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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한·미 FTA가 숨겨둔 가시!

이 책은 신자유주의적 개방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대안모색을 위해 '한·미 FTA'를 영역별·부문별로 다양하게 분석·논의·주장한 논문들을 모았다. 여기 수록된 논문들은 한·미 FTA를 시장과 무역거래의 제한된 경제적 담론의 장에서 끄집어내며, 그 구조와 동학을 면밀히 고찰하고 한국 사회의 대안적 발전 전략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로 확장시킨다.

본문은 9편의 논문으로 한국 사회 발전모델이라는 거시적 틀 속에서 한·미 FTA로 상징되는 시장의 도전에 맞서 연대를 확보하기 위한 민중적 대안 가능성을 탐색한다. 먼저 1부에서는 한국 사회의 발전모델의 걸어온 길을 '경험과 위기'라는 관점에서 고찰하며,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그에 대항하는 주체의 행위를 사회운동적 관점에서 다룬다.

그런 다음 2부에서는 한·미 FTA가 가져올 사회경제적 영향을 농업(농촌, 농민), 노동, 지역 문제 부문에서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한·미 FTA와 거버넌스의 문제를 고민하고 한·미 FTA를 넘어서 사회통합적 공공국가를 건설하는 길과 좀 더 세부적인 대안적 사회모델을 모색한다.

학술단체협의회는 작년 11월에 “한·미FTA, 세계화, 그리고 한국 사회의 대안적 발전 전략”을 주제로 정기 연합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미FTA가 갖는 의미를 사회경제적으로 재평가하고 정치적·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긴박하게 진행된 한·미FTA협상 과정 및 협정 결과를 심포지엄 발표 논문에 반영해 새로 구성한 이 책은 학술연구를 통해 현실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하려는 노력의 결실이다.
한·미FTA라는 자본 주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직면해, 현 단계 세계화에 주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 한편으로 한·미FTA의 의미를 이론적·논리적으로 섬세하게 분석함으로써 한·미FTA의 논리 및 영향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고, 다른 한편으로 세계화 시대에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대안적 모습의 구체화로 논의를 모아가야 한다.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글은 한·미FTA가 가져올 사회구조적 영향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통해 현실정책에 실천적으로 개입하면서, 어떻게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사회의 발전 전략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체계적인 논지를 제시한다. 이 논의가 한국 사회의 발전 전략과 대안적 모델에 대한 논의를 확산하는 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책머리에

제1부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사회운동
제1장 세계화, 한·미FTA와 한국의 발전 전략 / 이정우
1. 세계화를 어떻게 볼까?
2. 세계화의 쟁점
3. 시민화회의 성장
4. 한·미FTA: 세계화의 한 얼굴
5. 한국의 발전 전략
6. 맺음말

제2장 한·미FTA와 공공성 문제에 대한 사회철학적 비판
: 공공 분야 가운데 교육의 공공성 문제를 중심으로 / 김원열
1. 글을 시작하며
2.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공성 파괴 현상들
3. 공공성 파괴와 괴로운 노동의 문제
4. 대안적 세계화의 새로운 공공성 모색
5. 글을 맺으며

제3장 한·미FTA 반대 운동의 전개와 특징 / 홍성태
1. 머리말
2. 협상의 진행
3. 운동의 전개
4. 운동의 특징
5. 맺음말

제2부 한·미FTA의 사회경제적 영향
제4장 한·미FTA와 한국 농업·농촌·농민 / 윤석원
1. 머리말
2. 한·미 양국의 농업구조 및 보조금 격차
3. 농업부문 주요 양허 내용
4. 평가
5. 정부의 농업부문 파급 영향 계측의 문제
6. 제언

제5장 한·미FTA와 노동 / 이승협
1. 머리말
2. 한·미FTA의 논리
3. 한·미FTA와 노동 분야 협정
4. 한·미FTA의 사회적 영향 평가
5. 맺음말

제6장 한·미FTA와 지역 문제 / 박경
1. 문제 제기
2. FTA와 지역 격차에 대한 이론: 리카르도의 자유무역론과 신경제지리학
3. 한·미FTA의 지역 경제 영향
4. 지방정부 주권의 약화
5. 맺음말

제3부 시장의 도전과 연대의 확보
제7장 한·미FTA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 대안적 거버넌스에 대한 함의 / 임운택
1. 들어가는 말
2. 신국제질서에서 평화와 안보를 위한 글로벌 커버넌스의 핵심
: 인간안보와 사회 경제안보
3. 동북아시아 거버넌스의 배경
4. 결론을 대신하여: 동북아시아에서 대안적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과제

제8장 세계화 시대 개방과 연대가 만나는 한국적 길은 있는가
: 한·미FTA를 넘어서, 사회통합적 공공국가의 길 / 이병천
1. 문제의 제기
2. IMF체제에서 한·미FTA로
: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한 순환의 종식과 대안 경쟁의 새로운 시작
3. '선진 통상국가'론을 넘어서
: 개방 전략과 발전 전략의 제자리매김, 관리된 개방과 두 다리 행보 전략
4. 사회공공성, 복지 전략과 공공서비스
5. 조세 개혁: '희생의 교대', 노동 내부의 연대와 공적 신뢰라는 관문
6. 기업-금융-노동 연계의 재구축, 이해당사자 협력과 사회적 책임경제
7. 한국형 유연 안정성 체제의 모색
8. 산업 선진화의 전략: 한·미FTA 충격 전략을 넘어서
9. 맺음말

제9장 ‘돌진적 개방’과 대안적 지구화 / 조희연
1. '돌진적 개방'으로서의 한·미FTA 추진과 그 구조적 성격
2. 경제 개방의 대안적 경로: 미국식 FTA와는 다른 모델의 가능성
3. 한·미FTA적 경제 개방화 구조하에서의 새로운 전선 재구성의 과제
4. 초국경적인 반신자유주의 투쟁과 지국적 질서의 급진적 민주화
5. 맺으면서: 지구화의 이중성과 '지구적 정치성'의 강화

제1부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그에 대항하는 주체의 행위를 사회운동적 관점에서 모색하는 세 편의 글로 구성했다. 총론에 해당하는 이정우의 글은 한국 사회의 발전모델이 걸어온 길을 한국 사회 발전모델의 경험과 위기라는 관점에서 고찰한다. 한?미FTA의 의미를 세계화와 연관시켜 검토함으로써 한?미FTA가 시장주의로부터 벗어나 한국의 거시적인 발전모델을 모색하는 맥락에서 논의되어야 함을 지적한다.

김원열은 한?미FTA가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적 사회질서가 사회공공성, 특히 교육의 공공성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철학적 관점에서 논한다. 한?미FTA에서 추진되는 교육시장 개방은 한?미 간 불공정 경쟁이기에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므로 사회적 가치로서 공동체의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홍성태는 한?미FTA 반대 운동을 내부자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사회운동적 관점으로 한?미FTA 반대 운동의 전개와 특징 등을 살펴보면서, ‘FTA 저지’라는 국면적 가치에만 매몰되면 기존의 다양한 사회운동과 괴리될 수 있으므로 대안적 지구화 및 연대적 복지주의와 연계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제2부는 한?미FTA가 가져올 사회경제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세 편의 글을 담았다. 윤석원은 시장개방의 핵심적 쟁점의 하나인 농업문제를 농민의 생존권과 농촌의 현실에 기초해 검토한다. 양국의 농업구조의 차이 및 생산성 격차와 같은 구조적인 불균형 때문에 공정하게 경쟁할 수 없는데도 무리하게 농업시장을 개방한다고 비판하며, 식량안보 및 식량주권이 달린 농업은 시장의 관점 대신 공공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이승협은 한?미FTA가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한?미FTA협상 과정 및 노동 분야 협정문 평가와 NAFTA를 체결한 멕시코 사례를 들어 분석한다.

한국의 노동시장이 미국과 제도적으로 동질화되면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초래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및 고용이 악화될 것으로 진단한다. 박경의 글은 한?미FTA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한데도 사회운동적 차원에서 본격적인 이론적 분석 및 정책적 대안 마련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한?미FTA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수도권과 기타 지역 간에 이미 존재하는 산업구조 차이와 그로 인한 성장률 격차를 더욱 벌려 지역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제3부는 한?미FTA와 주권 및 거버넌스의 문제, 그리고 대안적 사회모델을 다룬다. 임운택은 한?미FTA를 넘어 대안적인 글로벌 거버넌스를 모색한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대안적 세계화는 진보적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로 모여 ‘인간안보’와 ‘사회경제안보’가 갖는 보편적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북아의 지역경제통합도 신자유주의적 담론이 아닌 글로벌 거버넌스 담론에 입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병천과 조희연은 ‘시장의 도전과 연대의 확보’를 주제로 한?미FTA를 대안적 발전모델이라는 거시적 틀 속에서 평가?검토?분석함으로써 민중적 대안을 모색한다.

이병천은 대안적 발전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한국이 처한 외적 환경인 세계화가 요구하는 ‘개방’과 내부적으로 필요한 ‘연대’를 결합할 한국적 길을 모색하자고 주장한다. 현존 자유시장주의 경제모델과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가 이미 노동 친화적 혁신 주도 경제의 형태로 존재하므로, 신자유주의적 시장질서를 일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한국 현실에 맞는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희연은 민주 정부가 ‘돌진적 개방’의 추동체가 되는 역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사회운동의 힘에 의해 자유시장에 대한 공적 규제의 틀을 만들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사회운동은 국민국가가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에서 행해지는 전 지구적 자본운동에 대한 범지구적 규제’라는 전 지구적 정치, 즉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