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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하는 인간 : 평등 강박에 빠진 현대인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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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무조건 공정해야 한다’는 착각에 사로잡힌 인간을 향한 철학적 반격!
철학자의 깊고 예리한 시선으로 인간의 편애 본능을 파헤친 역작!

“차별? 그게 어때서? 경쟁에서 이긴 사람들이 특별한 혜택을 누리고, 낙오된 사람들에겐 불공평한 차별대우를 하는 것. 이건, 너무 당연한 이 사회의 규칙이야. 학교라고 예외는 아니잖아? 경쟁이 나쁘다고 소리쳐 봤자, 세상은 달라지지 않아.”
지난 12일 첫 방송된 드라마 <여왕의 교실>의 한 장면이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의 이 날카로운 독설 앞에 반 아이들은 모두 얼어붙었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충격적이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일부 언론은 아이들에게 ‘차별은 부당하다’, ‘모두가 평등하다’고 가르치는 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섬뜩하지만 반박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짧은 장면은 모든 것이 ‘공정’해야 한다는 현대 자유주의 사회의 목숨 같은 신념에 반기를 들었다. 매사에 평등주의를 실천하도록 인간을 교육하는 학교에서 조차 담장 너머 현실 세계는 다르다고 말한 것이다. 누구 하나 낙오되지 않고 공평하게 기회를 가지고 공정한 대가를 받으며 차별에 휘둘리지 않고 경쟁하고 평가받는 사회. 우리는 이런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신문 기사에서는 축구대표팀 감독이 특정 선수를 편애해 팀 성적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인터넷에서는 오디션 심사위원이 특정 참가자를 유달리 예뻐해 판정에 공정성이 결여되었다고 악플이 달린다. 사람들은 재능 있고 뛰어난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이러한 풍토가 불합리한 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불균형한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오직 ‘공정’일까? 어느 한 쪽으로 마음이 쏠리는 선호와 편애는 정말 우리의 삶을 불공평하게 만들까? 공정은 좋은 것, 가치 있는 것, 도덕적인 것이고, 편애는 나쁜 것, 버려야 할 마음, 부도덕한 것일까?
미국 시카고 컬럼비아대학Columbia College Chicago 철학교수인 스티브 아스마는 《편애하는 인간(원제 : Against Fairness)》에서 우리의 공정에 대한 집착과 편애에 대한 차가운 시선에 반기를 든다. 20년간 인간의 마음과 윤리적 딜레마를 연구해온 그는 “인간에게는 편애 본능이 있다”고 주장하며 모든 편파성을 근절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믿는 우리의 보편적인 생각을 비판한다. 예를 들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적 접근 방식은 냉철한 이성을 앞세워 연로한 아버지에게 들어가는 비싼 의료비로 굶주리는 아프리카인 열 명을 구할 수 있다면 아버지의 의료비를 포기하는 편이 더 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은 굉장히 공정하고 초연한 관점, 즉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신의 관점에서나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인간은, 설령 성인(聖人)일지라도 굉장히 편파적이고 구제불능일 정도로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아버지 대신 아프리카인을 돕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편애의 대표적인 사례로 예수와 부처를 언급한다. 예수는 사회적으로 소외당한 창녀와 세금징수원, 부랑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차별 없는 사랑을 설파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고 나아가 원수마저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친 예수에게도 특별히 사랑하는 제자가 있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가 가장 사랑하는 제자가 한 명 있었고 측근도 세 명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심 없는 자비심과 모든 생명을 똑같이 대하는 태도로 많은 이의 존경을 받은 부처도 편애했다. 인도 카스트제도의 벽을 넘어서서 철저하게 공정한 사회철학을 설파한 부처에게도 가장 가까이에서 그를 모신 아난다라는 제자가 있었던 것. 공명정대한 성자에게도 오른팔이 있었던 셈이다. 보편적인 사랑과 공평성을 설파한 두 위대한 성자도 차별적인 사랑을 했다는 사실은 편애가 우리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처럼 아스마 교수는 ‘공정의 귀감’이 되는 종교적 인물들의 사례부터 어미와 새끼의 유대감 형성과정, 신경호르몬의 역할, 감정을 공유하는 집단의 특성에 이르기까지 생물학, 뇌 과학, 인류학, 사회학을 섭렵하며 우리가 어떻게 편애하는가 뿐 아니라 왜 편애하는가를 보여준다. 그리고는 ‘모든 사람을 사심 없이 똑같이 대하라’는 이상적 공정주의에 물들어 편애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지금 사회에 ‘정말 편애가 나쁜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뿐만 아니라 동양의 공자에서부터 서양의 토크빌과 니체까지 철학사를 종횡무진 탐구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어떻게 공정을 연민이나 열린 마음, 나눔 같은 가치와 혼동했는지 밝히고 편애의 순기능을 파격적으로 조명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가르친 예수도 유난히 아끼는 제자가 있었고,
사심 없는 자비심을 강조한 부처에게도 오른팔이 있었다.”

마음속으로는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불쾌하게 생각하는 ‘편애’에 대한 놀라운 통찰!
‘공정(fairness)’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대개 스스로 공정의 의미를 잘 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누가 그 말을 쓰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보수주의자가 말하는 공정은 ‘능력에 따른 보상’을 의미하고, 자유주의자는 그 말을 ‘공평(equality)’으로 받아들인다. 어떤 사람은 승자가 갖는 게 공정한 거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모두가 평등하게 나눠 갖는 것이 공정한 거라고 한다. 공정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합의와 개인의 이해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인 것이다. 저자는 이로 인해 모든 길이 ‘공정’으로 통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어 ‘편애’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편애(favoritism)’는 어떨까? 미국뿐 아니라 서구식 자유주의가 뿌리 내린 한국 사회에서 편애는 금기 사항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고, 특별히 마음이 가는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고, 인맥을 넓혀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대놓고 편애라는 끔찍한 시험에 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를 편애할 수는 있지만 ‘만인을 위한 공정’이라는 사회계약과 상충하지 않는 선까지만 허용할 수 있다고 학교에서 배웠다. 편애를 겉으로 드러내는 순간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차별’이 되어버린다는 게 지금의 인식이다.
이러한 공정의 의미에 대한 혼란과 편애에 대한 불편한 시선 속에서 우리는 보통 편애는 공정과 대치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은 항상 공정의 편에 서서 편애에 반대하고 종교지도자들은 차별적 편파성과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흔히 편파성을 편견이나 선입견과 결부시키지만 이는 정상적인 본능을 가장 나쁘게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사람의 편파성에 좌우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 형제나 어머니 혹은 삼촌이 자신을 더 생각해줄 거라 여기며 위안을 얻는다는 것이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는 평등, 형평성, 공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정=정의’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고 마이클 샌델의《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공정사회’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더불어 많은 철학자, 정치인, 시민운동가들 역시 도덕적 딜레마가 충돌할 경우 우선해야 하는 것은 공정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아스마 교수는 이런 절대적 공정주의 시각이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원칙에 근거한 판단(공리주의적 판단)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철저한 이성적 계산이 인간의 삶 전체를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그는 새로운 접근, 즉 인간의 유대감이라는 ‘정서적’ 관점에서 편애를 다룬다. 특히 애써 공정하고 초연한 관점을 지키려고 노력하더라도 우리 대다수는 굉장히 편파적이고 구제불능일 정도로 애착이 강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편애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부도덕하고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왜 생물학적으로 편애할 수밖에 없는가? | 포유류는 진화를 거듭하며 혈족이나 친족 간에 강한 유대가 형성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공감, 다시 말해 친족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복잡한 사회적 감정과 편애 행동(위험에서 구해주고, 털을 다듬어주고, 위로하고 협력하는 것 같은)이 가능해졌다. 인간 역시 다른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최초의 편애 집단, 즉 가족을 한데 묶어주는 생물학적 유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초기 유대가 뇌에 바탕을 마련하고 덕분에 우리는 차후 사회생활을 할 때 애착을 형성한다.
이런 유대의 비밀은 뇌에 있다. 뇌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애착을 형성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호르몬이다. 그리고 이 애착은 우리의 모든 ‘친 사회적인 행동’을 유발한다.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 모든 사람이 내 피붙이와 똑같이 소중하다는 생각은 본질적으로 위계적이고 감정적인 뇌에게는 생판 모르는 얘기다. 또한 뇌에서 분비되는 오피오이드 호르몬은 가족 간의 상호작용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동물은 어미나 자신이 속한 집단과 떨어지면 격리의 고통을 느끼는데, 이때 오피오이드를 주입하면 그 고통이 금세 줄어든다. 인간의 경우 오피오이드 수치가 떨어지면 다른 사람을 찾는다. 마치 마약중독자가 마약을 찾는 것처럼 사회적 상호작용을 갈구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실제로 우리의 뇌가 가족을 편들게 되어 있고 이러한 유대감이 편애를 낳는다는 심오한 사실을 증명한다.

동물의 사회적 본능을 통해 들여다본 편애의 실상 | 동물은 여러 가지로 서로를 보호하고 돕는 사회적 본능을 타고난다. 이 본능은 같은 종에 속하는 모든 개체가 아니라 같은 집단 안의 개체에게만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땅다람쥐와 프레리도그는 위험을 감지하면 큰 소리로 울어서 혈족에서 신호를 보내는데, 직계 가족이 위험한 경우 땅다람쥐의 경고는 더 크고 빈번해진다. 동물들은 만일 친척이 잡히거나 위험에 처하면 포식자에 대항해 ‘구조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생물학적 편애에서 나온 동물의 구명 행동은 굉장히 강한 애착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포유류의 경험에 새겨져 강력한 유전적 유산을 남겨 계속 후손에게 전해지게 된다.

누구나 시기하는 마음이 생기면 ‘불공평’하다고 외친다 | 니체, 아퀴나스를 비롯한 철학자들은 공정성의 이면에는 이웃이 가진 걸 갖지 못해 몹시 비통한 마음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비롯해 고대 그리스 비극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시기심은 자본주의가 도래하기 훨씬 이전부터 인간의 심장을 갉아먹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심리학자 얀 빌렘 반 프로이옌은 “공정성 판단은 대부분의 사람이 상황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근거한다.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어떤 상황이 좋거나 나쁘다고 느끼며 그 도덕적 정서에 기초해 주어진 상황이 공정한지 불공정한지 결정을 내린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사람들은 대게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도덕적 문제를 평가하며 따라서 “사람들이 내리는 공정성 판단은 특정 상황을 좋거나 나쁘다고 느끼는 정도에 근거한다”고 말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특정 상황에서 전혀 시기심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 상황을 불공정하다고 느끼거나 불공평하다고 말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공정을 잘못 가르치는 어른들과 학교 |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사실은 공정성을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공정’이라는 말을 되는대로 사용하는 바람에 좋거나 올바른 거면 뭐든 공정하다고 간주하는 탓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이기심을 억제하고 가진 것을 나누라고 가르치면서 이를 공정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기나 다름없다. 이와 비슷한 속임수로 아이들에게 다양성을 인정하라고 가르치면서 그 열린 마음을 ‘공정성’의 미덕이라고 잘못 부른다. ‘정의’와 ‘공정’을 동일시하는 것은 교육계에 널리 퍼져 있는 혼란이지만, ‘모든 사람을 정직하게 대하고 존중하는 것’, ‘서로 협력하는 것’,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것’, ‘다른 사람을 학대하지 않는 것’, ‘모든 사람이 저마다 독특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명심하는 것’ 같은 얘기를 몽땅 공정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아이들은 학교에서 ‘모든 이를 위한 공평한 평등’과 ‘열린 마음’ 사이의 가짜 연관성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다양한 사람을 존중하는 건 분명 옳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편애를 버려야 한다고 가르친다면 편애와 편파성은 악마로 바뀌고 아이들은 이를 편협과 같은 것으로 잘못 받아들이게 된다.
학교에서 편애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누군가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다 보면 다른 누군가는 소외된다는 데 있다. 그 ‘버림받은 자’를 구하기 위해 공정성을 읊조린다. 이는 분명 마음을 울리는 얘기지만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누군가의 편애의 대상이다. 아이들이 서로에게 줘야 하는 건 존중이지 동등한 애정이나 동등한 대우가 아니다.

공정보다 편애가 더 많은 행복을 안겨준다?
우리의 윤리적 삶을 결정짓는 것은 합리적 계산이 아니라 정서적 유대
왜곡된 평등주의로 인해 고장 난 ‘도덕 나침반’을 다시 맞춰야 해

지난 10년간 긍정 심리학과 뇌 과학은 인간의 행복을 폭넓게 연구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행복의 주된 요소는 부나 재산, 쾌락, 명성이 아니라 강력한 사회적 유대라는 것이 밝혀졌다. 수많은 현대인이 성공을 쫓느라 다른 사람과의 연결성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고 예전만큼 가족이나 관계에 의존하지 않은 채 자기 인생에 친밀감이 결핍되어 있다고 불평하고 불행하다고 느낀다. 이러한 감정적 결핍을 다시 물질주의 사회에서 채우기 위해 끝없는 부와 명예, 쾌락을 추구하지만 결국 행복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 연구에서 드러났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중 강한 우정과 가족 간의 유대에 견줄만한 것은 없다고 아스마 교수는 말한다. 물론 이러한 유대가 늘 기쁨을 가져다주지 않고 때로 굉장히 심한 스트레스는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서적 유대가 낳은 편애가 내가 아플 때 약을 가져오고, 급한 일이 생기면 내 아이들을 봐주며 나를 위해 취업의 문을 열어준다. 나를 위해 자기 일정을 재조정하고 나를 보호해주며 날 위해 싸우고 내 편이 돼준다. 나 역시 똑같이 해준다. 단 내 배려와 시간, 에너지는 유한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소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친밀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정의는 양측이 똑같지 않으며 모든 경우 능력, 탁월함, 유용성, 감정적?혈연적 유대에 따라 배분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공정이라는 등가적 관계에 놓을 수 없으며 부모와 형제자매, 친구와 은인, 사제에게 각각 다른 것을 베풀어야 한다고 했다. 각자에게 그에 합당하고 알맞은 걸 베푸는 것, 그것이 편애의 근본임을 아스마 교수는 강조한다.
책은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편애의 대상임을 깨닫게 한다. 무엇이 정의고 도덕인지는 내가 누구와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알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줘야 하는 건 존중이지 동등한 애정이나 동등한 대우가 아님을 깨닫게 되면서 편애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편견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평등주의에 대한 인간의 집착을 날카롭게 진단하는 저자의 시각이 놀랍다.
- [월스트리트저널]

서구 문화에서 ‘공정’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17세기 네덜란드 상인, 뉴턴의 자연철학, 벤담의 공리주의 철학, 칸트의 정언명령을 기초로 추적한다. 특히 그가 몸소 체험한 동양 문화는 도덕과 정의에 대한 서구 사회의 획일적 시각을 산산이 깨부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멋진 책이다. 무엇보다 시종일관 까칠한 그의 어법은 일반 철학책처럼 무겁지 않다. 오직 ‘공정’만이 정의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 배리 슈워츠 / [사회심리학 어떻게 일에서 만족을 얻는가] 공저자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모든 사람에게 무차별적으로 공정하게 군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다. 풍부한 경험과 납득할 만한 학문적 증거로 편애하는 인간에 대한 진실을 보여줘 반갑다. 그렇다면 불공정한 세상에서 도덕과 정의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방법을 보여주며 평등 강박에 빠진 사회를 통째로 개종시키려 한다.
- 마이클 셔머 / [믿음의 탄생] 저자

목차

한국어판 서문 _ 편애는 정말 이기적인 것인가?

1장 예수도 편애했다
성자들도 어쩔 수 없었다
공정과 족벌주의
두 가지 고전적인 편애 사례

2장 정서적이고 화학적인 편애
도덕적 중력
포유류의 뇌와 유대감
이것은 인간의 운명이다
건강한 중독
움직이는 편파성
혈연 선택과 사회적 동물
이성적 동기와 정서적 동기
윤리적 딜레마에 빠진 뇌
생물학적 사실과 도덕적 가치

3장 예외 예찬
평등주의 이념과 편애의 종말
생각보다 복잡한 도덕
우정은 늘 특별대우
합당한 편애는 가능한가

4장 “아빠, 그건 불공평해요!”
감정과 생각의 융합
나눔에 대한 착각
공정이 곧 평등일까
시기심과 공정
편견과 선호의 온도차

5장 세계 속 편애의 모습
중국의 효 사상과 가족
인맥과 체면
인도에는 없는 평등주의 문화
족벌주의와 부패
부족주의와 비극

6장 우리 모두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소수자, 다수자 그리고 편애
소수 집단 우대 정책을 둘러싼 갈등
편애 범위의 한계
한 걸음 한 걸음

7장 편애의 미덕
서로를 묶어주는 끈
사람을 사랑할 수는 있어도 인류를 사랑할 수는 없다
디지털 세상과 정서적 유대
나에게 소중한 것

감사의 글
주석

본문중에서

인생은 공정하지 않다. 일단 이것을 받아들이면 편파성과 편애의 세계에도 놀라운 의미와 윤리적 책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령 나에게 ‘그럴 만한 가치’가 없음에도 가족이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긍정적이면서도 불공정한 상황에 있을 경우, 나는 그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가족은 내가 아무리 실수를 해도 나를 사랑한다(또 그래야 한다). 사랑은 늘 공정에 앞선다.
(/ p.6)

그토록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대한 예수에게도 특별히 사랑하는 제자가 있었다. 그 제자가 누군지 확실치는 않지만(대다수가 요한이라고 생각한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가 가장 사랑하는 제자가 한 명 있었고 측근도 세 명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심 없는 자비심과 모든 생명을 똑같이 대하는 태도로 많은 이의 존경을 받는 또 다른 성자는 고타마 싯다르타, 즉 부처다. 부처는 인도 카스트제도의 벽을 넘어서서 철저하게 공정한 사회철학, 나아가 완벽하게 공정한 형이상학에 이르렀다. 당시로서는 놀랍게도 그는 여성이나 불가촉천민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했을 뿐 아니라, 짐승까지도 깨달음의 세계로 안내했다. 이처럼 철학적으로 공명정대한 부처에게도 가장 가까이에서 그를 모신 아난다라는 제자가 있었다. 부처의 주변인들 중 아난다만큼 부처와 절친한 인물은 없었다. 궁극적인 진리를 깨달은 존재에게도 오른팔이 있었던 셈이다.
(/ p.19)

왜 보편적인 사랑과 공평성을 설파한 위대한 성자에게도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던 것일까? 왜 모든 사람은 똑같이 소중하다고 한 성자들조차 결국 차별을 한 것일까? 굳이 대답을 하자면 성자들도 달리 어쩔 수 없었던 탓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편애를 하게 마련이다. 나는 이 책에서 그 이유를 논할 것이다. 사랑은 차별적이며 세상에 존재하는 경전들에 따르면 신들도 편애를 한다. 예를 들어 일신교의 하나님은 질투심이 많고 밥 먹듯이 편애를 하며 ‘민족’까지 선택했다.
(/ p.23)

편애를 기꺼이 인정하는 유교 윤리는 잘 알려진 서구의 위선, 즉 성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척하면서 하는 짓은 내내 한갓 인간에 불과한 그런 위선을 모른다. 아마 공자는 예수가 말하는 보편적 사랑, 다시 말해 뺨을 때리는 못된 짓을 하라고 다른 쪽 뺨도 내미는 걸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자도 동시대를 살았던 노장 철학자
들 덕분에 보편적 사랑이 뭔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말이 안 된다고 여겼다. 당시 노장 철학자들은 악을 선으로 갚으라고 했다. 이 경건한 처세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럼 선은 무엇으로 갚아야 한다는 건가?”
유교 사상가에게 고결함은 공정하거나 공평한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가족 간의 사랑과 헌신은 다른 모든 책임과 의무에 앞선다. 유교 문화는 자신의 친족을 맨 위에 놓는 자연스러운 가치의 위계질서를 부정하지 않고 소중히 여긴다.
(/ p.38)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이런 공리주의적 접근 방식은 그 논리적 결론을 밀어붙인다. 가령 가장 강경한 형태의 공리주의를 따를 경우, 연로한 아버지에게 들어가는 비싼 의료비로 굶주리는 아프리카인 열 명을 구할 수 있다면 아버지의 의료비를 포기하는 편이 더 윤리적이다. 이 입장은 굉장히 공정하고 초연한 관점, 즉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신의 관점에서나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인간은, 설령 성인(聖人)일지라도 굉장히 편파적이고 구제불능일 정도로 애착이 강하다.
(/ p.52)

포유류의 진화(팔레오세기, 즉 6,000만 년에서 7,000만 년 전에 어느 정도 마무리된)와 더불어 새로운 정서적 유대 장치가 등장했다. 혈족이나 친족 간에 강한 유대가 형성되면서 공감, 다시 말해 친족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복잡한 사회적 감정과 편애 행동(위험에서 구해주고, 털을 다듬어주고, 위로하고 협력하는 것 같은)이 가능해진 것이다. 결국 우리의 윤리적 삶을 낳은 것은 정서적 요소지 합리적인 계산이 아니다.
(/ p.55)

실력이 더 좋은 밴드들이 있는데도 술집 주인인 내가 실력이 그저 그런 동생의 밴드를 고용했다고 치자. 여기에다 동생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걸 감안해 특별수당까지 지불한다. 이제 이 사례를 앞에서 말한 것과 약간 다르게 고쳐보자. 내가 다른 사람 몰래 동생에게는 하룻밤 출연료로 150달러를 주고 다른 멤버한테는 100달러씩 줬다고 해보자. 이는 언뜻 정말 나빠 보인다. 하지만 세부사항을 보태면 사정은 달라진다. 밴드 멤버인 다른 세 명은 다들 집이 부자라 각자 신탁자금으로 편히 살고 있다. 그들은 그냥 취미삼아 연주하는 것이지 돈이 필요한 게 아니다. 반면 동생은 파산 직전인데다 딸의 치료비도 대야 한다. 게다가 동생은 다른 멤버들과 함께 쓰는 무거운 공연용 스피커와 앰프를 직접 운반해온다. 그렇다고 동생이 50달러를 더 받을 만하다고 편하게 말해도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 편애가 합당하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은 사실이다.
(/ p.118)

부모라면 협상하려 드는 아이가 진저리날 정도로 내뱉는 ‘공평’이라는 말을 역시 진저리나게 들어봤을 것이다. 내 아들도 신발 끈을 스스로 매보기도 전에, 시계를 볼 줄 알기도 전에 유창하게 평등주의를 주장했다. 물론 내 아이나 다른 아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보편적 평등이 아니라 아주 이기적인 것이다.
아이들은 “내가 원하는 걸 얻지 못해”라고 솔직하게 말해봐야 부모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닫는다. 그래서 재빨리 자기중심적인 좌절감을 공정성의 언어로 포장하는 법을 배운다. 공정성이라는 객관적인 기준에 호소하면 적어도 협상할 시간을 조금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이것은 완전히 사기는 아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아이는 아직 자신의 개인적인 고통을 더 크고 객관적인 사회적 불균형과 쉽게 구별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 p.125)

우리는 흔히 아이들에게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사실은 공정성을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 문화가 ‘공정’이라는 말을 되는대로 사용하는 바람에 좋거나 올바른 거면 뭐든 공정하다고 간주하는 탓이다. 그러나 이기심을 억제하는 법을 배우는 건 공정과는 다르다.
(/ p.133)

아이들에게 가진 것을 나누라고 가르치면서 그것을 공정으로 부르는 것은 좋게 말하면 혼란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기다. 이와 비슷한 속임수로 아이들에게 다양성을 인정하라고 가르치면서 그 열린 마음을 ‘공정성’의 미덕이라고 잘못 부르는 것이 있다. 서로 다른 이 두 가지 가치를 혼동하는 일이 어찌나 흔한지 이를 비판이라도
할라치면 금세 편견, 차별, 인종 차별, 성 차별, 편협이라는 혐의를 뒤집어쓴다. 나는 매우 좋아하는 대상이 따로 있는 것과 차이에 마음을 여는 것은 상호 배타적인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 p.138)

사회심리학자 얀 빌렘 반 프로이옌(Jan-Willem van Prooijen)은 “공정성 판단은 대부분의 사람이 상황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근거한다.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어떤 상황이 좋거나 나쁘다고 느끼며 그 도덕적 정서에 기초해 주어진 상황이 공정한지 불공정한지 결정을 내린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도덕적 문제를 평가하며 따라서 “사람들이 내리는 공정성 판단은 특정 상황을 좋거나 나쁘다고 느끼는 정도에 근거한다는 사실이 도출된다”고 말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특정 상황에서 전혀 시기심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 상황을 불공정하다고 느끼거나 불공평하다고 말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런데 우리가 자신의 도덕적 확신을 돌아볼 때(또한 실행할 때)는 어쩐 일인지 이처럼 중요한 주관적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 p.153)

실제로 사회적 가치의 위계질서를 만들어내는 편애는 그 과정에서 번번이 능력과 탁월함을 무시한다. 내가 어떤 사람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이런저런 일에서 최고거나 능력이 가장 좋아서가 아니다. 그들은 자기 분야의 거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그들을 우선시하는 이유는 내가 그들을 사랑하고 또 내가 그들에게 공감하기 때문이다.
(/ p.159)

기회와 결과를 하나의 과정으로 취급하면 선호와 편견이 같다는 근거 없는 등식은 엎어진다. 총애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편견에 좌우되진 않기 때문이다. 우정의 경우 가능하면 널리 친구를 찾도록 장려해야 하지만(인종이나 성, 계급 같은 건 가리지 말고), 그 결과로 얻는 친구는 훨씬 작은 집단이 될 것이다. 교우관계에서 차별이 등장하는 때는 오로지 편견을 가지고(pre-judicare) 친구 후보자를 고르는 순간뿐이다. 겪어보고 판단하는 것은(post-judice) 정당한 선호지 편견이 아니다.
(/ p.163)

편애의 친밀함은 개인의 성격을 윤리학의 전면으로 다시 가져온다. 아이에게 보편적인 도덕규범이 담긴 규범집을 준다고 아이가 너그럽거나 용감한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부모나 보호자가 너그러움을 비롯해 다른 덕목들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 p.268)

우리가 일반적으로 ‘공정’이라는 말을 쓰는 자리에 자선이라는 말을, 더 중요하게는 자선 행동을 넣더라도 많은 사람이 원하는 도덕적 향상은 이뤄진다. 불우한 사람들의 형편이 전보다 나아진다는 의미다. 자선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운을 다른 사람과 나눈다. 그런데 이런 도덕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공정은 아니다. 평등 추구도 아니다. 이는 친절이고 선의이며 또 ‘편애’를 조금 베푼(이 경우에는 남에게) 것이다.
(/ p.270)

점령 운동의 저변에 자리 잡은 불만 대상은 불공정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성공을 물질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공동체와 창의성,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의식이다. 비록 부패와 권력 남용이 불만사항 목록의 위쪽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사실 주택 문제나 취업 걱정이 없는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 더 많은 공동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 학비 융자금 같은 빚 걱정 탈피, 스트레스 완화 그리고 의미 있는 인생에서 소외되지 않는 삶(극심한 생존경쟁은 가족관계나 친구관계도 금이 가게 하니까)을 원하는 것이다.
(/ p.273)

저자소개

스티븐 아스마(tephen T. Asma)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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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1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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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컬럼비아대학Columbia College Chicago 철학교수이자 ‘마음, 과학 그리고 문화 연구소’의 창립 연구원으로 지난 20년간 인간의 마음과 뇌를 철학적이고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잇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뉴욕타임스], [시카고 트리뷴], [스켑티컬 인콰이어러Skeptical Inquirer], [클로니클 리뷰Chronicle Review] 등 여러 매체에 기고했으며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하버드 비교동물학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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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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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고려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서양철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행복학 개론]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편애하는 인간] [북로우의 도둑들] [어떻게 늙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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