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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 : 체코 SF 걸작선

원제 : Bradburyho S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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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등 SF 시리즈들을 꾸준히 출간하며 국내 SF 팬덤의 커다란 지지와 사랑을 받아온 ‘행복한책읽기’ 출판사에서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체코 SF 걸작선』을 출간했다. 체코 최초의 SF 월간지인 『이카리에IKARIE』를 설립한 SF 평론가이자 소설가인 야로슬라프 올샤, jr. 주한 체코대사가 기획을 맡아 체코 SF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수십 편의 걸작들을 추려내고, 장르소설 전문 월간지 『판타스틱』 초대 편집장이자 SF 전문출판사 ‘오멜라스’를 이끌었던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으로 단 10편만을 어렵게 선정했다.

출판사 서평

체코와 한국의 최고 SF 평론가와 최고의 번역자가 만든 체코 SF의 결정판!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등 SF 시리즈들을 꾸준히 출간하며 국내 SF 팬덤의 커다란 지지와 사랑을 받아온 ‘행복한책읽기’ 출판사에서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체코 SF 걸작선』을 출간했다. 체코 최초의 SF 월간지인 『이카리에IKARIE』를 설립한 SF 평론가이자 소설가인 야로슬라프 올샤, jr. 주한 체코대사가 기획을 맡아 체코 SF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수십 편의 걸작들을 추려내고, 장르소설 전문 월간지 『판타스틱』 초대 편집장이자 SF 전문출판사 ‘오멜라스’를 이끌었던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으로 단 10편만을 어렵게 선정했다. 김창규, 최세진, 정보라, 정성원, 신해경 등 국내 최고의 SF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기고, 올샤 대사가 체코 SF 역사에 대한 해설을 추가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걸작들만 모아 국내에 최초로 소개하는 체코 SF의 결정판이다.

야로슬라프 올샤, jr. 주한 체코대사 기획의 ‘체코 3부작’, 그 마지막 책!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체코 SF 걸작선』은, 프라하 배경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모은 『프라하-작가들이 사랑한 도시』(2011. 3월 출간),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세계적인 체코문학 대가들의 대표 단편소설을 초역 소개한 『체코 단편소설 걸작선』(2011. 7월 출간)에 이어 야로슬라프 올샤, jr. 주한 체코대사가 기획부터 참여하여, 작품 선정과 해설을 맡아 행복한책읽기에서 펴낸 ‘체코 3부작’의 세 번째 책이다.
첫 기획 단계의 시작부터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만으로도 눈에 띄는 책이지만, 수록된 작가의 면면이나 작품의 수준을 살폈을 때 단연, 한국에 최초로 소개되는 정통 체코 SF 앤솔러지다.

‘로봇’에게 이름을 부여한 나라, 체코 SF 100여 년의 역사를 한 권에 담은 책!

국내에 소개된 체코 SF 작가로는 ‘로봇’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낸 카렐 차페크가 거의 유일하지만, 실제로 체코 SF가 전 세계 SF 문학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독보적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진정한 장편 SF 가운데 가장 오래된 카렐 플라스카치의 『달에서의 생활』(1881년) 이후로 오늘날까지 체코 SF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범위를 넓혀가며 발전해 왔다.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체코 SF 걸작선』은 체코는 물론 영어권 SF 문학계에서 더 이름을 떨친 요세프 네스바드바를 비롯해, 체코 SF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꼽히는 루드비크 소우체크와 야로슬라프 바이스, 지난 200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본인인 출연한 SF 영화와 함께 내한한 온드르제이 네프,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체코 SF 문학계의 신예 미로슬라프 잠보흐의 작품까지, 130년에 달하는 체코 SF 역사를 관통하는 수천 편의 작품 가운데 체코 SF 전문가가 어렵게 엄선한 단 열 편의 걸작을 싣고 있다.

미래, 상상, 외계의 연결 고리로 이어지는 바로 지금 ‘이곳, 지구의 ‘현실’을 담은 이야기들

현실 세계와 가상의 세계가 혼동이 될 만큼 뛰어난 게임 프로그램 속으로 뛰어든 주인공이 그 경계를 잃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극적인 작품, 인간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어두운 그림자만을 눈앞의 현실처럼 이끌어내는 초현실적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가를 그린 소설, 한편으로 어둡고 음울할 수 있는 좀비와 드라큘라 이야기를 로맨틱한 감성으로 유쾌하고 발랄하게 그려내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원자력발전소 폭발 이후의 일본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도 있다. SF소설적 특성보다는 본격 소설의 정통 문법을 구사하는 소설로, 암울하고 무거운 미래 세계의 밑바닥을 살아가는 인생들의 이야기를 마치 잘 짜인 한편의 느와르처럼 밀도 있게 보여주는 소설을 비롯해, 장르문학의 특성에 안주하지 않고 대중성과 문학성을 함께 획득하는 데 성공한 작품들을 모아 실었다.

[추천글]

죽음의 덫이 놓인 컴퓨터 게임, 화성 탐험 중 예기치 못했던 외계 문명과의 조우, 이슬람 율법이 일반법이 된 미래 세계의 모습 등, 『체코 SF 걸작선』은 상상을 뛰어 넘는 무궁무진한 주제로 가득하다. 이 책은 ‘로봇’이라는 낱말을 만든 카렐 차페크의 동료이자 체코 SF의 전통을 잇는, 수준 높고 환상적인 작품을 쓰는 가장 뛰어난 작가들-내가 가장 좋아하기도 하는-작가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엄선한 작품집이다!
- 야로슬라프 올샤, jr.(SF 편집자 및 평론가, 주한 체코대사)

이 책은 체코 SF 문학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것입니다. 요세프 네스바드바, 루드비크 소우체크, 야로슬라프 바이스를 비롯해 온드르제이 네프와 미로슬라프 잠보흐까지 체코를 넘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이들로서, 그동안 명성만 들었을 뿐 작품을 접할 기회는 없었던 한국의 독자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전할 것입니다.
- 박상준(서울SF아카이브 대표)

[이 책의 특징]

* 체코 SF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하고 큰 의미가 있는 작품들만을 엄선했다.
* 체코 SF 문학의 대표 작가들 중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와 작품만을 주로 실었다.
* SF 전공자가 작가와 작품을 선정하고, SF 전문가의 번역으로 문장의 정확성과 작품의 수준을 지켰다.
* 문학성이 있으면서 동시에 대중적인 재미를 함께 줄 수 있는 작품들을 엄선하여 편집하였다.

[책속으로 추가]

시코르스키는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지독한 역설에 다시 빠져들었다. 내게 아직 희망이 남아 있나? 잘 모르겠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생각이 다르다. 인류는 앞으로 오십 년 이내에 ‘그 별’에 도착할 거라고 믿고 있다. 백오십 년 전, ‘그 별’의 주기적인 발광이 무언가에 의해 통제된 것이라는 가설을 라예프스키가 증명해 냈다. 공원에 둘러싸인 거대한 흰 건물이 ‘그 별’에 헌정된 특별 도서관으로 지정됐고, 관련된 책과 마이크로필름만 수만 권이 나왔다. 별을 다스리는 자가 모든 것을 다스릴 것이라고 했다. 최고 수준의 지적 생명체와 황금시대의 약속. 나 역시 그걸 믿어 왔다. 왜 아니겠어? 너무 아름답잖아. 그리고 인류는 백 년하고도 오십 년 동안 끊임없이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 이르지 네트르발 「스틱스」 pp.143~144

데미안이 구조대의 구성 인원을 발표하자 싸움이 벌어졌다.
“멜은 내 친구야. 우린 한참 동안 붙어다녔다고.” 비에른이 착용하고 있는 장비를 격하게 흔들면서 방금 우리에 갇힌 북극곰처럼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 ‘벽’ 너머에서 온 쓰레기들이 멜을 구하러 가는 꼴은 못 봐. 널 두고 하는 얘기야, 주둥이만 산 공산주의자 놈.” 비에른은 무시무시한 주먹을 휘두르며 데미안을 위협했다. 그의 주먹은 우주복 속에 입은 유니폼의 소매 끝에 딱 맞게 들어가 있었다. “넌 맨날 동구에서 온 놈들만 뽑잖아!”
조지 블타바는 입을 다문 채 자신의 아래쪽에서 나비 방의 원통형 벽에 수직으로 매달린 스웨덴 인이 화를 내는 모습을 차분하게 바라보았다. 아래쪽이 아니라 위일 수도 있었다. 화성의 표면 위에 떠서 180 킬로미터의 속도로 회전하는 장소에서는 방향을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조지는 비에른이 화를 내는 원인이 바로 자신이었음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탐험대의 대장은 데미안이었고, 자신의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조지는 스웨덴 인의 침이 작고 완전한 회백색 구들로 변해서 구름을 이루며 세이건 인공위성에서 가장 오래된 구역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세이건 위성은 우주정거장인 보쇼드나 미르의 잔해로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조지는 침의 궤적을 보고 반대편 벽에 붙박여 있는 사람들이 뒤집어쓰겠다고 생각했다. 그중에는 작은 체구의 캐나다 인인 자크가 있었다.
- 프란티셰크 노보트니 「브래드버리의 그림자」 pp.216~217

그리고 다시 유령 출몰의 밤. 마가렛 꿈속의 살인마는 이번엔 칼로 무장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가렛은 팔 위쪽에 길게 벤 상처가 있는 것을 알았다. 엄마는 경기를 일으켰으나 마가렛 때문은 아니었다. 쌍둥이들의 침대에 핏자국이 여기저기 나 있었고, 아기들의 오동통한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마가렛은 엄마가 화장실로 쳐들어오기 전에 상처를 처치할 수 있었다. 마가렛은 충격받은 어머니가 변기 위로 몸을 굽히고 큰 소리로 토하는 것을 걱정하는 척하며 쳐다보았다. 목에 난 새로운 멍을 몰래 엄마의 파우더로 가렸다. 그러자 쌍둥이 남동생들은 저거 보라고 떠들어 댔다. 쟤들한테는 아무 일도 없을 거라는 데 내 목을 건다. 어쨌든 저건 쟤들 피가 아니잖아. 엄마가 씻어 주기만 하면 돼…….
아버지는 ‘이런 일로 머리 복잡하게 하지 마라. 난 직장 일만 해도 무시무시하게 힘든 사람이다’라는 표정을 짓고는 처음에는 현관문을, 그 뒤에는 차 문을 쾅 닫았다. 마가렛은 피투성이가 된 침대 시트를 화장실로 가지고 갔다. 엄마는 이제 확실히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벽에 걸린 달력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 야나 레치코바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 pp.295~296

경찰의 오니솝터는 조용히 날갯짓하며 내 머리 위에 정체되어 있던 뜨거운 공기를 날려 버렸고, 아직도 남아 있던 무더운 대낮의 열기를 휘저어 놓았다. 사실 그렇게 해 주니 아주 쾌적하고 좋았지만, 이게 내가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즐거움이 될 터였다. 오니솝터는 착륙할 곳을 찾으며 서서히 내려오는 동안에도 세 개의 작렬하는 불빛을 내게 계속 비추었다. 그 불빛 아래에 있는 것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다. 그 불빛에는 기관총 조준경의 십자선 중앙 부위가 연결되어 있었다. 내가 움직이는 것을 저격병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그의 손가락이 약간이라도 미끄러지는 날에는 난 배에서 타는 듯한 충격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난 그런 생각은 해 보지도 않았다. 그건 상상조차 힘들었다.
나는 꼼짝 않고 왼쪽 무릎을 꿇고 앉아 온 힘을 다해서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내 오른 다리에는 내가 방금 전에 쓰러뜨린 노파가 머리를 누이고 있었다.
나는 손날로 노파의 목을 치고, 그녀가 땅에 쓰러지기 전에 왼손으로 잡아 내 오른 다리 위에 눕혔다. 그녀를 아스팔트 바닥에 부딪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예전 같았으면 설령 그 노파가 16층에서 깨진 유리가 가득한 콘크리트 바닥에 추락했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이 조그마한 장치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위치가 갑자기 바뀌거나 부딪히기만 해도 경찰서에 벨이 올리고, 어디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지도에 표시되기까지 했다. 이 노파도 핸드백 안에 그런 물건을 숨기고 있었던 모양이다.
- 야로슬라프 바이스 「집행유예」 pp.367~368

목차

- 서문┃박상준

-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페트르 헤테샤 & 카렐 베베르카
- 영원으로 향하는 네 번째 날┃온드르제이 네프
- 아인슈타인 두뇌┃요세프 네스바드바
- 스틱스┃이르지 네트르발
- 브래드버리의 그림자┃프란티셰크 노보트니
-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야나 레치코바
- 비범한 지식┃루드비크 소우체크
- 양배추를 파는 남자┃스타니슬라프 슈바호우체크
- 집행유예┃야로슬라프 바이스
- 소행성대에서┃미로슬라프 잠보흐

- 해설┃야로슬라프 올샤, jr.

본문중에서

마침내 졸리가 발판에서 내려왔다. 그가 차에서 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운전사가 그를 따라 트럭에서 내렸다. 운전사는 창백한 얼굴로 손을 떨었다. 나는 부하들에게 신호를 주고 트럭으로 내려갔다. 우리는 전부 합쳐서 여덟 명이었는데, 양동작전을 펼칠 수 있는 소대 규모 정도로 무기를 갖추고 있었다. 운전사는 겁에 질린 얼굴로 우리의 눈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깊은 붉은 구멍을 쳐다봤다. 그는 단 한 번의 접촉으로도 시체병에 감염되어 우리의 일원이 될 거라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송장들. 그는 우리가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컨테이너의 뒷문을 열고 안을 살폈다.
- 페트르 헤테샤 & 카렐 베베르카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pp.14~15

남자는 도서관을 나와서 2층 욕실로 가는 계단을 올라갔다. 그리고 지붕 밑에 있는 물탱크에 채워 놓은 물로 뜨겁게 샤워를 했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작자들이 저택의 우물에 청산가리를 풀어놓았던 네 번째 날부터 그랬다. 남자는 쌉쌀한 아몬드 향이 희미하게 나는 것을 느끼고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물론 수도꼭지를 이용할 수도 있었다. 우물은 다시 깨끗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자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같은 작전을 두 번 쓰지 않았다. 하지만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었다. 사실 오늘자 공격의 새로움이라는 것이 다름 아닌 옛 전술의 반복일 수도 있었다.
여지를 주지 말아야지. 남자는 목욕가운을 걸치면서 혼잣말을 하고 계단을 내려갔다. 절대로 빈틈을 보이면 안 돼. 내 존재를 지배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가는 적의 계획을 망칠 수 없을 테니까.
물론 문제는 남자가 과연 방정식을 풀 수 있는지에 달려 있었다. 어쩌면 남자는 네 번째 날 다음에 오는 네 번째 날에 그냥 자기 방어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의 죽음이 연구의 완성만큼이나 커다란 성공일까? 거기서 일종의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그런 식의 희생은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지금 그의 생활은 제대로 된 삶이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이미 죽은 사람들보다 더 못한 상황이었다. 그들의 수가 얼마나 되든 상관없이 그랬다.
- 온드르제이 네프 「영원으로 향하는 네 번째 날」 pp.107~108

“현 상황은 너무나 심각합니다.”
코즈헤프킨 교수는 보고를 끝맺고 결론을 지었다.
“최근 수세대 동안 우리는 다양한 방면에 걸쳐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그 결과 인간은 해방되었습니다. 인류가 약물 중독과 기아와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입니다. 그리고 우주로 나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우리 대학의 공학 학부가 최고 수준의 학생들을 선발하고 모든 젊은이들이 실용 과학의 각 분야를 전공하겠다고 진심으로 열망하던 때를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젊은이들은 우리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갑자기 물리학과 화학과 수학에 완전히 관심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알마-아타에 있는 우리 공학 학부에 입학을 신청하는 학생 수는 해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우리가 진행하는 연구의 수를 줄이고 고용하는 연구원 수도 줄여야 할지 모릅니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제어하는 사람이 없으면 기계가 작동할 수 없으니까요. 누군가가 운용하지 않으면 기계를 움직여서 인류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지 않습니까.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우리는 다 같이 박수를 쳤고 코즈헤프킨 교수가 앉았다.
- 요세프 네스바드바 「아인슈타인 두뇌」 pp.128~129

하지만 인류는 그때보다 진일보한 데다, 한층 고차원적인 질서가 존재한다는 전망도 있으니 말이야. 그는 냉소적으로 생각했다. 당시 사람들의 말도 안 되는 전망이라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많은 것이 변했다. 21세기 사람들은 그들 후세가 수많은 별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전망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우리 후손 대에 가서야 ‘그 별’ 하나에 도달하리라 전망하고 있잖은가. 인류는 ‘그 별’ 하나만을 생각했다. 그 그늘에 가린 다른 별들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잊혀졌다. 오래전부터 정확한 천체 이름을 쓰지 않고 편하게 ‘그 별’이라고만 불러 왔어도 오해 없이 다 통할 정도였다. 벌써 자그마치 백 년하고도 오십 년이나 ‘그 별’ 하나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 4세대였다. 4세대에 걸쳐 인류는 끝도 없는 어둠의 경계와 싸우면서 광대한 우주의 허공 속으로 사라져 갔다.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 동안 끝도 없는 권태와 추위만이 잠복해 있는 황량한 세계, 모든 것이 낡고 시들어 사라지는 황폐한 우주에서 희망을 가꾸어 왔다. 희망만이 남았다. 적어도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다. ‘확실한 희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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