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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기억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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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지영
  • 출판사 : 너머북스
  • 발행 : 2009년 07월 01일
  • 쪽수 : 216
  • ISBN : 978899612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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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천개의 얼굴을 가진 기억 - 우리는 무엇을 왜, 기억하고 망각하는가.'

    기억의 발견, 망각의 탐사 심리학의 탁월한 이야기꾼,
    박지영이 [유쾌한 심리학] 에 이어 내놓은 책.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잊어버려야 할 것은 기억하는 게 인간이다.'
    이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꼭 필요한 것들을 잊어버리고는 그 가물거리는 기억을 아쉬워할 때, 절실하게 다가온다. 친구의 전화번호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을 때나 사업차 소개 받은 인물의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무심코 아내의 생일을 잊었다가 다음날 질책성 암시를 받을 때 우리는 자신의 빈약한 기억력을 원망하곤 한다.
    반면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지만 잘 잊혀지지 않을 때도 있다. 시험에 낙방했거나 잘못된 행동으로 비난 받은 일, 말실수로 무안을 당한 일 등은 한시 바삐 잊어버리고 싶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실수나 실패의 상처가 크면 클수록 더 오래 선명한 기억으로 남으며 두고두고 머리 한 쪽 구석에 남아 괴롭힌다.
    이 책은 인간 기억에 관련된 사항을 체계적으로 살펴보고자 의도하고 있다. 저자는 '기억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고 왜 중요하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기능을 하고, 또 기억이 잘못되면 어떻게 되는지 등에 관해 간단한 실험과 실생활에서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꼭 필요한 순간에 떠오르지 않는 기억, 그리고 수시로 찾아드는 불쾌감을 유발하는 나쁜 기억은 우리를 짜증나고 우울하게 만들지만, 그것은 또한 인간이 지닌 보편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저자는 결국 '기억은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핵심 요소'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유쾌한 기억의 심리학] 에서 보는 박지영의 글은 은근슬쩍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오면서 기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는 기억 연구에 나올 법한 까다로운 개념보다는 실생활의 예들을 가지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다. '여러분들은 오랫동안 같이 지내온 친구에게서 문득 지금껏 보지 못한 얼굴의 점하나를 발견하고는 희한한 듯 쳐다볼지도 모른다' 왜 그런지 궁금하지 않은가?
    - 이훈진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내가 하는 일은 인간이 역사를 기억하도록 돕는 것이지만 이 책은 인간의 '기억'을 다루고 있다. 그 때문인지 분야가 달라도 낯설지가 않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차, 기억이란 게 이런 거였지!' 하는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책을 다 읽었을 때에는 기억에 대한 정리가 확연해진 듯 보였다.
    -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창밖의 여자] 는 조용필이 불러야 하고 [잘못된 만남] 은 김건모가 불러야 한다' 는 대목에 이르러 짐짓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종로 일대의 무수한 '원조' 간판을 단 음식점이 떠올랐다. 실생활의 사례와 간단한 실험을 통해 이 책은 어렵지 않게, 그러나 아주 분명하게 기억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 이정환 (크레듀 상무이사)

    기억하는 인간, 망각하는 인간, 그 심리에 관한 유쾌한 탐사
    '공기처럼, 물처럼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기억, 그리고 그 기억의 객관화'


    '1994년 어느 날 김일성 사망소식을 들었을 때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는가?'
    '학창시절, 시험을 칠 때 다른 답일 것 같아서 바꾸었다가 결국 틀렸던 경험이 없는가?'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인데 생각이 날 듯 말 듯해서 애태워 본 적이 있는가?'
    '술에 만취해서 필름이 끊어졌지만, 다음날 자신의 침대에서 멀쩡히 잠을 깨었던 경험이 있는가?'

    [유쾌한 기억의 심리학] 은 심리학의 탁월한 이야기꾼 박지영이, [유쾌한 심리학] 에 이어 내놓는 책으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인 '인간의 기억과 망각' 에 관한 이야기이다. 박지영의 논술이 매우 친근하고 흥미로운 까닭은 앞의 질문처럼 일상에서 다반사로 벌어지는 사례들을 가지고 풀어가기 때문이다.
    이 책에 따르면, 처음에 답을 제대로 골랐다가 나중에 틀린 답을 선택하게 된 것은, 자기가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안다는 사실 자체는 잘 모르기 때문[암묵기억]이라고 한다. 또한,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알쏭달쏭 기억이 혀끝에 맴도는 것도 그것이 우리의 머릿속에 처음 저장될 때 체계적으로 저장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며 이를 '설단현상' 이라고 한다. 그리고 김일성의 사망 소식뿐만 아니라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 남대문 방화사건과 같이 사회적인 큰 이슈가 되거나 정서적으로 강한 충격을 주는 사건을 보면 우리는 그 주변의 것까지 자세하게 잘 기억하게 되는데, 이를 '섬광기억' 이라 한다. 또 술에 크게 취해 필름이 끊어지더라도 당시의 정신이 말짱하게 유지되는 것은, 대뇌의 측두엽 해마 부분이 술의 영향으로 인해 정보 입력 과정을 수행하지는 못하지만, 단기기억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쾌한 기억의 심리학] 을 읽다 보면, 그동안 우리에게 흐릿하기만 했던 기억 개념이 아주 확연한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물처럼, 공기처럼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면서도 대접은커녕 제대로 주목 받지도 못했던 우리의 기억. 그 기억은 감각기억과 단기기억, 장기기억으로 구분되며, 기억과정 또한 '물리적인 입력을 표상이나 부호로 전환하여 입력하는' 부호화 과정을 거쳐 장기기억으로 이전된다는 설명에 이르러 기억에 실체에 한 발자국 다가서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하, 기억이란 게 이런 거였지!' 비로소 기억을 객관화하게 되면서 이제 기억은 우리의 막연한 일부가 아니라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기억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핵심 요소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잊어버려야 할 것은 기억하는 게 인간이다'


    토스카니니[Toscanini]는 악보의 지시를 잘 이해한 지휘 기술로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지휘자다. 그는 베르디의 오페라와 베토벤 교향곡에 대한 정평 있는 해석으로 유명했으며, 또한 특출난 기억력을 갖고 있었다. 그는 250개 교향곡의 음표 하나하나, 그리고 100개 오페라의 악보와 가사를 모두 기억했다. 한번은 요아힘 라프의 4중주 [No. 5] 의 악보를 찾을 수 없어 야단났을 때 그는 앉아서 순전히 기억만으로 재생해 내었다. 그는 몇 십 년 동안 그 악보를 보거나 연주한 적이 없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음표 하나만이 틀렸다고 한다.

    토스카니니는 시력이 나빠 악보를 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자기가 지휘하는 전 곡을 모두 머릿속에 담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특별히 머리가 뛰어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덕분이었다.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 기억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유쾌한 기억의 심리학] 은 그동안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기억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그리고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억을 잘하는 법’을 제시해준다. 중요한 내용을 운율에 담아 외우거나 '빨주노초파남보' 와 같은 첫문자 기법, 이미지를 활용하는 법, 익숙한 장소를 기억에 매치시키는 장소법, 이미 알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를 활용하는 말뚝 단어법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의 기억력을 높이는 것만을 다룬 책은 아니다. '기억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 라는 저자의 말처럼 기억이 가진 전반적인 특성과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잘 기억하는 것이 축복이라면 잊어버려야 할 것들 즉, 좌절의 순간이나 모욕을 받은 것 등은 잘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기억은 우리의 머리 한 구석에 남아 있다가 잊을 만하면 또 생각나곤 하면서 두고두고 괴롭힌다. 그러나 좌절과 굴욕에 대한 기억은 우리의 2차적인 행동에 영향을 끼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남들에게서 '얼굴이 두껍다' 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가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기억은 변하다' 는 점이다. 어린 시절 읽은 책을 선명한 이미지와 함께 잘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다시 찾아보면 그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확인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다닐 적에 학교 운동장이 굉장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가 수십 년 후 다시 방문했을 때 아주 작고 초라한 운동장이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당시의 눈높이에 따라 사물을 본 것으로서 나중에 성장하면서 그것에 대해 다른 눈높이를 가지게 된 것이라고 우선 설명할 수 있지만, 그런 기억은 별다른 되새김 없이 그대로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의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이 잘못 진술을 한다거나 '특정 사건에 대해 기억의 일부를 잊어버리고 나면 실제로 일어났던 일과 상상한 일, 또는 암시된 일 사이에 혼동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상상하거나 생각해본 일이 점점 친근해져서 결국에는 상상이 실제 기억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허위기억]는 것도 그래서 이해가 된다. 즉, 우리의 기억은 상당히 효율적이고 체계적이기는 하면서도 그다지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유쾌한 기억의 심리학] 은 기억의 저편에 있는 망각에 대해 파헤치고 있다. 망각 또한 인간의 한 속성으로서 그것이 불쾌하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잊어버리고 싶은데도 잘 잊혀지지 않으면 그 또한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불쾌한 기억은 점점 잊혀져 가고 다시 기억이 나더라도 그 이미지는 크게 둔화된다. 그래서 세월이 약이라는 말도 나온 것이다.
    '컴퓨터가 빨리 돌아가려면 하드디스크에 빈 공간이 많아야 하듯이, 인간의 뇌도 별 필요 없는 정보는 걸러내야 하고 쓸데없는 기억은 지워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정보를 잘 저장할 수 있다. 우리의 기억 창고에서 필요도 없는 것이 입구 근처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우리의 기억 공간만 잡아먹게 되고 기억의 인출에 방해만 될 뿐이다. 살다보면 우리에겐 잠시 동안만 기억하고 잊어버려야 할 것들이 많다.'

    [유쾌한 기억의 심리학] 주요 내용
    '기억은 상당히 체계적이고 효율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를 속이고 거짓말하게 한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7개의 장에서 저자는 우리의 눈에 아주 생생한 일상의 모습들을 제시하면서 기억의 여러 가지 특성과 본질을 낱낱이 해부하고 있다. 기억의 여러 특성들, 기억의 종류와 기억의 단계, 기억술의 원리, 그리고 자기의 기억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는 점, 끝으로 망각에 대해 갖가지의 연구 사례를 들어가면서 명쾌한 설명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기억은 양날의 칼' 에서는 기억이 가진 두 가지 측면, 즉 잘 기억하는 것의 축복과 잊혀지지 않는 것의 저주에 대해 적고 있다. 기억력이 우수한 사람은 주변의 부러움을 받고 반대로 기억력이 약한 사람은 빈축을 사기 일쑤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떠한가? 그러나 우리는 기억에 대해 그렇게만 평가할 수 없다. 기억은 뚜렷해서 좋은 기억이 있는 반면, 잊어야 할 기억은 빨리 잊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감각기억 [Sensory Register/Memory]' 에서는 스펄링의 실험을 통해 감각기억의 실체를 분석하고 있다. 감각기억은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와 머릿속에 아주 짧게 남아 있으므로 우리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정보는 손실되고 만다. 게다가 주의 용량도 극히 제한되어 있어서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이때 꼭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우리의 귓속에 쏙 들어오는 것이 있는데, 아주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자기 이름이 들리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칵테일파티 현상' 이 그것이다.

    '단기기억 [Short-term Memory]' 은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현재 화면상으로 작업하고 있는 정보이며, 이것은 저장키를 누르면 주기억장치[하드 디스크]에 저장되듯이 되뇌기나 다른 과정들을 거쳐 장기기억으로 남게 된다. 이 단기기억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약 18초가량 머물다 사라지며 그 용량은 7개의 덩어리로 표현된다. [조지 밀러는 이를 '매직넘버 7' 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단기기억 역시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없으며, 여기서 누락된 정보는 모수 소실된다. 하지만 이처럼 작은 용량의 단기기억도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던 장기기억을 활용하면 그 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는데, 그것을 '의미 있는 덩어리'로 묶어서 외우는 것, 바로 청크[chunk]이다. 그밖에 단기기억은 감각적인 것이 아니라 의미를 가진 것이며, 되뇌기를 많이 하면 할수록 장기기억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특성이 있다. 또 처음의 것과 맨 나중의 것이 잘 기억되는 특성도 있다.

    '장기기억 [Long-term Memory]' 은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고 그 용량 또한 엄청나게 많은 기억이다. 장기기억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기억으로서 특히 컴퓨터의 폴더와 같은 망상구조網狀構造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머릿속에 저장된 것들을 순간적으로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이 장기기억은 우리가 지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서술기억과, 어떤 일의 절차와 관계있는 기억인 절차기억으로 구분되며, 서술기억은 다시 의미기억과 일화기억으로 나눠진다.

    '기억력을 높여라' 에서는 이른바 기억술의 원리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먼저, '기억을 잘 하려면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는 부호화 과정에서 처리를 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기억할 사항을 자세하게 정리하면서[정교화] 기억하고 상하의 여러 단계로 개념을 정리하여[조직화] 기억하면 잘 기억된다고 한다. 그리고 책임감과 절박감을 가지거나 흥미 있는 것 또는 대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때, 그리고 기억대상에 이미지를 잘 엮는 것도 잘 기억된다.

    '재구성되는 기억' 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의 기억도 변화해간다는 특성을 밝히고 있다. 먼저 바틀렛[bartlett]의 그림 그리기 실험을 소개하고 있는데, 원래는 독수리 그림이었지만, 여러 차례 피험자들이 따라 그리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림은 고양이로 변해버린다. 이것은 우리의 기억이 완전치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애초에 기억이 저장될 때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또 목격자의 잘못된 기억에 따른 진술이 생사람을 잡을 수 있는 사례도 보여준다. 그밖에 아주 놀랍고 정서적으로 강렬한 사건은 주변의 일상적인 것까지 아주 뚜렷하게 기억된다는 섬광기억, 상상과 혼동을 통해 왜곡되는 허위기억 등도 소개하고 있다.

    '망각 - 내 머릿속의 지우개' 에서는 잃어버린 기억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매우 깊이 조명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력이 나빠진다는 쇠퇴이론, 다른 요인에 의해 간섭을 받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는 간섭이론, 그리고 제대로 정리가 안 된 채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어서 불러오기가 어렵다는 인출실패이론, 기억하기 싫은 것을 의도적으로 잊어버리는 동기적 망각이론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뇌손상으로 생기는 기억상실증과 일시적인 검색능력 장애인 건망증, 신경계통의 진행성 불치병인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알코올로 인해 단기적인 기억 장애를 일으키는 알코올성 치매 등에 대해서도 이론적으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 외에 망각된 기억과 무의식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던 것들은 잘 없어지지 않지만 무의식이 작동하여 그 정보의 인출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잊어버려야 될 것은 기억하는 게 인간이지만 이러한 것도 인간에게는 유쾌한 일이다. 인간에게 기억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축복받은 존재이다.'

    목차

    머리말 - '기억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핵심 요소'

    기억은 양날의 칼

    기억이 사라진다면
    기억연구의 기원
    기억의 단계 - 애트킨슨과 쉬프린 모형

    감각기억 [Sensory Register / Memory]

    감각기억의 발견 - 심리학 방법론의 쾌거
    칵테일 파티현상 - 청각의 감각기억
    주의에 주의하라 - 기억의 시작
    잠재의식광고 - 감각기억의 활용

    단기기억 [Short-term Memory]

    마의 18초 - 단기기억의 지속시간
    매직넘버 7 - 단기기억의 용량
    프로기사의 단기기억 - 단기기억의 확장
    소리로 읽는다 - 주의의 활용
    처음과 마지막 것이 기억 잘 된다 - 계열위치 효과
    단기기억의 장기기억화 - 되뇌기

    장기기억 [Long-term Memory]

    장기기억은 무한한 저장매체
    기억의 도서관
    혀끝에서 맴돌기 - 설단현상
    정보에 대한 기억 - 서술기억
    몸으로 익히는 기억 - 절차기억
    '아, 왜 답을 고쳤지?' - 암묵기억

    기억력을 높여라

    깊게 처리하라
    의미 처리에도 정교화가 중요하다
    조직화하면 기억하기 쉽다
    기억을 잘하기 위한 마음가짐
    이미지를 활용하라
    몇 가지 기억술

    재구성되는 기억

    '어, 그랬던가?' - 기억은 변한다
    목격자 증언, 믿을 만한가?
    사진처럼 찍히는 기억 - 섬광기억
    스스로 만드는 기억 - 허위기억

    망각 - 내 머릿속의 지우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 쇠퇴이론
    다른 정보의 간섭으로 망각된다 - 간섭이론
    어디 있는지 모르기 때문 - 인출실패이론
    기억하기 싫은 것은 기억하지 않는다 - 동기적 망각이론
    '내가 누구죠?' - 기억상실증
    '내 아들 어디 있지?' - 건망증
    기억손상의 극단적 예 - 알츠하이머병
    필름이 뚝 - 알코올성 치매
    망각된 기억과 무의식
    망각은 나쁜 것인가?

    본문중에서

    우리의 감각기억에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외부자극은 아주 잠시 동안 우리의 감각기억에 머물다 사라진다.
    하지만 우리는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것을 골라 그것을 처리한다. 그래서 시끄럽더라도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 이름을 부르면 뒤돌아보고, 한눈 팔다가도 다른 사람과 부딪치기 직전에 용케 피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TV에 빠져 있을 때 옆에서 누군가가 부르더라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계산을 하든가 어려운 문제풀이를 하고 있을 때 옆에서 말을 붙이면 짜증이 나기도 한다. 한곳에 주의를 집중하다 보니 다른 곳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주의용량은 한정되어 있다.
    주의용량의 한정 때문에 우리는 외부의 모든 자극에 일일이 대응할 수가 없다. 만약 우리의 주의용량이 무한하여 일일이 대응을 할 수 있다면 우리 머릿속의 인지체계는 엄청난 부담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것에까지 주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p.38)

    초두 효과 때문에 '처음'이 중요하다. 만남에서는 첫인상이 중요하고 경기에서는 초반 기선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은 그래서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출시 시점에 쏟아 붓는다.
    뿐만이 아니다. '창밖의 여자'는 조용필이 불러야 제맛이고, '잘못된 만남' 은 김건모가 불러야 제격이다. 제일 처음 불러 강력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창력과 모방이 뛰어난 가수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부르면 노래의 제맛이 나지 않는다. 또 어떤 음식으로 유명한 동네에 가면 '원조'가 붙은 간판을 수도 없이 볼 수 있다. 원조라는 것이 초두 효과와 같다. 가령 과자의 경우 '맛동산'은 '땅콩으로 버무린 튀김과자'의 원조격이다. 1970년대 중반 맛동산이 처음 선보였을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후 30여 년 동안 다른 경쟁업체에서 맛동산의 모방품을 수없이 내놓았지만 역부족이었다. 맛이나 모양새는 모방할 수 있었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게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떤 제품이든지 처음 선보인 브랜드가 일단 성공하면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원조' 프리미엄이다.
    (/ pp.70~71)

    자전거를 타든 탁구를 치든 기타를 연주하든 자판을 두드리든 간에 여러분이 예전에 이런 일에 능숙했다면 수년간 그런 경험이 없더라도 지금 당장 닥치면 아무런 어려움 없이 그 일을 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되는가에 대해서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가령 여러분에게 어떤 초보자가 가르침을 받고자 왔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여러분은 그에게 자전거를 타는 법과 탁구 치는 방법 혹은 타자 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설명을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설명은 스스로 느끼기에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여러분이 설명을 충분히 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초보자가 그대로 따라 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것은 여러분의 설명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이러한 것이 절차기억이다. 절차기억은 우리가 어떤 일을 행할 때 절차와 관계있는 기억이다. 탁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라켓을 잡는 법부터 시작하여 공을 날리는 방향, 혹은 강도까지 하나씩 배워가면서 되풀이했을 때 우리 기억 속에 저장되는 기억이다. 수영을 배우는 것이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배우는 것처럼 이런 기억은 연습과 관련이 있다. 연습을 많이 할수록 기억에 더 많이 저장된다.
    이처럼 절차기억은 수행을 통해서 나타나는 기억이다. 그래서 절차기억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잘 인식하지 못한다. 여러분들은 자판을 보지 않고서도 아주 재빠르게 글자를 입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전거가 산악용이든 경기용이든 종류에 관계없이 올라타서 훌륭하게 자전거를 운전할 것이고, 게임을 하면서 조종간을 아주 미묘하게 움직이면서 게임을 운영해 갈 것이다.
    (/ pp.98~99)

    S가 루리야 [Luria] 라는 러시아 신경심리학자에게 와서 기억검사를 의뢰한 것은 그가 20대 후반일 때였다. 루리야는 S가 70개의 항목으로 된 목록을 단 한번 본 후에 정확히 기억해 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S는 목록을 거꾸로 회상하기도 했으며, 심리학자가 어떤 지점을 정해 주어도 거기서부터 회상을 해나갔다. S는 각 단어 사이에 3-4초 정도의 간격만 있었다면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었다. 그는 1주일 후, 1년 후, 16년 후에도 정확하게 기억해 내었다. 루리야는 S의 무한정한 기억에 직면하여 그의 기억능력을 분석하기 시작하여 평생을 바쳤다. S에 관한 루리야의 연구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로 국내에 출간되어 있다.
    이미지는 기억을 증진시킨다. S가 기억에 사용한 주된 방법은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공부를 할 때도 여러분은 이미지[심상]를 많이 활용했을 것이다. 이미지를 활용해서 공부하면 성적이 올라간다. 여러분은 학생 때 지리를 배우면서 어떤 지역의 지명과 그 지방 특산물을 연결시키기 어려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무작정 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도책을 펴놓고 이미지와 연결시켜 공부했더라면 훨씬 쉽게 기억할 수 있었을 것이다.
    (/ pp.127~128)

    1994년 김일성 사망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당신은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해 보라. 혹은 성수대교가 붕괴되었던 때거나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국보 1호 남대문이 불타 없어지던 모습이 텔레비전으로 생생하게 중계될 때 여러분은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해 보라. 혹은 당신에게 큰 충격을 주거나 대단히 의미 있는 사건 - 차 사고, 부모의 부음 소식, 졸업식, 결혼식 등 - 을 기억해 보라.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될 것이다.
    어떤 사건과 그와 관련된 상황들을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해 낼 수 있는 것을 섬광기억 [flashbulb memory] 이라고 한다. 그러한 기억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 찍은 사진과 같이 생생하게 기억이 된다. 즉 그런 사건들이 머릿속에 '인쇄'된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면 어떤 굵직굵직한 사건에 대해 여러 명의 증인들이 나와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기도 한다.
    (/ p.542)

    역행성 기억상실증의 대표적 사례는 영화 '본 시리즈' [본 아이덴티티], [본 얼티메이텀], [본 슈프리머시] 등에 나오는 제이슨 본 [Jason Bourne] - 맷 데이먼 분 - 이다. 지중해 한 가운데에서 등에 두 발의 총상을 입은 채 표류하다 구출된 그는 의식을 찾게 되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른다. 사고 이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충격이 심할수록 망각되는 기간이 길어진다. 때로는 충격이 심하여 자신의 이름이나 가족, 주소 등 과거를 완전히 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에 살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기억상실의 증세가 심하더라도 며칠 또는 몇 주가 지나고 나면 사고 이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대부분 기억해 낼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 필요한 여러 일들, 예를 들어 밥먹고 옷입고 운전하는 일[절차기억]들은 잊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살던 동네로 데리고 가든가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는 등 적절한 단서를 주면 대부분 기억해 낼 수 있다. 그러므로 역행성 기억상실증은 장기기억에 저장된 내용이 상실됐다기보다는 기억의 인출과정에서 혼란이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p.183)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5~
    출생지 경상남도 창녕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5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경상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경상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기존의 과학적인 심리학의 테두리를 뛰어넘어 '통합심리학'이나 '생태심리학' 등 서양의 심리학과 동양의 철학이 접목된, 학제를 넘나드는 인간 본연의 마음과 행동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불교방송, CBS, 제주 KBS, 울산 MBC, 부산교통방송 등에 코너를 맡아 출연했으며, [월간에세이], [samsung & u] 등 여러 잡지에 기고하였고, 공무원교육청, 울산대학교, 현대문화센터 등에서 강의하였다. 심리학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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