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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가 우리 역사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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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백승종
  • 출판사 : 푸른역사
  • 발행 : 2007년 09월 10일
  • 쪽수 : 259
  • ISBN : 97889915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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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 미시사가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시선으로 우리 역사를 움직인 예언가와 예언서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다!
우리 역사의 중요한 고비마다에는 어김없이 걸출한 예언가와 예언서가 등장해 역사의 향방을 좌우하는 하나의 큰 축으로 작용했다. 통일신라가 망해 갈 무렵에는 도선국사가 등장해 왕건의 탄생과 등극을 예언했는가 하면, 안으로는 이자겸과 같은 권신이 날뛰고 밖으로는 금나라가 압력을 가해 옴으로써 정치적 불안감이 한층 증폭되던 고려 인종 때는 묘청이라는 승려가 나타나 풍수도참설을 이용해 서경 천도를 주장했다. 여말선초에는 제2의 도선이라 해도 좋을 무학대사가 등장해 새로운 왕조의 탄생을 예고했고, 사화로 많은 선비들이 참혹한 화를 겪을 때는 길지에 대한 논의가, 전쟁으로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는 최적의 피란지에 대한 논의가 풍성하게 일어났다.
이들 예언은 저마다 하나의 작은 강물이 되어 흐르다가 조선 영조 때 《정감록》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큰 바다를 이루었다. 그러기에 《정감록》에는 여러 예언서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특징이 생생히 살아 있고, 이것을 알면 우리 예언 문화의 핵심을 파악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정감록》은 민간에 유행하는 예언서를 총망라하는 일반 명사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정감록》에 실린 예언서 중 특히 유명한 것을 대상으로 삼아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탐색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저자 특유의 예리하고 깊이 있는 시선과 풍부한 역사적 상상력, 비주류적 감성이 빛난다. 그 덕분에 의외의 사실이 연이어 밝혀진다.

도선은 정말 왕건 가문과 가까웠을까?
도선국사라면 한국 역사상 풍수도참설을 처음 주장한 이로 유명하다. 아울러 그는 고려 태조 왕건의 등장을 예언함으로써 후대 예언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그가 썼다고 전해지는 예언서는 조선의 건국에도 결정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에 관한 역사 기록을 꼼꼼히 검토해 보면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도선과 관련한 수많은 설화는 사실 고려 초에 그의 제자인 경보 등이 풍수 예언계를 평정하면서 생성된 전설로 보아야 사리에 맞다. 도선의 제자들은 후삼국을 통일하던 무렵부터 고려 왕조에 적극적으로 봉사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경보가 태조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면서 도선의 권위도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정작 도선국사 자신은 평생 후백제의 영토 안에 머물렀으며, 견훤과도 어떠한 마찰이 없었다. 시절이 난세이던 점을 감안해 보더라도 도선이 후백제 바깥에 있던 다른 호족과 접촉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것은 신변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견훤도 당대 최고의 지관이던 도선을 가만히 내버려 두었을 리가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도선은 왕건이 아닌 견훤과 가까웠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점술서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토정비결>도 그 베일을 벗기고 보면 실은 반反점술서였음이 드러난다. 토정은 <토정비결>에서 열두 달의 운수를 시구처럼 간략하게 적어 놓았는데, 가령 “길할수록 겸손한 마음을 가져라”, “관재수가 있으니 혀끝을 조심하라”, “동쪽에서 귀인이 와서 도와주리라” 하는 식이다. 지당한 말씀이다. 토정은 길흉을 적절한 비율로 배합하여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많은 일을 언급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쉽사리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게 하고 일마다 조심하고 정성을 다하게 했다. 이는 점을 치는 사람들이 점술에만 현혹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편 토정 이지함 자신도 예언가이기 전에 국가 경영에 관심이 많은 충실한 유학자였음이 밝혀진다.
그 밖에도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난다. 중국인 술사로서 조선에 건너와 조선인의 편에 선 예언가로 전해지는 두사총이 실은 조선 민중의 바람이 강렬하게 투영된 인물일 가능성이 높고, 그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두사총비결>도 실은 후대의 위작이었다. 즉 19세기 말 청나라 군대가 한강에 주둔하는 특수 상황 아래 조선을 대변하는 중국인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의 심정을 담아 어느 무명의 점술가가 쓴 예언서라는 것이다. 또한 <서산대사비결>을 보면 호국의 등불로 추앙받던 서산대사가 조선 왕실의 패망을 아무렇지도 예언한 것으로 나오는데, 그 자초지종도 밝혀진다.

예언, 진실과 허위라는 이분법적 잣대를 넘어
저자 백승종(경희대학교 겸임교수)은 많은 예언가와 예언서가 실은 후대에 과도하게 신비화되거나 윤색되었고 심지어 이미 지나간 일을 마치 미래의 일인 양 꾸민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것을 진실과 허위라는 이분법적 잣대로 접근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예언 문화를 낳은 당대의 맥락을 존중하고 예언을 신봉한 사람들의 바람과 두려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예언가와 예언서가 갖고 있는 역사적 진실에 다가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역사는 중층적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예언서는 한 시대 사람들의 역사적 기억과 미래에 대한 소망과 절망이 켜켜이 담겨 있는 산 역사서라 할 수 있다.

목차

제1부-고려 이전의 도참설

제자들에 의해 신승으로 만들어지다, 도선과 <도선비결>
도선의 후계임을 자처하다, 김위제와 남경 천도론
한국의 예언 전통을 종합하다, 묘청과 서경 천도론
유교적 관점으로 천문을 헤아리다, 오윤부와 천문 예언
지배층은 풍수설을 어떻게 대했을까, 백승현과 강화도 연기설
<도선비기>로 망국론을 잠재우다, 신돈과 천도론

제2부-조선을 움직인 비결의 세계

제2의 도선이 되다, 무학대사와 한양 천도론
난세에는 서쪽으로 가라, 북창 정렴과 <북창비결>
점술서를 부정하는 점술서를 쓰다, 토정 이지함과 <토정비결>
최고의 피란지를 찾아서, 격암 남사고와 <남사고비결>
호국의 화신, 반란자의 등불이 되다, 서산대사와 <서산대사비결>
난세에는 농사에 힘쓰라, 서계 이득윤과 <서계이선생가장결>
중국인 술사, 조선인의 편에 서다, 두사총과 <두사총비결>
예언의 이름으로 왕조의 전복을 꿈꾸다, 허균?유효립과 《정감록》
왕조의 쇠망과 함께하다, 경주 이 선생과 <경주이선생가장결>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7.4.28~
출생지 전라북도 전주시
출간도서 28종
판매수 3,306권

역사가이자 역사 칼럼니스트. 독일 튀빙겐 대학교 문화학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튀빙겐 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를 비롯해 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 독일 보훔 대학교 한국학과장 대리,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과장(임시)을 역임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역사연구소, 프랑스 국립고등사회과학원, 경희대학교 초빙교수를 거쳐 코리아텍 겸임교수로 있다.

저서로 『중용, 조선을 바꾼 한 권의 책』, 『상속의 역사』(2018년 올해의 책, 교보문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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