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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없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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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둥시
  • 역 : 강경이
  • 출판사 : 은행나무
  • 발행 : 2008년 08월 14일
  • 쪽수 : 359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6602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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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인간이 갖는 공존과 행복의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고찰

    “소통을 가능케 하는 것은 언어인가, 침묵인가?”


    - 제1회 노신문학상 수상작
    - 제15회 도쿄국제영화제 ‘최고예술공헌상’ 수상작 [천상의 여인]의 원작소설


    현실을 옮겨 담는 중국 신생대 대표작가
    중국에서 1960년대 이후에 출생하여 1990년대에 등단한 젊은 작가군을 일컫는 ‘신생대(新生代) 작가’ 그룹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둥시가 소설 [언어 없는 생활](은행나무 刊)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대중과 언론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작가인 둥시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현대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상반되는 정신적 고립과 집단 따돌림, 소외감 등의 사회문제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꼬집고 있다. 기존의 문학 질서와 문학 비평 등을 부정하며 세간의 이슈로 떠오른 신생대 작가 출신답게 작가는 문학의 사실주의를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 미려한 문장으로 삶의 본질을 포장하길 거부한다. 잔혹한 현실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할 것을 권한다. 또한 간결한 문체와 블랙유머를 통해 전달하는 역설적인 상황, 차가운 현대 사회의 병폐를 억지로 해결하거나 해피엔딩으로 끝맺지 않는 플롯과 구성 등은 작품의 현실성을 더욱 부각시켜 준다. 기성작가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인간과 사회를 조명한 그는 문학이 삶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이 문학을 모방했다고 말할 정도로 문학작품을 통한 삶의 사실적인 재조명과 현실의 보편성을 획득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의 필명인 ‘둥시(東西)’는 중국에서 물건, 음식, 추상적인 어떤 것, 욕설 등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않은, 가장 흔하면서도 일상 대화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그가 필명을 이렇게 지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누구나 쉽게 부르고 자주 쓰는 말이라 기억하기 쉽다는 게 한 이유이다. 또한 불분명한 것을 지칭할 때마다 쓰는 ‘둥시’라는 두 글자에 역설적으로 많은 함의를 담을 수 있다는 까닭에서 이러한 필명을 사용한다. 실로 작가의 문학적 관점이 잘 녹아 있는 이름이라 할 만하다.
    둥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중편 [언어 없는 생활]은 제1회 노신문학상을 수상하였고, 이어서 2005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후회록]은 중국 지식인들이 즐겨보는 [신징바오(新京報)]신문의 우수도서상(문학부문)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근래 문학 창작과 문학 평론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청년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장중문庄重文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하였다. 수상 이후 여러 작품들이 영화나 드라마로제작되면서 대중적 인기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언어 없는 생활]은 영화 [천상의 연인]으로 제작되어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최고예술공헌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소설과는 조금 다르게 주인공 왕자콴과 두 여자의 삼각관계라는 로맨스를 주테마로 하고 있지만 원작의 핵심주제인 인간의 이기심에 상처받는 순수한 영혼들의 절망과 소외가 변함없이 잘 녹아들어 있어 큰 주목을 받았다.
    베이징대학의 천샤오밍(陳曉明) 교수는 둥시에 대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우리는 둥시와 같은 작가가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그가 다행히도 우리를 저속함이 가득한 세계에서 구해주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소통의 부재, 그 잔혹한 현실의 풍경
    대화가 사라진 시대, 현대인은 더 이상 타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기계에서 돈을 찾으며, 텔레비전에만 귀를 기울이는 이들은 철저히 고립된 채 의미 있는 대화 한마디 없이 하루를 마감한다. 대중 속에서 더 큰 고독감을 느끼게 되는 차갑고 쓸쓸한 현실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현대사회의 소외와 갈등, 모순에 대해 담담한 듯 날카롭게 그려내 중국 언론과 대중에게 호평 받는 작가 둥시의 소설 [언어 없는 생활](은행나무 刊)은 이처럼 소통이 없는 사회,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상실한 인간 군상의 잔혹한 현실을 냉소적으로 묘사한다. 국내에 소개되는 둥시의 첫 작품이기도 한 이 책은 소통 자체를 잃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공존과 행복이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무엇이며,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가치관의 문제는 해답을 얻기는커녕 질문 자체가 묵살 당하곤 한다. 작가는 현대인들이 온갖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소음에 둘러싸여 살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실한 소통은 없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신랄하게 지적한다. 소통의 부재로 인해 타인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결여되고, 이로 인한 편견과 멸시로 별다른 가책 없이 다른 이에게 상처를 입힌다. 공통된 시공간에서 숨 쉬고 있으나 결코 공존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언어 없는 생활]을 통해 작가 둥시는 군중 사이에서 표류하는 이러한 현대인의 우울한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장님 아버지와 귀머거리 아들, 벙어리 며느리라는 온전치 못한 세 사람을 통해 ‘세상과의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 끝없는 절망을 특유의 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려낸 표제작 [언어 없는 생활]을 비롯한 다섯 개의 중편은 일관성있게 ‘현실’이라는 고통스러운 단면을 우리에게 들이민다.


    ‘비정상적’인 가족이 만들어낸 공존과 행복의 의미
    소설 [언어 없는 생활]은 ‘비정상적인’ 한 가족의 이야기다. 장님 아버지 왕라오빙, 귀머거리 아들 왕자콴, 벙어리 며느리 차이위전은 주위의 야멸친 시선과 폭력적인 차별에 견디지 못하고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외진 곳에 고립되어 살기로 한다. 그러나 며느리가 마을에서 넘어온 남자에게 강간을 당할 뻔한 사건이 발생하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억울한 일을 당해도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자신들의 처지만 한탄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에 애통해 한다. 하지만 세 사람은 자신의 눈과 귀, 입을 하나로 합친 듯 합심하여 범인을 잡아내고, 가족 간의 사랑과 의지로 세상의 소외와 차별을 극복하는 쾌감을 맛본다. 그러나 그 기쁨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아무런 ‘장애’ 없이 태어나 집안의 희망이 된 어린 손자가 처음으로 ‘세상’에 나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학교에 간 첫날, 자신의 가족을 놀리는 아이들의 노래를 배워온 아이는 할아버지의 꾸지람에 그 노래가 조롱하는 인물이 자기 부모인줄 알게 되고 이후로 세상을 향한 모든 창을 닫게 된다.
    작가는 외부와 차단된 순간에만 행복할 수 있는 이 가족을 통해 세상에는 넘을 수 없는 편견의 벽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비극은 또 다른 비극을 낳을 뿐이라는 현실의 한계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정상인과 비정상인은 서로간의 이해와 소통의 부족으로 깊은 오해와 거리감을 만들었다. 일반적인 범주에 들지 못하면 무조건 배척하는 경직된 현대사회는 비정상인들을 무시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게 내친다. 하지만 소리 내서 말을 하고 시선을 돌려 얼굴을 마주해도 진심에서 우러나온 소통을 이루지 못하는 정상인들에 비해 왕자콴 가족은 오히려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그들만의 언어를 통해 서로의 단점을 감싸주고 어느 누구보다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며 진정한 소통을 탄생시켰다. 언어가 사라진 공간에 사는 건 이 조용한 가족인가, 아니면 듣고 말할 수 있음에도 소통하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인가?

    목차

    언어 없는 생활
    느리게 성장하기
    살인자의 동굴
    음란한 마을
    시선을 멀리 던지다

    본문중에서


    집을 나서려는데 왕라오빙이 따라 나와 그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자콴, 다 팔면 비누 하나 사오너라.”
    자콴은 아버지가 뭔가를 사오라는 것 같았지만 그 물건이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아버지, 뭘 사오라고요?”
    왕라오빙은 가슴 높이에서 손으로 사각형을 만들어 보였다.
    “담배 말씀하시는 거예요?”
    왕라빙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채소 칼이요?”
    그는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서 손으로 머리며 얼굴, 옷을 비비는 시늉을 하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뭔가 골몰히 생각하던 왕자콴이 마침내 ‘아하’하고 끄덕이며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알았어요. 수건 사오라는 거죠?”
    왕라오빙은 강하게 부정하며 고개를 세게 흔들었다.
    “수건이 아니라 비누라고.”
    그러나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한 왕자콴은 벌써 의기양양하게 문을 나선 뒤였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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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명은 톈다이린(田代琳). 1966년 광시(廣西) 톈어(天峨) 현에서 태어나 허츠(河池)사범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학생들을 가르치며 창작활동을 병행해왔다. 현재는 광시(廣西)민족학원 상주작가와 광시작가협회 부주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에서 1960년대 이후 출생하여 1990년대에 등단한 작가군단을 일컫는 ‘신생대(新生代) 작가’ 그룹의 대표작가로 중국 언론과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필명인 ‘둥시’는 중국에서 하찮은 것을 가리키는 별 의미 없는 단어지만 역설적으로 많은 함의를 담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지은 것이다.
    2002년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최고예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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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번역학과를 졸업하고, 베이징어언문화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중국어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삶을 맛있게 요리하는 인간관계 레시피], [인간관계를 열어주는 13가지 지혜], [세계의 위대한 인물 101], [바보철학에서 배우는 거상의 도], [노벨상 수상자 45인의 위대한 지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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