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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파크 : 기욤 뮈소 장편소설

원제 : Centr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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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뮈소 신드롬'의 주인공 기욤 뮈소그의 매혹적인 스릴러 소설 [센트럴 파크]

자국인 프랑스에서만 100만 부를 판매하며 독자들의 찬사를 받은 기욤 뮈소의 스릴러 [센트럴파크]가 출간되었다. 그간 로맨스와 판타지 중심의 작품을 통해 10년 넘게 베스트셀러 작가로 각광받았던 기욤 뮈소이지만, 그를 스릴러 작가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소설 [센트럴파크]는 섬세하고 치밀하게 짜여진 스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어느 날 아침,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인 알리스와 재즈 피아니스트 가브리엘이 함께 수갑이 채워진 채 눈을 뜬다.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 두 사람이 어떻게 함께 수갑을 차고 센트럴파크의 벤치에서 눈을 뜨게 되었을까? 전날 밤까지 각각 파리와 더블린에 있었던 두 사람은 어떻게 뉴욕의 센트럴파크까지 오게 되었을까? 막연하게 시작된 이야기의 퍼즐조각이 하나씩 맞춰질 때마다 반전은 거듭되고, 동시에 새로운 수수께끼가 등장한다. 이는 독자들이 소설을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게 만든다.

출판사 서평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 기욤 뮈소의 매혹적 스릴러!
-2014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40여 개국 출간!

[센트럴파크]는 한국에서 11번째로 출간하는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이다. 무려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100만 부가 팔린 [구해줘]를 비롯해 이후 출간한 10여 권의 소설 모두가 베스트셀러에 등재될 만큼 ‘뮈소 신드롬’은 현재진행형이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초창기 한두 작품을 출간할 때까지만 해도 금세 매너리즘에 빠져 한계를 드러내게 될 것이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여전히 자국인 프랑스를 비롯해 세계 40여 개국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기욤 뮈소가 10년 넘게 베스트셀러 작가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창기만 해도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젊은이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한곳에 정체돼 있기보다는 매년 변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치열한 탐구와 변신을 위한 노력 없이 ‘롱런’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기욤 뮈소는 2013년 작 [내일]과 2014년 작 [센트럴파크]를 통해 스릴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도 기욤 뮈소의 변신에 대해 대단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맨스와 판타지 중심의 작품을 쓰던 작가가 스릴러에 도전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센트럴파크]는 기욤 뮈소를 스릴러 작가로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한층 섬세하고 치밀하게 짜여진 스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만 100만 부를 판매하며 독자들과 언론으로부터 역시 기욤 뮈소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센트럴파크]는 감각적인 문장, 역동적인 스토리,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 빈틈없이 조직된 플롯, 연속되는 반전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기대하는 독자들의 바람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고 있다.
[센트럴파크]는 고전적인 스릴러의 전개방식인 형사와 범인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매몰되기보다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색다른 이야기를 그려 보이고 있다. 등장인물들 역시 ‘형사’ 또는 ‘범인’이라는 고전적 설정에 치우치기보다는 인간의 고뇌와 심리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생동감 넘치는 입체적 인물로 그리고 있는 게 특징이다. 독자들은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소설을 읽어나갈 수 있다. 퍼즐조각이 하나씩 맞춰질 때마다 반전이 거듭되는 동시에 새로운 수수께끼가 등장하며 독자들을 끝없는 의문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 또한 이 소설을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게 만든다.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정신분석학, 의학, 과학수사 같은 분야를 다루는 솜씨도 탁월하다. 소설에서 전문 분야를 다룰 때 가장 문제시되는 점이라면 자칫 개연성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소설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센트럴파크]는 의학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을 경우 다루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이 등장하지만 기욤 뮈소는 영리한 작가답게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에서도 노련하게 개연성을 확보하며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간다.
어느 날 아침, 뉴욕의[센트럴파크]에서 두 남녀가 함께 수갑이 채워진 채 눈을 뜬다. 알리스는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이고, 가브리엘은 더블린에서 활동하는 재즈 피아니스트이다. 전날 밤까지 각각 파리와 더블린에 있었던 두 사람은 어떤 경로를 통해 뉴욕의 센트럴파크까지 오게 되었을까? 알리스의 셔츠에 묻은 혈흔은 누구의 것인가? 가브리엘의 팔에 새겨진 아라비아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두 사람은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데 어떻게 함께 수갑을 차고 센트럴파크의 숲 속 벤치에서 눈을 뜨게 되었을까?
처음부터 너무나 막연하게 시작된 이야기를 어떻게 수습해갈지 은근히 우려되기도 하지만 하나씩 퍼즐이 맞춰질 때마다 찬탄을 금하지 못하게 만드는 작가의 해법이 빛을 발한다.

절망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24시간의 동행!

사람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상처들을 떠안고 산다. 기욤 뮈소의 신작소설 [센트럴 파크]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저마다 인생이라는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맞닥뜨려야 했던 상처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여주인공 알리스는 한 마디로 비극적인 인물이다. 부모는 이혼했고, 인생관이 다른 엄마와 형제들로부터 언제나 야유와 질책을 듣고 사는 처지이다. 유일한 후원자였던 아버지는 비리 문제로 철창신세를 지고 있고, 단독으로 연쇄살인마 검거에 나섰다가 설상가상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뱃속에 든 아기까지 잃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비극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잔인한 운명은 그녀에게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시련을 안긴다.
주인공 알리스가 그처럼 비극적인 인물로 그려졌으니 감상적인 신파를 연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기욤 뮈소는 항상 예측불허의 해법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가 아니던가?
‘알리스의 생’은 독자들이 예상한 행로와 천양지차로 다르게 전개된다. 전작 [내일]을 통해 스릴러 작가로서의 재능을 증명해보인 기욤 뮈소는 신작 [센트럴 파크]에서는 혼자 사는 여성들만을 표적으로 삼아 잔인하게 살해하는 연쇄살인마를 상대로 사투를 벌이는 열혈 여형사 알리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본격적인 스릴러에 도전하고 있다. 표면적인 얼개는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알리스의 이야기이지만 살인을 저지르면서까지 딸을 보호하려는 아버지, 위기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형사, 환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의사 등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기욤 뮈소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희망으로 바꾸는 인물들을 통해 아무리 거친 운명이라도 사랑이 있다면 살아갈 가치와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인간은 단 한번 눈빛이 마주친 순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존재이다. 알리스의 죽은 남편 폴이 그랬듯 센트럴파크에서 알리스를 처음 본 가브리엘은 운명의 종이 세 번 울리는 소리를 듣는다. 작가가 주인공 알리스를 구원하는 인물로 가브리엘을 설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가브리엘 역시 알리스처럼 끔찍한 좌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시련을 겪어본 사람만이 시련에 처한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알리스와 가브리엘, 그 두 사람은 생을 포기하고 싶었던 마지막 순간에 운명의 사랑을 만나는 행운아들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스릴러 애호가들은 범인과 형사 또는 사립탐정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밀한 두뇌 게임, 혹은 치열한 추격전을 통해 짜릿한 지적 쾌감을 맛보고자 한다. 스릴러가 감정의 영역이라기보다는 냉정하고 차가운 이성의 영역이기 때문이겠지만 특이하게도[센트럴파크]에서는 기욤 특유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와 섬뜩한 연쇄살인 이야기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다. 연쇄살인 이야기가 날줄이라면 가슴을 따스하게 채우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는 씨줄이다. 기욤 뮈소 매직은 두 가지 상반되는 이야기를 절묘하게 어우러지게 한다. 이 소설은 한 마디로 반전의 소용돌이라 할 수 있다. 책장을 다 덮을 때까지 결말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나름의 추리를 동원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간파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암초를 만나게 된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의표를 찌르는 반전이 선을 보이는 동안 독자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센트럴파크]에서 기욤 뮈소가 개연성을 확보해나가는 방법은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기발한 측면이 있다. 첨단의학을 다루는 의사 가브리엘과 주인공 알리스가 비밀로 가득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가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잔인하고 섬뜩한 묘사 없이도 엄청난 서스펜스를 느끼게 하는 심리적 방식이야말로 기욤 뮈소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다. 로맨스 방식의 감각적인 글쓰기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스릴러의 기법을 새롭게 장착한 기욤 뮈소의 소설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와 숨 막히는 서스펜스의 결합!
-[센트럴파크]줄거리 요약

뉴욕 센트럴파크, 아침 여덟 시.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 알리스와 재즈 피아니스트 가브리엘은 각각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묶인 상태로 공원의 숲속 벤치에서 잠을 깬다.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로 한 번도 만난 기억이 없다. 전날 저녁 알리스는 친구들과 파리의 샹젤리제에서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고 차를 세워둔 주차장까지 걸어간 게 생각나지만 이후의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가브리엘은 전날 더블린의 재즈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두 사람은 어쩌다가 그토록 황당하고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까? 알리스의 셔츠에 묻어 있는 혈흔은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묻은 누구의 피일까? 알리스가 휴대하고 있는 총은 평소 자신이 사용하던 시그사우어가 아니고, 탄창에 든 총알이 한 개 비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알리스와 가브리엘은 지갑도 휴대폰도 없이 센트럴파크에 있다. 그들은 즉시 한 팀이 되어 뒤죽박죽 얽혀 있는 실타래를 풀어가기 시작한다. 알리스는 가장 먼저 강력계 동료 형사 세이무르에게 전화해 지난 밤 파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게 한다.
소설은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나는 기억한다’라는 제목을 통해 진행되는 알리스의 과거 이야기와 현재 뉴욕에 있는 알리스와 가브리엘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벌이는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는 한 가지로 합쳐진다. 과거 이야기는 주로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진다. 연쇄살인범은 혼자 사는 젊은 여성을 살해 대상으로 삼고 있고, 언제나 동일하게 나일론스타킹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다. 희생자들은 연쇄살인범과 평소 알고 지낸 사이인 듯 늦은 밤에 자진해서 문을 열어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프랑스 경찰은 중앙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매진하지만 범인을 검거하는데 실패한다. 알리스는 수사팀에서 배제되었지만 첫 번째 희생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라 책임감을 회피할 수 없다. 알리스는 동료형사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은밀하게 수사를 펼친다. 그러던 중 마침내 사건의 비밀을 캐내는데 성공해 범인의 집을 급습하지만 오히려 칼로 복부를 난자당한다. 그 바람에 임신 7개월째 접어들었던 아기가 숨지고, 그녀 또한 목숨이 경각에 달하는 위기에 봉착하는 한편 놀라 병원으로 달려오던 남편이 교통사고를 통해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는데.......

추천사

한 번 손에 쥐면 절대로 내려놓을 수 없다.
- 프랑스 앵포

걸신들린 듯 탐독한 소설! 밤을 꼬박 새우며 읽게 되는 책!
- 유럽1 방송

“브라보! 대단히 영리한 글쓰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 오필 드 라뉘

한 마디로 대단하다! 로맨스의 얼개 위에 숨 가쁘게 전개되는 스릴러!
- 메트로

가슴 절절한 로맨스와 숨 막히는 서스펜스의 결합
- RTL

기욤 뮈소는 서스펜스의 마술사!
- 르 파리지앵

시간의 법칙에 도전장을 내미는 사랑 이야기! 다양한 사건과 풍성한 이야기들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치밀함과 저돌성이 돋보이는 소설!
- 르 피가로 리테레르

진정한 스릴러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
- 르 주르날 드 퀘벡

본문중에서

알리스 쉐페르는 가까스로 눈을 떴다. 막 떠오른 새벽햇살에 눈이 부셨고, 아침이슬을 맞은 옷은 축축했다. 오소소한 소름이 돋을 만큼 추운 날이었고, 이마에는 축축한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목구멍이 바짝 타들어갈 만큼 갈증이 났고, 입안에서는 타다 남은 재 맛이 느껴졌다. 관절마디가 안 아픈 곳 없이 쑤셔댔고, 사지는 뻣뻣하게 마비되었고, 머릿속은 몽롱했다.
몸을 반쯤 일으킨 알리스는 그제야 자신이 숲속의 통나무 벤치에 누워있다는 걸 깨달았다. 건장하고 다부진 남자의 몸이 옆구리 쪽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알리스는 심장이 빠르게 뛰며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오려는 비명을 가까스로 억눌러 참았다. 남자의 몸을 떼어내려고 몸을 뒤채다가 중심을 잃는 바람에 바닥으로 떨어지기 직전 그녀는 겨우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 순간 알리스는 자신의 오른손과 남자의 왼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남자의 몸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알리스는 쿵쾅거리며 뛰는 심장박동을 느끼며 손목시계를 보았다. 10월 8일, 화요일, 8시였다.
(/ pp.8~9)

뉴욕이 아침이면 프랑스는 이른 오후인 만큼 동료 형사들이 아직 출근하지 않은 그녀에 대해 걱정을 크게 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세이무르가 휴대폰으로 연신 통화를 시도했겠지?
우선 세이무르에게 연락해 지난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게 하는 게 순서일 듯했다. 알리스는 머릿속으로 세이무르에게 지시할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1)프랭클린 루즈벨트 대로변의 지하주차장 CCTV 녹화 필름을 확보할 것.
2)지난밤 자정이 넘은 시각에 파리에서 뉴욕을 향해 출발한 항공편을 확인할 것.
3)내가 타고 다니는 아우디가 어디에 세워져 있는지 찾아낼 것.
4)더블린 경찰서에 연락해 가브리엘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가 한 말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것.
(/ p.24)

나는 더 이상 의사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시간이 없다.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지듯 머릿속에서 수많은 이미지들이 연속적으로 명멸한다. 아침에 범죄현장에서 본 여교사의 사체가 떠오른다. 나일론스타킹으로 목이 졸려 죽은 클라라 마튀랭은 두 눈이 뒤집어져 흰자위가 허옇게 드러나 있고, 얼굴에는 극심한 공포의 그림자가 어려 있다. 나에게는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권리가 없다. 흉악범이 다른 피해자를 또다시 양산해내기 전에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게 나에게 주어진 일이니까.
“약용식물요법은 어떠세요? 약용식물을 잘 섭취하면 우리 몸에 아주 유용합니다. 혹시 방광염에 덩굴월귤이 좋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나는 갑자기 의사의 책상 뒤로 돌아가 아직 작성하지 않은 처방전 용지 한 장을 묶음에서 떼어낸다.
“박사님께서 아직 제가 얼마나 시급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전혀 파악이 안 되는 것 같군요. 계속 제 요청을 들어주지 않으면 제가 직접 처방전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폴 말로리 박사는 나의 갑작스런 도발에 깜짝 놀라며 미처 나를 제지시킬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나는 처방전을 들고 몸을 돌려 진료실을 빠져나오며 쾅 소리가 나게 문을 닫는다.
(/ pp.70~71)

폴이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우리 할머니가 아말피 해안에 집을 한 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했던가요?”
내가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우리는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산레모로 진입하고 있다. 태양은 마지막 남은 열기를 거의 다 소진해가는 중이다.
폴의 눈길이 나에게 머물러 있다는 걸 느낀다. 나는 그를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어떻게 해서 우리가 짧은 시간에 이토록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의 눈빛을 바라보는 게 그렇게 마음 편할 수 없다.
우리의 생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때에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리는 순간이 있다. 당신이 지닌 모순, 두려움, 회한, 분노, 머릿속에 들어 있는 복잡한 생각을 그대로 인정하고 품어 안아주는 당신의 반쪽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당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등을 토닥여주고,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볼 때마다 더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켜주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 pp.86~87)

지난 11개월 동안 파리16구와 17구에 사는 독신여성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 넣고 있는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경찰은 수백 명의 인력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
2010년 11월 12일에 살해된 여교사 클라라 마튀랭 양과 2011년 5월 10일에 살해된 항공사 스튜어디스 나탈리 루셀 양, 8월 18일에 사체로 발견된 간호사 모드 모렐 양 그리고 지난 일요일에 살해당한 은행원 비르지니 앙드레 씨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수사당국은 피해자들이 하나같이 독신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해 피해자들의 인맥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설득력 있는 단서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네 건의 살인사건이 범행수법이 일치하고, 피해자들이 가해자에게 저항 없이 문을 열어줄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는 점이 파리16구, 17구 지역주민들에게는 더욱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야기하고 있다. 해당지역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경찰은 평소의 열 배가 넘는 인력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조금이라도 의심스런 행동을 하는 자가 있을 경우 지체 없이 신고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 pp.110~111)

에릭 보간의 집은 텅 비어있는 듯 보인다. 전등도 켜지지 않고, 가구도 없고, 바닥에 빈 상자 몇 개가 놓여있을 뿐이다. 조금이나마 긴장이 풀린 나는 권총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휴대폰을 손에 든다. 세이무르의 전화번호를 누르는 순간 등 뒤에 누군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몸을 돌리는 순간 오토바이 헬멧 속에 숨은 놈의 얼굴이 보인다. 내가 다시 총을 빼들려는 순간 칼날이 먼저 내 살을 헤집고 들어온다.
칼날이 내 뱃속에 든 아기를 난도질한다. 에릭 보간이 내 배를 연속적으로 찔러대는 바람에 나는 곧 두 다리의 힘이 풀리며 바닥에 고꾸라진다.
나는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에릭 보간이 내 스타킹을 벗기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분노와 증오, 피가 강물처럼 흐르는 가운데 내 정신이 서서히 내 몸을 벗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문득 아버지가 떠오른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버지가 팔뚝에 문신으로 새겨 넣은 문장이 생각난다.
악마가 부리는 술수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난 묘책은 악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하는 것이다.
(/ pp.127~128)

수술이 끝나고 나자 머저리 같은 의사가 나에게 그나마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내 뱃속에서 태아가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내 신체기관들이 칼날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내 아기가 나를 대신해 죽었다는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몸부림을 치며 내 몸에 연결된 의료기기를 모두 떼어낸다. 의료진이 급히 신경안정제를 주사한다. 의료진은 내가 신경안정제를 맞고 잠잠해진 사이 상처를 봉합하고, 장기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단행한다.
멍청한 담당 의사는 훗날 자궁을 보존하는데 성공했다는 말도 해준다. 마치 내가 언젠가 또 다른 사랑을 만나 임신을 할 수 있기라도 하듯이…….
(/ pp.180~181)

이물질이 쇄골에서 4, 5센티미터쯤 아래쪽 피부 안에 박혀 있었다. 알리스는 이물질을 꺼내기 위해 피부를 꾹 눌러보았다. 그러자 가로 세로가 각각 1,2센티미터 가량 되는 사각 물체의 둥그스름한 가장자리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맙소사! 도대체 누가 내 몸에 이런 걸 심어놨을까?
경악을 금할 수 없는 가운데 심장이 빠른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알리스는 본능적으로 옷을 벗고 가슴, 몸통, 겨드랑이 등을 두루 만지고 눌러보았다. 몸 어딘가에 최근에 수술한 흔적이 남아 있는지 살펴봤지만 상처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나는 언제부터 이물질을 몸에 삽입하고 다녔을까?
누군가 내 몸에 이물질을 삽입해 얻고자 하는 효과는 뭘까?
(/ p.206)

아버지가 에릭 보간의 시체를 우물 속에 던져 넣었다고 한 바로 그 설탕공장에서 또 다른 희생자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게 과연 우연일까?
아무튼 에릭 보간은 단독범이 아닌 게 분명했다. 아무리 두뇌가 뛰어난 자라고 하더라도 여러 나라를 제집 드나들듯 들락거리며 살인행각을 벌인다는 건 불가능했다. 어느 모로 보나 어마어마한 비용과 치밀한 사전 계획이 필요한데, 에릭 보간 혼자 복잡한 퍼즐을 꿰어 맞춰간다는 건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었다.
에릭 보간이 가브리엘과 나를 납치해 뉴욕에서 깨어나게 했을까? 만약 죽일 생각이었다면 손쉽게 해치울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살려서 뉴욕의 센트럴공원에서 깨어나게 했을까? 언젠가는 분명 자기에게 큰 위협이 될 텐데 과연 그렇게 한 목적이 무엇일까?
알리스는 점점 더 머리가 복잡해지기만 할 뿐 속 시원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버지는 왜 나에게 에릭 보간을 죽였다고 거짓말을 했을까?
(/ p.236)

알리스의 두 눈이 문득 가브리엘의 위스키 잔에서 멈췄다. 그녀의 시선은 최면이라도 걸린 듯 한 자리에 고정된 채 꼼짝하지 않았다. 알리스의 시선은 잔에 담긴 불그레한 액체 속에서 흩어졌다. 그제야 알리스는 자신이 주시하고 있던 게 위스키가 아니라 술잔을 감싸 쥐고 있는 가브리엘의 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중에서도 규칙적으로 술잔을 톡톡 두드리고 있는 한 개의 손가락이었다. 마치 돋보기를 통해 사물을 볼 때처럼 그 손가락이 아주 또렷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알리스는 가브리엘의 손가락에 잡힌 주름, 그가 잔을 만지작거릴 때마다 거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자그마하게 남는 오른손 검지의 십자가 형태 상처 자국을 놓치지 않고 확인했다. 가령 오피넬 칼을 난생 처음 소유하게 된 아이가 조심성 없이 칼을 접다가 생긴 상처를 봉합한 자국은 평생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
(/ pp.256~257)

저자소개

기욤 뮈소(Guillaume Muss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4.06.06~
출생지 프랑스 앙티브
출간도서 24종
판매수 318,690권

1974년 프랑스 앙티브에서 태어났으며, 니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몽펠리에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한 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첫 소설[스키다마링크]에 이어 2004년 두 번째 소설 [그 후에]를 출간하며 프랑스 문단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구해줘],[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사랑하기 때문에],[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당신 없는 나는?],[종이 여자],[천사의 부름],[7년 후],[내일],[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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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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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식물의 역사와 신화』, 『포스트휴먼과의 만남』, 『탐욕의 시대』, 『빈곤한 만찬』, 『그리스인 이야기』,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재미가 지배하는 사회』 등이 있으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 사에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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