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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본주의의 폭력 : 부채위기를 넘어 공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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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등록금푸어를 생산하는 전지구화된 부채위기의 시대

2013년 초입에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엄청난 재정적자, ‘재정절벽’에 대비한 증세 법안을 공화당과의 난타 끝에 타결했다. 또한 유럽 각국은 유럽의 국채 위기가 끝났다고 발표했지만, 3월 키프로스에서 다시 위기는 재발했고 심지어 이탈리아는 긴축법안을 거부하는 여론을 틈타 부패한 베를루스코니가 복귀를 노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집권한 일본은 강력한 엔저 정책을 펼쳐 경쟁국, 특히 한국의 수출 제조업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헤게모니가 쇠퇴하고 유럽과 일본은 노쇠했지만, 여전히 중국은 미국의 경제를 뒷받침할 뿐이어서 중국이 새로운 경제 질서를 구축할지는 모호하다. 이처럼 2008년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부실에서 출발한 금융위기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전지구화된 정치경제 속에서 하나의 위기와 한 지역의 위기가 끝나면 또 다른 곳에서 위기가 꼬리를 물고 발생하고 있다. 모든 곳을 금융과 그 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어떤가. 1997년 IMF 위기 이후 한국 사회의 명예퇴직, 실업자가 급증하였다. 주식열풍과 벤처열풍이 불었지만 이내 사그라졌다. 신용카드 발급이 급증하더니 카드대란이 발생했고 평범한 사람들은 카드빚을 돌려막다 이른바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신용불량자들은 점차 사채 시장으로 몰렸다. 펀드투자와 변액보험, 주식투자가 국민 아이템이 되었으며, 상조보험 상품도 발전했다. 한편 사람들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를 사기 시작했다. 몇 년 만에 집값은 몇 배로 뛰었고, 이에 발맞춰 주택담보대출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사람들은 빚을 내서라도 일단 집을 사고 봤다. 정부가 추진하는 ‘뉴타운’이라는 멋들어진 이름은 부동산 투기를 공익사업으로 만들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전세대란이 일어났고, 부동산 개발로 인해 결국 용산 남일당의 5명의 주민들과 1명의 경찰이 불길과 함께 사망했다. 그럼에도 남일당 길 건너에는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용산역세권 개발이 진행 중이었다.
이때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터져버리자 모든 시계는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남일당의 사라진 땅은 여전히 텅 비어있고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은 부도를 맞았다. 이제는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깡통주택’이라는 말이 유행했고 전세대란을 넘어 월세시대로 접어들었다. 최근에 주택담보대출연체율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열 명 가운데 여덟이 대학을 가는 시대에 등록금은 중산층마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랐고 등록금 대출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는 ‘등록금푸어’에서 ‘워킹푸어’로, 기껏해야 ‘렌트푸어’나 ‘하우스푸어’로 이어지는 미래 없는 ‘아픈’ 청년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이들 대부분은 평생 동안 부채를 지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부채위기, 금융자본주의의 뿌리 ― 생명자본, 금융화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은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용어들인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삼포세대’에 관한 진단이며, 조금 더 거슬러 가면 외환위기, 벤처거품, 카드대란, 신용불량자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이 책은 너도나도 올라탄 투기 열풍을 조장한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그것이 만들어낸 ‘부채인간’이라는 새로운 인간군상을 묘사한다. 금융이 주도하는 경제 속에서, 우리는 평생을 저당 잡힌 채 ‘도덕적 해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살아가야만 한다.
하지만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은 단순한 현실 나열에 그치지 않고 그 뿌리를 추적한다. 우리가 빈민(‘푸어’)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까닭은 우리 스스로가 불안정한 노동자이자 소비자이기 때문이고, 지그문트 바우만에 따르자면, 생산적인 노동자-소비자에도 끼지 못하는 비참한 자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1970년대 이후 자본주의가 계속 변신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대량생산(자)과 대중소비(자), 임금인상과 고용안정, 관대한 보편적 복지에 기초했던 포드주의 혹은 케인스주의는 노동과 자본의 유연화를 내세운 포스트 포드주의로 이행했다. 또한 이 과정은 사회복지 체제를 해체하고, 민영화와 자본의 전지구화를 강화함으로써 대공황 이후 잃어버린 금융 자본의 입지를 만회하였다. 이 책은 이러한 신자유주의화 과정, 그리고 신자유주의가 위기를 전지구화한 과정을 금융화와 생명자본이라는 관점에서 검토한다.
생명자본은 자본주의 하에서 이윤을 생산하는 ‘노동(력)’을 ‘생명(력)’으로 바꿔 쓴 표현으로, 포스트 포드주의 시대에 생명은 이윤의 지배적 원천이 되었음을 포착한다. 생명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통된 자질로, 아주 기초적인 생리학적 특성부터 상징, 관념, 감정, 언어 등 인간의 추상적인 요소와, 자연생태계까지 포괄하는 용어이다. 이제 자본은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노동자가 수행하는 물리적 노동뿐만 아니라 감정과 상징까지 흡수하며, 나아가 일상생활 곳곳에서 인간 활동을 추적하여 식민화한다. ‘셀프서비스’는 소비자를 생산자로 만들며, 온라인 쇼핑몰에 남겨진 소비자의 구매정보는 어느새 분류되어 생산과정에 통합되어 버린다. 이것이 오늘날 생명자본의 모습이다.
금융화는 전체 자본이 생산한 이윤에서 단순히 금융의 몫이 증가한다는 뜻이 아니라, 금융 자체가 가치를 생산한다는 개념이다. 금융화된 사회에서는, 자동차 구입 시 보험상품 가입은 필수이며 일상에서의 카드사용이 일반화되었듯이, 경제 자체가 금융 기법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얽혀 있다. 또한 금융화는, 복지 같은 공적 투자가 약해져 사채 시장이 활성화됨으로써, 금융의 핵심인 부채가 지배적인 사회 원리가 되는 현상을 포착한다. 이러한 부채경제로 인해 우리 모두는 신용 상태에 따라 분류된 삶을 살아가며, 점차 ‘신용불량자’와 빈민(‘푸어’)이 되어 간다.

신자유주의적 지구가 파괴될 때 지구의 구제는 가능하다!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은 이런 현실을 전복하는 반대의 논리와, ‘투기 피라미드’에 올라탄 사람들에게 통찰을 제시한다. 금융자본주의 하에서 다중들의 부채가 자본에 포섭되어,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거대 재벌기업과 금융기업의 수익을 보장해주며, 전세계의 1% 부호들의 지갑을 부풀리고 있다. 이 부채로 인해 생긴 수익을 통해 자본과 국가가 위기에 빠진 기업들과 부자들에게 공적 구제라는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해준다. 그렇다면 다중들은 ‘채무자’일 뿐만 아니라 이 시대 ‘공통의 부’의 생산자이다.
마라찌는 인간이 인간의 행복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인류 보편적인 공동사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투쟁을 통해, 사회적 투자는 자본가가 아니라 인류 공동체 전체가 전유할 수 있는 인간 개발에 우선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마라찌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임금 삭감에 저항해야 한다. 공공 서비스의 축소에 반대해야 한다. 금융자본이 전유하는 부를 재분배해야 한다. 경제성장을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유럽의 구제는 신자유주의적 유럽이 파괴될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목차

감사의 글

들어가며 : 폭력적인 금융
1장 위기의 탄생
2장 금융의 논리
3장 이윤의 지대되기
4장 전지구적 통치의 위기
5장 지리통화적 시나리오
6장 나오며

부록
유럽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노쇠하는 자본주의? 전지구적 협치라는 키메라
부채의 국가, 죄책감의 윤리
부채와 정동, 그리고 자기 재생산하는 운동
위기 관련 용어 해설

옮긴이 후기
크리스티안 마라찌의 저작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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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이번 위기는 일련의 위기 가운데 있는 위기이다. 다시 말해, 오랫동안 지속되어왔고 십중팔구 앞으로도 지속될 위기이다. [2010년] 4월 2일 런던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위기는 폭력적인 위기, 정확히는 폭력적인 금융의 위기이다.
(/ '들어가며 : 폭력적인 금융' 중에서)

우리는 적어도 당분간은 누구도 확실한 처방을 내릴 수 없는 체제적 위기,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통화정책은 경기가 후퇴할 때 경제 촉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듯이 경제가 공황적 위기로 접어들면 전혀 쓸모없다.
(/ '1장 위기의 탄생' 중에서)

결국 금융자본주의는 전지구적 수준에서 자신을 확대재생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단언할 수 있다. 오늘날 사회국가(social state)의 재분배 기능은 축소됨과 동시에 케인스주의식 적자 지출의 민영화를 통해 강화된다. 다시 말해, 추가 수요는 (개별 가계에 부를 차등적으로 이전하는) 민간 부채를 통해 창출된다.
(/ '2장 금융의 논리' 중에서)

금융화는 잉여가치와 집단저축의 성장에서 벗어난 비생산적/기생적 일탈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 생산 과정에 부합하는 자본축적의 형태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금융위기는 자본축적 없는 과정이 내파한 결과가 아니라 자본축적의 장애로 해석되어야 한다.
(/ '3장 이윤의 지대되기' 중에서)

위기의 폭력성은 이러한 자본의 파괴에 존재하는 것이다. 게다가 생명자본주의에 이르면, 자본의 파괴는 인간 존재의 총체, 인간의 감정(emotion)과 느낌(feeling), 정동(affect)까지, 다시 말해 자본이 가용하는 모든 “자원”을 타격한다.
(/ '4장 전지구적 통치의 위기' 중에서)

위기의 자본주의 “내부에서 이와 대결하는” 투쟁은 그 방식과 목표에 있어서 국지적인 동시에 전지구적이다. 이러한 투쟁의 목표는 명확하다. 아래로부터 집합적으로, 시장과 금융시스템을 통제하는 새로운 규칙을 부과해야 한다.
(/ '6장 나오며' 중에서)

복지국가는 적자 지출을 통해 추가 수요를 창출하는 장치였죠. 다음으로 이와 동시에, 이 복지 메커니즘을 민간 부채를 통해 민영화했습니다. 모든 가계, 모든 사람은 부채를 통해 추가 수요를 창출하는 센터가 되었죠. 이처럼 점증하는 민간 부채를 통해 잉여가치는 화폐로 전환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이윤이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 '부록 : 부채와 정동, 그리고 자기 재생산하는 운동' 중에서)

저자소개

크리스티안 마라찌(Christian Marazzi)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1~
출생지 -
출간도서 3종
판매수 87권

스위스 남부 루가노 출생. 독립적인 좌파 경제학자이자 열정적인 활동가로서, 1970년대 이후 이탈리아 노동자주의 운동에 참여해 왔으며 안또니오 네그리, 빠올로 비르노, 프랑코 베라르디[비포] 등과 함께 자율주의 핵심 사상가 중 한 명이다. 이탈리아 빠도바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런던정경 대학에서 미국경제사로 석사를 마쳤으며, 런던시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에서 화폐와 경제의 불균형 문제를 통해 정치경제학을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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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보(Sim Sung Bo) [역]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6~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킹콩랩 연구원. 노동 연구, 비판 이론, 문화 연구에 관심이 있으며, 요즘에는 번역을 하고 있다. [푸코 효과 — 통치성에 관한 연구](함께 옮김), [일회용 청년 — 누가 그들을 쓰레기로 만드는가] 등을 옮기고, [사라진 정치의 장소들](함께 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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