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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과 반전의 순간 Vol.1 : 강헌이 주목한 음악사의 역사적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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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강헌
  • 출판사 : 돌베개
  • 발행 : 2015년 06월 29일
  • 쪽수 : 36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71996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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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강헌이 주목한 음악사의 역사적 장면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독자 앞에 선 이 책 [전복과 반전의 순간]은 이렇듯 음악이라는, 대중과 긴밀하게 연결된 예술 장르를 통해 당연한 듯 받아들이던 것에 무차별적으로 물음표를 던짐으로써 지난 역사의 어떤 순간들이 갖는 다층적인 의미를 발견하는 새로운 독법의 제시이자 그것이 가진 의미의 시공을 종과 횡으로 누비는 전방위 문화사이다. 또한 문화사를 배경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의 다양한 일화를 통해 그 본질과 의미를 훨씬 명료하게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출판사 서평

시공을 넘나드는 음악사의 새로운 독법讀法,
역사와 시대의 이면을 읽는 전방위적 문화사

일상의 풍경에 음악은 공기처럼 존재한다. 무수한 예술의 장르가 그것을 선택하는 대중에게 선택권이 있으나 음악은 예외적으로 선택권 밖에서 무차별적으로 대중에게 유포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예술이 인간사를 반영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면 그 가운데 음악이야말로 그 탄생부터 소멸까지 당대의 정치적 문화적 자장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음악 또는 음악인을 통해 그 시대를 들여다보는 것은 음악 그 자체를 이해하고 시대의 이면을 읽는 것에서 나아가 과거와 긴밀히 연결된 오늘을 새롭게 바라보는 매우 효과적인 창구이자 주효한 방법이다. 그 창구는 때로는 노래 한 곡일 수도 있고, 때로는 벼락처럼 등장한 뒤 시대를 풍미한 어떤 장르일 수 있고, 인류사에 빛나는 별로 남아 있는 누군가일 수도 있으며, 비록 당대의 최고 유행이라는 시대적 주류를 차지했으나 이제는 시간의 뒤안길로 사라진 존재일 수도 있다.
'강헌이 주목한 음악사의 역사적 장면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독자 앞에 선 이 책 [전복과 반전의 순간]은 이렇듯 음악이라는, 대중과 긴밀하게 연결된 예술 장르를 통해 당연한 듯 받아들이던 것에 무차별적으로 물음표를 던짐으로써 지난 역사의 어떤 순간들이 갖는 다층적인 의미를 발견하는 새로운 독법의 제시이자 그것이 가진 의미의 시공을 종과 횡으로 누비는 전방위 문화사이다.
이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마이너리티의 예술 선언'이라는 제목 아래 20세기 초, 중반 미국을 뒤흔든 '재즈와 로큰롤'에 대해, 2장은 '청년문화의 바람이 불어오다'라는 제목 아래 미국에서 로큰롤이 온통 세상을 휩쓸 때 가난한 한국에서 싹 트고 자란 통기타 음악과 그룹 사운드에 대해, 3장은 '클래식 속의 안티 클래식'이라는 제목 아래 프랑스혁명 전후 비엔나를 중심으로 활약했던 모차르트와 베토벤에 대해, 4장은 '두 개의 음모'라는 제목으로 일제강점기 직전부터 해방 이후까지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풍미한 [사의 찬미]와 [목포의 눈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이렇듯 크게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으나 네 개의 이야기가 나란히 서 있는 데 머물지 않는다. 네 개의 각 장은 각각 다시 두 개의 이야기로 나뉘어지는 듯하더니 그 두 개의 이야기는 다시 하나의 이야기로 소급된다. 그리고 그 각각의 이야기 네 개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큰 줄기로 합해져 결국 개별적인 정보와 사실 관계의 정리를 넘어, 음악을 통해 문화사 전반을 대하는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미국 역사에서부터 비엔나 궁정을 거쳐 한국 근현대사까지
강헌이 주목한 음악사의 역사적 장면들

재즈와 로큰롤을 단순히 새로운 음악적 장르의 출현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재즈가 배태되고 전 세계인의 음악이 되는 과정에는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이 겪어야 했던 질곡의 역사가 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1장의 시작은 뉴올리언스라는 지역에서 재즈가 탄생한 역사적 배경,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시카고를 거쳐 뉴욕에서 꽃을 피우고, 전 세계인의 문화가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한 축으로 전개된다. 이 축을 중심으로 유럽과 신대륙 미국의 전쟁사, 경제대공황, 양차 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가가 되는 과정이 함께 펼쳐지며 이야기는 재즈 이후 로큰롤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러면서 재즈의 끝과 맞닿아 있는 로큰롤의 시작점에 서 있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등장으로부터 비틀스에 이르기까지를 중심축으로, 어른들만의 전유물이었던 문화가 이 시기 어떻게 미국의 10대들에 의해 주도되었는지, 이미 부유한 강대국이자 중산층의 나라가 된 미국이 새로운 문화의 출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 대응은 거꾸로 어떻게 문화적 파급력을 확대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새로운 문화의 등장 앞에서 미국의 어른들, 즉 기득권이 드러내는 거친 민낯은 물론 로큰롤의 패션의 의미까지 살핌으로써 그 문화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상징 세계를 놓치지 않고 훑고 있어 흥미롭다.

2장의 배경은 대한민국으로 이동한다. 미국에서 10대들을 주축으로 로큰롤이 만개한 시점 우리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미국의 문화 변혁의 중심에 10대들이 있었다면 우리는 20대의 청년들이 선봉에 섰다. 로큰롤이 아닌 왜 통기타였는가, 그룹사운드의 시작은 얼마나 고단했는가에 관한 고찰은 명쾌하긴 하나 서글프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문화적 변화 현상을 중심에 놓고 우리의 문화 현상을 비교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미국으로 대변되는 서구의 문화를 서술하되 동시에 그 이전에 이미 형성되어 있던 우리만의 문화사적 축적의 과정을 점검함으로써 이 시기의 우리 문화적 현상이 갖는 의의에 대해 상세히 짚어보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기성세대가 새롭게 출현한 로큰롤을 대한 방식과 제4공화국으로 지칭되는 박정희 정권 시절 우리 문화사에 일어났던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이야기들은 21세기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음악적 자유의 시작점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통렬한 깨달음을 갖게 한다. 물론 당대의 문화적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오늘날의 대중음악계의 현실까지도 다시 보게 만드는 것 역시 빠질 수 없다.

다시 이야기는 시공을 건너뛰어 3장에서는 무려 18세기 비엔나의 궁정으로 이동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이다. 그러나 3장 역시 단순히 두 사람의 생애와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는다. 이들이 꿈꾸던 음악 세계 이전에 존재하던 바흐와 하이든의 시대를 살핌으로써 모차르트는 어떻게 모차르트일 수 있었으며, 베토벤은 어떻게 베토벤이 될 수 있었는가를 상세하게 살핀다.
이로써 천재 신동 출신 음악가라는 표피적인 수식어에서 벗어난 모차르트를 만날 수 있다. 아울러 그가 자신의 재능을 근거로 궁정 사회에 어떻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으며, 신분에 귀속되지 않고 자신의 재능만을 가지고 세상에서 인정받으려 했으나 좌절해야 했던 모차르트의 실상과 마주할 수 있다. 베토벤 역시 다르지 않다. 악성樂聖으로까지 표현되며 음악의 신성으로 불리는 관성적인 시선에서 비켜나 평생 긴 바지를 입고 다니며 스스로를 공화주의자로 인식했던 그가 현실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음악 세계를 드러냈는지, 그를 둘러싼 상식처럼 여겨지는 이야기들에 관한 의문들을 되짚어 봄으로써 그에 대해 훨씬 정교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을 중심축으로 프랑스 혁명을 전후한 유럽 역사의 변화 과정, 혁명의 성공과 실패, 그 이후 다시 보수로 회귀한 비엔나의 정치 현실을 들여다봄으로써 베토벤이 살았던 시대에 가능했던 것이 모차르트가 살았던 시대에는 불가능했던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두 사람의 인생을 다르게 만들었는지를 살핀다. 요약하자면 모차르트가 살던 시대에는 귀족이나 궁정의 후원 없이 음악가로서 독립적인 삶을 꾸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베토벤이 살던 시대는 달랐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의 음악가로서의 꿈과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러한 시대적 맥락 속에 두 사람의 생애를 놓고 보면 음악가로서 살아생전 바라던 바를 이루느냐 이루지 못하느냐는 가지고 태어난 재능이나 개인의 노력 여부만이 아닌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절대적인 인과 관계 속에 있음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다시 또 이야기는 2장에서 언급했던 통기타 혁명 그 이전, 일제강점기 전후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4장에서는 미모의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과 일본 유학생 김우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비극적 종말로 알려진 [사의 찬미]와 이난영의 목소리가 저절로 귀에 들리는 듯한 [목포의 눈물], 이 두 곡을 통해 그야말로 대하드라마가 펼쳐진다. 엔카와 트로트의 상관관계, 근대 시기 우리에게 서양 음악이 유입된 과정, [사의 찬미]를 둘러싼 전혀 다른 사실들의 등장, 친일파의 득세는 물론 해방 이후 청산되지 않은 우리 과거사가 비단 정치만이 아닌 우리 문화계에 어떻게 잔존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책장을 넘기는 것이 숨이 가쁘다. 멀게는 동학농민혁명에서부터 가까이는 해방 후 서울대학교 종합발표안까지, 전봉준부터 현제명까지 숱한 등장인물들이 들고나며 기존의 인식이 놀라울 만큼 전복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음악사의 사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문맥,
그 문맥 속에 드러나는 역사적 사건들의 의미와 가치

저자 강헌은 이 책에서 대상으로 삼고 있는 무수한 사건과 개별 인물들을 별개로 다루지 않는다. 각각의 것들이 다른 역사적 사건들과 함께 인류 역사의 좌표 안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수시로 밝혀줌으로써 독자의 시선을 현재 읽고 있는 시대와 지역 안에 가두지 않고 좀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우선 재즈와 로큰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첫 장을 보자. 우선 재즈의 탄생 배경, 그 명칭의 유래는 물론 전설적인 뮤지션들을 전면에 포진시켜 재즈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다. 이로 인해 독자는 재즈가 미국에 끌려온 흑인 노예들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기본적인 상식 위에 1917년 최초로 발표된 음반 하나가 재즈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시작으로 점점 구체적인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러나 그가 끌고 들어가는 이야기는 단순히 재즈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동양과 서양,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그만의 독법은 다음과 같이 발현된다. 예를 들어 첫 장 첫 머리에 1917년이라는 시점을 언급하며 그는 이 해가 재즈라는 음악 장르에서 중요한 해임을 언급함과 동시에 이때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인 박정희가 태어난 해이며, 이광수의 [무정]이 출간된 해이자 레닌의 러시아혁명이 일어난 해임을 상기시킨다. 이로 인해 하나의 역사적 사실을 지역적 범주 아래 고정시켜 인식하기보다 그것이 세계사 전반의 좌표 위에 어느 시점에 자리하고 있는지를 거시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또한 그는 재즈와 로큰롤을 인류 예술사의 가장 위대한 변화를 이끈 대전환의 상징이라 평하며 그것의 가치를 1789년 일어난 프랑스대혁명과 비교함으로써 재즈와 로큰롤이 갖는 역사적 의미의 무게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즉,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언급하고, 그것을 다른 맥락 속에서도 환기시켜 그것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의미를 비견하는 데 활용함으로써 단선적이고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역사적 정보들이 더욱 풍요롭게 다층적인 의미로 환원된다.
이 책은 또한 문화사를 배경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의 다양한 일화를 통해 그 본질과 의미를 훨씬 명료하게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재즈라는 음악적 본질을 길게 설명하는 대신 미국 뉴욕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내린 클래식의 정의와 1930년대부터 50년대까지 활동했던 위대한 색소폰 연주자 레스터 영의 일화를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직관적으로 그 본질을 이해하게 해준다.
이러한 예는 본문 곳곳에 허다하다. 1969년 한대수의 등장과 박정희의 3선 개헌을 나란히 둠으로써 이후 11년 동안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불행을 단순히 군부 독재와 민주주의의 항쟁이 아닌 기성세대 또는 기득권에 대항하는 젊은이들의 투쟁의 역사로 바라보게 하고, 이미자부터 패티김을 거쳐 양희은으로, 배호부터 트윈폴리오를 거쳐 김민기까지의 앨범 재킷 변천사를 통해 이 시기 문화적 격돌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드러났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아버지들이 어떤 성향이었는지에 관해 살피고, 그들이 14년 차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차를 두고 활동했으나, 그 사이에 존재하는 프랑스대혁명을 거치며 그 전과 후의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그렇게 달라진 시대적 배경이 이 두 사람의 음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핌으로써 개인의 재능, 노력과 별개로 시대가 한 사람의 음악가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사의 찬미]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뒷이야기로 널리 알려졌으나 그로 인해 서양의 음악 문법이 단숨에 우리 문화권 안으로 유입된 그 계기와 배경에 대해 주목하고, [목포의 눈물]이 발표된 시점이 1935년이라는 시기를 통해 이것이 이미 사실상 우리 주권을 일본에게 빼앗긴 1905년 을사늑약 이후 한 세대가 흐른 뒤 나온 노래이며, 그것이 철저하게 엔카에서 비롯된 트로트 형식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일본 엔카의 음악 문법이 우리 속에 내면화되었다는 증거이자 가장 제국주의적 문법으로 민족 저항을 노래하는 이상한 역설에 빠졌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안다고 여겼으나 정작 제대로 몰랐던
문화사의 빈 곳을 메우는 도발적인 물음표

이 책의 흥미로운 지점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정보를 재조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역사를 읽도록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보다 더 주목할 것은 이 책이 독자에게 던지는 도발적인 질문과 문제제기다. 주요한 것 몇 가지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1. 재즈 음악의 전설적인 뮤지션, 루이 암스트롱은 어떻게 스타가 되었는가
-그는 뛰어난 트럼펫 주자이자 타고난 보컬리스트였다. 게다가 그는 발군의 유머 실력도 갖췄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다. 그가 절정의 스타일 때 미국의 흑인들은 인종차별 반대 투쟁으로 치열한 싸움을 치렀다. 그러나 그는 단 한순간도 흑인의 입장에서 발언하지 않았고, 행동하지 않았다. 백인들의 입장에서 그는 충직한 톰 아저씨였으며, 그런 그를 백인들은 꾸준히 사랑해주었다. 루이 암스트롱의 순응적인 이데올로기가 그를 영원한 스타로 만들어준 셈이다.

2.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는 과연 10대의 대변자였는가
-백인이면서 흑인들의 음악 장르인 리듬앤블루스를 잘 불러 데뷔한 엘비스 프레슬리는 공교롭게도 리듬앤블루스에서 로큰롤의 시대로 넘어가는 그 찰나, 티브이 출연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루이 암스트롱이 뉴올리언스에서 시카고를 거쳐 뉴욕에서 활동하면서 미국 전역의 스타가 되는데 15년이 걸렸다면 엘비스 프레슬리는 한 달 반밖에 걸리지 않았다. 티브이의 막강한 파워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급작스럽게 새로운 문화 주류로 떠오른 로큰롤을 바라보는 미국 기성세대의 눈길은 곱지 않았다. 그들은 이 음악을 가리켜 사탄의 음악이라고 규탄하고, FBI까지 동원하여 로큰롤 뮤지션들을 탄압했다. 멀쩡하게 활동하던 로큰롤 뮤지션들이 뜻밖의 사고로 죽거나 다치고, 범법자로 몰려 기소되는 일이 부쩍 늘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어디에 있었는가. 그는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자 자진 입대를 했다. 그리고 그가 제대할 무렵에는 로큰롤 가수들에 대한 정리가 이미 끝나 있었다. 그후 엘비스 프레슬리는 발라드 가수가 되었다. 그가 10대의 반항을 대변한 시기는 길어야 약 1년 10개월 남짓. 그것으로 그를 미국 10대의 대변자라 부르는 것은 과한 평이라 할 수 있다.

3. 모차르트는 타고난 천재인가, 베토벤은 과연 악성樂聖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모차르트는 신동도 천재도 아니다. 그는 여섯 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으나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작품들은 대부분 스물다섯 살 이후에 나왔다. 즉 서른여섯의 짧은 생애 중 걸작들은 마지막 11년에 집중적으로 나왔다. 그는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음악적 완성을 이룬 것이다. 오히려 그의 삶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가 자신 앞에 놓인 계급적 질서를 부인한 음악가였다는 사실이다. 비엔나 궁정의 인정을 받기 원했던 그는 그러나 계급적 질서 안에 편입되기보다 자신의 음악적 결과물로 귀족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원했다. 그러나 그가 살았던 시대는 아직 그런 그의 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고, 절대로 승리할 수 없는 투쟁을 한 셈이 되었다.
그렇다면 베토벤은 어떠한가. 그가 살았던 시대는 모차르트와는 달랐다. 평생 긴 바지를 입고 공화주의자를 지향하며 살았던 베토벤은 그러나 현실주의자이자 악보 안에서만 공화주의자였다. 그러나 그가 살았던 시대 부르주아는 그 이념의 순수함과 고결함이 잘 유지되었고, 그 이상이 좌절하기 전에 베토벤은 세상을 떠났다. 다시 말해 그는 프랑스혁명 이후 새롭게 등장한 부르주아 계급의 이념에 잘 부합하는 인물이었다. 이후 프롤레타리아를 배반한 부르주아 계급에게 베토벤은 가장 고귀하고 순수했던 시대의 상징으로 여전히 유효하며 부르주아 시대가 지속되는 한 베토벤은 음악사의 영원한 챔피언일 수밖에 없다.
결국 궁정 사회에서 시민 음악가로 살아가려 했던 모차르트와 공화주의자를 표방했으나 정작 현실주의자였던 베토벤을 비극적 천재이자 성인의 반열로 올린 것은 모두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힘이었다고 할 수 있다.

4. [사의 찬미] 윤심덕과 김우진은 정말로 연인이 맞는가. 이들의 자살은 사실인가
윤심덕과 김우진이 실제로 연인 사이였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들이 함께 배에 탄 걸 본 사람도, 물에 빠지는 것을 본 사람도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윤심덕은 죽기 직전 일본 레코드사의 제안으로 [사의 찬미]라는 노래를 녹음하고, 얼마 후 자살한다. 그들이 죽었다고 알려진 후 [사의 찬미]는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앨범만 팔린 것이 아니다. 노래를 듣기 위한 축음기 역시 조선 땅 곳곳에 팔리기 시작한다. 축음기를 만든 회사는 일본의 국영기업이고, 레코드 회사는 이 회사의 자회사다. [사의 찬미]의 엄청난 흥행으로 일본의 국영기업은 막대한 수량의 축음기를 조선 땅에 팔았고, 이로 인해 조선 땅에 오디오 시장과 음반 시장을 동시에 열었다. 윤심덕과 김우진의 죽음으로 일본은 엄청난 이익을 얻은 셈이다. 그들의 죽음에 관한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던 이들의 정사情死는 어쩌면 정사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5. 트로트는 우리의 노래인가, 일본의 것인가
1984년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문제제기로 최초로 불이 붙은 트로트 국적 논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여러 모로 보아 트로트가 일본보다 우리 정서에 더 잘 어울리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트로트를 우리 문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엔카의 기원부터 그것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된 과정, 그리고 국적을 둘러싼 논쟁의 과정을 상술한 후 저자 강헌은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트로트는 일본이 만들었고 그곳에서 전해져온 음악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한국의 서민 정서로 자리 잡았고 완성도 측면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

6. 대중가요가 아닌 대중음악으로 불러야 하는 이유
저자 강헌은 우리의 대중음악을 가리켜 '가요'라는 명칭을 쓰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일갈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가요'라는 말의 연원을 따져보면 이 말을 왜 써서는 안 되는지가 분명하다. 1937년 조선총독 미나미 지로는 온 조선에서 유행하는 트로트를 금지하고 대신 일본군의 군가풍에 맞춰 '황국신민의 노래'라는 뜻의 '국민가요'를 만들어 '국민가요 제창 운동'을 실시한다. 시간이 흘러 이번에는 일본군 출신 박정희가 1960년대 왜색가요 금지 조치를 실시하면서 국민가요의 박정희 버전인 '건전가요'를 만들어 배포하면서 우리의 유행가는 가요가 됐다. 다시 말해 가요라는 말은 대동아공영의 이상을 꿈꾸던 일본 총독의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수용한 박정희의 정책으로 굳어진 말인 셈이니 이 단어의 사용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강헌, 드디어 책의 저자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다
"나를 당혹하게 하는 유이(唯二)한 질문은 무슨 음악을 좋아하느냐는 물음과 책 쓴 게 뭐냐는 물음이다. 앞의 것은 너무 많아서, 뒤의 것은 하나도 없어서 당혹스럽다."
이 책의 저자이자 명색 음악평론가 강헌은 전설 속 인물처럼 수많은 이야기 속에 존재한다. 그는 마이크만 잡으면 미리 준비한 원고는커녕 메모 한 줄 없이 몇 시간이고 온갖 이야기를 꺼낸다.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 앞에서 정신없이 몰입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그의 주변에서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풍경이다. 듣는 이들이 그렇게 몰입하는 것은 그가 가진 방대한 지식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수많은 정보를 장착한 것은 물론 그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조합하여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대상을 바라보게 한다. 세상의 모든 정보와 지식은 그의 머릿속을 통해 입으로 다시 나오는 순간 낱개 정보들의 집합체에 그치지 않고 경계와 분야를 가리지 않는 흥미로운 문맥을 형성함으로써 듣는 이의 뇌리에 각인된다.
그가 펼치는 이야기의 대상은 어느 하나로 한정되지 않는다. 보통의 사람들은 세상의 많은 것들에 대해 아주 넓거나 또는 좁은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넓으면 얇기 마련이고, 깊으면 좁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관심 있는 분야는 아주 넓으며 그것들에 대해 아주 깊은 조예를 갖추고 있다. 음악평론가라는 공식 직함에 어울리게 재즈, 클래식, 국악, 대중음악까지 그는 음악의 전문가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사랑했다는 축구, 문학청년을 꿈꿨던 만큼 관심 밖으로 떠나지 않았던 문학, 개인적 관심을 넘어 아예 클럽을 직접 운영할 정도로 심취했던 와인, SBS라디오 프로그램까지 직접 진행할 정도의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음식문화, 대학로 벙커1 강연을 통해 수많은 팬들을 양산하고 있는 명리학까지 그의 관심사는 깊이와 넓이에서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는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문학을 꿈꾸던 청년은 영화를 만들기도 하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 위헌제청을 냄으로써 헌법의 가치를 되살려 내기도 했으며, 잡지를 직접 만들어 문화적 담론 생산에 앞장서기도 하고, 역시 장르를 가리지 않는 수많은 공연을 무대에 올린 공연기획자이기도 하다. 그러더니 2004년 대동맥 파열로 인한 요양 생활에서조차 명리학에 심취하여 새로운 분야의 문을 열고,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매체로 등장한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삼아 문화사 전방을 아우른 다양한 강연을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라디오를 통해 먹고 마시는 음식에 대한 감상평에서 나아가 음식이 갖는 문화적 배경까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이런 그를 무어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겠는가.
그런 그에게는 책이 없다. 수많은 매체에 발표한 그의 글에 익숙한 이들은 정작 그에게 단독 저서로 펴낸 책이 한 권도 없다는 사실에 모두 놀란다. 그럼에도 그는 그동안 책 한 권을 제대로 펴내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최초로 책의 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 책 [전복과 반전의 순간]은 그가 이후 독자들에게 책으로 선 보일 향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목차

책을 펴내며

1 마이너리티의 예술 선언 재즈 그리고 로큰롤 혁명
재즈와 로큰롤, 그것은 노예의 후손인 하층계급 아프리칸 아메리칸과 한 번도 독자적인 자신의 문화를 갖지 못했던 10대들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문화적 권력을 장악한 혁명의 다른 이름이다.

2 청년문화의 바람이 불어오다 통기타 혁명과 그룹사운드
1950년대 미국에서 로큰롤 혁명이 있었다면 1960년대 말 가난한 대한민국의 대학 캠퍼스에서는 통기타 혁명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최초의 청년문화를 일군다. 통기타 음악은 순식간에 주류 음악 시장을 점령했지만 박정희 군부 정권은 이 청년 문화를 문화적 적대자로 규정했고, 이 젊은이들의 목소리는 제4공화국의 한낮에 처형되었다.

3 클래식 속의 안티 클래식 모차르트의 투정과 베토벤의 투쟁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음악적 신동이 아니라 빈의 궁정 한가운데서 시민 예술가를 꿈꾼 몽상가였고,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악성이 아니라 오선지 위에서 공화주의의 이상을 구현하고자 했던 현실주의자였다. 두 사람은 모두 평생 비정규직이었다.

4 두 개의 음모 [사의 찬미]와 [목포의 눈물] 속에 숨은 비밀
한국의 대중음악사는 '현해탄의 동반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센세이셔널리즘과 함께 극적으로 개막한다. [사의 찬미] 신드롬의 배후엔 일본 제국주의 음악 자본의 음모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이 신드롬을 징검다리로 하여 일본의 엔카 문화는 1935년 [목포의 눈물]을 통해 한반도 상륙을 완료했으며 엔카의 한국 버전인 트로트는 최초의 주류 장르로 등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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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62~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8종
판매수 6,592권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축구를 사랑한 소년에서 얼치기 문학청년이 된 그는 소설가가 되어볼 요량으로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지만 자신의 재능 없음만 확인한 꼴이 되었다. 대학을 다니던 동안 강의실에 들어간 날은 150일이 되지 않았고,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술집에서 보내다 홧김에 같은 대학의 음악대학원 음악학과에 들어가 대충 졸업했다.
대학원을 마친 후 그전까지는 별로 관심이 없던 영화에 꽂혀 무작정 영화판으로 들어가 '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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