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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벅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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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펄 벅 재발견>



펄 벅은 화려한 문학적 이력과 미국과 중국 간 문화?정치사에서의 위치, 세계 인권운동에 끼친 영향력에 비해 이제껏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인물이다. 본격적인 연구도 거의 없었고, 충분한 영예를 얻지도 못했고, 널리 기억되지도 못하고 있다. 펄 벅은 적극적인 인권활동 때문에 우파의 공격을 받고, 반공산주의 발언 때문에 좌파의 불신을 받은 정치적 적개심의 희생자였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평가와 소홀한 대접을 받아온 성적 희생자였다. 남성 평론가들은 이제껏 그녀의 놀라운 문학적 성공이 펄 벅의 주 독자층인 여성 독자들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라고 하며 그녀를 과대평가된 운 좋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격하시켜왔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영문과 교수이자 작가인 피터 콘은 이 책 《펄 벅 평전》에서 이처럼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그리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펄 벅의 진면모와 그녀의 위대한 생애를 되살려내고자 했다. 옮긴이 역시 펄 벅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인물이기에 새롭고, 또한 익숙하지 않은 유형의 인물이기에 새롭다. 그녀는 이념에 짓눌리지 않은 강인한 지식인이며, 전쟁과 이념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맹렬하게 살아낸 인물이다.”라며 재발견된 펄 벅의 생애에 탄복했다.




<문화 일대기>



피터 콘은 펄 벅의 생애를 흡인력 있는 문체와 풍부한 표현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내는 동시에 꼼꼼하고 공들인 해설로 미국과 중국의 정치사를 추적해나간다. 이 책의 부제 “문화 일대기”가 보여주듯이 펄 벅의 생애는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상황과 끊임없이 그리고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으며 그러한 맥락 속에서만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펄 벅 평전》을 읽어가다 보면 중국과 미국의 역사와 문학에 관한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펄 벅은 오랫동안 중국에서 살았고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현대 중국이 수립되는 과정의 목격자라는 독특한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1900년의 의화단 운동, 1911년의 신해혁명, 1920~30년대의 내전을 목격했으며 유교논쟁에 직접 참여했고, 중국인들의 여성해방투쟁에 공감한 관찰자였다.
한편 1934년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중국을 보는 미국인들의 태도 변화, 제국주의를 둘러싼 논쟁과 이민에 대한 논쟁, 미국의 인권과 여권운동, 매카시즘 시기의 마녀사냥 같은 더 민감한 주제들과 마주쳤고, 기꺼이 논쟁에 참여했으며, 신념을 위해 자신의 능력과 영향력을 발휘하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위대한 여성, 펄 벅>



벽안(碧眼)의 동양인

1892년에 기독교 선교사 부모 밑에서 태어난 펄 벅은 태어나자마자 중국에서 자랐고 대학시절을 제외한 거의 40여 년간을 중국에서 보냈다. 그러나 1934년 일본의 침략으로 외국인에 대한 시민들의 긴장과 적대감이 치솟으면서 미국으로 쫓겨나다시피 돌아간 후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악화되어 다시는 중국에 가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다. 그녀는 두 나라를 모두 사랑하고 가슴에 품었지만 한평생 어느 쪽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아웃사이더로 살아간 ‘파란눈의 동양인’이었으며, 펄 벅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문화적 이중 초점’이었다.
펄 벅의 정치적 견해는 이러한 성장배경과 개인적인 경험, 가족사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그녀는 전도에 열중한 나머지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와 평생 불행한 삶을 산 어머니 그리고 정신지체아인 딸을 견뎌내야 했다. 펄 벅은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지독한 향수병과 소외감, 중국에서 여성이 견뎌야 하는 혹독한 복종을 보았고, 딸로 인해 장애아에 대한 편견과 그로인한 고립감을 느꼈으며,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서의 부당한 적대감을 감수해야 했다. 이러한 경험들은 그녀가 소외받고 약한 존재에 대해 본능적으로 끌린 이유였으며 민족과 인종을 뛰어넘는 인도주의와 박애정신을 실천한 배경이 되었다.
이 책 《펄 벅 평전》에는 펄이 중국에서 이방인으로 자라면서 겪은 일화들, 사랑 없는 결혼생활, 장애아를 낳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세상의 편견과 억압을 떨어내고 홀로 서는 모습, 자신의 성공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
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모습들이 마치 그녀의 소설을 읽을 때처럼 생생하고 장엄하게 펼쳐진다. 한편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으로 점점 영향력을 잃어가고 문학계에서도 잊혀진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도 상세히 담겨 있다. 말년에 사귄 부정직한 젊은 애인과의 추문, 중국 당국과의 불화로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중국에 가지 못하는 장면 등에서는 서글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펄 벅은 고독하고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 노심초사하면서도 당당하고 때로는 독선적일 정도로 일에 몰입했다. 또 한편으로는 부모와 자식에게 얽매여 온갖 마음의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는 외로운 인간이었다. 《펄 벅 평전》은 격동의 세계를 주도적으로 헤쳐나간 당찬 여성의 삶이 실제로는 어떠했는지 실감나게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미국 부시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는 “내 평생의 단 한 권의 책”이라며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펄 벅의 삶에 경의를 표했다.




펄 벅, 혼자서 정의의 십자군 전쟁을 해나가다

펄 벅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조차 힘들 만큼 다양한 인권운동을 지치지 않고 계속해나갔다. 그 투쟁 속에는 인도 독립, 여성들의 사회적 기회 증진, 중국 구호, 미국의 중국인 이민 배제법 철폐뿐만 아니라, 당시 대다수 미국인들이 전혀 알지 못했던 나라인 한국의 해방까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 언론인은 펄을 ‘톰 페인(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혁명에 참여한 미국의 작가이자 혁명가)의 정신적 후계자’라고 불렀고 다른 언론인은 그녀가 “혼자서 정의의 십자군 전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인인 워터 바이너 역시 펄이 시작한 “단호하고 지치지 않는” 인권 운동에 찬탄하며 그녀가 한 번에 열 가지 과제라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강연과 회의로 가득한 그녀의 일정은 마치 전 세계 인권 투쟁의 목록을 보여주는 듯했다.
또한 펄 벅은 폭력과 착취에 시달리는 전 세계 아이들의 열악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애썼다. 그들은 모두 환경과 편견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대우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었다. 그녀는 언젠가 “나는 본래 조용한 여성이다. 내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억누르지만 않는다면.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억눌릴 때 나는 맹렬하게 말을 하게 된다.”라고 했다. ‘맹렬하게’는 펄 벅 자신을 매우 잘 표현한 단어이다.




펄 벅의 유산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펄의 침실에는 비단옷, 옥 조각품, 도자기, 청동인물상, 두루마리 서예 작품 같은 다양한 중국 물품들이 유리상자에 담겨 있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19세기 중국 여성들의 뭉개진 발을 담던 전족 한 쌍이다. 펄은 이 아름다운 물품을 가까이 두고서 권력이 약자에게 일상적으로 어떤 고통을 가하는지 끊임없이 되새겼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 작가이자 활동가인 그녀의 전 생애가 그 사랑스럽고 동시에 야만적인 신발에 담겨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펄 벅이 남긴 박애주의 정신과 실천적 인도주의의 유산은 그녀 사후에도 여전히, 더욱 발전된 형태로 의미 있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구인 펄 벅 인터내셔널은 한국을 비롯해 대만, 중국, 미국 등 11개국 어린이들의 인권과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사의 경우, 1960년대에 설립되어 한국전쟁으로 인한 미국인 남성과 한국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동과 모자가정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1999년 이후에는 아시아 불법 근로자와 한국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동, 2004년에는 베트남에 파견된 한국 군인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인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펄 벅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녀가 입양한 7명의 아이 중 대부분이 한국계였으며 “내가 가장 사랑한 나라는 미국에 이어 한국”이라며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한 1963년에는 <뉴욕타임스>가 “펄 벅이 한국에 보내는 애정의 선물”이며 “《대지》 이후 최대의 걸작”이라고 찬사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 《살아있는 갈대》를 출간했다.

목차

1장 선교사의 딸

2장 새로운 세계

3장 변화의 바람

4장 대지

5장 망명자의 귀국

6장 수상

7장 전시

8장 지는 싸움

9장 펄 시던스트라이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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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콘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영문과 교수이자 펄 벅 인터내셔널의 위원장이다. 그의 저서 《분리된 마음: 이데올로기와 상상The Divided Mind: Ideology and Imagination》은 퓰리처 상 후보에 올랐으며 영국 북클럽 연합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펄 벅: 문화 일대기Pearl. Buck: A Cultural Biography》는 <뉴욕타임스> 1996년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되었으며 전미 도서비평가협회 상을 받았다. 현재 콘 교수의 책들은 중국어, 스페인어 등 7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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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으며, 저서로 『투명 인간과 가상 현실 좀 아는 아바타』 등이 있으며, 역서로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DNA : 유전자 혁명 이야기』, 『조상 이야기 :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암 : 만병의 황제의 역사』, 『생명 : 40억 년의 비밀』,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초파리를 알면 유전자가 보인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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