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이름들의 인문학 : 인류가 쌓아온 교양 속으로 떠나는 지식 여행

저 : 박지욱출판사 : 반니발행일 : 2021년 03월18일 | 종이책 발행일 : 2020년 08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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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름일까?
세상은 그 존재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이름으로 채워져 있다. 세월을 견디며 살아남은 이름도 있고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도태되어 사라지는 이름도 있고, 하나의 본질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이름들도 있다. 이름은 우리를 지혜롭게 만들고, 삶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상상의 날개도 달아준다.
중국에는 '사물에 올바른 이름을 지어주는 데서 지혜의 싹이 튼다.'는 격언이 있다. 불리는 이름들은 전부 그만큼의 지혜를 숨기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풀벌레를 통해 진화의 역사를 기억하듯, 무심히 부르던 이름을 통해 인류 지성사를 단숨에 호출할 수도 있다. 그러니 이름이 그냥 이름은 아니다. 우리를 지혜롭게 만들고, 삶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상상의 날개도 달아주는 그런 존재가 이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름 속에 담긴 인류사의 교양을 찾아 떠나는 친절한 안내서다.

▼ 이름 속에 담긴 인류의 교양 지식
출산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이름, 제왕절개. 왜 전제 군주를 연상시키는 '제왕'이 수술 이름에 붙게 되었을까? 로마의 황제 카이사르가 이 수술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카이사르는 "나는 여성의 다리 아래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라며 큰소리치고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수술로 태어난 사람이 카이사르가 처음은 아니었다. 고대 로마에는 사망한 산모라면 배를 갈라서 아이를 꺼내야한다는 법이 있었다.
남미의 울창한 정글이나 인터넷 쇼핑몰을 떠올리게 되는 아마존에 담긴 이야기도 놀랍다. 아마존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 부족의 이름인데 이들은 오른쪽 젖가슴이 활 쏘는 데 방해가 되자 이를 도려냈다. 아마존은 그리스어로 젖가슴이 없는 존재라는 뜻이다.
그런가 하면 행성들의 이름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얼마 전 태양계에서 퇴출된 플루토의 우리말 이름은 명왕성이다. 일본의 천문학자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저승의 신 플루토의 의미를 헤아려 붙인 것이다. 흔히 조문인사로 쓰는 '명복을 빕니다'의 명복은 저승의 복을 말한다. 그러나 명왕이라는 단어는 우리 문화에 없다. 우리말로 대신하면 '염라대왕'이다. 명왕성을 염라성이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
이뿐 아니다. 초음속 여객기의 이름 콩코드에는 어떤 역사가 담겨 있을까? 콩코드concorde는 끝에 e가 붙는 프랑스어다. 영국과 프랑스는 오랫동안 앙숙이었지만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독일에 대항하는 혈맹이 되었는데 이들이 손을 잡고 착수한 프로젝트가 바로 초음속 여객기 개발이었다. 그러나 여객기가 완성되자 서로 자기네 나라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팽팽하게 맞섰다. 그때 드골 대통령이 '화합'을 상징하는 콩코드를 언급했고 결국 영국 정부는 e가 붙은 콩코드를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끝에 붙은 e는 유럽Europe의 약자이자 훌륭함excellent을 뜻하는 것이라고 주석까지 달았지만 영국 국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오랜 논란 끝에 영국은 콩코드라는 이름은 받아들였지만, 관사 없이 사용함으로써 콩코드를 고유명사로 보지 않겠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상식을 넘어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으로
저자는 어려서부터 [사회과부도]의 지명을 하나하나 익히면서 세계를 발견했고, 이 책을 이름들의 보물섬으로 여겼다고 한다. 책이 많지 않은 시절이었던 만큼 가보지 않은, 경험해 보지 않은 세상에 대해 알려주는 책으로는 [사회과부도]만 한 건 없었을 것이다.
의사 공부를 하면서는 너무도 많은 의학용어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는 그 이름에 담긴 내밀한 이야기를 보게 되면서, 이름을 생각하고 이름을 ...

추천사 TOP

"신화와 역사 그리고 우주를 넘나드는 해박함, 따스한 시선까지... 이 책을 읽은 후의 소감이다. 게다가 명쾌하고 재미있다."
- 조성식 / 제주대 중문과 교수

"클리셰로 인해 우리는 그동안 의학의 역사에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다는 걸 알지 못했다. [이름들의 인문학]은 모두에게 친절한 교양서다. 그만의 서정적인 글맵시와 사이사이 들어있는 깨알 같은 유머는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의학계의 생텍쥐페리라 불러드리고 싶다."
- 정인웅 / 아랍에미레이트 항공 기장, [어쩌다 파일럿] 저자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면, 이름은 그 집의 주소일 것이다. 이 책은 주소를 손에 쥐고
의학의 집들을 찾아가는 여행이 얼마나 흥미롭고 짜릿한지 제대로 보여준다.
- 강병철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번역가

목차 TOP

머리말 • 6
프롤로그 • 9

1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세계
제왕은 출생부터 다르네 제왕절개 • 16
여전사의 상징, 생명의 젖줄 아마존 • 22
손끝에 칼을 벼리다 외과의사 • 27
의식을 이해하려 했던 비과학 골상학 • 32
만병통치 빨간약 머큐로크롬 • 37
제가 신의 뜻을 어겼습니까? 무통분만 • 41
신약인가, 죽음의 사신인가 보툴리눔 • 46
영원한 잠을 허하노라 오피오이드 • 52
슈렉처럼 변하는 희귀 질병 쿠싱증후군 • 57
현실에 존재하는 변신의 귀재 프로테우스 • 62
속깊은 ...

본문중에서 TOP

많은 신생아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도와주는 제왕절개 수술, 그런데 제왕절개帝王切開란 이름이 참 기묘하고 뜬금없다. 전제군주를 연상시키는 '제왕'이 왜 수술 이름에 붙었을까?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한결같이 로마 황제 카이사르(영어식 이름은 시저)가 처음으로 이 수술을 통해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제왕절개 수술을 뜻하는 c(a)esarean section이란 단어가 그의 이름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답이다.
(/ p.16)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무통분만을 입에 올렸다가는 '여자는 해산의 고통을 겪어라.'고 했던 기독교 교리를 부정하는 이단자로 몰렸다. 1591년 영국왕 제임스 1세는 에든버러에서 쌍둥이 분만 중에 산고를 견디지 못하고 진통제를 쓴 여성을 산 채로 화형시켰다. 250년이 지난 1853년, 런던에서 산부인과 의사 심슨James Simpson이 클로로포름을 이용해 무통분만을 했을 때도 교리에 어긋난다는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산모가 처형되지는 않았다. 그 산모가 빅토리아 여왕이었기 때문이다.
(/ p.42)

19세기 중반을 넘어서면 오피엄에서 추출한 여러 알칼로이드를 화학적 ...

저자소개 TOP

박지욱 [저]

신경과 전문의, 항공전문의사. 부산에서 태어나 지금은 제주 시에 살고 있다. 2006년과 2007년에 한미수필문학상을 받았 고, [메디컬 오디세이](2007년), [신화 속 의학 이야기](2014년), [역사책에는 없는 20가지 의학 이야기](2015년)를 책으로 썼다. 6.25전쟁 중 부산에서 활약한 '스웨덴 적십자 야전병원'의 활동 을 발굴해 세상에 알렸고, 신화학적으로 잘못된 상징을 사용한 대한의사협회의 로고를 바꾸게 했다. 신문, 방송, 의학잡지, 인터넷 매체 등에 의학과 관련되는 인문학과 예술의 접촉면을 찾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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