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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등사

원제 : 獻燈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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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책소개

    원자력 발전소 폭발 이후 피폐해진 도시, 병에 걸린 아이들, 건강한 노인들의 도시
    풍자를 통한 우리 모두의 모습을 담은 작가의 세계관!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표제작 [헌등사]는, 심각한 원자력발전소 폭발 이후의 닫힌 세계로서의 일본을 일본열도 내부에서 이야기해나가는 작품이다. 쇄국정책을 유지하는 일본에서 외국어가 쓰이지 않게 되고, 도쿄가 황폐화되고, 서쪽으로 이주하지 못한 사람들이 가설주택에 살며, 노인들은 마치 죽음을 빼앗긴 듯 너무나 건강하게 살아간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강 문제에 처한 아이들의 상태야말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서로가 어떻게 서로를 대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매우 마음 따뜻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지진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박진감 있게 그려내는 [끝도 없이 달리는], 피폭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본이라는 나라가 세계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면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불사의 섬], 3.11 이후 원전 재가동을 실시한 일본의 원전 폭발 재발로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어버린 일본의 문제를 다룬 [피안(彼岸)], 다양한 동물들의 대화를 통해 인간 사회의 그늘진 모습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동물들의 바벨] 등 다와다 요코가 그려내는 [헌등사]의 설정에는 일본이 안고 있는 난제들로 채워져 있다. 3.11 이후의 상황뿐만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와 그에 따른 아포리아들이 날카롭게 비치고 있다. 이처럼 초현실적인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극히 현실적인 다와다 요코의 소설은 3.11 이후의 정치, 경제, 민생 등의 문제를 부분적으로나마 모두 담아내며 우리로 하여금 일본을, 그리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낯설지만 익숙한, 그리고 익숙하지만 낯선’ 목소리를 들려준다.

    출판사 서평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작가로서의 새로운 사명에 눈뜨게 된 다와다 요코의 소설집!
    재난 이후 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사회적 금기와 압력을 넘어서는 인간의 힘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독일어와 일본어, 두 언어로 작품을 쓰는 여성 이민 작가 다와다 요코의 소설집 [헌등사(獻燈使)]가 자음과모음에서 출간되었다. ‘부유하는 언어의 나그네’로 불리는 다와다 요코는 이중 언어가 지닌 경계의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적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자신의 이력서에 항상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독일로 간 것을 기록하는 다와다 요코는, 독일어를 모르는 채로 도착한 유럽에서 관찰한 낯선 사물과 세계를, 낯선 언어를 배워가며 적으면서, 이 낯선 언어를 통해 언어라는 것이 지금껏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르게 작동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나의 언어에 익숙해지고 그것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에게 제약을 걸고, 익숙한 개념에 새로운 언어를 입혀 낯설게 만들고자 하는 문학적 작업은 그러한 맥락에서 숙성된 다와다 요코만의 ‘충돌하는 언어들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2011년 3월 11일, 즉 동일본대지진(/대진재)이라는 거대한 단층이 일어난 이후로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 자신의 문학적 작업의 방향을 사회적 참여자로서 새롭게 정립하기 시작한 것이다. 독일 베를린 자택에서 현지 라디오와 인터넷 등을 통해 일본의 동정을 살피던 다와다 요코는, "자기만 도망치는 것은 비겁하다"라는 취지로 피난자 가족을 비난하는 글들을 보면서 ‘일본을 사람이 살 수 없는 오염된 장소로 만들어버리려고 하는 집단이 존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러한 분노에 촉발되어 집필한 [불사의 섬]이라는 작품을 몇 년이 지난 후에 확대한 작품이 바로 표제작 [헌등사]다. 이와키시의 가설주택에서 생활하는 피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은 이후로 본격적으로 집필에 몰두했고, 3.11이라는 미증유의 현실 앞에서 다와다 요코는 동시대에 다가서는 사회 참여적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압도적인 재난 앞에서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적 압력과 금기를 넘어서, 어떤 식으로든 타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려 하고, 그들의 말들을 모으고, 나와 타인이 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해내는 것이야말로 소설가에게 주어진 역할임을 다와다 요코는 이야기한다.

    "다와다 요코의 소설은 기억 속에 반쯤 파묻힌 노래,
    혹은 열쇠가 안에 잠긴 보물상자와 같이 마음을 흔든다."
    - 뉴욕타임스


    소설집 [헌등사]는 다와다 요코의 언어 세계가 촘촘히 새겨져 있는 작품이다. 모국어인 일본어에 대한 감수성과 역량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동시에 언어(한자)의 형태 그 자체를 일종의 이미지처럼 활용하는 기법, 그리고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언어를 조금은 다르게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익숙한 개념에 새로운 언어를 입혀놓은 작가의 뛰어난 역량과 압도적인 문학적 힘을 보여주는 노작(勞作)이다. 무엇보다, 근미래의 일본을 디스토피아적으로 그려냄으로써 현재의 일본의 모습을 촘촘히 드러낸 작품이기도 하다. [헌등사]는 이제까지 그녀의 작품 속에서 직접적으로 표상되지 않았던 ‘일본’이 전면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수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얻기도 했다.

    목차

    헌등사
    끝도 없이 달리는
    불사의 섬
    피안
    동물들의 바벨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무메이는 ‘괴롭다’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기침이 나오면 기침을 하고 먹을 것이 식도를 역류하면 토할 뿐이었다. 물론 아픔은 있지만 그것은 요시로가 알고 있는 ‘어째서 나만이 이렇게 괴로워야 하는가’라는 억울함을 동반하지 않는 순수한 아픔이었다. 그것이 무메이 세대가 전수받은 보물인지도 모른다. 무메이는 자신을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모른다.
    ('헌등사' 중에서/ p.49)

    "나는 괜찮아, 매우 좋은 꿈을 꾸었어"라고 말하려 했지만 혀가 움직이지 않았다. 하다못해 미소라도 지어 둘을 안심시켜주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후두부로부터 장갑을 끼고 뻗어온 어둠에 뇌수를 몽땅 붙잡혀, 무메이는 새까만 해협 깊숙이 떨어져 내렸다.
    ('헌등사' 중에서/ p.183)

    口, 日, 目, 見, 이렇게 한자에 선을 더해가는 것으로 바바 선생님은 설교의 영상적 크레센도 효과를 노렸는데도, 교실 안을 둘러보면 누구도 이 멋진 수완에 놀라는(驚) 모습도 없었고, 말(馬) 귀에 공염불, 평온한 얼굴로 실없는 이야기를 재개해, 교실은 어느 틈엔가 또다시 시끄러워진다. 이렇게 검정시험(檢定試驗)도 비평회도 없이, 취미로서 꽃꽂이 교실은 질질 이어져간다.
    ('끝도 없이 달리는' 중에서/ p.191)

    ‘그 이래로 일본에 가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하려고 한 자신이 한심했다. ‘일본’이라는 말을 들으면 2011년에는 동정을 받았지만 2017년 이후에는 차별받게 되었다. 유럽 공동체의 패스포트를 받으면 국경을 넘을 때마다 일본을 떠올리지 않아도 좋을지 몰랐지만 왠지 신청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이렇게 되어버린 탓에 오히려 이 패스포트에 집착하고 있는 자신이 희한하기도 했다.
    ('불사의 섬' 중에서/ p.215)

    18세의 파일럿이 단순한 공장이라고 생각했던 그 건물은 한 달 전에 재가동한 원자력발전소였다. ‘프랑스의 우수한 회사의 도움을 받아 최고의 기술을 구사해, 안전성을 몇 번이나 조사한 결과, 주민의 찬성을 얻어 겨우 재가동에 이르렀다’고 신문에는 쓰여 있었다. 실제로 누가 찬성을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 주위에는 이제 주민은 한 사람밖에 살고 있지 않았는데, 그 한 사람은 야마노 사치오라는 이름의 전(前) 시인으로, 재가동에는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주민들은 반 대운동이 원인으로 불거진 가족 내 불화에 질려서 이 지역 땅을 떠나갔다.
    ('피안' 중에서/ p.229)

    [다람쥐] 아픔을 없애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는데, 그건 역시 인간 특유의 발상이라고 생각해.
    [고양이] 인간은 아픔도 통조림에 넣어서 어딘가에 감추고 있었는지도 몰라. 정말로 여러 통조림이 있었으니까. 토마토, 귤, 파인애플, 식초로 절인 오이, 죽은 소, 빨간 콩, 정어리, 은행, 누에의 유충. 인간은 가능하면 우주를 통조림에 넣어 영원히 보존하고 싶었던 것 같아.
    [다람쥐] 우주의 통조림이라니. 자신의 뇌를 통조림으로 만들면 좋았을걸. 영원히 썩지 않도록.
    ('동물들의 바벨' 중에서/ p.254)

    저자소개

    다와다 요코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0~
    출생지 일본 도쿄
    출간도서 6종
    판매수 357권

    독일 베를린에 살면서 독일어와 일본어, 두 나라 말로 글을 쓰는 작가 다와다 요코는 1960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2년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 러시아문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이주했다. 1990년 독일 함부르크 대학 대학원에서 독문학 석사 학위를, 2000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홀로 독일로 건너갔던 열아홉 살의 경험은 삶의 지축을 뒤흔들었다. 기나긴 기차 여행 동안 물을

    펼쳐보기
    생년월일 1972~
    출생지 경기도 포천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일본 도쿄대학 총합문화연구과에서 미시마 유키오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인천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전공은 일본 근현대문학과 문화 및 표상문화론이며, 주요 업적으로 [三島由紀夫における[アメリカ]](彩流社, 2014) 외에 "311 이후 일본문학과 '이후'의 상상력" 등 다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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