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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눈물 : 철학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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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헤겔, 열정적으로 읽고 이성적으로 이해하라

헤겔은 어렵다. 헤겔로 철학 공부를 시작하느니 라흐마니노프로 피아노에 입문하거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편이 더 재미있을 거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아차 하면 나가떨어지기 십상인 헤겔 특유의 건조하고 난해한 서술과, 형이상학과 인식론을 제외하고도 정치 철학, 예술, 종교에까지 뻗어 나간 헤겔 철학의 문어발식 시도는 이 진입 장벽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관념론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그의 철학적 업적은 언제나 매력적인 지적 도전의 대상이다. [철학 스케치]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인 [헤겔의 눈물]은 헤겔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겁이 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 올리비아 비앙키는 이 책 [헤겔의 눈물]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헤겔에게 접근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영웅들, 베르테르, 돈키호테, 게임 팩맨 등의 대중적 비유를 통해 독자들을 헤겔 속으로 끌어들이고, 헤겔의 텍스트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더욱 생생하고 활력 있는 헤겔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헤겔의 생애부터 시작하여 헤겔 철학의 핵심인 [정신현상학], [논리학]의 논의들이 도출되는 사유의 과정을 추적하는 동시에, 헤겔의 국가관과 종교관, 예술관의 정수만을 짚어 내면서 인간 헤겔을 종합적으로 재구성한다. 특히 사랑과 예술이 헤겔 철학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한 다각적 분석은 다른 헤겔 소개서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이 책만의 백미다.[헤겔의 눈물]을 구성하는 또 한 명의 핵심인 삽화가 에두아르 바리보는 선이 굵고 강렬한 삽화를 통해 텍스트의 단순 반복이 아닌 헤겔 철학의 창조적 재해석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 스케치] 시리즈는 저자와 삽화가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공동으로 참여해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로, 위대한 철학자들의 핵심 철학을 개성 있게 포착하는 일종의 시각적 실험을 계속해 왔다. 또한 난해한 용어와 개념 사용을 피하는 동시에 재치와 깊이가 공존하는 글과 삽화로 [즐기는 철학], [보는 철학]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에서 헤겔로

자기실현의 철학. 올리비아 비앙키는 헤겔의 철학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헤겔이 흔들림 없이 개념들을 고안해 내기만 하는 기계가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사상가였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헤겔은 언제나 삶과 삶을 구성하는 여러 사건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언제나 성공적인 삶을 살려면 인생에서 중요한 모든 계기들, 즉 결혼이나 부모가 되는 일, 자신의 철학적 소명을 실천하는 일과 같이 삶의 결정적 사건들을 모두 겪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일은 분명 하나의 필연적 요구라는 것이다. 오늘날 웰빙 실용서들의 수를 세어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자기실현의 명령은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표현만 오늘날과는 다를 뿐 헤겔의 취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헤겔은 성공적인 삶은 이성적인 삶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자연과 대립하는 인간이라는 측면에서 역사를 중시하고 자연을 무가치하다고 보았으며, 자연을 부정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일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자연과 역사의 극단적 대립 가운데서 헤겔주의 철학이 등장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적인 삶을 위해 필요한 틀이 국가라고 헤겔은 보았다. [오직 국가 안에서만 인간은 이성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 모든 교육의 목적은 각 개인이 순전히 주관적인 어떤 것으로 존재하기를 그치고 국가 안에서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사유의 과정을 거쳐서 자연인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는 철학자 헤겔로 발전해 갔다.
이성의 술책에는 어떠한 제한도 존재하지 않는다

헤겔에게 있어서 이성은 무엇일까. 저자는 아주 짧고 강한 한 단어로 표현한다.
그것은 신이다.
이성은 세계 역사 안에 존재하며 그 안에서 활동한다. 이로 인해 역사는 이성적으로 전개되고 진보하며 결국에는 완성된다는 것이 헤겔의 주장이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인류의 역사는 많은 곳이 어두운 페이지들로 장식되어 있다. 만약 실제로 이성이 신과 같고, 역사가 이성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어떻게 그런 비극들이 탄생할 수 있다는 말일까? 저자는 이런 사실을 인정하며, 이로 인해 누구보다 슬퍼할 사람이 헤겔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것이 헤겔이 말하는 역사가 진행되는 과정이다. 잿더미가 된 비극의 무대 위에서 새로운 삶이 솟아나고, 새롭고 젊은 형식이 나타난다. 전날의 비극은 정신이 향유하는 과거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낙관적인 역사관을 관철시키기 위해 헤겔은 이성에 절대적인 지위를 부여한다. 이런 비극은 모두 이성의 계획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성의 반대 항이라고 불리는 열정도, 비이성적으로만 느껴지는 끔찍한 악행들도 모두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이성의 도구가 된다. [모든 것이 합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필요하다면 이성은 비이성의 가면을 쓸 줄 안다. 그것은 자신의 타자로 변장할 줄 안다. 실로 이성의 술책에는 어떠한 제한도 존재하지 않는다.]

골고다에서 흘러내리는 눈물

"나는 황제를 보았다. 저 세계영혼을. 그는 시가지를 지나 도시 밖으로 정찰을 나가고 있었다. 확실히 그것은 경이로운 느낌이었다. 여기 한곳에 집중된 채 말 위에 앉아 세계를 향해 나아가 그것을 지배하는 이런 개인을 본다는 것은."

헤겔은 자유를 실현하는 위대한 개인들에게 매혹되었다. 나폴레옹이 예나 시를 가로질러 가는 것을 본 순간 헤겔은 세계사가 실현되었음을, 역사는 이성의 반영이면서 동시에 그것의 활동임을 깨달았다. 헤겔이 경험했던 그 짧은 순간은 그때까지 헤겔의 머릿속에만 구체화되고 있었던 무언가가 현실로 나타나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헤겔에게 있어 위대한 개인들은 이성의 명령을 실현하는 사람들이다. 이 명령은 위대한 개인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 내면에서 나타나 행동하게 만든다. 위대한 개인은 명령의 존재를 알아채든 그러지 못하든 자신의 시대가 지닌 정신적 문제가 무엇인가를 간파하고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부어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를 달성한다. 그래서 헤겔은 자신의 영웅들을 [실체적 정신의 기관들]이라 불렀다.
그러나 이 영웅들의 활동이 아무리 비범해도 역사는 서서히 움직인다. 정신은 자신이 구체화되는 모든 형태들을 소화해 내는 데 긴 여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여정 중에 역사는 숱한 부정성에 시달린다. 인간에게 깃들어 있는 이 부정성은 불안과 염려, 자신의 유한성을 벗어나려는 욕망, 초월의 유혹 등으로 나타나는 고난의 길이다. 그래서 헤겔은 이 험난한 여정을 골고다 언덕이라고 표현했다. 이 모든 여정이 마무리되면 정신은 스스로를 정신으로 인식하게 되고 역사가 완성된다고 헤겔은 이야기한다.

목차

|도판 1, 2|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에서 헤겔로
|도판 3| 트라오레의 눈물
|도판 4| 트라오레에서 스파르타쿠스로
|도판 5, 6, 7| 그리스 정신의 신선함
|도판 8, 9, 10| 역사의 어두운 페이지들
|도판 18| 태양과 나폴레옹은 서로를 마주볼 수 없다.
|도판 19| 프랑스 밖 하인의 고독
|도판 20| 아우게이아스의 마구간에서 엘뤼시온으로
|도판 21| 대가를 지불하는 영웅들
|도판 22| 다윗과 골고다
|도판 23| 이성의 눈으로 철학하기
|도판 24| 원과 두통거리 사이에서
|도판 25| 식물의 비유
|도판 26| 엄청나게 빠른 이념
|도판 27| 동물적 침묵에서 절대지로
|도판 28| 철학자의 하얗게 지샌 밤들
|도판 29, 30, 31| 그것은 일종의 십자가 고난의 역사였다
|도판 32| 숨 쉬는 해골
|도판 33| 의식 있는 학문, 그로 인한 고통은 피할 수 없다
|도판 34| 명백한 부랑죄
|도판 35| 엠페도클레스의 샌들을 발견하는 곳
|도판 36| 정신의 덧없는 모습들
|도판 37| 금기가 없는 변증법
|도판 38| 철학함은 초월함이 아니다
|도판 39| 해질녘의 마지막 철학자
|도판 40| 아테네의 버섯
|도판 41| 암스테르담의 렌즈 연마공에 대한 찬사
|도판 42| 헤겔의 어려웠던 시절
|도판 43| 사랑은 순결하지 아니하며...
|도판 44| ...방탕하지도 않고...
|도판 45| ...로맨틱하지도 않으며...
|도판 11| 헤겔의 식물학
|도판 12| 민족정신에서 세계정신으로
|도판 13, 14, 15| 헤겔의 시계
|도판 16| 열정 예찬
|도판 17| 별, 재난 그리고 정신이상
|도판 46| ...음탕하지도 않다
|도판 47| 화분의 철학
|도판 48|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도판 49| 땅위에 찍힌 신의 첫 발자국들
|도판 50| 그리고 사람들 중에 찍힌 마지막 발자국들
|도판 51| 다이어트하다가 산산조각 나버린 예술
|도판 52| 카드로 지은 집처럼
|도판 53| 굽혀지지 않는 무릎
|도판 54| 병 속에 담긴 절대자
|도판 55| 플라톤이 자기 수레를 멈춘 곳
|도판 56| 붓의 연금술사들
|도판 57| 삶의 휴일
|도판 58| 사진기 셔터처럼 정확하게
|도판 59| 헤겔이 자기 초상화를 그리게 하다
|도판 60| 프라 안젤리코의 눈물
|도판 61| 디오니소스적 황홀경에 대한 반대
|도판 62| 돌 주머니
|도판 63| 스펙터클의 사회를 향하여
|도판 64| 사치, 평온함, 쾌락 그리고 가난
|도판 65, 66| 무엇으로 베수비우스 화산을 깨어나게 한단 말인가!
|도판 67| 저항에서 혁명으로 가는 길목에는 경찰이 있다
|도판 68| 열대지방의 정신
|도판 69| 로마인의 기억으로부터
|도판 70| 그리고 국가가 있었다!
|도판 71| 눈물을 뿌리고 거두기

본문중에서

[절대자는 정신이다. 이것이 절대자에 대한 최고의 정의다.] 사람들은 이와 같은 그의 말에 다음과 같이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좋다. 하지만 그렇다면 도대체 정신이란 무엇인가? 인간들이 지닌 정신의 총합인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최초의 동인(動因)의 형상을 본뜬 움직이지 않는 별인가? 신의 숨결을 표현하는 것인가?] 이 모든 것 중 어느 것도 아니다. 정신은 본질적으로 현실적인 어떤 것이라고 헤겔은 말한다.
( '| 도판 28 | 철학자의 하얗게 지샌 밤들' 중에서/ p.78)

검정과 하양이 어둠과 빛으로 서로 대립한다고 주장하는, 일상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오성적 사유를 살펴보자. 변증법적 사유는 그와는 반대로 이 두 색채가 겉으로 보기에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변증법적 사유의 힘은 정적인 대립에 맞서 싸우고, 현실 세계를 나누기보다는 통합하는 데 있다.
( '| 도판 37 | 금기가 없는 변증법' 중에서/ p.98)

베르테르의 자살은 불행하게도 거기서 영감을 얻었던 젊은이들의 자살과 마찬가지로 전혀 영웅적이지 않다. 따라서 그의 희생은 헛된 것이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희생한다는 것은 반대로 세상사에 참여한다는 것이며, 행위를 통해 자신을 제한함으로써 자신의 무한성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뜻에서 헤겔은 [정신현상학] 맨 마지막 쪽에서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 그것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 '| 도판 45 | ...로맨틱하지도 않으며...' 중에서/ p.118)

헤겔은 부와 풍요의 감정에 종종 수반되는 거만함이 도를 지나치면 계급 의식을 낳으며 이것은 곧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위험을 뜻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렇게 되면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정서가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 싹트게 된다. 이런 정서는 가난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만들어진다. [가난 그 자체가 하층 계급을 만들지는 않는다. 가난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의해서야 비로소 하층 계급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 도판 67 | 저항에서 혁명으로 가는 길목에는 경찰이 있다' 중에서/ p.166)

국가는 정신의 오랜 노동의 결과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국가는 역사를 지니며 따라서 국가와 어떤 민족의 지리적 조건, 도덕, 관습들 사이에는 특별한 관계가 존재한다. 이런 의미에서 헤겔은 각자 자신에게 독특한 역사적 발전 과정을 겪어 온 민족들에게 어떤 정치 모델도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시대마다 그에 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말하는 것은 개념의 실현에 필요한 인내를 인정하는 것이다. 헌법은 망치질이나 폭격으로는 만들어 낼 수가 없다.
( '| 도판 70 | 그리고 국가가 있었다' 중에서/ p.174)

저자소개

올리비아 비앙키(Olivia Bianchi)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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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올리비아 비앙키Olivia Bianchi는 파리 1대학에서 헤겔에 관한 논문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리모주 국립 고등미술학교에서 철학과 미학을, 파리 7대학에서 문학예술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헤겔과 회화], [니체], [가난한 이들의 증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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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김동훈은 서울대 법대, 총신대 대학원, 서울대 미학과를 거쳐 독일 브레멘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동 대학 철학과에서 논문 [주체냐 현존재냐]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교양학부 강의전담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행복한 시지푸스의 사색]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숭고와 아름다움의 이념의 기원에 대한 철학적 탐구], [독일음악미학](공역)이 있다.

에두아르 바리보 [그림]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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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이 에두아르 바리보 douard Baribeaud는 파리 국립 고등미술학교에서 도서 디자인과 판화를 전공했으며, 현재 베를린과 파리를 오가면서 현대 미술가로서 작품 활동과 전시회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2008년 클라우디오 부치올 재단 특별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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