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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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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브북

    출판사 서평

    세계를 발칵 뒤집은 최고의 블랙코미디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최단 기간 140만 부 판매

    전 세계 수백만 독자를 충격에 빠드린 아마존 스테디 & 베스트셀러!
    세계 38개국 번역 출간, 2015년 개봉 예정으로 영화화 진행

    진한 콧수염과 현란한 웅변술로 대중을 사로잡는 남자
    페이스북과 유튜브 조회 수에 민감한 독재자...
    2011년 독일 베를린에 그가 나타났다!

    2대 8 가르마 깨어나다!

    구름이 약간 끼었지만 선명한 파란 하늘의 베를린 공원 한복판에서 한 남자가 몸을 뒤척이며 깨어난다. 휘발유 냄새를 심하게 풍기는 군복 차림과 흐트러지긴 했지만 완연하게 드러나는 2대 8 가르마... 멀리서도 그 존재를 알아챌 수 있는 남자... 히틀러가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우스꽝스럽게 등장하는 히틀러가 아니라 칼날처럼 매서운 논리로 무장해 인간의 약점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진짜 히틀러가 돌아온 것이다.
    "아디다스 단원! 큰길은 어느 쪽이지?"
    히틀러는 무질서하게 축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 담벼락에 군데군데 낙서가 되어 있는 집을 보며 순간, 화가 치밀어 측근을 부르지만 달려오는 친위대는커녕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한다.
    "정신 차리시오, 부인! 독일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잊었소? 지금은 전시 상황이란 말이오!"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돌아오는 건 정신 이상자 취급이나 독재자 코스프레에 몰입한 오타쿠 중년으로만 보는 어이없는 상황에 히틀러는 단단히 부아가 치민다. 독일제국의 대 총통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런 통제 불능의 상태라니! 다시 질서를 잡으려면 칼날보다 살벌한 안보기관을 총동원해서 모든 것들을 원위치 시켜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는다. 그러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신문 가판대의 신문을 본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며 정신을 잃어버리고 만다.
    2011년, 2011년이라니....

    66년 만에 깨어난 세상은 자본주의에 물든 X판
    그러나 선동하기엔 더 없이 좋은 세상!

    작은 신문 가판대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히틀러는 지금이 1945년이 아닌, 2011년이란 것에 큰 충격을 받는다. 심혈을 기울여 말살하려던 유대인은 경제를 장악하고 있고, 독일제국은 독일연방공화국으로 여자 총리가 권력을 잡고 있다니... 말도 안 되는 세상이라고 외친다. 하지만 그의 외침은 생활고에 의해 공허해지고, 이런 상황을 측은하게 여긴 신문 가판대 주인의 호의로 숙식을 가판대 안에서 하게 된다. 하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이 그의 독특한 복장에 한마디씩 툭툭 던져 짜증은 극에 달한다.
    "난 말이오, 이 제복을 내 몸의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입을 거란 말이오."
    독특한 복장을 하고 있는 히틀러의 소문을 들은 TV 프로듀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전형적인 나치즘을 풍자하는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하고 전격 발탁하여 TV쇼에 출연시킨다. 인기 정치풍자 쇼에 출연하게 된 히틀러는 수천 명의 외국인이 독일 순수 혈통들을 어지럽히고 있으며, 매년 10만 건의 낙태수술은 훗날 동부전선에 투입할 4개 사단 만큼의 병력 부족 현상을 불러올 것이며, 성형수술은 실제로 행해지고 있는 인종적 치욕이라는 등의 연설로 TV쇼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경악에 빠뜨린다.
    "개수작 집어치워, 이 망할 유대인 자식아!"
    히틀러의 풍자 쇼는 초기엔 일반 시청자와 반유대주의자, 언론 모두에게 혹평을 받는다. 하지만 독특한 병맛 캐릭터의 등장에 환호성을 지르던 청소년들이 유튜브에 TV프로그램 동영상을 올리게 되고, 사흘이 채 지나지 않아 조회 수가 70만을 넘어 유튜브 스타로 발돋움 하게 된다.
    "당신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거예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니까요!"
    히틀러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어떤 이념이나 연설에 순수하게 매료됨으로써 수십만에 이르는 사람들이 정신적인 눈을 뜰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70만의 사람을 추종자로 만들려면 10만 명 이상의 돌격대원이 필요했던 1940년대와 달리 시간, 인원,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효과적인 선동 방법을 찾은 히틀러. 과연 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인가...?

    "시대가 변해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잊어버리고 깨닫지 못하면, 언제든 그는 돌아온다!

    이 책은 히틀러가 현재 다시 깨어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사회풍자 소설이다. 2012년 독일에서 출간 즉시 140만 부, 오디오북은 52만 부가 팔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편협한 히틀러의 분노와 광기는 기득권에 대한 풍자로 재해석되어 마침내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 과정을 유머와 풍자를 통해 보여주는 블랙코미디로, 정치적 기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강한 추진력으로 주도면밀하게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히틀러의 모습 그리고 그에게 열광하고 추종하는 다양한 인간상을 통해 1940년대나 2000년대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미디어에 선동되는 군중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히틀러의 목소리로 현재의 대중문화와 정치, 언론을 비판하고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그리고 있어 출간 당시 히틀러에 대한 미화인지 단순한 정치 풍자인지를 두고 많은 언론과 독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어났을 정도로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책의 말미에는[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와[히틀러의 성공시대]로 유명한 김태권 작가가 60페이지의 특별 만화를 그렸다. 히틀러가 베를린이 아닌 ‘서울에서 깨어났다면?’이라는 기발한 생각에서 기인한 만화를 통해 ‘그’의 두 번째 활약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작가와 미니 인터뷰]
    1. 어떻게 아돌프 히틀러를 주인공으로 해서 풍자극을 집필하겠다는 생각을 했는가? 왜 히틀러란 사람을 다시 깨어나게 했는가?
    - 순전히 우연이었다. 터키를 여행하다가 서점에 들렀는데, 그 곳에 [히틀러의 두 번째 책]이라는 책을 보았다. 당시 내가 알고 있던 히틀러의 책은 [나의 투쟁]이 유일했다. 이 ‘두 번째 책’이 패러디 아니면 모조 책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나도 똑같이 세 번째 책을 써볼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집필을 하게 됐다. 어찌 보면 내가 정치적으로 무지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아마 그때 히틀러가 정말로 두 번째 책을 썼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난 그저 "아하, 그렇군"이라고 말하고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2. [그가 돌아왔다]는 매우 위트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내용이 담겨 있다. 집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무엇인가? 히틀러의 생각을 독자에게 어필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독자를 웃기려는 것인가?
    - 둘 다 아니다. 처음엔 독자가 한 명밖에 없었다. 바로 나 말이다. 집필이 계속 될 거란 보장도 없었고, 나 같은 무명작가가 쓴 특이한 책에 출판사가 관심을 보일지도 의문이었다. 그래서 난 이 책에서 단 한 가지만을 생각했다. 적어도 나한테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재미있는 것이 정확하게 히틀러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히틀러가 이상한 생각을 하면 나도 정확히 그를 따라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작품 집필의 플레이 규칙이었다.

    3. 어떻게 히틀러에 대해 조사하고 탐구했는가? 히틀러에 관해 주로 어떤 책을 읽었는가?
    - 어떻게 ‘탐구했는가’는 어떻게 쓰려는가에 달려 있다. 난 [그가 돌아왔다]를 집필하기 위해 가능하면 가공되지 않은 오리지널 히틀러를 참고했다. 히틀러가 쓴 [나의 투쟁]도 읽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요아힘 페스트의 [히틀러] 정도가 그를 잘 밝혀냈다고 본다.

    4. [그가 돌아왔다]를 읽으면서 받은 느낌은 히틀러가 웃기는 인물이 아니라 그의 주변 환경이 웃기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단적으로 히틀러가 네오나치당인 NPD사무실을 찾아가는 장면을 읽다가 너무 웃겨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히틀러를 변화시키지 않고 그의 방식을 그대로 현 시대와 연관시키려 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인가?
    - 앞서 말했듯이 히틀러를 변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겠다는 것이 내 플레이의 규칙이었다.

    5. 히틀러의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표현하고 전달하면서 양심의 가책이나 죄의식은 없었나? 혹시 독자 중에 그대로 믿고 맹신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은 없었나?
    - 양심의 가책? 그런 건 없었다. 나는 히틀러, 그의 이데올로기를 쓴 것이다. [그가 돌아왔다]를 읽고 독자가 직접 히틀러의 이데올로기를 추종하지 않는다면 도덕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건 없다고 본다. 독자가 맹신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질문은 히틀러의 생각을 내 생각과 혼동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저널리스트로서 지금까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걱정된다면 아예 글 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6. 아돌프 히틀러가 [그가 돌아왔다]를 읽으면 뭐라 할 것 같은가?
    - 아마도 그는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대체 뭐가 웃긴다는 건지 알 수가 없구만."

    추천사

    2011년 다시 깨어난 히틀러, 정치풍자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 [디 차이트]

    어떻게 보면 매우 코믹하다. 이 남자는 독재자의 은어를 완벽하게 맞히니까.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이 웃음은 매우 씁쓸하다.
    - [슈테른]

    상당히 못된 책이지만, 살 수밖에 없다.
    - 페터 헤첼 / 자트아인스방송국 프로듀서

    본문중에서

    그때 무슨 소리가 났다. 그렇게 먼 곳은 아닌 듯하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남자아이 몇이 시야에 나타났다. 하나가 축구공을 발로 차고 있는 걸로 보아 공터에서 축구를 하려는 것 같다. 그들 중 히틀러 소년단 복장을 갖춘 아이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열댓 살쯤 됐을까? 시민군이라기엔 너무 어리니 아마도 청년단이리라. 복무 중이어야 할 시간에 축구라? 아마 적군이 물러나 잠시 쉬기로 했나 보다. 난 군복에 묻은 부스러기를 툭툭 털며 일어났다.
    그때 나를 향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거기 공 좀 차 주세요!”
    “우와, 저 아저씨 뭐야? 무슨 코스프레 같은 거 하나 본데?”
    세 명의 나치 청년단원이 축구를 멈추고 존경심 가득한 눈빛으로 내게 다가왔다. 당연한 일이다. 독일제국의 총통이 갑자기 자기들 앞에 있으니 말이다. 젊은이들, 이제 곧 성인이 될 이들에겐 이런 일이 인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주리라. 젊은이는 국가의 미래지!
    아이들이 내 쪽으로 우르르 몰려 왔다. 녀석들은 날 둘러싸더니 내 복장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중 제일 덩치가 큰 아이가 한 발 더 다가오며 말했다.
    “아저씨…, 괜찮으세요?”
    나치 경례도 없이 나한테 말을 걸다니, 나도 몰래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아하, 그렇지. 격식조차 차리지 못할 정도로 경황이 없다는 얘기겠지. 아마 보통 때라면 이런 실수를 하지는 않을 거야.
    난 몸을 꼿꼿이 세웠지만 오랫동안 누워 있었던지라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군복을 똑바로 펴고 급한 대로 손으로 툭툭 때려 옷에 묻은 부스러기를 다 털어냈다. 그런 다음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대장처럼 보이는 그 아이에게 물었다.
    (/ pp.10~11)

    “좀 더 생각해보시오.” 나는 활기차게 소리치듯 말했지만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었다. 내 얼굴을 아무도 못 알아본다면 내가 어떻게 독일제국의 총통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잠시만요.” 머저리 같은 잡종 주인이 말했다. “내 아들을 데려올게요. 걘 맨날 TV만 보고 인터넷도 들여다봐서 모르는 게 없어요. 메메트, 메메트!”
    메메트란 아들이 나오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키가 훤칠하고 말쑥하게 생긴 젊은이가 친구인지 형제인지 모를 다른 청년과 함께 나왔다. 이 가족의 유전자는 그런 대로 괜찮아 보였다. 두 청년은 체구보다 훨씬 큰, 낡은 옷을 입고 있었다. 셔츠는 마치 침대 시트 같았고, 바지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고 길어서 바닥에 질질 끌렸다.
    “메메트,” 세탁소 주인이 나를 가리키며 물었다. “너 이분 아니?”아들이 내 얼굴을 한 번 보더니 답했다.
    “아이 참, 당연하죠! 이 사람은 나치 일에 가담한 사람이잖아요….”
    좋다, 적어도 뭔가 맞히기는 했다! 무례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마지막 단어는 아주 틀린 건 아니니 말이다.
    “국가사회주의이지만 보통 나치즘이라고도 하오.” 난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세탁소 주인을 확인하듯 바라봤다.
    “이 사람은 슈트롬베르크예요.” 메메트가 확실하다는 듯 말했다.
    “굉장한걸!” 같이 온 청년이 말했다. “자기 이름을 내건 드라마에 출연 중인 사람이 너희 세탁소에 오다니! 직접 세탁물을 맡길 시간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아냐,” 메메트가 말했다. “이 사람은 다른 슈트롬베르크야. 스위스 출신 단역이지. 나치 역을 했어.”
    “어쨌든 짱이다! 연예인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야.” 아들 친구가 들떠서 떠들어댔다.
    난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좀 충격을 받아서 말이 안 나왔다. 내가 대체 누구라고? 주유소 직원? 앙엘만? 슈트롬만?
    “사인 좀 해주실 수 있으세요?” 메메트가 흥분하며 물었다.
    “와, 슈트롬베르크 씨. 저도 사인 한 장 해주세요.” 친구도 부탁했다. “사진도요!” 이렇게 말하며 그는 내 옆에 착 붙어 팔짱을 끼더니 작은 기계 하나를 앞으로 들어 보였다. 그러고는 마치 내가 귀여운 강아지라도 되는 듯이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었다.
    절망스러울 정도로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희한한 녀석들과 기념사진 찍는 걸 다 견뎌내고 인수증을 받은 다음 번개세탁소를 나왔다. 사인도 하지 않았는데, 좀 문제가 될 것 같아서다. 내가 만일 ‘슈트롬베르크’라고 사인하지 않으면 이들이 뭐라 하겠느냔 말이다.
    “아, 맞다!” 막 문을 나서는데 친구란 녀석이 메메트를 향해선지 나를 향해선지 분명하지 않지만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은 절대로 슈트롬베르크가 아냐!”
    “그런 것 같기도 해.” 등 뒤에서 메메트가 맞장구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앞으로 이뤄야 할 과제가 산더미 같다. 그들 사이에서 난 앙엘만이었다가 슈트롬베르크였다가 이제는 또 다른 남자가 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이름으로 사인을 하든 아무 상관이 없는 그런 남자가 말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이 세상에서 주어진 내 운명의 길을 가려면 나를 만천하에 드러낼 획기적인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것도, 아주 급하다.
    (/ pp.56~58)

    “안녕!” 젊은 아가씨는 내게 인사를 하며 손을 내밀었다. “난 제니라고 해요. 당신이 그…, 히틀러 씨인가요?”
    나는 이렇게 당돌하고 스스럼없는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그런 그녀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처음엔 이런 식으로 나를 대하는 태도에 기분이 상했지만,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이 아가씨 세대는 전선에서의 진정한 경험을 쌓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기로 했다. 난 그런 것을 조만간 바꿀 생각이었으나, 일단 허물없는 태도에는 허물없는 태도로 대해야겠다고 작정하고 침착하게 말했다.
    “나를 볼프 아저씨라고 불러요.”
    그녀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좋아요. 음…, 아저씨, 분장실로 같이 가시겠습니까?”
    “그러지요.”
    나는 그녀를 따라 지하묘지 같은 방송국 안으로 들어갔다. 걸음을 옮기면서 그녀는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엘케,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어요.”
    우리는 아무 말 없이 복도를 따라 걸었다.
    “TV에 출연한 적이 있으십니까?” 그녀가 물었다.
    나는 그녀의 말투가 갑자기 공손해진 것을 알아차렸다. 짐작건대 그 사이 총통의 아우라가 그녀를 위축시킨 듯했다.
    “여러 번 출연했었지만, 벌써 오래전 일이오.”
    “아, 그럼 저도 TV에서 뵌 적이 있지 않을까요?”
    “그럴 리 없지. 당시 여기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행사가….”
    “혹시 본격적인 무대를 위해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이셨나요?”
    “무슨 역할이라고?” 내가 되물었으나, 그녀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듯 이렇게 떠들어댔다.
    “어디선가 많이 봤다 했어요. 그때 정말 굉장하셨어요, 이제 이렇게 혼자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니 정말 잘됐어요. 그런데 지금 하고 계신 것은 좀 다른 거 아닌가요?”
    “글세…, 완전히 다른 것이오.”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덧붙였다. “그 올림픽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으니까.”
    “다 왔네요”라고 말하며 제니 양이 분장실 문을 열었다. “이제 엘케가 도와드릴 거예요. 엘케, 이분은, 음… 롤프 아저씨세요.”
    “볼프, 볼프 아저씨.” 내가 바로잡아주었다.
    (/ pp.146~148)

    언론을 상대하는 건 힘이 많이 드는 일이다. 국민을 곤경에서 구해낸 나 같은 정치인에게만 힘든 건 아니다. 특히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왜 독일 국민에게 부당한 행위를 하는가 말이다. 경제 기사를 보자. 매일 새로운 사람,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이 나와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 말하고 다음 날이 되면 또 다른 사람이 다른 말을 한다. 이 사람은 전에 나온 사람보다 더 위대한 전문가라면서 왜 이렇게 경제가 최악의 상황이 되었는지 분석하고, 앞서 말한 사람과 반대의 해결책이 최고라고 말한다. 이런 것은 모두 유대인적이다.
    과거엔 아무도 관심이 없던 경제 분야를 현대 사람들은 매일 접하고 있다. 불안에 떨게 만드는 경제 테러리즘이다. 주식으로 들어갔다가, 금으로 갔다가, 채권으로, 부동산으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순진한 국민을 도박으로 내몰아 평생 모은 돈을 판돈으로 쓰게 만든다. 소박한 국민은 성실하게 일해야 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하며, 그런 국민이 돈 걱정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이거야말로 최소한의 것이고 정부로부터 국민이 누려야 할 권리다. 언론이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을 정치가 허용한다는 것은 물론 어리석음의 최고봉이다. 이런 혼란 속에서 당황하는 건 더 바보같이 보인다. 걱정과 공포가 커지면 커질수록 사람들은 정치의 꼭두각시가 되어 더 당황하게 된다.
    (/ pp.250~251)

    “벨리니 부사장님이 내일이나 모레 병문안 오신답니다. 새로운 방송장소와 새 스튜디오에 대한 회의 결과를 들려주실….”
    “자바츠키 씨도 가봤소? 소감이 어떻소?” 내가 물었다.
    “실망하시지 않을 겁니다. 진짜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거든요!”
    “이제 그만 가요.” 크뢰마이어가 일어나며 자바츠키를 향해 말했다. “총통 각하도 쉬셔야 하니까요. 말을 너무 많이 하시면 안 된다고 그랬어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씀드린 제안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그런 뒤 두 사람은 병실 밖으로 나갔다.
    그래, 자바츠키의 제안. 그의 말이 전적으로 맞다. 발걸음을 내디디는 게 당연하다. 여러 정당으로부터 가입 제안을 받은 사람이라면, 스스로의 가치를 자신만을 위해 쓰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는 것이 좋겠다는 뜻이리라. 1919년에 내가 다른 당에 들어갔다면 몰락했을 수도 있었다. 그 대신 난 의미 없는 소수 정당을 인수했고 내 뜻에 맞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게 했던 게 훨씬 효과적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책을 출간하면서 명성을 날릴 수 있고, 동시에 새로운 방송을 시작하면서 선동공세도 할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새로운 정치 활동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그 힘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자바츠키가 포스터 초안을 휴대전화로 보내왔다. 포스터는 나를 잘 나타내면서도 옛날 포스터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강하게 드러났다. 선전에 관한 한 난 전적으로 그의 말을 들어야겠다. 그는 이 방면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 새로운 슬로건도 만들었다. 유독 눈에 띄고 찬란한 빛이 나는 것 같다. 과거의 내 업적에도 다시 관심을 가지게 할 뿐 아니라 유머 넘치고 화해의 의미를 담고 있어서 희망적이기도 했다. 이 정도라면 심지어 해적당 지지자들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슬로건은 이것이다.
    “비가 와도 소풍은 갑니다.”
    내 맘에 들었다. 정말 좋았다.
    (/ pp.397~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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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티무르 베르메스(Timur Verme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7~
    출생지 독일 뉘른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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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7년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독일인 어머니와 헝가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에어랑겐대학교에서 역사와 정치를 전공하고 저널리스트로 일했으며, 2001년까지 [아벤트차이퉁]과 [엑스프레스] 등의 신문과 여러 잡지에 글을 썼다. 터키 여행 중, [히틀러의 두 번째 책]이라는 책을 보고 ‘나도 똑같이 히틀러에 관한 세 번째 책을 써볼 수도 있겠다’는 영감으로 [그가 돌아왔다] 를 집 필했다. [그가 돌아왔다] 는 독일에서 최단 기간에 140만 부가 팔렸으며, 세계 38개국에서 출간됐다. 또한 오디오북으로 제작돼 라디오 방송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고, 뮌헨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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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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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신여자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후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독일 바이에른 주 경제협력청 한국사무소와 독일 회사에서 통역을 전담했다. 현재 KBS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포함한 다양한 책들을 번역하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꿈꾸는 탱고클럽》, 《식욕 버리기 연습》,《생각을 읽는다》, 《너무 예쁜 소녀》, 《한여름 밤의 비밀》, 《그가 돌아왔다》, 《여름의 복수》, 《지옥이 새겨진 소녀》, 《죽음의 론도》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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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4~
    출생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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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와[장정일 삼국지] 일러스트로 데뷔했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고대 그리스 로마 문학을 전공하고 있다.[히틀러의 성공시대]를 한겨레신문에서 호평 현재했으며,[르네상스 미술 이야기][히틀러의 성공시대] 등 다수의 작품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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