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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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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309동1201호
  • 출판사 : 은행나무
  • 발행 : 2015년 11월 06일
  • 쪽수 : 24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6609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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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주일에 이틀은 교수님,사흘은 맥도날드 알바생의 시간을 살아가며 ‘노오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제목은 다소 도발적이고 비장하게까지 느껴지지만, 이어지는 글들은 저자가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시간강사로 살아가는 동안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겪은 실제 이야기들을 오히려 담담한 어조로 펼쳐내고 있다. 제도권의 삶이 비루하다고 불평하지도, 내가 이렇게 힘드니 좀 봐달라고 징징대지도, 이러한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는다. 그저 한 청년이 이렇게 꿋꿋이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고 있다고 보여줄 뿐이다. 대학 진학률이 70%를 넘는 이때에 제도권에서 살아가는 이 청년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고, 그래서 8090세대 청년들에 대한 세대성의 가슴 서늘한 기록이 된다. 젊을 땐 좀 아파도 된다, 요즘 젊은이들은 불평만 한다는 식의 기성세대의 일갈에 대한 답으로서, 꿈을 가진 한 청년이 얼마나 ‘노오력’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 꿈 때문에 현재를 얼마나 처절히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지 담백하고 절제된 문장들의 사이에서 읽어낼 수 있다.

- 노오력: 현실에 좌절하며 사회를 비판하는 N포 세대 젊은 층을 두고 ‘너희가 더 노력하면 된다’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난하는 시선에 대해 비아냥조로 만들어진 신조어.

출판사 서평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지방시’로 묵묵히 아픔을 감내하고 있을
모든 청춘들을 위해 이 글을 바친다”


인문학 전공의 매력에 빠져 대학원에 진학한 저자는 좋아하는 공부만 할 수 있다면 행복할 줄 알았으나, 상아탑 안에서의 생활은 고매하기보다 고되었다. 1부 [대학원생의 시간]을 지배하는 주제는 바로 이때의 ‘고군분투’다. 성인이 된 지 한참인 만큼 부모님께 기대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생계와 학업을 병행하며 분투해야만 했다. 저자는 제도권 안에서 연구자로 거듭나기 위해 공부하느라 노력하고, 장학금을 보전받기 위해 대학 곳곳에서 갖은 행정 업무를 수행하느라 노력하고, 후학으로서, 제자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수업을 제외한 일과 시간을 온전히 조교 일에 쏟아붓지만 조교 장학금이 등록금에조차 못 미쳐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하고, 생활에 필요한 돈을 위해 갖은 아르바이트도 하며, 그 와중에 공부도 해야 한다. 대학 행정의 최전선은 대학원생들의 노동으로 이루어지고, 덕분에 학업에 꿈을 품고 제도권의 삶에 편입된 젊은 학자들은 역설적으로 공부와 연구에 충실할 수가 없다.

그가 담담하게 미메시스적으로 펼치는 삶의 장면들에는, 이 역시 사람의 이야기임을 알리듯 뜨거운 감정들이 배어 있다. 독립된 사회인의 몫을 하지 못하는 떳떳치 못한 아들이라 부모님께 죄송하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하여 간신히 퇴직한 부모님께 건강보험이나마 해드릴 수 있어서 보람을 느끼고, 직장인이 된 친구들과 멀어지고 사회에서 만난 이들과도 어울릴 수 없음을 자조하며 사무치는 외로움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참 열심히 살고 있구나, 안타까운 마음에 마음 한편이 미안해진다. 자신의 꿈을 좇아 묵묵히 삶을 버티고 있는 이 청년은, 과연 달관할 수 있을까.

“과연, 우리는 이 비루한 삶을 달관할 수 있을까?”
학생들이 ‘을’이 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가득한 대학에서의 자기 고백이
신자유주의에 물든 우리 사회의 민낯을 내비친다


명문이 아닌 지방의 학교에서, 위기가 아닌 때 없던 인문학을 배우고 가르치며, 학생도 교수도 아닌 캠퍼스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신자유주의가 바꾼 대학의 풍경을 생생히 보여줄 수밖에 없다. 진리의 상아탑이라 추앙받는 대학은 사실 기민하게 자본의 논리에 영합하여, 인문학은 돈 안 되는 학문으로 폄하되고 대학원생들은 대학의 인적 자원으로서 ‘열정 페이’를 강요받는다. 그들이 ‘잡일’에 쓰이지 않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도, 명목상의 강의 시간 외에 수업 준비와 과제물 첨삭처럼 보이지 않는 노동에 매몰되는 시간강사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 4대 보험 보장은 수지타산에 필요하지 않은 일이 된다. 에피소드의 낱낱은 개인의 특정한 기억이지만, 이 장면들을 불러온 사회와 그 풍조를 사유한다면 이는 생생한 사례가 된다.

연재 당시 기사화될 정도로 주목받았던 주제 중 하나는 그가 시간강사임에도 건강보험을 위해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쉽게 신자유주의의 표상으로 생각하는 맥도날드에서, 저자는 노동자로서 대학에서보다 나은 처우를 받을 수 있었다. 맥도날드는 최저임금을 보장해주고 4대 보험을 해결해주고, 다쳤을 때에 산업재해 처리를 해주고 치료비를 지급해준다. 이와 비교할 때 대학이 법을 어기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의 지성인 젊은 연구자들을 키워내고 응당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야 할 대학이 그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맥도날드에서의 아르바이트는 건강보험과 생활비를 위해 시작한 것이었지만, 최저시급으로 대변되는 삶의 최전선에서 인문학을 새로이 발견하는 계기도 되었다. 2부의 12장의 제목인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에 대해 단순히 어법상 틀린 말이라고 지적하기보다는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이 시대의 정신이 무엇인지 읽어내는 것이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인문학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그가 대학에서 가르치는 과목은 대학 신입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처음 접하고 제도권의 말과 글에 익숙해지게 돕는 ‘대학 국어’로, 저자가 고등교육에 갓 진입한 학생들과 함께 ‘알바생’의 문법이나 웹툰의 맞춤법과 같이 피부에 닿는 곳에서부터 인문학을 개진해나가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나는......후회한단다”
강의실에서 제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해나가며
그들의 청춘 초입을 응원하고 도와주는 조력자를 꿈꾸다


시간강사로서의 삶을 다룬 2부 [시간강사의 시간]에는 이처럼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만나며 겪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학생들을 또 다른 ‘지도 교수’로 여기며 그들과 소통한 바를 토대로 더 나은 교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강사로서의 성찰을 녹여낸 것이다. 연구자로서 제도권 안에서 밥벌이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강의였지만, 저자는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더 폭넓게 사유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어 ‘교학상장’할 수 있었기에 논문에서는 얻을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그 강의실에서, 이 ‘젊은 교수님’은 20대 초입 청년들의 고민을 곁에서 함께해주는 동반자이자 조력자가 된다. 강사와 수강생이라는 관계를 넘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8090세대 청춘들로서 동시하는 것이다. 강박적일 정도로 신중한 이 연구자가 조심스럽게 학생들을 도우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은 은근히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는 학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교수도 아닌 경계인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연재하던 당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는 ‘지방대’라는 출신에 따라 대학 문제를 논할 자격론이나 공부를 할 머리가 아니라는 등 인신공격적인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출간조차 필명으로 하는 것에 대해 그 진심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처음에는 신분을 숨기느라 필명을 쓰기 시작했지만, 저자가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같은 세대 청춘들이 있음을 목도하였고 또 이 고단한 삶이 동시대인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게 된 이상 이 글은 더 이상 특정될 필요가 없는, 특정되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가 된다. 그가 몸담아온 학교명이 밝혀지면 그의 삶은 그 학교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특정한 삶이 되어 구분되고, 대입 배치표에서의 위치로 이 글의 가치가 변동될 것이 빤하다. 저자는 지식 자본으로 노동할 뿐, 사회인으로 몫을 하고 기능하기 위해 분투하며 노동하는 8090세대 청춘 노동자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노오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처음 글을 쓸 때에는 서로를 몰라주고 착취하는 동료들에게 날을 세웠던 저자는, 이내 제도권에의 제도 아래서 모두가 피해자임을 인지하게 되었다. 같은 ‘헬조선’의 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우리들로서는 요즘의 청춘이 이러하구나, 그저 알아주고, 또 같은 세대로서는 사회인의 문법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저들의 삶도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 알아주면 좋을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이 책을 쓴 이유 중 하나로 “과거를 미화하거나 추억하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프롤로그])를 꼽는 저자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과 시대를 박제하는 사료(史料)가 된다. 각자도생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청춘 모두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추천사

‘지방시’는 작가 자신의 경험을 말한 것이지만, 이는 내가 9년간 경험한 대학원에서의 생활, 그리고 9년간 겪고 있는 시간강사로서의 고민을 옮겨놓은 것이기도 하다. ‘돈 안 되는 학문’을 공부하겠다는 ‘돈 없는’ 대학원생들의 삶은 비루하다. 어찌 저찌 강의를 하게 되더라도 미래가 없는 고난의 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이 ‘흥분할 만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이 책은 ‘흥분하지 않은’ 어조로 차근차근 세상에 드러낸다. 게다가 작가는 이 암울한 공간에서도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자체가 ‘인문학의 힘’ 아니겠는가.
- 오찬호 / 사회학 연구자, [진격의 대학교: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 대학의 자화상] 저자)

“분명 글에는 감정이 절제되고 생략되어 있는데 마음에 와닿는 것이 많다.”
“내가 걸어보지 못한 길임에도 공감하고 같이 아파할 수 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다, 어깨동무하고 같이 버텨가는 사람들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더 아프면서도 한편으로는 위안이 된다.”
- ‘오늘의 유머’ 연재 당시 댓글 모음

목차

프롤로그 | 안녕, 나의 모든 것

1부 지방시 첫 번째 이야기, 대학원생의 시간
1. “스물여섯의 나는 그렇게 이 삶을 시작했다”_제도권 삶의 시작
2. “이것이 대학원의 전통이라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_대학원 입학과 조교 생활
3. “숨 쉬는 비용을 제외하고도 삼백만 원이 비었다”_등록금과 장학금
4. “그냥 연구소 잡일 돕는 아이입니다”_연구소 조교 생활
5.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 햄버거를 만드는 공간보다 사람을 위하지 못한다면”_과정생의 노동과 처우
대학 시간강사 K께
6. “여기서 혼자 할 일 없는 놈”_내 부모의 보호자가 되지 못하는 현실
7. “너 그러다 늙겠구나”_그리고……
8. “야 그만 좀 얻어먹어 인마”_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친구들
9. “나는 반사회적인 인간이다”_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시간강사와 사회인
10. “아직도 하고 있냐”_꿈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 친구 허벌에게
11. “발표가 이제는 좀 들을 만하네, 좋아요”_그렇게 대학원생이 되었다
12. “한번 해보겠습니다”_학위논문 주제를 선정하다
13. “자네, 혹시 삼계탕 좋아하나”_학위논문 자료를 수배하다
14. “걔들도 힘들었대, 하고 적혀 있었다”_학위논문을 쓰다
15. “그래도 자네 살 만했지?”_연구원 등록이라는 ‘희망 고문’
16. “결국 나도 비겁한 인간인 것이다”_내가 만난 학부생 조교들
17. “미안해 꾸마우더리”_학자금 대출
18. “내 몸에 그저 미안하다”_수료, 그리고 대학원생의 몸
어느 날의 일기: 노동한다는 것의 의미

2부 지방시 두 번째 이야기, 시간강사의 시간
1. “연구만 하고 강의는 안 할 수 없을까”_강의 수임을 거절하다
2. “네, 할게요, 고맙습니다”_30인의 지도 교수를 만나다
3. “여러분은 저보다 더욱 좋은 선생님입니다”_학생들에게 배운 인문학
“You are very hard teacher”_강의실에서의 내 첫 번째 지도 교수에게
4. “당신은 나를 볼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_강단에서의 시야
5. “조별 과제에 불만이 많던 학생은 강사가 되어 강단에 섰다”_평범한 집단 지성의 인문학
6. “나는 학생들이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지 않아요”_강의실에 언제나 옳은 존재는 없다
7. “내일 뵈어요”_우리 주변의 인문학
8. “교수님 일베 하세요?”_강의실 안에서의 ‘정치적인 것’
9. “교수님 논문도 검색해주세요”_강의와 연구 사이의 균형 찾기
10. “지몽미 그게 뭐야”_‘신종족’과 소통하는 ‘젊은 교수님’
11. “여러분 마음속으로 제게 에프를 주세요”_학생들 앞에 부끄럼이 없도록, 진심 어린 사과하기
12.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_맥도날드에서 배운 인문학
13. “교수님은 무척 행복해 보이세요”_나의 구원자, 학생들
14. “후회하지 않으시나요?”_‘헬조선’에서 꿈꾼다는 것

에필로그 | 그 어디에도 지방시는 있다
감사의 말

본문중에서

나는 이미 물결에 흽쓸려 가고 있는 나약한 인간이다. 누군가를 뒤돌아볼 여유를 갖는 것조차 사치에 가깝다. 하지만 적어도 인문학을 가르치는 강의실에서만큼은, 어떻게든 역행하고 싶다. 지금의 사회는 인간을 갑과 을로, 다시 병으로, 정으로, 무한히 분류해내고 있지만, 강의실은 어떠한 위계 없이 ‘갑’만 존재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강의실에서는 나도, 학생도, 모두가 갑이다. 그렇게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그러한 사유가 ‘명문’과 ‘지잡’의 분류를 넘어 거리로 확장될 수 있길 바란다. 나의 제자들이 인간의 가치를 수직적으로 분류해내지 않기를, 타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자기 안으로 초대할 수 있는 다정다감한 인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학생들을 구원해내려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지방시를 쓰며 나는 대학이 가진 맨얼굴을 한 번쯤 내어 보이고자 했다. 내부 고발이나 처우 개선 요구와 같이 거창하거나 감당 못할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이렇게 살아가는 한 세대가 있음을 기록하고자 했다. 동정이 아닌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었고, 허울 좋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아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사회인’이자 ‘노동자’로서 내 삶을 규정해보고 싶었다. 그러면 한발 더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나는 서른셋, 지방대학교 시간강사다. 출신 대학교에서 일주일에 4학점의 인문학 강의를 한다. 내가 강의하는 학교의 강사료는 시간당 5만 원이다. 그러면 일주일에 20만 원, 한 달에 80만 원을 번다. 세금을 떼면 한 달에 70만 원 정도가 통장에 들어오는데, 그나마도 방학엔 강의가 없다. 그러면 70만 원 곱하기 여덟 달, 560만 원이 내 연봉이다. 박사 수료 때까지 꼬박 받은 학자금 대출에서 한 달에 20만 원 정도를 떼어 가고, 이런저런 대출금 상환과 공과금을 더하면 내가 쓸 수 있는 돈은 한 달에 10만 원이 고작이다. 이걸로 남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신용 등급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 지 오래다. 전화가 오면 앞자리가 ‘02-1588’로 시작하는지 확인한 후 전화기를 돌려놓는다. 밀린 카드 대금을 독촉하는 전화일 것이다. 이런 생활이, 몇 년째고,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학생들에겐 허울 좋은 젊은 교수님이다. 그들은 내가 88만 원 세대보다 더 힘들게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까.
(/ 본문 중에서)

어머니 앞에서 아들 세대의 ‘아픔’에 대해 말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까, ‘아프다’고 말하는 것이 너무나 아픈 것이다. 어머니는 내가 책에 빠져 살던 어린 시절, 종종 네가 원하면 언제까지 나 공부할 수 있게 해줄게, 집을 팔아서라도 그렇게 해줄게 공부만 하렴, 하고 다정하게 속삭여주었다. 나는 지금도 그 목소리를 사랑스럽던 마음, 질감 그대로 기억한다. 하지만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할 염치는 없어서, 일그러진 얼굴로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하는 것이 고작이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 '여기서 혼자 할 일 없는 놈' 중에서)

아마도 내가, 혹은 내 또래의 대학원생이나 시간강사 들이 겪는 외로움의 근원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나는 반(半)사회적인 인간이다. 학생도 아니고 사회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번듯한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반(反)사회적인 인간이다. 다른 노동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 표면적으로 노동하고, 사회가 원하는 소득과 소비 기준, 그 어느 것도 충족하지 못한다. 일주일에 네 시간 노동(강의)하고 월급을 받아 가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비난한다. 강의 준비, 과제 첨삭, 개인 면담과 같이 드러나지 않는 노동의 시간이 오히려 더 길지만, 고려 대상이 되지 못한다. 사회성의 결여, 사회에서 함께 동시하고 있으나 동시하지 않고 있다고 느끼는 동시성의 비동시성, 이러한 외로움은 연애나 우정이나 가족애 같은 것으로는 극복되지 않는다. ‘사회적’이지 못한 존재는, 외롭다.
나는 만신창이가 되어 연구실로 돌아갔다.
(/ '나는 반사회적인 인간이다_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시간강사와 사회인' 중에서)

학자금 대출 이자를 갚고 어떻게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물류 창고 아르바이트, 중학생 내신 과외,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했다. 그러면서도 학과 대소사의 잡일은 언제나 나와 대학원생들의 담당이었다. 영수증 증빙을 위해 찍은 행사 사진의 한편에는 어김없이 내가, 그리고 내 또래의 대학원생들이, 귀퉁이의 어느 부분에서 후줄근한 모습을 하고 있곤 했다. 이런 내 생활을 교수들이 응원하거나 격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서른이 다 된 제자의 이러한 삶에 연민과 동정을, 무엇보다도 내색하지 않는 공감을, 응원을 마땅히 보낼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내게 돌아온 것은 그래도 자네 살 만했지,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것이 나를 지탱해온 어느 한 부분을 사정없이 무너뜨렸다. 그다지, 살 만하지 않은, 삶이었습니다...... 정말로요.
(/ '그래도 자네 살 만했지?' 중에서)

그 후에도 나는 몇 차례의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교학상장’이라는 단어를 기억해냈다. “가르침과 배움은 함께 성장한다”라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나는 이 단어를 고등학교 시절에 도서반 선생님께 들었다. 선생님께서 오늘은 내가 배웠다, 하고 나에게 말씀하셨는데 나는 당돌하게도 선생님이 학생에게 배우는 게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선생님은 빙긋 웃으며 언제나 교학상장이란다, 하고 답했다.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것, 이라고 언제나 생각했던 내게 그 단어는 무척 비현실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곧 자연스레 기억에서 지워졌는데, 강단에 직접 서보고서야 비로소 그것이 현실에서 의미화될 수 있음을 알았다. 강의실에서 교수자와 학생은 서로의 발전을 추동하는 관계였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가르치기 위해서, 동시에 배우기 위해서 강의실에 섰다. 처음에는 그것이 어색하고 내가 자격이 없는 강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학생들에게 무언가 배우는 일이 오히려 즐겁다.
(/ '여러분은 저보다 더욱 좋은 선생님입니다' 중에서)

“나는......후회한단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어렵게 입을 열었다. L이 어떤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는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시간을 돌이켜 스무 살의 나에게 어느 길을 걷겠니, 하고 다시 묻는다면, 역시 죽을 만큼 고민할 거야. 지금 행복하냐고 물으면, 나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어....... 그런데 적어도 나에게 부끄러운 선택을 하지는 않았단다. 그래서......”
나는 잠시 감정을 추스르고, 남은 한마디를 하려 했다. “적어도 자신에게 부끄러운 선택을 하지 않으면......” 하고 말을 이으려는데 L이,
“그러면 버틸 수 있다는 거군요.”
하고 말했다. 그러고는 환하게 웃었다. 그렇게까지 말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그가 답을 내주었다. 나는 어제 후회했고, 오늘 후회하고, 내일도 후회할 테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건 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기 때문, 인가 보다.
(/ '후회하지 않으시나요?'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83년 서울 홍대 입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책이 무언가를 해결해줄 것이라 믿고 많이 읽었다.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 진학해 얼마 전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박사 논문을 쓰며 출신 대학에서 인문학 교양 강의를 하고 있다.

“필명인 ‘309동1201호’는 내가 살았던 집의 주소다. 대학원생 시절을 거의 보낸, 나의 젊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간이다. 이 책의 시간을 묵묵히 감내하며, 지친 나를 언제나 위로해 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버텨낼 수 있었다. 이 책을 쓰기에 가장 어울리는 필명일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사용하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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