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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 용천사 주지로 있는 정관 스님의 에세이집, 『산사에서 띄우는 풍경소리』. 저자가 출가자로서 평소 생활하고 수행하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잔잔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었던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이 책은 넓고 깊은 사색이 배어 있는 에세이를 통해 때로는 구도정신을 일깨우고, 때로는 삶을 성찰하게 한다. 아울러 불자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있다. 나아가 사소한 일상에서 인생의 참된 의미를 느끼게 하는 계기를 선사한다.

절집 담장 너머 날아든 출가 수행자의 따뜻한 이야기

1.
산사는 사바세계의 섬 같은 존재이다. 세간에 존재하는 출세간의 공간이다. 산사는 공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속세와 구분되면서도, 한편으로 정신적․정서적으로는 중생들에게 인체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출세간!
출세간은 완성형일 수도 있고 진행형일 수도 있다. 완성형은 깨달은 이들의 영역이고, 진행형은 보살의 모습이다. 보살은 중생 속에서 중생과 함께하되 그것에 매몰되지 않고 중생을 진리의 세계로 이끄는 분이다. 세간과 출세간의 경계에 서있는 사람이다. 바로 우리 출가자들의 모습이다.
그들은 공간적으로 절집 담장 너머에 존재한다.
출세간의 삶, 그들은 과연 어떻게 생활하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걸까? 그들의 속내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산사에서 띄우는 풍경소리>는 바로 그 속내의 일단, 그들의 속 생각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책이다.

2.
이 땅의 출가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중생과 소통하고 그들을 깨달음의 세계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다. 참선수행에 원력을 두고 정진하는 스님, 대중포교에 원을 세우고 대중과 함께 씨름하는 스님, 다라니나 염불수행 혹은 절수행에 전념하는 스님 등 수행의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저자인 정관 스님은 대중포교의 원을 세우고 지금껏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수행해 온 스님이다. 또 한편으로 글쓰는 일을 포교의 한 방편으로 여겨 이미 몇 권의 책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 책 역시 스님이 그동안 수행하고 포교하는 틈틈이 써온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스님은 전문 작가가 아니다. 따라서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말이나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문장의 글로서는 부족할지 모른다. 아니 그것은 스님이 글을 쓰는 목적이 아니다.
스님은 이 책에서 중생들과 함께 뒹굴며 살아가는 출가자로서, 혹은 이 땅에 뿌리박고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주변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진솔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다만 이 책이 ‘마음과 얼굴에 평화와 웃음’이 가득한 세상을 위한 ‘작은 꽃씨’가 되기를 원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3.
이 책은 ‘산사에서 띄우는 풍경소리’란 제목처럼, 스님이 출가자로서 평소 생활하고 수행하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잔잔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전체를 4장으로 나누어, 1장 ‘풍경소리’는 해우소, 방생, 발우공양, 염주, 49재 등 그야말로 산사의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풍경들을 소재로 불자들의 신행 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로 꾸몄고, 2장 ‘눈과 귀에 속지 말라’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에 대한 스님의 예리하고 바른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로 엮었다.
3장 ‘장터풍경’은 스님의 어릴 적 추억과 더불어 의미를 담은 우화와 전설을 불교적 시각으로 풀어본 내용이 담겨 있고, 4장 ‘아름다운 회향’은 두고두고 삶의 지침이 될 만한 불교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내용으로 엮었다.

짧지만 깊은 사색이 배어 있는 스님의 글은 때로는 치열한 구도정신을 일깨우고, 때로는 우리의 삶을 뒤돌아보고 성찰하게 한다. 그리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불자로서의 바른 자세와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나아가 사소한 일상에서 인생의 참 의미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추천의 글
책을 내면서

1부 풍경소리
버리고 또 버리니
소중한 식사
아름다운 마음을 되살리는 방생
변함없는 스승의 은덕
잠들지 마라
마음을 어지럽히는 무명초
낙산사 관세음보살
풍경소리
염주를 돌리며
망인이 가는 길
기다리는 마음
불심
천의 손, 천의 눈 관세음보살

2부 눈과 귀에 속지 말라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만두 속
눈과 귀에 속지 말라
참사랑을 시작할 때
진정한 미인
불량심이 남긴 것
약수터에서
한없이 작은 나라
올바른 교육
나눔의 미덕
목련화를 보면서
노 부부의 비애

3부 장터 풍경
꿈같은 인생
어린 날의 추억
장터 풍경
황금거위 이야기
호박 예찬
코흘리개 스님
나를 건드리지 말아요
석류나무 이야기
지극한 마음은 바위도 뚫는다

4부 아름다운 회향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악연을 극복하는 법
인생길
명상 걷기
아름다운 회향
오늘을 지혜롭게 사는 법
나눔이 깊으면
발밑을 살펴라
차 한 잔을 마시며
지극한 겸손
살얼음판 걷듯 하라
웃음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