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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늙을까 : 전설적인 편집자 다이애너 애실이 전하는 노년의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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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노년과 삶을 바라보는 90세 지혜의 눈. 용감하고, 우아하고, 유머러스하다!

영국의 전설적인 편집자 다이애너 애실이 90세에 쓴 노년과 삶에 관한 책이다. 다이애너 애실은 1917년 영국 노퍽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2차 세계대전 동안 BBC에서 일했고 종전 후 친구인 안드레 도이치와 함께 안드레도이치 출판사를 설립하여 75세의 나이로 은퇴하기까지 필립 로스, 노먼 메일러, 잭 캐루악, 진 리스, 시몬 드 보부아르, V. S. 나이폴, 존 업다이크, 마거릿 애트우드 등 세계적인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다듬었던 전설적인 편집자이다. 애실은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솔직한 태도와 세월에 단련된 예리한 지성으로 우리에게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어떻게 늙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젊음에 관한 책은 많아도 노년에 관한 책은 별로 없다는 생각에 90세에 쓴 이 회고록에서 애실은 50년 가까이 편집자로 일하며 만났던 인생의 책과 남자들, 노년에 느끼는 기쁨과 고통, 생의 마지막까지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그 피할 수 없음에 대해 위축되지 않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특히 70세 이후에 있었던 몇 가지 일들을 얘기하며 성과 연애와 결혼, 무신론과 후회와 죽음, 독서와 글쓰기, 운전과 그림과 정원 가꾸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때로는 예리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다.
2008년 코스타문학상과 2009년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이 책은 나이 듦에 대해 명징하게 인식하고 노년의 기쁨과 고통을 가차 없이 해부한 책인 동시에 충만하고 여전히 열렬하게 의욕적인 한 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출판사 서평

2008 코스타 문학상 수상
2009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영국의 전설적인 편집자 다이애너 애실이 이야기하는
인생의 책과 남자들, 나이 듦의 기쁨과 고통!


“나는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낳지 않아 대다수 여성들보다 일찍 나 자신을 일별하기 시작했지만, 성욕이 서서히 사라지고 난 뒤에야 더 명료하게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다.”

노년을, 그 기쁨과 고통을 가차 없이 해부한 책!

나이가 들면 신체의 쇠락과 더불어 정신도 무뎌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적어도 다이애나 애실이 90세에 쓴 이 회고록을 읽고 있으면 육신은 세월과 더불어 스러져도 정신은 더욱 더 예리해 질 수도 있는 거구나 싶다. 여든이 넘어서야 이제 조금 늙었나 생각했다는 그녀는 이 책 [어떻게 늙을까]에서 인간들이 어떻게든 시들어가는 노년기를 성장기보다 늘이려 애쓰고 있는데, 그렇다면 노년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노년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라고 말을 건넨다.
여든아홉이 된 애실은 침실 창을 통해 공원에서 뛰어노는 강아지들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린다. 늘 퍼그 한 마리를 키우고 싶었는데 이제는 너무 늙어 키울 수 없어서다. 산책도 못 시켜줄 거면서 강아지를 키우는 건 안 될 일이니까. 나무고사리 묘목을 옮겨 심으려다 그 나무가 다 자란 모습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또 풀이 죽는다. 그러면서도 묘목을 화분의 가장자리에서 멀찍이 떨어지게 심는다. 자신은 그 모습을 볼 수 없더라도 나무들이 한껏 자라기를 바라기에.
쇠락과 죽음은 이렇게 노년의 삶 매 순간마다 얼굴을 들이밀지만, 애실은 늙고 죽는 것은 수선 피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매 순간을 소중하게 즐기며 자연스럽게 산다. 마치 늙는 게 뭐라고, 식이다.

젊음에 관한 책은 많아도 노년에 관한 책은 별로 없다는 생각에 90세에 쓴 이 회고록에서 애실은 50년 가까이 편집자로 일하며 만났던 인생의 책과 남자들, 노년에 느끼는 기쁨과 고통, 생의 마지막까지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그 피할 수 없음에 대해 위축되지 않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특히 70세 이후에 있었던 몇 가지 일들을 얘기하며 성과 연애와 결혼, 무신론과 후회와 죽음, 독서와 글쓰기, 운전과 그림과 정원 가꾸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때로는 예리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다. 남녀 간의 낭만적인 사랑은 40대에 이미 졸업을 했고 이후는 늘 우호적인, 상처를 입을 만큼 진지하지 않은, 삶의 활력소가 될 만큼의 이성적인 연애를 견지했던 장인답게 섹스와 죽음에 대한 그녀의 생각들은 이 책의 백미다.
“(…) 하지만 이렇다 해도 칠십대로 접어들면서 가장 분명해진 건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게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늙어 보이지도 않고 또 그렇게 늙었다는 느낌이 안 들지 몰라도 나는 이제 더 이상 성적인 존재가 아닌 것이다. 여러 단계를 거쳤고 매 단계가 다 행복했던 건 아니었어도 늘 내 존재에 결정적인 요소였건만.(/ p.48)“

자유롭고 솔직한 태도, 세월에 단련된 예리한 지성, 편안한 문체가 돋보이는 이 회고록에서 애실은 자신의 특수한 경험을 기준으로 애써 보편적인 지혜를 추출하지 않는다. 이 현명한 늙은 여인은 돈이 없거나 건강이 안 좋다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몰두할 일이 없어서 정신이 예리하지 못하다면, 잔인하거나 부적합한 부모를 만나 정상적인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다면, 또 배우자를 잘못 만나 피폐한 삶을 살았다면, 그런 사람들에게는 자신처럼 운 좋은 사람이 노년에 대해 하는 이야기가 전혀 와 닿지 않거나 심지어 거슬릴 수도 있으리라는 걸 잘 안다.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는 운 좋은 사람들한테나 해당되는 거라면서, 더 나아가 자신의 얘기에 무슨 교훈이나 새로운 사실이나 해결책 같은 건 없노라고, 그저 이런저런 생각뿐이라고 고백한다. 그 겸손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생각들을 읽다보면 노년과 삶을 바라보는 지혜들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50년 넘게 탁월한 편집자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걱정 없이 노년을 보낼 집 한 칸 없는 자신을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그 무욕의 당당함과 수선스럽지 않은 담백함이 참 좋다.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해 모든 가능성이 열린, 앞날이 창창한 이들을 간간이 보게 되면 우리는 그저 가느다란 검은 선 끄트머리에 있는 점이 아니라 시작과 성숙과 쇠락, 그리고 새로운 시작으로 가득한 광대하고 다채로운 강의 일부라는 사실, 아직도 그 일부이며 우리의 죽음 역시 아이들의 젊음과 마찬가지로 그 일부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p.110)”

이 책 [어떻게 늙을까]는 노년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노년계발서나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심오한 철학서가 아니다. 이 책은 90대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기백이 넘치고 때로는 감동적인, 동시에 충만하고 열렬하게 의욕적인 한 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긴 삶을 이야기하면서도 구태의연한 후회나 향수를 늘어놓지 않는다. 그녀는 그럴 뜻이 애당초 없는 사람이고, 그렇게 징징거리기에 인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애실은 몸이 따라주지 않는데 마음으로 만사를 붙드는 건 순리에 어긋나는 일임을 냉정하게 인지하고 있다. 더 이상 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해도 다른 사람의 눈 때문이 아니라 내가 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보기에 외모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연인의 젊은 연인 앞에서 무너지다가도 젊음이 지나갔는데 젊음이 원하는 걸 바라는 건 부질없다며 자신을 추스른다. 평생 협소한 인생을 벗어나지 못했던 게 좀 후회스럽고 성정이 좀 차갑고 게을렀던 게 아쉽긴 하지만 이제와 뭐 어쩌겠냐며 현재를 잘 살아가는 것으로 용서받고 싶고, 다가올 죽음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어쨌거나 다 지나갈 텐데 웬 수선이냐고 하면서도 죽는 건 삶의 가치가 아니라 자아에 대한 의식이고 자아를 담은 그릇이라며 인간이 죽는다고 삶이 무의미한 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우리 존재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보다는 우리가 이 세상에 거의 보이지는 않아도 실제적인 뭔가를, 유익하든 해롭든 간에 남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p.222)"

애실은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솔직한 태도와 세월에 단련된 예리한 지성으로 우리에게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어떻게 늙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를 잔잔하게 풀어 놓는다. 죽음 앞의 시간이란 어차피 겪게 될 일이고 인생은 매순간 모험이기에, 기왕에 살아온 나답게, 끝을 향하고 있지만 현재는 계속되는 생이므로, 생이 그 자체로 새로워지는 예상치 못한 순간들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살자는 것. 작은 나무고사리가 큰 나무가 되는 걸 보지는 못할 테지만 작은 식물일 때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므로, 그 작은 나무를 사기 잘했다고 생각하며.
90세에 자신의 삶에 관한 책을 쓰고, 노년의 삶을 매우 윗트 있고 짜릿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자칫 진부하기 쉬운 나이 듦이라는 주제에 대해 여전히 예리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많은 회고록 중 독보적인, 상쾌할 정도로 신선한 책이다.

추천사

노년에 대한 감동적이고 유머러스한 책. 노년이 겪는 수모에 대해 가차 없이, 그리고 생의 마지막까지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그 피할 수 없음에 대해 위축되지 않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계속되는 생과, 생이 그 자체로 다시 새로워지는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의 기쁨으로 가득 차 있기도 하다.
- 아이리시 타임스

이 책은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애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이 모험으로 가득한 자신의 생에 있는 또 다른 모험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우리의 끔찍한 미망이 암울하기보다는 유익할 수도 있다는 것을.
- 에리카 종 / [비행 공포] 저자

톨스토이는 틀렸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엇비슷하지 않다. 확실히 행복한 사람은 엇비슷하지 않다. 너무 적어 비교가 거의 불가하지만. 그러나 하나만은 분명하다. 다이애너 애실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누구도 그녀와 비슷하지 않다. 섹스에 대해서, 종교와 죽음에 관해서 그녀는 장인이다. 특히 섹스에 대해서 예순이 넘은 이라면 누구나 그녀의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예순이 안 된 사람이라도 누구든지 그녀의 책을 읽어야 한다.
- 리터러리 리뷰

기백이 넘치며 때로는 감동적인, 생의 마지막에 가까운 경험을 조각보처럼 담은 목록과도 같은 책인 동시에 충만하고 여전히 열렬하게 의욕적인 한 생에 대한 이야기.
- 헤럴드

이 멋진 책에는 구태의연한 후회나 향수가 없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가 딱 우리 할머니였으면 좋겠다. 보물 같은 사람이다!
- 데일리 메일

다이애너 애실의 부끄러움 없는 솔직함은 읽는 이의 힘을 북돋고 용기를 불어넣어주기까지 한다. 끝을 향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이 그녀의 마지막 책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분명히 그게 아니기를 바란다.
- 가디언

90대에 접어든 다이애너 애실이 나이 듦에 대한 회고록을 출간했다. 그러나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 나름의 장점이 있다. 그중에는 그녀가 애정을 다해 글로 이야기하는 정원 가꾸기, 그림 그리기 같은 것들도 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즐거움은 저자가 나이 듦에 대해 명징하게 인식하고 그것에 대해 절대로 불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의 글쓰기에는 위트와 짜릿함과 솔직함이 있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목차

1 책을 한번 써보면 어떨까?
2 죽음이란 수선 피울 일이 아니야
3 나의 남자들 Ⅰ
4 나의 남자들 Ⅱ
5 무신론이 준 선물
6 죽음 앞의 시간이란 어차피 겪게 될 것
7 말년의 삶은 어떨까
8 다 늙어 배운 그림이 준 기쁨
9 아름다움은 바라보는 이의 눈 속에
10 앞으로 일 년은 더 운전할 수 있어
11 불쌍한 배리
12 소설 읽기가 시들해졌다
13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가
14 후회하지 않아
15 최고의 행운은 타고난 회복력
16 인생은 제대로 살아볼 만한 것

에필로그

본문중에서

나는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낳지 않아 대다수 여성들보다 일찍 나 자신을 일별하기 시작했지만, 성욕이 서서히 사라지고 난 뒤에야 더 명료하게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다.
(/ p.78)

우주는 우리가 뭘 믿건 간에 지금처럼 존속할 것이고 늘 그래 왔듯 앞으로도 계속 우리 존재의 조건일 거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그 안에 사는 우리의 보잘것없음을 사고하는 일이 왜 지루할까? 지루한 게 아니라면, 그렇다면 두려운 걸까?
(/ p.82)

인간이 달에 착륙한 것을 몹시 슬퍼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원래는 은이나 자개로 되어 있던 달이 우주비행사의 발이 닿자 잿더미로 바뀌기라도 한 것처럼. 하지만 달은 은이나 자개로 만들어지진 않았어도 마치 그런 것처럼 여전히 빛난다. 우리가 달에 관해 아는 것이 많건 적건 간에 달은 변하지 않으며, 인간의 눈에 아름다워 보이는 태양빛을 계속 반사한다. 우리 영역 안의 삶이라는 부분, 인생이라는 그 단순한 실상은 그 자체로 충분히 신비롭고 흥미롭지 않은가?
(/ p.83)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해 모든 가능성이 열린, 앞날이 창창한 이들을 간간이 보게 되면 우리는 그저 가느다란 검은 선 끄트머리에 있는 점이 아니라 시작과 성숙과 쇠락, 그리고 새로운 시작으로 가득한 광대하고 다채로운 강의 일부라는 사실, 아직도 그 일부이며 우리의 죽음 역시 아이들의 젊음과 마찬가지로 그 일부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 p.110)

돈이 많다면 미술 작품을 수집하고 싶다. 드로잉과 회화 모두. 회화도 여러 가지로 흥미로울 수 있지만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건 늘 인생의 한순간을 포착한 드로잉이다.
(/ p.118)

아직도 간간이 그림 그리기를 즐기는데, 그럴 힘이 좀 더 자주 있었으면 싶다. 그림에는 아직도 몰입할 수 있으니까. 이젠 예전보다 사물을 훨씬 잘 보게 됐다. 이는 그림을 그려본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림 그리기는 늙어서도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 덕분에 인생이 조금이나마 더 즐거워지니까.
(/ p.121)

나이든 사람이 젊은 사람 곁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괴팍한 노인네가 분명하지만, 그래도 중독될 위험이 있다는 걸 알고 조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 장담하는데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고 싶어 할 거라 기대하거나 동년배 친구에게 청할 일을 그들에게 청해서는 절대로, 절대로 안 된다. 그들이 너그러이 베푸는 건 뭐든 즐겁게 받으시라.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 p.113)

‘여든두 살이 되면 차를 포기하는 문제를 생각해봐야지.’ 이 결심을 한 게 칠십대 초반이었다. 이제는 어머니가 운전을 포기하기 싫었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차 안에서 꼼지락대는 걸 ‘활동’이라 할 수는 없지만 신체적으로 기동성이 제한된 이들에게 운전은 삶의 일부이자 즐거움의 한 원천이다.
(/ p.132)

분명 다른 수많은 노부부들이나 부부처럼 사는 커플들도 상황이 비슷할 텐데 매일같이 이렇게 기계적으로 서로를 돌보며 살아갈까? 한 가지 답변밖에 생각나지 않는데, 이렇게 비유해볼 수 있겠다. 식물을 보면 뿌리와 그 뿌리에서 자라난 줄기 끝에 달린 꽃이나 열매는 전혀 비슷한 구석이 없어 보이지만 그것들은 모두 같은 식물의 부분이다. 그렇듯 사랑과 그 사랑에서 자라난 의무감도 정말이지 비슷한 구석이라곤 없지만 그 역시 같은 것의 부분이 아닐까.
(/ p.160)

이제는 그 어떤 일도 그런 식으로 내 자존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었는데, 그게 이상하게도 해방감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뭔가를 상실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마음이 설렐 만큼 신나는 일들은 더 이상 일어날 수 없다, 뭐 그런 것. 그래도 단순히 즐길 수는 있다.
(/ p.196)

여기까지 와 되돌아보니 인간의 삶이란 우주적 견지에서 보면 눈 한번 깜박이는 것보다 짧아도 그 자체로 보면 놀랍도록 넉넉해 서로 대립되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고요함과 소란스러움, 비탄과 행복, 냉담함과 따스함, 거머쥠과 베풂이 모두 담길 수 있다.
(/ p.218)

좋은 조건에서, 적어도 기대했던 것보다는 덜 나쁜 상태에서 노년에 접어들었고 유난히 운이 좋았거나 현재 운이 좋다면 당연히 노년을 최대한 즐기겠지만, 나는 ‘늘 내 등 뒤에서 날개 달린 시간의 마차가 서둘러 다가오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면 정말이지 말 그대로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보다 훨씬 더 큰 문제들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된다.
(/ p.220)

우리 존재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보다는 우리가 이 세상에 거의 보이지는 않아도 실제적인 뭔가를, 유익하든 해롭든 간에 남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 죽어서 사라지는 것은 인생의 가치가 아니라 자아가 담긴 낡은 그릇이요 자의식이다. 그것이 무無로 사라지는 것이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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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 영국 노퍽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2차 세계대전 동안 BBC에서 일했다. 종전 후 친구인 안드레 도이치와 함께 훗날 안드레도이치 출판사가 될 문학 전문 출판사인 앨런 윈게이트 출판사를 설립했다. 1993년 75세의 나이로 은퇴하기까지 안드레도이치 출판사에서 50년 가까이 편집자로 일하며 필립 로스, 노먼 메일러, 잭 캐루악, 진 리스, 시몬 드 보부아르, V. S. 나이폴, 존 업다이크, 마거릿 애트우드 등 세계적인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다듬었다. 2009년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
애실은 또한 여러 편의 소설과 명망 높은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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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서양철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행복학 개론]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편애하는 인간] [북로우의 도둑들] [어떻게 늙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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