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비행운 

저 : 김애란출판사 : 문학과지성사발행일 : 2013년 08월14일 | 종이책 발행일 : 2012년 07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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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비행운 : 대기를 비행하는 항공기가 남기는 가늘고 긴 구름.

출발은 하였으나 결코 도달하지 못하는 비행운같은 인물들이 이번 김애란 작품 속에 등장한다. 많은 이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전했던 그녀의 전작, '두근두근 내 인생'이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사는 소년의 이야기였다면 비행운은 우리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간과 세대를 좀 더 크게 아우르는 이번 작품은 새로운 삶을 동경하지만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불운에 사로잡힌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대졸자, 빚이 늘어만 가는 채무자, 심지어 죽어서도 박스를 줍고 계신 할머니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주변에 늘 존재하지만 애써 외면하고 싶은,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이야기다. 조근조근 풀어내는 김애란의 화법으로 독자들은 이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결국엔 마음 한구석에 눈물이 차오른다. 나의 고통과 너의 고통을 들어줄 수 있는 큰 귀와 그 것을 어루만져주는 큰 손을 가진 김애란. 그녀가 전해주는 ‘비행운’으로 우리의 고통을 어루만져보자.

출판사서평 TOP

언니이고 누나이며 친구 같은 작가, 김애란
여름밤, 선물처럼 보내온 나의 안부!

‘면모’를 확인하고, ‘너머’를 발견하게 하는 책! 김애란의 세번째 소설집 [비행운]


김애란이 돌아왔다. 올해로 등단 만 10년 차가 되는 시간 동안 공백 없이 작품을 발표해오기도 했지만, 지난해 출간한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차세대 ‘젊은 작가’라는 수식어를 2010년대 대표 작가로 갈아치운 그녀다. 많은 사랑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세번째 소설집 [비행운](문학과지성사, 2012)을 가지고 왔다. ‘비행운’은 새로운 삶을 동경하는 형식으로(飛行雲), 하지만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연쇄적 불운(非幸運)에 발목 잡힌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학평론가 박준석이 말했듯 “김애란 소설은 우선 안부를 묻고 전하는 이야기, 말하자면 하이-스토리hi-story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안부에는 개인적인 소소한 안녕을 넘어선 어떤 윤리”를 가지고 동세대의 실존적 고민을 드러내며 살아남은 자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친구처럼 곁에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러 온 듯 이번 소설집에서도 김애란은 자신의 매력을 백분 발휘한다. 또한 좀더 많은 세대와 공간을 아우르며 ‘확장’을 시도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김애란 ‘너머’를 발견하게 하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다.

김애란의 소설에서 대개 비행운의 꿈은 아이러니컬하게 구조화된다. 비행운의 꿈을 꿀수록, 그러니까 비행운에 대한 동경이 핍절할수록, 비행운(非幸運)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비행운(飛行雲)과 비행운(非幸運) 사이의 속절없는 거리에서, 작가 김애란은 우리 시대의 의미심장한 서사 단층을 마련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그물을 짠다. 그 이야기 궤적을 통해 우리는 2010년대 소설의 가장 진실한 숨결과 교감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_우찬제(문학평론가, 서강대학교 국문과 교수)

니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 ― 김애란과 나의 커먼센스

김애란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나의 고통을 이해해줄 듯한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친구’ 같은 작가다. 그녀가 구사하는 어느 대목에서는 마치 같은 통점을 갖고 태어난 쌍둥이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십대’의 고시원 생활, ‘아이-노인’의 생로병사를 통해서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아파하며 상처를 치유하려던 서사적 태도는 작가 스스로 서른을 훌쩍 넘어서는 동안 진정한 자기 반성을 수행하는 ‘성장’을 겪는다. 이십대에서 삼십대로 시간이 지나는 동안 그만큼 그의 작품이, 또 그 스스로가 품이 넓어졌다. 이것은 분명 김애란의 미덕이고 김애란식 기품이다. 서른의 품격을 갖추었달까. 그러한 성숙의 막막한 심연을 성찰하려고 한 서사적 수고의 결과가 바로 세번째 소설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데 이번 소설집에서 겪는 성장통은 좀더 강력하다. 살아남은 자는 슬프다고 했던가. 오직 운이 좋아서 좀더 살아남았다고 했던가. [비행운]에 실린 작품 속 주인공들을 보면, 어쨌든 아직은 살아남은 외줄 위에 선 듯 아슬아슬하기만 한 사람들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하거나, 취업을 했어도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인, ‘이전에도 채무자 지금도 채무자 좀더 나쁜 채무자’가 된 처지의 사람들. 한 번도 누구에게도 환영받아보지 못한 삼십대 후반의 택시기사와 화장실과 동격으로 취급받는 화장실 청소부. 그리고 주인공에 꿈속에서 등장하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박스를 줍고 계”신 할머니. 자기 세대를 넘어 다른 세대까지, 김애란식의 함께 아파하기는 주인공들의 영역을 확대 심화하고 있다. ...

목차 TOP

너의 여름은 어떠니
벌레들
물속 골리앗
그곳에 밤 여기에 노래
하루의 축
큐티클
호텔 니약 따
서른

본문중에서 TOP

아무도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걸 모른다는 고립감. 그리고 그걸 누구에게도 전하지 못한다는 갑갑함이 밀려왔다. 수면 위로 아른아른 조용하게 빛나는 여름 햇빛이 보였다. 손 내밀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유혹하듯 화사하게 출렁이던 차안(此岸)의 얇고 환한 막. 나는 그 빛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손에 걸리는 거라곤 쥐자마자 이내 부서지는 몇 움큼의 강물이 전부였다. 생전 처음 겪는 공포가 밀려왔다. 아득하고 설명이 안 되는 두려움이었다. 나는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그때 누가 내 손을 잡는 게 느껴졌다. 순간 있는 힘을 다해 그 팔을 잡았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알 수 없었다.
('너의 여름은 어떠니' 중에서/ p.41)

A구역은 세상만사를 삼킨 심연처럼 시커먼 아가리를 벌린 채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그곳은 한없이 깊고 어두워 보였다. 방 안으로 검은 나방 한 마리가 후드득 들어왔다. 나는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서 있었다. 형광등 주위로 나방이 어지럽게 푸드득 날아다녔다.
('벌레들' 중에서/ p.75)

나무는 대낮에도 검은 실루엣을 드리우며 서 있었다. ...

저자소개 TOP

김애란 [저]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서산에서 자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에 입학했다.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에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달려라, 아비]로 2005년 한국일보 문학상 최연소 수상을 기록한다. 이효석문학상(2008), 신동엽창작상(2009), 김유정문학상(2010), 젊은 작가상 대상(2011)을 수상하였다. 대표작으로 [칼자국] [침이 고인다] [너의 여름은 어떠니] [두근두근 내 인생] [비행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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