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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시선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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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오백년 조선문단의 특별한 존재 백호 임제 시의 정수를 모은 선집. 16세기의 위대한 문학가로, 활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이룩한 다채로운 시세계의 높은 예술적 성취를 유려하고 현대적인 번역으로 선보인다. "우주간에 늠름한 사나이"로 자처한 호방함, 중국 중심 세계관에 갇힌 자국 상황을 한탄하는 드높은 자존감, 당쟁이 격화되던 시대와 끝내 타협하지 않은 기개와 함께 팔도의 아름다움을 탐하는 풍류와 서민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다감함을 보여주는 시 118수와 시조 2수, 만사(輓詞) 등이 실렸다. 한문학 연구에 높은 경지를 이룬 임형택 선생의 편역에 소장학자 이현일 씨가 현대적 감수성을 보탰다.

목차

1부 우주간에 늠름한 사나이
느끼는 대로
회포를 노래함
이 사람
청석동에서
감회
신군형에게 부침
고의
백호에서 지음
희언
관아의 서재에서 허미숙에게 부침
붓 가는 대로
병중에 쓰다

2부 어사화 높이 꽂고 넓은 바다 건너
흔들리는 배에서
파도소리
백운편
백록선인
구름 걷히기를 기원하는 노래
한라산
제주의 민속
영랑곡
송랑곡
모흥혈
배를 매고

3부 길 위에서
고당을 지나며
한풍루에서
기행
행로난
선천 가는 길에
구룡담에서 남쪽으로
길에서
길에서 본 이야기
대곶섬
답청날
돌섬의 석단 위에 올라
취승정
매서운 추위
길에서
대둔사로 놀러 가는 길에 짓다

4부 변새의 노래
꿈을 꾸고 나서
잠령의 민정에서
황초령을 밤에 넘으며
역루
상산협에서
원수대
기행
홍원에서
마운령
적유령
장가행
파저강
북평사 이영을 송별하며
경성판관으로 가는 황경윤을 보내며
[붙임] 임진의 시조

5부 수줍어서 말 못하고
수줍어서 말 못하고
복암사에서 우연히 염체로 짓다
탐라 기생에게
기생의 죽음을 애도하며
어느 여인을 위하여
거문고 아가씨에게
그네타기 노래
옥정에게
무제
몽선요
평양 기생을 대신하여 그의 정인에게
이별하는 마음
[붙임] 시조 3수

6부 밝은 달 싣고 간 배
성불암에서 휴정 스님을 맞아 이야기하다
처영에게
보원상인에게
대둔사
일선의 강원
원오에게
무위사에 묵으며
장춘동
금선요

7부 서울 주변의 풍광
중흥동으로 들어가며
무릉계
사한동에서
삼각산 연구
수월정 주변의 여덟 명승
압구정
양화나루
서울로 가며
새벽에 저자도에 정박하여 서울을 바라보다
비 오는 날 서울 집에서

8부 고도를 찾아서
패강가
송도회고 시에 차운하다

9부 고향, 고향 사람들
배 안에서 작별하며
주룡나루
보광사의 두 스님에게
금리에 아우들을 두고 떠나며
송추를 지나며 소회를 읊다
아우 환의 시에 차운하여
고향의 천진 스님에게
우 노장에게
백호 가는 길에
배를 타고 앙암 주위를 노닐며
배 젓는 노래
금성곡
오산곡
초산곡 월출산 노래
도갑사 동구
월남사 옛터에 들러

10부 삶과 죽음의 갈림길
고선건에게
회계로 부침
서울 가는 청계를 송별하며
장필무 장군을 추억하며
지천의 시에 차운하여
이달의 시에 차운하여
서울로 가는 순무사 허봉에게
고석정에서
안 거사가 요성으로 떠나며 이별시를 청하기에
김시극의 부채에 청계의 시를 차운하여 쓰다
대곡 선생 만사
[붙임] 대곡 선생 제문
백옥봉 만사
관원 선생을 애도함
중부 풍암 선생 만사
망녀전사
스스로를 애도함

연보
원제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백호 임제는 16세기 조선의 위대한 문학가이다.
그는 29세 때 제주도로 건너가 한라산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보고 "저 동정호(洞庭湖) 7백리 물도 이에 비하면 물 한잔 쏟아놓은 웅덩이와 다름없다"고 부르짖었다. 중국대륙에 있는 동정호가 제아무리 크다 해도 일망무제로 펼쳐진 눈앞의 대양과 견줘보면 '물 한잔 쏟아놓은 웅덩이'라는 비유가 결코 과소표현이 아닐 터다. 그러나 객관적인 실상임에도,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런 발언을 한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근대로 들어오기까지는 그러했다. 근대 이전에 큰 산이라면 태산이요, 큰 물이라면 동정호였다. 우리 동쪽나라 사람들에게 태산과 동정호는 완전한 관념 속의 상징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을 파괴한 백호의 현실인식은 '큰 깨달음' 그것이었다.

우주간에 늠름한 육척의 사나이
취하면 노래하고, 깨면 비웃으니 세상이 싫어하네. ([이 사람])

이 시구는 정녕 깨달은 자의 독백이리라. 백호는 그 깨달음을 얻고 나서 10년밖에 살지 못했다. 우리 나이로 39세 때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가 죽음에 다다라서 "사방의 여러 족속들이 황제를 일컬어보지 않은 자 없거늘 자고로 우리만 못해봤다. 이런 약소한 나라에 태어났다가 가는데 그 죽음을 슬퍼할 것이 무엇이랴! 곡을 하지 말아라"라고 말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로 전한다. 중국 중심의 세계에서 위축된 자국의 처지를 돌아보며 무한히 고민했던 심경을 생의 마지막에 표출한 것이리라. 그가 '어사화를 높이 꽂고 넓은 바다 건너'갔던 때만 해도 과거에 급제하여 장차 포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마지않았다. 그러나 그가 부딪힌 당시 조선은 이 '우주간에 늠름한 사나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기껏 변방의 말직으로 돌아다니느라 "벼슬살이 맛이란 초보다 시큼"([꿈을 꾸고 나서])함을 절감해야 했다. 그는 자기 시대와 불화하면서도 끝끝내 순응하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세상의 눈총을 받아야 했으며, 기껏 기인으로나 비쳤다. 그러나 실로, 이 땅에서 자유정신을 선구적으로 체화한 존재가 '이 사람' 백호였다.
'이 사람'이 "취하면 노래하고 깨면 비웃"은 그 자취는 시와 산문의 형식으로 전화되었다. 그의 길지 못한 생애에 견주어 다행히도 자못 풍부한 작품을 후세에 남긴 것이다. 그의 한세대 후배로서 역시 시대와 불화했던 허균(許筠)은 일찍이 백호의 [수성지(愁城誌)]를 두고 "인류문자가 생긴 이래 별문자(別文字)이다. 천지간에 이 문자를 얻지 못했다면 하나의 결함으로 될 것이라"고 격찬한 바 있다. 인류역사를 풍자한 [수성지] 와 [화사(花史)], 역사상의 불의를 고발한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 등 일련의 산문적 소설은 그야말로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문학이었다. 이렇듯 산문의 성과도 만만치 않지만, 백호문학의 본령은 시에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백호문학에 대한 후세의 평가도 대개 시에 집중되었다. 나는 허균의 어조를 빌려서 말한다. 조선조 5백년에 문인들이 기라성을 이뤘지만 백호의 특이한 시와 산문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 문학사에 한 결함이었을 것이다.
그가 남긴 시작품 중에서 간추려 엮은 것이 이 [백호시선]이다. 모두 10부로 나누었는데, 체계적 분류가 아니고 그의 다양한 시세계를 감상하기 좋도록 적절히 구역을 지어놓았을 뿐이다. 한시는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멀어져 있다. 일반 독자들이 가볍게 여행을 하듯 백호문학의 본령으로 들어가서 두루 '시맛'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이 책을 엮은 자의 뜻이다.
여행기를 읽는 것을 일러 와유(臥遊)라고 했다. 멀리 힘들여 여행하지 않고 편히 집에 누워서 유람을 한다는 의미이다. [백호시선]을 들고 독자들은 4백년 전으로 와유를 할 수 있다. 먼저 '우주간의 늠름한 사나이'로 자부한 백호를 만나서 그와 애환을 함께 하게 될 것이다. 이 시적 자아는 수줍어 말 못하는 아가씨의 마음을 읽어내는 다감한 일면도 있다. 그 시절 조선의 여러 명사들과 대면하는가 하면, 백호의 고향 사람을 만나고 고향을 찾아 풍광을 감상하며, 조선의 유서 깊은 명승과 아름다운 산하를, 특히 지금은 가볼 수 없는 서북 변경을 두루 답사하게 된다. 제주도로 가면 흰 사슴〔白鹿〕을 탄 신선이 출몰하는 설원의 비경으로 들어가며, 묘향산에서는 "속세의 의관과 스님의 가사를 둘로 나누어 보지를 마오"([성불암에서 휴정 스님을 맞아 이야기하다]) 하고 백호와 서산대사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우리 눈에 띈다. 어느 국경지대에 서서 읊은 "동녘 바다에는 큰 고래 날뛰고 서쪽 변방에는 흉악한 멧돼지 내닫는데"([잠령의 민정에서])라는 구절의 의미는 실로 범상치 않다. '큰 고래'는 동쪽의 왜구를, '흉악한 멧돼지'는 서북쪽의 여진족을 표상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죽음 5년 후에 임진왜란이, 30년 후에 정묘호란이 일어났던바 시인의 남다른 우환의식에서 나온 상상력이 오래지 않아 닥칠 국난을 예견한 것은 아닐까.
이 [백호시선]의 모체는 [역주 백호전집]이다. 여기 실린 작품들 대부분이 [전집]에서 발췌한 것이다.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 몇 편 포함되어 있는바 새로 발굴된 [겸재유고(謙齋遺稿)] 등에서 얻은 자료이다. [시선]의 번역문은 기본적으로 [전집]에 의거하였지만 평이하면서 새 세대 감각에 맞도록 대폭 손질을 가했다.
[역주 백호전집]은 신호열?임형택 공역으로 되어 있었다. 당초 우전(雨田) 신호열(辛鎬烈) 선생님이 역주 작업을 하다가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영면하시었다. 그래서 내가 부득이 뒷수습을 해서 상하 2책으로 발간을 했던 것이다. 그 시점이 1997년이니 벌써 14년이 지났다. 이번 [시선] 작업은 이현일 동학과 함께 했다. 오늘의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소장학자의 감수성이 요망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편집, 교정의 일을 맡아 얌전한 책자로 세상에 태어나도록 해주신 창비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 머리말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549~1587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본관은 나주. 자는 자순(子順), 호는 백호(白湖). 1577년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살이를 시작해 동인과 서인의 당쟁이 점차 치열해지던 시기에 호탕한 기질과 자유분방한 성격, 남다른 기상을 드러내며 당대의 문장가로 명성을 떨쳤다. [수성지(愁城誌)]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 [화사(花史)]와 같은 문제작을 남겼고, 본격적인 최초의 제주기행문인 [남명소승(南溟小乘)]을 짓기도 했다. 산문작가로 이름이 났지만 그의 문학적 본령은 시에 있었다.

생년월일 1943~
출생지 전남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계명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민족문학사연구소 공동대표와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장, 동아시아학술원장, 연세대학교 용재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로서 실학박물관 석좌교수를 겸하고 있으며,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고문이다. 주요 저서로 [한문서사의 영토](전2권) [한국문학사의 시각] [실사구시의 한국학] [한국문학사의 논리와 체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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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73~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연세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성균관대 한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 [백호시선](공편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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