증까지 있는 남자가 친구들에게 이끌려 몽블랑 등반에 나선다.
    작가이자 모험가인 실뱅 테송이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해 먼저 바람을 잡았고, 작가이자 의사로 산티아고 900여 킬로미터를 혼자 걸은 장 크리스토프 뤼팽이 합류했다. 게다가 암벽등반 세계 챔피언인 다니엘 뒤 락이 셰르파 역할을 맡았으니, 왕초보 한 명만 빼면 환상의 팀이다.
    이 책은 혼자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그러나 친구들과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네 남자의 우정과 모험에 관한 이야기이고, 몽블랑 산군 곳곳에 대한 실감 나는 묘사와 무엇보다 세대를 초월한 네 남자의 ‘케미스트리’가 읽는 내내 웃음을 머금게 하는 에세이이다.

    이 책의 저자인 뤼도빅 에스캉드는 갈리마르 출판사의 편집자이자 출간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위원이다. 작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언제든 기꺼이 시간을 낸다. 파리 외곽의 집에서 회사까지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하고 제법 스피드를 즐기는 것으로는 꽤 와일드한 남자일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어 보면 소심증 환자임이 역력히 드러난다. 그런 그가, 고산을 앞산처럼 쉽게 오르는 세 남자를 따라 4807미터 몽블랑을 등정한다.
    등반에 앞서, 바람잡이 실뱅 테송은 우선 뤼도빅의 몸 만들기를 시작한다. 뤼도빅은 실뱅의 조언대로 술과 담배는 그대로 하되, 주말에는 조깅을 하고 주중에도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한다. 열심히 운동하던 중 무릎에 통증이 생겨 병원에 가보지만, 의사는 높은 산에 올라가기 위해 몸 만드는 일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며 술 담배를 끊고 온갖 약들을 몽땅 갖다 버리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중독처럼 이어져온 습관을 버리지 못한 뤼도빅은 술 담배도, 약도 끊지 못한 채 몽블랑 등정에 나선다.

    네 남자가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몽블랑 등반을 위한 적응훈련이 시작되고, 예상대로 뤼도빅은 첫날부터 힘겨운 사투를 벌인다. 암벽에서 자일 묶는 법도 아이젠을 신고 얼음 위를 걷는 법도 모르는 뤼도빅을 데리고 일주일 만에 몽블랑 정상까지 등반한다는 것은 매우 무모하고 위험한 일일 수 있지만, 네 남자는 함께 돕고 의지하며 그 시간을 더 없이 소중하고 즐거운 순간들로 채워나간다. 신중한 전문 산악인 다니엘과 재기발랄한 분위기 메이커 실뱅, 독설과 유머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장 크리스토프, 이 세 남자의 도움을 받으며 뤼도빅은 일생 최대의 모험을 힘겹고도 즐겁게 헤쳐 나간다.

    이 책의 백미는 ‘네 남자’가 엮어내는 케미스트리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혼자 걸으며 관광 상품이 된 카미노를 염려와 통찰의 눈으로 바라보며 쓴 [불멸의 산책]의 저자 장 크리스토프 뤼팽이 몽블랑 정상에 올라 한 눈물 흘리고 감격해있는 뤼도빅에게 장난을 건다.
    “자, 자네의 운명을 선택해야 할 순간이 왔어. 자네는 왼쪽을 선택해 이탈리아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어. 그러면 많은 이점이 있을 거야. 아니면 그냥 똑바로 가서 계속 작가들을 돕는 일을 하든가. 잘 생각하게나. 우린 자네가 몽블랑에서 추락했다고 말할 거고, 백 년 뒤 사람들은 꽁꽁 얼었지만 완벽하게 보존된 자네의 시신을 발견해 국립출판조합에 전시하겠지.”
    산이 아니면 건물 지붕에라도 올라야 직성이 풀리는 실뱅 테송은 몽블랑을 다녀 온 어느 날 뤼도빅을 부추겨 함께 맨손으로 노틀담 대성당 꼭대기에 오른 후, 역시 작가다운 철학적 멘트를 던진다.
    “어쩌면 우리 인간들에게는 연약함이 필요한지도 몰라요. 어차피 인간은 굴복해야 한다는 기분도 들고요. 이상한 일이지만, 인간들은 최고의 상태일 때 곤두박질하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암벽 등산 세계 챔피언인 노련한 산꾼 다니엘 뒤 락은 뤼도빅을 자신의 몸에 자일로 연결한 채 시종일관 기운을 북돋아주며 믿음직스럽게 리드한다. 철없고 시니컬한 책벌레 세 남자가 제각각 구시렁거리다가도 일행 중 가장 젊은 다니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출발’을 지시하면 군말 없이 따라 나서는 모습이 은근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 이 책은 어쩌다 몽블랑을 등정하게 된 즐거운 남자들의 모험담과 그 풍경 속에 깃든 네 남자의 우정을 잔잔하게 들려준다. 뤼도빅에게는 일주일이 한 달처럼 느껴졌겠지만, 뤼팽의 말처럼 친구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넷이서 즐거운 한 주를 보낸 것의 소중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책이다.

    본문중에서

    나는 인생의 가장 파란만장했던 시기에 작가 실뱅 테송과 저녁 식사를 했다. 나는 작가들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대학교수가 재즈 뮤지션들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랫동안 그 말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실 나도 예술가나 작가들은 우리와 다르다고, 그들은 규범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도 그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탈선할 수 있지만, 레드카드를 무릅쓰지는 못한다.
    (/ p.8)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동안, 우리는 우리의 문학 수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저자와 책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실뱅의 취향이 매우 다양하고 때로는 양립되기 힘든 성격을 띠고 있어서 나는 내심 놀랐다. 그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가스통 르뷔파Gaston Rebuffat의 산 이야기들, 그리고 추문으로 얼룩진 삶을 살았고 작품 하나를 남겼지만 결국 잊혀버린 세기말의 작가 장 로랭Jean Lorrain에 대해 이야기했다. A6 고속도로를 벗어나 제네바 방향인 A40 고속도로로 접어들 무렵에는 사랑했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 p.32)

    다니엘은 암벽 등반의 기초에 관해 즉석에서 침착하게 강의를 해주었다. 처음으로 그의 눈에 의혹의 빛이 스쳤다. 그는 크게 염려하지는 않았지만, 갑작스럽게 현실을 깨달은 것 같았다. 그와 실뱅이 성급하게 제쳐버린, 완전 초심자라는 나의 현실 말이다. 하지만 다니엘은 그동안 산에서 어려운 일들을 숱하게 겪었고, 나는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 순간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어렴풋이 상징하고 있었다.
    (/ p.43)

    페르세 봉을 앞에 두고 다니엘이 마지막으로 안전 확보에 착수했다. 내면의 목소리는 계속 나에게 말을 건넸다. ‘봐, 저들이 너를 선두에서 출발하게 하잖아. 길도 쉬워 보여. 저들이 친절한 거지. 맨 먼저 꼭대기에 도착해 정상을 정복했다는 환상적인 기분을 느껴봐. 그리고 네가 성취하고 있는 육체적 업적보다 이들의 우정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 이 친구들은 자기들 수준에 맞는 다른 등반대에 속해 더 어려운 코스로 등반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러지 않고 네 곁에 있잖아. 너를 위해 여기에 있는 두 사람을 봐. 이 사실을 잊지 말고 기억해둬.’
    (/ p.59)

    평범함, 평범하게 사는 것은 등반의 목적과는 상반된다. 단 하루의 경험만으로도 그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우연히 여기에 온 것이 아니다. 자유를 위해, 상황을 마음대로 처리할 권리를 갖기 위해 싸우는 중이다. 샤모니로 출발하기 전, 나는 야닉 하넬Yannick Haenel이 나에게 준 [창백한 여우들]에서 화자 장 데시엘이 실존 속에서 중대한 도약을 하기로 마음먹는 대목을 적어두었다. 그런데 나는 실존 속에서 나의 도약을 실현하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전도된 중력 속에서 거친 무한을 향해 몸을 맡기는, 위쪽으로 이루어지는 도약 말이다.
    (/ p.68)

    결국 우리는 모퉁이에 보이는 가장 화려한 건물로 이동했고, 거기서 장 크리스토프를 만났다. 그는 낮에 그 지역에서 최근에 출간된 책 [불멸의 산책]의 사인회를 마치고 온 길이었다. 얼굴이 핼쑥했다. 그는 우리와 합류해 우리의 이야기에 호의적으로 귀 기울였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는 아직도 낮 동안 사인을 해준 수십 명의 독자들과 함께 있는 것 같았다. (…) 실뱅이 농담을 하자 그의 눈길에 평온함과 즐거움이 스쳐 지나갔다. 겉으로 드러나든 잘 감춰져 있든, 나는 그처럼 불안을 잘 이해하는 작가를 알지 못한다.
    (/ p.74)

    창문 너머의 어둠이 어느 때보다 짙었다. 어둠은 마치 보아뱀처럼 등반에 대한 나의 꿈을 꽉 조이고 삼켜버리려는 것 같았다. 나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이 모험 속에서, 내가 집착하던 고통들로부터 해방될 필요가 있었다.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내가 나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비참한 몇 가지 비밀들’만큼이나 나를 높이 고양해주는 꿈들에 간절히 매달리고 있다는 자각이 들었다.
    (/ p.77)

    지난 몇 달은 감당하기 힘든 슬픔의 나날이었고, 나는 고통에 맞서 그리고 그 고통을 끝내기 위해 행동에 나서고 싶은 유혹에 맞서 허둥거리는 ‘보잘것없는 남자’였다. 고통이 너무나 심해서, 어떤 날 밤에는 되유라바르의 내 아파트 안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과 부모님은 구속복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몇 달 동안 나는 다른 사람이었고, 불행으로 몸이 굽고 외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두 팔로 앞을 막은 내 옆모습을 알아보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까지 나를 못 알아보기 전에 내가 먼저 반응해야 했다.
    (/ p.89)

    장 크리스토프가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마음이 완전히 놓이지는 않았지만 발밑이 덜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그도 컨디션이 완전히 좋은 상태는 아니라는 걸 알고 나니 덜 외롭게 느껴졌다. 이 원정에서 평소의 축제 같은 리듬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다니엘과 실뱅뿐이었다. 산에서 서로를 알아가다 보면 우정, 더 나아가 흘러넘치는 기쁨까지도 나누게 되는 것이다.
    (/ p.120)

    다니엘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장 크리스토프의 말을 진지하게 시인했다. 고산등반 안내인들에게 산악사고는 단지 신문에 실린 기사 제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비극이었다. 실뱅도 침묵을 지켰다. 그는 열일곱 살 때 등반을 하다가 가장 친한 친구를 눈앞에서 잃은 경험이 있다. 그리고 장 크리스토프로 말하면, 의사로서 아프리카에서 인도주의적 임무들을 많이 수행했으니, 수많은 비극들을 목도하지 않았겠는가?
    (/ p.122)

    멀어져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그가 펴낸 책들을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기억의 장소들Les Lieux de m←moire]은 내가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할 때 참고도서였다. 나의 동시대인 한 명이 그 책들을 모두 집필했다고 상상하기란 힘든 일이다. 거기에 담긴 명석한 분석이 그 책들을 시간을 초월한 것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앞으로는 피에르 노라를 만나면산에 대해 이야기하겠지. 그는 내가 내 등반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역사가 욕망으로 표시해놓은 그 원시적인 기념물들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것을 좋아하니까.
    (/ p.169)

    저자소개

    뤼도빅 에스캉드(Ludovic Escand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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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편집자이자 출간 담당 심사위원이다. [아르팡퇴르L'Arpenteur] 총서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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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기 드 모파상의 『기 드 모파상』 『오를라』,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마크툽』, 크리스틴 페레플뢰리의 『지하철에서 책 읽는 여자』,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아모스 오즈의 『시골 생활 풍경』, 아멜리 노통브의 『아버지 죽이기』, 시몬 드 보부아르의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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