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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아스파라거스 : 19 True stories & Innocent Lies[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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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황경신
  • 출판사 : 소담
  • 발행 : 2016년 07월 15일
  • 쪽수 : 29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73817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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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내가 할 줄 아는 건 사랑밖에 없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꽃을 피우는 사람이면 좋을까, 꽃이 지는 동안 곁을 지키는 사람이라도 좋을까. 말없이 기다리고 대답 없이 돌아서고 그러다가 사라지는 사람은 또 어떨까.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일들을 꼭꼭 눌러 담고 세계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까. 사랑을 궁리하는 내내 폭설이 내리다 그치고, 소나기가 퍼붓다 무지개가 뜨고, 여명과 노을이 자리를 바꾼다. 한 장의 종이나 한 잎의 꽃잎처럼 얇고 어리석은 마음이 흔들리고 출렁이며 흘러가다가, 모퉁이를 돌 때마다 길을 잃는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 될까, 생각에 뒤척이는 동안, 당신은 어느새 멀어지고 희미해진다. 그래서 나는 어떤 흔적으로 남는다. 펄떡이는 심장과 슬픔의 열매들, 아보카도와 라임과 아스파라거스의 흔적. 혹은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갈망했던 흔적. 어딘가에 또렷하게 새길 수는 없어도, 언제까지나 지워지지는 않을 흔적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 서평

    50만 독자가 선택한 [생각이 나서] 작가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내가 할 줄 아는 건 사랑밖에 없었다."
    꿈인 듯 현실인 듯 써내려간 무수한 방식의 사랑 이야기


    50만 독자가 선택한 [생각이 나서] 작가 황경신의 신간 [아마도 아스파라거스]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미발표된 여섯 편의 단편이 새롭게 수록되었고, 2009년 출간되었던 [종이인형] 속 단편 중 일부가 고쳐 실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종말이 닥쳐오는 것도 두렵지 않고([목성의 마지막 오후]), 재즈처럼 제멋대로인 그를 영원히 사랑하리라 다짐하고([당신은 재즈처럼]), 충동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스친 짧고 깊은 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아마도 아스파라거스]), 서로를 너무 믿은 나머지 아이러니한 오해에 휩싸여 헤어지고([차라리 체리파이]), 사랑의 풍경이 비로소 행복해지려던 찰나 죽음을 맞이하는([팝콘 파라다이스]) 다양한 ‘사랑의 풍경’이 황경신 특유의 청아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전해진다. 언젠간 끝이 올 줄 알면서도 사랑에 마음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가 담긴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다.
    책 끝자락에 선물처럼 놓아둔 여섯 편의 미발표작들은 모두 ‘국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이전 책 [국경의 도서관] 속 마지막 단편과 이어진다. 황경신이 이야기하는 ‘국경’이란 곳은, 언제든 찾아가기만 하면 현실은 자연스레 잊히고 그 생경한 풍경이 내 자라온 곳인 양 마음을 푹 놓게 되는, 언젠가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계속 읽고 싶은 이야기의 배경지이다. 음흉한 담쟁이넝쿨의 감시 아래 아슬아슬한 식사를 즐기는 ‘국경의 레스토랑’, 어린 산타가 자전거를 타고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국경의 크리스마스’, 누군가를 기다려주는 일을 직업 삼기 위해 훈련하는 ‘국경의 웨이터’ 등등...... 마치 ‘이상한 나라’에서처럼 태연하게 낯선 일이 벌어지는 국경의 어느 곳에서, 주인공은 잠시 놀랄 뿐 곧 태연하게 상황을 즐긴다. ‘국경’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니까.

    추천사

    무슨 꿈이었을까? 눈부시게 파란 목성이 보였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위로 재즈 코드가 뒤엉켜 흐르고 있었고, 책갈피가 말을 걸었고, 거리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든 사람들로 넘쳐났고...... 꿈을 꾸지 않는 내가 있었다. 네 이야기의 결론은 뭐냐며 다그치는 나, 다음엔 술 한잔하자를 남발하며 돌아서서 바삐 걸어가는 나. 가슴은 식었고 감정은 죽어간다. 웃음은 휘발했고 통증은 무뎌져간다.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단어는 얼굴이 되고 문장은 풍경이 되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기분 좋은 향기와 행복한 미소가 퍼지는 걸 느낀다. 삐죽 나온 두 발을 이불 속으로 모은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를 꿈속에 있게 해주세요.
    - 유희열 / 뮤지션

    목차

    당신은 재즈처럼
    목성의 마지막 오후
    아마도 아스파라거스
    팝콘 파라다이스
    라임 라이더
    아보카도 아지트
    차라리 체리파이
    그 남자의 흔적
    아름다운 아델라이데
    안단테 아르페지오
    아무도 말한 적 없는 슬픔
    be my muse
    좋은 시절
    국경의 레스토랑
    국경의 음악회
    국경의 로즈가든
    국경의 가면무도회
    국경의 크리스마스
    국경의 웨이터

    본문중에서

    내가 어느 날 갑자기 몸을 돌려 당신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면, 당신은 나의 부재를 눈치채줄까. 나를 찾고 나를 부르고 나를 걱정해줄까. 그때쯤이면 당신은 나와 함께 새로운 곡을 연주할 마음이 될까. 당신의 옛 연인을, 어디에나 존재하는 그녀를, 그녀의 완벽한 미소를, 나는 지울 수 있을까. 그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당신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그 베일이 사라져도 당신은 나에게 여전히 이토록 애틋할까. 끝나지 않는 사랑은 없어요. 하지만 난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 거예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재즈처럼 매혹적인 당신에게.
    ( '당신은 재즈처럼' 중에서/ pp.28~29)

    그녀가 남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테이블 위에는 하얀 아스파라거스가 눈처럼 쌓여 있었다. 수프가 나오고, 초록색과 오렌지색과 크림색의 소스가 곁들여지고, 소금과 버터를 넣고 삶은 감자를 담은 커다란 그릇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일곱 명의 손님들은 아스파라거스에 소스를 듬뿍 뿌린 다음, 입맛을 다시며 차가운 화이트와인을 마셨다. 이미 아스파라거스를 입에 넣은 사람들의 입술 사이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아스파라거스의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어쩌다 남자와 눈길이 부딪치면, 급히 다른 곳을 보며 급히 화이트와인을 마셨다. 옷에 잡힌 주름에 몹시 신경이 쓰였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숨을 쉬기가 점점 힘들어졌고, 그래서 식사 도중에 실례를 무릅쓰고 자리를 떠나야 했다.
    ( '아마도 아스파라거스' 중에서/ pp.58~59)

    한숨을 쉬고 막 돌아서려는데, 맞은편 옥상에서 반짝, 하고 빛이 났다. 처음에는 그게 무엇인지 몰랐다. 반짝반짝 규칙적으로 빛을 내기 시작한 그것은 타원형의 둥근 공 모양이었고, 달빛 아래 드러난 색깔은 초록색이었으며, 표면은 울퉁불퉁한, 그러니까 이를테면, 커다란 라임처럼 보였다. 사람 하나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라임이, 바로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저렇게 커다란 라임이... 있을 리가 없잖아. 게다가 빛을 내다니.
    ( '라임 라이더' 중에서/ pp.88~89)

    ‘세계가 끝나는 곳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글씨가 커서 아래에서 깜박이고 있다. 그것을 클릭하자, ‘세계가 끝나는 곳’에 관한 정보, 그곳으로 가는 방법, 프로그램 등이 화면에 떠오른다.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궁금하여 뒤져보지만, 어디에도 돈을 지불하라는 이야기는 없다. 그곳으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화면의 사진 한 장을 다운받은 다음, 그것을 프린트하여 침대와 가까운 곳에 두고, 잠이 들면 된다. 바다와 하늘과 다리가 있는 사진이다. 그리고 그 다리는, 바다를 향해 뻗어가다가, 갑자기 뚝 끊어져 있다.
    ( 'be my muse' 중에서/ p.186)

    "일어나. 오늘은 국경까지 가야 해." "국경?" "그래, 어제 얘기해줬잖아. 서둘러야 해. 예약을 해뒀거든." 국경이라니? 그런 이야기를 어제 들었던가? 나는 잠에서 덜 깬 눈으로 물끄러미 엠을 바라본다. 하지만 엠은 더 이상 설명할 이유가 없다는 듯 바싹 마른 수건을 던져준다. 수건을 받아들고 목욕탕으로 들어가 수도곡지를 틀고 얼굴에 묻은 잠을 씻어내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도 국경이라니, 기억이 없다.
    ( '국경의 레스토랑' 중에서/ p.205)

    예기치 않게 목이 메어, 나는 말을 다 하지 못한다. 노인은 주름진 손으로 가만히 나의 손을 잡는다. 섀도77호가 소리 없이 다가와 따뜻한 차 한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먼 하늘에서 몇 개의 눈발이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다가, 지붕이며 나무며 땅 위에 내려앉기 시작한다. 기다림의 결정들이다. 누군가가 나를 기다려주고 있다는 기분이 참 오랜만이어서, 자꾸만 눈 안쪽이 뜨거워진다.
    ( '국경의 웨이터' 중에서/ pp.296~297)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5.09.14~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28종
    판매수 34,994권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그림 같은 세상], [모두에게 해피엔딩], [초콜릿 우체국], [세븐틴], [그림 같은 신화], [생각이 나서], [위로의 레시피], [눈을 감으면], [밤 열한 시], [반짝반짝 변주곡], [한입 코끼리],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국경의 도서관], [아마도 아스파라거스]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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