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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카레, 내일의 빵 - 2014 일본 서점대상 2위 : 기자라 아스미 장편소설[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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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빵 두덩이를 품에 안자, 고양이를 안은 것처럼 따뜻했다'

    2014년 서점대상 2위 수상작. NHK 드라마 방영예정. 주고받는 대사와 그 사이를 메우는 지문에는 죽음과 등을 맞댄 삶의 비애와 희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 책은 음식이나 요리에 관련된 내용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은 카레는 과거를, 빵은 미래를 상징하며 그 사이에 흐르는 매일매일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놀랄 만한 반전도, 극적인 클라이맥스도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예상 밖의 흡인력이 있다.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죽음과 삶, 그러나 그 사이에 놓인 담담하고 따뜻한 일상을 이야기한다.

    출판사 서평

    "지쳐 쓰러질 때까지 살아갈 생각이에요."
    슬픔 속에 헤매면서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소설

    2014년 서점대상 2위 수상작
    NHK 드라마 방영예정


    [수박] [들돼지를 프로듀스] [Q10] [섹시 보이스 앤 로보]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부부 드라마 작가, 기자라 이즈미의 첫 소설. 데뷔작 [수박]으로 주목을 끈 직후 출판사로부터 소설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의뢰를 받고 9년에 걸쳐 완성한 이 책은, 금년 일본 서점대상 2위에 오르고 NHK에서 드라마 제작이 결정되며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데쓰코는 7년 전 남편 가즈키와 사별했다. 결혼한 지 겨우 2년, 남편은 고작 25세였다. 그 후로도 데쓰코는 이제 그저 ‘시부’라고만 부르는 시아버지 렌타로와 함께 정원에 은행나무가 있는 고즈넉한 단층집에서 살고 있다. 결혼하자는 애인도 있지만, 어쩐지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아무렇지 않은 듯 하루하루를 보내며 데쓰코와 렌타로는 차츰 가즈키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거기에 데쓰코의 직장동료이자 애인 이와이, 가즈키의 소꿉친구였던 스튜어디스 다카라, 가즈키를 동경하던 사촌동생 도라오, 가즈키가 어릴 때 병으로 죽은 어머니 유코 등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점을 달리하며 엮여간다. 평범한 하루하루에 아로새겨진, 꾸밈없지만 빛나는 말들이 서서히 가슴에 스며드는 연작소설이다.

    아무렇지 않은 일상 속에 숨겨진 상실의 아픔

    데쓰코는 전에 시부한테 들었던 파친코 가게 이야기를 떠올렸다.
    폐점 시간의 홀에선 촬촬촬 하고 강물 흐르는 소리가 끝없이 들린단다. 화려한 빛과 음악이 멈추면, 기계 속에서 구슬 흘러가는 소리만 들리지. 뭐야, 내가 이렇게 살벌한 곳에 있었나? 산다는 게 사실은 그런 건지도 몰라. 실제로 살벌해. 모두 그걸 알기 때문에 예쁘게 치장을 하고, 맛있는 걸 먹고, 같이 웃는 날을 만들려고 애쓰는 것 아닐까? 이런 군더더기가 없다면, 사람은 외롭고 쓸쓸해서 살아갈 수 없을 거야.

    데쓰코와 시부는 같이 살고 있지만 피가 이어지지 않은 가족이다. 두 사람을 맺고 있는 것은 죽은 가즈키의 빈자리이다. 한 변이 지워진 삼각형과 같은 두 사람은,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켜보다가 여차할 때 슬쩍 곁에서 손을 내밀어 받쳐준다. 두 사람의 이런 관계에서 나오는 속 깊은 말과 행동들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은근한 온기를 전한다. 웃지 못하는 증세로 퇴직한 승무원, 오토바이 사고로 무릎을 꿇지 못하게 된 스님, 자기를 차버린 애인이 죽었다고 거짓말하는 여선생, 저마다의 상실과 서투름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조금 우스꽝스럽지만 많이 사랑스럽다.

    내일을 살아가야 하는 남겨진 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무엇일까

    빵 두 덩이를 품에 안자, 마치 살아 있는 고양이를 안은 것처럼 따뜻했다. 두 사람은 교대로 빵을 안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슬픈데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알고 난 후 데쓰코는 여러 가지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 원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두 사람 다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데쓰코 역시 진심으로 ‘평화롭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건 그때의 빵 덕분일지도 몰랐다.

    데쓰코는 시부 그리고 애인과의 일상 속에서 남편과의 추억을 때때로 꺼내어 응시하며,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인다. 시부도 아들의, 그리고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의 죽음을 차분히 관조한다. 슬픔은 사라지지 않지만, 행복했던 기억도 사라지지 않는다. 눈물이 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우스우면서도 코끝이 시큰해지는 두 사람의 생활을 좇다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잃는 것은 지극히 슬픈 일이지만, 그 아픔과 공생하는 것도 가능한 거라고.

    부드럽고 경쾌한 언어, 깊고 묵직한 울림

    "보이지 않는 곳에 버렸다 해도,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라고 선생이 뭔가 각오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까?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진 아내와 아들과 리모컨을 만들어준 친구도, 지금 여기 존재하며 나와 생사를 함께해주고 있을까?
    "보이지 않아도, 있어요."
    시부를 업겠다고 했을 때처럼, 선생은 진심의 힘으로 가득했다.
    "이제 만나지 못하겠지만 저, 그 남자랑 같이 살아가겠습니다."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그럼, 저도."
    나보다 먼저 죽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보자.

    놀랄 만한 반전도, 극적인 클라이맥스도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예상 밖의 흡인력이 있다. 그 흡인력은 평범하지만 강력한 울림을 지닌 문장에서 비롯된다. 주고받는 대사와 그 사이를 메우는 지문에는 죽음과 등을 맞댄 삶의 비애와 희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대사 한 마디, 지문 한 구절만 떼놓고 보면 평범하건만 그 흐름은 자연스럽고도 뻐근한 감동을 자아낸다. 이 꾸밈없고 깊은 맛은 두 작가가 각각 뇌출혈, 우울증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간 경험이 있기에 나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무섭지 않아. 괜찮아."

    이 마을과 산속에는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을까? 유독 더웠던 싸구려 아파트 안에도, 문 앞 도로에까지 과일이랑 채소를 늘어놓은 가게에도, 저 창문 안쪽의 유난히 밝은 형광등 아래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람이 가득한 사무실에도, 분명 삶과 죽음이 있으리라.
    사람의 몸속에 믿을 수 없을 만큼 굵은 관이 있고, 지금도 혈액이 쿨렁쿨렁 소리를 내며 무서운 속도로 흐르고 있다. 우리는 그런 당연한 사실을 잊은 채 태평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소중한 이의 죽음으로 상실의 슬픔을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까. 슬픔은 영원히 일상을 압도하지 않는다. 살아 있기에 먹고 자고 일하고 쉬고 웃게 된다. 문득 어떠한 계기로 죽음을 상기하고 마음속 심연을 응시하게 되더라도, 어떻게든 살아간다.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저자는 이어지는 여덟 편의 이야기들로 정갈하게 그려냈다.

    어젯밤에는 카레를 먹었습니다. 내일 아침은 빵이 있기를 빕니다.

    제목 때문에 음식이나 요리에 관련된 내용으로 오해하기 쉽다. 마지막 장에 제목의 의미가 나오는데, 어린 가즈키는 비오는 날 내일 먹을 빵을 사오라는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나갔다가 우산을 씌워달라며 뛰어온 꼬마 데쓰코를 만난다. 데쓰코에게서는 점심때 먹었다는 어젯밤 남은 카레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의 감각적 기억이자.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 속에서 과거와 미래가 이어짐을 보여주는 제목인 셈이다. 한 인터뷰에서 저자는 카레가 과거를, 빵이 미래를 상징하며 그 사이에 매일매일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상이란 사소하고 귀찮은 것이다. 어머니의 심부름은 아이에게는 귀찮은 이야기다. 하지만 그런 귀찮음의 상실이 가장 가슴 아프게 느껴지고, 사소하기 그지없던 장면이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 게 아닐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죽음과 삶, 그러나 그 사이에 놓인 담담하고 따뜻한 일상이야말로 남겨진 이들에게 내일을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이리라. 마치 어젯밤 카레와 오늘의 빵처럼.

    추천사

    [수박] [들돼지를 프로듀스] [Q10]...... 그 드라마 작가의 첫 소설. 기자라 씨의 드라마처럼, 평온하고 산뜻하면서도 가슴을 쿡 찌르는 말들이 군데군데 아로새겨져 있다.
    - 시게마츠 기요시 / 소설가

    데쓰코가 ‘슬픈데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은 단지 빵 한 덩이를 통해서였다. 인형, 차, 우산 같은 평범한 물건이 작은 계기가 되어 슬픔 이외의 것에 눈을 돌릴 수 있었던 순간들. 그런 순간이 아로새겨진 이 책을 읽다 보면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이 세계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호흡법이다.
    - [다빈치] ‘이달의 책’ 선정 서평

    ★★★★★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의 사랑스러움이 전해져온다.

    ★★★★★ 뜨거운 목욕물처럼, 마음의 딱지를 부드럽게 해준다.

    ★★★★★ 지구에 닿는 별빛은 수억 광년의 시간을 거쳐 일부만이 도달하는 것이고,
    우리들이 아, 예쁘다! 라고 생각하는 무렵에는 그 별 자체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그런 별들 중 하나와 같은 소설
    - 독자 서평

    저자소개

    기자라 이즈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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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 각본가인 1952년생 이즈미 쓰토무와 1957년생 메가 도키코의 공동 필명이다. TV 드라마로서는 첫 작품인 [수박]으로 2003년 무코다 구니코상과 갤럭시상 텔레비전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시라이시 겐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두 번째 드라마 [들돼지를 프로듀스]로 47회 드라마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2010년 방영된 네 번째 드라마 [Q10], 부부의 일상을 좇은 다큐멘터리와 단편 드라마로 구성된 [행복의 모양~각본가 기자라 이즈미 창작의 세계]로 48회, 49회 갤럭시상 우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꾸준히 높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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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서적 40여 권을 우리말로 옮긴 12년 차 일본 문학 전문번역가다. 일본 외국어 전문학교 일한 통역번역과정을 수료하고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번역을 시작했다. 지금은 한국에서 생활하며 1년에 한두 번은 번역한 소설의 배경이 된 지역을 둘러보러 일본에 방문한다. 번역가로서 지인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책만 번역하려 애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여섯 잔의 칵테일], [쓰가루 백년 식당], [당신에게], [무지개 곶의 찻집], [나는 고양이 스토커], [나쓰미의 반딧불이]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전자책 [번역가 이수미의 독자에게 말걸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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