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1차원이 되고 싶어 (코멘터리 북) : 박상영 장편소설

저 : 박상영출판사 : 문학동네발행일 : 2021년 11월29일 | 종이책 발행일 : 2021년 10월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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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박상영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을 바꿀 것이다.”
_정세랑(소설가)

“이 소설은 그런 작품이다. 사랑으로 인해 알게 된 나약하고 음험하며 비겁했던 나를, 그 순간의 절망적인 행복감을 기억하게 하는. 그래서 매료당하고 그래서 심장이 뛴다.”
_변영주(영화감독)

젊은작가상 대상,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 박상영 첫 장편소설

2019년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으로 “대범하고 진실하기 때문에 힘이 있”(소설가 김성중)다는 평을 받으며 젊은작가상 대상을, 2021년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낡은 관계와 관념을 무너뜨리는 혁신적 면모를 보여줬다”(신동엽문학상 심사위원회)는 평을 받으며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박상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가 출간되었다. 2020년 상반기에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서 전반부를 연재할 때부터 큰 관심과 인기를 모은 『1차원이 되고 싶어』는 이후 작가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200자 원고지 1,300매가 넘는 묵직한 분량으로 완성되었다.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젊은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보여줄 뿐 아니라 여러 방송 매체에 출연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미국의 출판 전문 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2021년 가을 주목할 작가’에 선정되며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작가의 본격적인 장편소설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1차원이 되고 싶어』는 한국의 지방 도시 D시를 배경으로 십대 퀴어 ‘나’의 이야기를 그린다. 또래 친구 ‘윤도’와의 가슴 저릿한 사랑, 자유분방한 ‘무늬’와 나누는 동경 어린 우정이 ‘나’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고, 부동산 가격과 학군으로 구획된 당대 아파트 단지의 생활상, 숨막히는 대입 경쟁과 비뚤어진 폭력으로 가득한 학교생활, 그 시대를 함께한 주위 사람들의 다채로운 면면이 살아 숨쉰다. 그간 청춘 세대의 사랑과 이별을 활기 있게 그려온 작가는 첫 장편을 통해 ‘십대 시절’이라는 생애의 한 시작점으로 시선을 돌려, 지금 여기에 우리를 있게 한 근원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내면 깊은 곳에 묻혀 있던 그 시절의 어두운 기억까지 남김없이 길어올려 환희와 고통의 순간을 동시에 체험하게 하는 이 색다른 성장소설은 그야말로 박상영 작가의 새로운 ‘첫’이자 오래도록 읽히며 회자될 이야기가 될 것이다.

출판사서평 TOP

“우리가 속한 차원의 세상이 멈춰버렸다.”
십대들의 사랑이 그려내는 새로운 파문과
깃털처럼 쏟아지는 환희의 순간들

한국과 이탈리아의 월드컵 16강전이 벌어지던 2002년의 여름날, 남들과 다른 정체성을 자각하며 세상으로부터 떨어져나와 텅 빈 독서실에 혼자 앉아 있던 ‘나’에게 거짓말처럼 누군가가 나타난다. “새하얀 얼굴과 구레나룻 없는 깔끔한 스포츠형 머리에 검은색 민소매 티를 입은”(41쪽), 모두가 대한민국의 8강 진출을 기원하는 그 순간 한가롭게 〈중경삼림〉을 보는 남자, 윤도. 그런 윤도를 힐끗거리던 ‘나’에게 윤도가 먼저 말을 걸어온다. 알고 보니 그는 ‘나’와 같은 학교일 뿐 아니라 이미 ‘나’에 대해 알고 있었다. 떠들썩한 바깥의 소음과 단절된 채 오로지 눈앞에 서로만이 존재하는 순간. ‘나’와 윤도의 인상적인 첫 만남은 마치 청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는 이를 설레게 한다. ‘나’는 여름내 윤도와 함께 수영장과 오락실 노래방을 오가고, 둘만의 아지트인 컨테이너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모범생의 가면”(25쪽)을 쓰고 살아가느라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는 ‘나’는 점점 더 윤도에게 강하게 사로잡히고, 윤도는 그런 ‘나’를 아무렇지 않은 듯 대하면서도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말들을 속삭여준다.

“너는 살면서 제일 두려운 게 뭐야?”
나는 매일 밤 침대에 누울 때마다 천장의 네 귀퉁이에 서린 그림자가 온몸을 짓누르는 듯한 고통에 사로잡히곤 한다고, 얼마나 많은 밤 동안 이 천장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야 할지 생각하면 모든 것들이 견딜 수 없이 막막해진다고 말했다.
“그럼, 우리 1차원의 세계에 머무르자.”
네 말을 이해할 수 없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너와 나라는 점, 그 두 개의 점을 견고하게 잇는 선분만이 존재하는, 1차원의 세계 말이야.”
(130쪽)

“운명의 붉은 실”(121쪽)처럼 윤도에게 얽혀들수록 ‘나’는 마음의 평정이 무너져내리고,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윤도는 ‘나’를 정말로 좋아하는 걸까? 윤도의 마음은 무엇일까. ‘나’는 윤도와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을까?

그 시절, 우리를 구원한 것들

‘나’는 윤도와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한편으로 같은 학원에 다니는 무늬라는 여자애와도 가까워진다. 밸런타인데이에 윤도에게 몰래 초콜릿을 선물하다 무늬에게 목격당해 약점을 잡힌 일이 계기가 되었지만, 귓바퀴에 “연습장 스프링처럼 잔뜩”(21쪽) 피어싱을 한 채 담배를 피우는 무늬는 남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떠들고 다니지도 않는다. 대신 무늬는 자기만의 좁은 방에 갇혀 있던 ‘나’를 이끌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낯선 장소와 문화를 접하게 해주고, 야자와 아이의 『나나』와 『내 남자친구 이야기』, 박희정의 『호텔 아프리카』, 원수연의 『Let 다이』, 라가와 마리모의 『뉴욕 뉴욕』 같은 만화들을 알게 해준다. 그리고 ‘나미에 언니’와의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준다. ‘나’는 무늬가 열어준 세계에서 색다른 해방감을 맛보고, 무늬의 사연에 공감하며 모종의 연대감을 쌓아간다.

이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서사라고는 남자아이들이 반에서 돌려보는 『더 파이팅』이나 『힙합』 『짱』 『H2』 같은 만화가 전부였다. 모험과 경쟁, 짠내 나는 우정과 죽음으로 점철된 세계. 그런데 무늬가 건네준 『호텔 아프리카』는 달랐다. 소도시인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서 예술을 하는 남자, 영원히 채워질 수 없는 상실을 안은 채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호텔 아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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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영화감독)
『1차원이 되고 싶어』를 읽다 문득 어디선가 라일락꽃 향이 느껴졌다. 2002년 수성못의 물비린내가 아니라 4월의 라일락 향을 맡은 건 아마도 1983년 봄, 첫사랑과 아작이 난 후 멀쩡한 척 언덕배기 집으로 걸어가던 그날 밤의 내가 소환됐기 때문이리라. 이 소설은 그런 작품이다. 사랑으로 인해 알게 된 나약하고 음험하며 비겁했던 나를, 그 순간의 절망적인 행복감을 기억하게 하는. 그래서 매료당하고 그래서 심장이 뛴다. 그날 무덤덤하기로 각오했던 나는 언니가 피아노로 치던 〈사랑의 찬가〉를 대문 앞에서 듣다 무너져버렸다. 한참을 울었고, 영문을 모르는 언니는 그 곡을 열 번은 넘게 연주했다.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 내가 그때의 기억을 이리도 잘 기억하고 있는지 몰랐다. 감정을 직시함으로써 세상을 읽어내는 박상영의 절절한 문장 덕분일 것이다. 우리 모두 1차원의 세계에 머물던 감정이 있었다.

정세랑(소설가)
『1차원이 되고 싶어』는 박상영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을 바꿀 것이다. 천삼백 매가 넘는 첫 장편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포박에 가까운 몰입을 이끌어내는 작가를 무엇으로 불러야 할까? 미드 템포의 여름 노래 같은 도입부, 매력적인 인물들과 그들이 나누는 경쾌한 대화에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통증을 수반하기에, 성장소설인 척 시작하는 이 소설은 점점 폐허의 표정을 드러내고, 방점은 성장이 아닌 생존에 찍히기 때문이다. 박상영이 웃지 않는 얼굴로 만드는 뚜렷한 파문, 검은 물 아래 은폐된 것들을 기어이 모두의 눈앞에 드러내려는 몸부림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체온과 체취를 가진 몸들이 부딪치고 다치고 해치고 망치는 세계에서 과거와 현재는 위태롭게 진동한다. 차원을 슬쩍 비켜난 D시에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의 마음으로 갇혀 우리를 할퀴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재경험한 후 찾아오는 탈력에는 기이한 해방감이 있다. 이 모든 자상과 열상을 안은 채,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질문의 답은 그의 다음 작품에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목차 TOP

과거로부터 온 편지 1

1장_ 밸런타인데이 | 캔모아 | 우리의 최선

과거로부터 온 편지 2

2장_ 머큐리랜드 | 오늘의 방문자 | 스포일드 차일드 | 화이트데이 | 베스트 프렌드 | 하복의 계절

과거로부터 온 편지 3

3장_ 해피 투게더 | 다시, 캔모아 | 열여덟의 우울 | 축제의 날 | 개교기념일

과거로부터 온 편지 4

4장_ 천사가 아니야

과거로부터 온 편지 5

5장_ 대학가요제

두고 온 것들

작가의 말 ㆍ 407

본문중에서 TOP

호수에서 시신이 발견됐어.
아주 빠른 속도로 신원이 밝혀졌지.
참 이상하지? 그때로부터 셀 수 없이 많은 날이 지났는데, 진실이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다는 사실 말이야. (11쪽)

“너 이름이 뭔데?”
“도윤도. 해리, 니 이름은 뭔데.”
나는 그에게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내 이름을 알려주었다. 그는 내게 본명보다 해리가 더 어울린다며, 앞으로 해리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나는 다시 교과서로 시선을 돌렸지만, 속으로는 계속 그의 이름을 곱씹었다.
도윤도. 윤도.
왠지 모르게 세련된, 지극히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의 향취를 두 스푼 정도 뿌려놓은 듯한 이름이었다. (45쪽)

“캔모아야.”
나는 과일이 그려진 연두색 간판을 보았다. 우리는 나란히 계단을 올라갔다. 가게문을 여는 순간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벽이 핑크색으로 칠해진 것도 모자라 커다란 라탄 의자에 현란한 꽃무늬 쿠션이 놓여 있었다. 심지어 어떤 의자는 천장에 그네처럼 매달려 있어 몹시도 불안정해 보였다. 가게 중앙에는 너무나도 작위적인 빛깔의 인조 나무가 풍성한 이파리를 자랑하며 서 있었다. 눈이 부시다못해 시릴 정도로 밝고 화려한 내부에 나는 현기증까지 느꼈다. (70쪽)

나는 윤도에 ...

저자소개 TOP

박상영 [저]

2016년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두번째 소설집이자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을 펴냈다. 2019년 「우럭 한점 우주의 맛」으로 제10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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