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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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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정과리, 이일학
  • 출판사 :
  • 발행 : 2014년 05월 30일
  • 쪽수 : 27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8218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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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왜 감염병인가
    감염병으로 비춰보는 인류의 정신


    이 책은 감염병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한 글들의 모음이다. 감염병만이 인문학의 시선에 포착되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왜 하필이면 그것인가
    감염병이란 여하한 경로를 거쳐 옮겨지는 모든 병을 가리킨다. 유전, 신체 접촉, 공기, 물, 수혈, 음식 등등 어떤 매개를 통해서 특정한 병원체가 옮겨져 병이 확산된다면, 그 병이 감염병이다. 감염병의 관점에서 보면, 병은 무엇보다도 퍼지는 것이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사람들로, 사람에서 동물로. 병은 물, 공기, 피, 고기 등의 열차를 타고, 그에 대한 면역체계를 갖지 못한 다른 생명체에 침투하여 그들을 무너뜨린다. 그러니까 감염병은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유해한 방향으로 작동하는, 그것도 종종 지나치게 잘 작동하는 현상을 대표하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감염병은 질병 중에서 특별히 사회적 관계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다른 한편, 이 커뮤니케이션은 육체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물론 정신의 감염 현상 역시 감염병의 성찰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여기에서의 논의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감염의 기능은 불안과 공포, 혐오와 배척 등등 본능적 차원에서의 반응을 일으키기가 일쑤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염병은 인간 정신 현상의 기본적인 성질과 구조, 즉 진화적 특성을 음화한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감염병은 산다는 것의 의미와, 더불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동시에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특별히 인문학적 성찰의 재료가 될 성분을 대폭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19세기에 감염병에 관한 사람들의 논의가 단순히 의학적 차원을 넘어서 정치경제적 차원으로까지 확대되어, 의료 정책 및 산업의 장에서 전염(infection, 병을 매개하는 주위 환경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때 쓰였다)과 감염(contagion, 병원체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때 쓰는 용어였다)을 둘러싼 보수주의와 진보주의 사이의 격렬한 투쟁을 유발하고, ‘보수주의자들은 감염병 격리 정책을 강화하고 진보주의자들은 전염병 방역 대책을 강화한다’는 식의 루머까지 세간에 전염시키게 된 것(이에 대해서는 도미니크 르쿠르가 편찬한 [의학적 사유의 사전]의 ‘감염과 전염’ 항목에서 프랑수아 들라포르트Francois Delaporte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은 이러한 감염병의 유별난 성격 때문일 것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법률 제10789호, 2011. 6. 7, 타법 개정)에 의하면 법정감염병은 무려 열한 종류로 분류되며, 그 총수는 거의 백에 육박한다. 법정감염병의 경계를 넘어간다면 우리는 어쩌면 세상의 모든 병을 ‘감염’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게 적절할지도 모른다. 가령 ‘세뇌’는 권력에 의해 자행된 특정 대상에 대한 정신 조작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권력이 욕망한 대상의 정신적 태도가 권력으로부터 집단 및 개인에게로 유입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정치 권력의 범죄가 부각되지만 후자의 관점에서 보면 정신 현상의 전이의 메커니즘이 돋보이게 될 것이며, 따라서 그것은 사회적 관계에서의 일반적인 전이 현상이 농화된 범례로서 탐구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감염병의 성질과 존재가 이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염병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은 일찌감치 시작되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의학 분야 종사자들이나 인문학자들이 ‘질병’의 문제를 인류의 정신적 환경의 문제틀 안으로 끌어들인 것은 최근의 일이며 여전히 소수의 고독한 작업들만이 그 길을 여는 중에 있는 게 현실인 터에, 그걸 쪼개어 건진 하나의 단편 현상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문제에 착안한다는 것은 하물며 더 희소한 경우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의 이 작업 역시 얼마간은 전방위적인 탐침 중 우연히 발견된 영역에 대한 조사로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나 막상 작업 결과를 모아보니,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로 감염의 관점에서 포착될 수 있는 병에 대해 아주 다양한 양태로 관찰하고 고민하고 숙고하며 대응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결과를 감염의 관점에서 주제를 구상하고 제재의 망을 짜는 작업으로 발전시키면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감염병의 프리즘을 통해서 인류의 정신적 문제의 이해와 해결이라는 과제에 한줌의 기여를 보탤 수도 있으리라는 데에 눈길이 트였다. 오늘의 이 성과는 바로 이 새로운 탐구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최초의 삽을 뜨는 것과 같다.

    과거에서부터 21세기까지,
    인류의 생로병사(生老病死)와 사회사
    인문학으로 읽는 13가지 감염병 이야기


    [감염병과 인문학]은 13명 필진들의 감염병에 대한 조사로 시작되었다. 이 책을 통해 인류가 감염병에 대해 다양한 양태로 관찰하고 고민하고 숙고하며 대응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들은 감염병과 인문학을 연결하는 새로운 탐구 영역을 때로는 예술의 관점에서, 때로는 철학이나 역사의 관점에서 흥미롭게 서술해 나간다.

    1. 감염병의 철학적 의미
    - 정과리(연세대 국문과 교수)
    인간의 잘못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이해되었던 질병은 차츰 인간의 몸속에서 일어난 기질상의 충돌이라는 이해로 방향을 틀고는, 이후 18세기 말~19세기에 들어와 초자연적 현상이 아닌 지상적 원인들에 의한 것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감염병은 인간이 세계의 중심에 선 근대의 문제가 되었다. 인간이 감염병과 직접 대적해야 하는 오늘날, 감염병의 철학적 의미를 파헤친다.

    2. 감염병과 인간의 상호작용_ 천연두를 중심으로
    - 이일학(연세대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조교수)
    감염성 질환은 역사의 초기부터 인간을 괴롭혔는데, 천연두는 특히 흥미롭다. 천연두는 동물의 병이 사람의 병으로 진화하고, 인류 사회가 그 병에 적응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을 보여준다. 천연두는 인류 사회에 깊은 흔적을 남긴 병이고 그만큼 문화적, 사회적, 정치경제적 차원에서 재미있는 현상을 보여준다.

    3. 한국 전염병사 개관
    - 여인석(연세대 의과대학 의사학과 교수)
    한국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전염병 발병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글에서는 삼국시대 이후 이 땅에 나타난 전염병의 역사를 시대별로 그 특징과 함께 서술하였다. 이러한 연구로 전염병을 통해 한국사를 조망하는 작업도 가능해질 것이다.

    4. 결핵과 일제강점기 한국 문학
    - 서홍관(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
    유독 결핵은 ‘글쟁이들의 직업병’이라고 불릴 만큼 문인들에게 흔한 병이었다. 이 글은 결핵을 문학으로 표현한 나도향, 이상, 김유정, 박용철, 오장환, 이용악 등을 통해 결핵이 일제강점기 우리 문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본다.

    5. 일제강점기 한국 문학에 나타난 성병
    - 최은경(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연구교수)
    성병은 가장 친밀한 접촉-성행위로 전파되기 때문에 개인의 사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식민지와 근대화라는 배경, 성문화의 등장 등 친밀성 구조의 변동 속에서 성병은 근대의 타락과 부정성을 상징하는 소재로 사용되었다. 이 글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국 근대 문학 속에서 성병이 어떤 소재와 성격으로 제시되고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이후 한국 사회 내 성병의 위치를 연구하는 데 하나의 준거를 마련한다.

    6. 박탈당한 ‘인간’과 세상, 공동체 밖의 삶_ 한하운의 시와 ‘나병’
    - 김수이(문학평론가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이 글은 한하운(본명 한태영, 1920~1975)의 시에 나타난 나병의 ‘의학적 병증’이 인간적이며 보편적인 고뇌와 갈등으로 어떻게 발전되고 시적으로 형상화되었는가에 주목한다. 한하운의 시와 산문에 진술된 언어와 맥락들, 형상화된 장면들을 탐구하며 사회 공동체의 ‘흉물스러운 타자’로 배제된 나병 환자의 삶과 내면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7. 한국 문학에 나타난 에이즈
    - 박형서(소설가 고려대 문창과 교수)
    한국 문학에서 에이즈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대부분이 실재하는 질병으로서의 에이즈가 아니라 죄악 내지는 몰락의 은유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에이즈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당함을 증명한다. 이 글에서는 한국 문학이 에이즈에 이러한 태도를 보이게 된 이유와 대책을 탐구한다.

    8. 결핵과 러시아 문학_ 톨스토이를 중심으로
    - 이병훈(아주대 기초교육대학 강의교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러시아의 결핵 원인 사망률은 유럽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19세기 러시아 작가들도 결핵의 고통과 피해를 잘 알고 있었다. 도스토옙스키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결핵 환자였고, 비평가 벨린스키와 도브롤류보프, 극작가 체호프는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이 글에서는 러시아 작가 중에서 결핵을 가장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작가인 톨스토이를 중심으로, 결핵이 러시아 문학에서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살펴본다.

    9. 음식소설 [드라큘라]_ 편식증과 ‘비만 유행병’
    - 이동신(서울대 영문과 교수)
    "당신이 먹는 음식이 바로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 [드라큘라]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먹을거리로만 생각하는 흡혈귀와 이를 막으려는 인간들 간의 싸움을 그리는 ‘음식에 대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불균형한 식습관으로 ‘비만 유행병’이란 이름 아래 각종 질병의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시대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이 글은 음식소설로서의 [드라큘라]를 분석하며 편식증적 이데올로기와 21세기의 문화적 다양성을 탐구한다

    10. 에이즈와 공공미술_ 사적인 것은 공적인 것
    - 이주은(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타락하고 오염된 저주받은 자라는 숨은 의미가 따라붙었으며, 에이즈를 둘러싼 개인의 행위와 성향, 그리고 더 나아s가서는 사회의 무질서와 도덕성이 거대한 의학적 담론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 글에서는 에이즈를 직접 앓았고, 그로 인해 짧은 생애를 마감했던 공공미술가인 키스 해링(Keith Haring, 1958~1990)과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Felix Gonzales-Torres, 1957~1996)를 통해 에이즈와 예술의 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11. 감염, 공포, 타자_ 대중문화로 본 공포의 정치학
    - 소영현(연세대 국학연구원 HK 연구교수)
    병에 들러붙은 편견들은 사실 죽음의 공포의 변형적 양태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작은 섬마을을 배경으로 한 TV 드라마 [고맙습니다](2007)를 중심으로 영화 [필라델피아](1993), [너는 내 운명](2005), [감염(contagion)](2011), 편혜영의 장편소설 [재와 빨강](창비, 2010) 등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인간의 공포와 그로부터 야기된 폭력성을 파헤친다.

    12. 에이즈 표현하기, 에이즈 표현을 위한 주춧돌 놓기
    - 남웅(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팀장)
    오늘날 에이즈는 더 이상 ‘죽음의 질병’이 아니라 당뇨처럼 관리만 잘하면 되는 ‘만성질환’으로 인식된다. 최근 예방 캠페인에서 주로 통용되는 포스터들, 동성애자 집단을 대상으로 에이즈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아이샵(iSAHP, IVAN STOP HIV/AIDS PROJECT)의 활동을 검토해보고 대안적인 에이즈 표현 환경의 조성과 새로운 표현 언어에 대해 고민한다.

    13. 크로이펠트-야콥병과 인류
    - 지제근(서울대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명예교수)
    크로이펠트-야콥병은 약 100년 전에 독일에서 원인 모를 퇴행성 신경병으로 처음 기술된 후 아직까지도 확실한 병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이 병은 살아 있는 병원체가 아닌 일종의 단백질인 ‘프리온(prion)’이란 물질에 의해 전파된다고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인류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감염병인 퇴행성 뇌질환과 이에 대한 과제는 무엇일까. 이 글은 새로운 감염병과 이에 대처하는 인류의 노력을 담고 있다.

    목차

    서문

    감염병의 철학적 의미
    정과리(연세대 국문과 교수)

    감염병과 인간의 상호작용_ 천연두를 중심으로
    이일학(연세대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조교수)

    한국 전염병사 개관
    여인석(연세대 의과대학 의사학과 교수)

    결핵과 일제강점기 한국 문학
    서홍관(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

    일제강점기 한국 문학에 나타난 성병
    최은경(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연구교수)

    박탈당한 ‘인간’과 세상, 공동체 밖의 삶_ 한하운의 시와 ‘나병’
    김수이(문학평론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한국 문학에 나타난 에이즈
    박형서(소설가 고려대 문창과 교수)

    결핵과 러시아 문학_ 톨스토이를 중심으로
    이병훈(아주대 기초교육대학 강의교수)

    음식소설 [드라큘라]_ 편식증과 ‘비만 유행병’
    이동신(서울대 영문과 교수)

    에이즈와 공공미술_ 사적인 것은 공적인 것
    이주은(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감염, 공포, 타자_ 대중문화로 본 공포의 정치학
    소영현(연세대 국학연구원 HK 연구교수)

    에이즈 표현하기, 에이즈 표현을 위한 주춧돌 놓기
    남웅(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팀장)

    크로이펠트-야콥병과 인류
    지제근(서울대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명예교수)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8~
    출생지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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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8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불문과 및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5년 제13회 대산문학상 평론상과 제16회 김환태평론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글숨의 광합성](2009), [들어라 청년들아](2008), [문학이라는 것의 욕망](2005), [영원한 시작](2005), [무덤 속의 마젤란](1999), [문명의 배꼽](1998), [스밈과 짜임](1988)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한국현대시에서 서정성의 확대가 일어나기까지](2006), [치유로서의 예술─황순원의 [소리 그림자]의 경우](2005), [한국적 서정의 정신 작업─박재삼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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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문학박사, 연세대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조교수, 한국의료윤리학회 총무이사, 연세대 대학원 의료법윤리학 협동과장으로, 연명시술 중단에 관한 사회적 합의와 사전의료의향서 보급을 위해 앞장서서 활동하고 있다. [의학적 상상력의 힘]의 필자로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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