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뉴스와 거짓말 : 한국 언론의 오보를 기록하다

저 : 정철운출판사 : 인물과사상사발행일 : 2019년 07월09일 | 종이책 발행일 : 2019년 01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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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의 오보를 기록하다
“뉴스인가, 조작인가?”


우리는 오보라는 일상 속에 살고 있다. 습관으로 형성된 고정관념, 내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착각, 권위에 대한 맹신, 귀차니즘이 오보를 만든다. 때론 권력과의 유착 속에서 미필적 고의로 오보를 내는 경우도 있다.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만이 오보는 아니다. 진실을 왜곡하는 사실관계의 나열도 오보의 한 갈래다. 대다수 언론인이 ‘기레기’로 취급받는 현실에서 기억해야 할 역사가 있다면, 그것은 ‘오보의 역사’다.
[위키백과]에 기레기는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로 대한민국에서 허위 사실과 과장된 부풀린 기사로 저널리즘의 수준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고 기자로서의 전문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사람”으로 나와 있다. ‘기레기 저널리즘’은 오보의 시대와 무관치 않다. 더욱이 오늘날 한국 사회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극우의 가짜뉴스로 혐오와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가짜뉴스의 득세는 그동안 실패를 반복해온 저널리즘이 자초한 일이다.
오보를 기록하는 이유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뉴스와 거짓말]은 훗날 언론계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후배들과 슬기로운 시민들을 위해 쓰였다. 지금껏 한국 사회에 오보를 충실히 기록해놓은 책이 없었다. 특히 이 책은 언론사 입사 준비생에게 유용하다. 이렇게 쓰면 안 된다는 생생한 사례를 지면에 담았기 때문이다. 언론사 입사 준비생을 위한 책은 보통 선배들의 영광스런 발자취, 예컨대 특종이나 탐사보도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선배들의 부끄러운 발자취에 대한 기록이다. 감추고 싶었던 언론계의 나머지 반쪽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오보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오보의 극히 일부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제1장 ‘팩트 체크는 없었다’에선 사실 확인에 소홀하고 기자의 의심이 부족했던 오보를 모았다. 제2장 ‘야마가 팩트를 앞서면 진실을 놓친다’에선 기사를 쓰는 의도가 너무 강해 사실 확인을 놓쳤거나 왜곡한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제3장 ‘쉽게 쓰면 쉽게 무너진다’에선 단독·속보 경쟁에 받아쓰기 보도로 인한 문제적 사례를 모았다. 제4장 ‘뉴스인가, 조작인가?’에선 오보를 넘어 조작 보도라는 비판이 가능한 사례를 꼽아보았다. 제5장 ‘오보를 기억하라’는 일종의 총론이다.

팩트 체크는 없었다

2017년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는 매년 4월 2일을 ‘팩트 체킹의 날’로 정했다. 거짓의 날이 지나면 바로 검증의 날이 오는 셈이다. 팩트 체크를 하지 않은 기사는 모두 오보를 만든다. 최저임금 부담 때문에 식당에서 해고된 5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던 [한국경제] 2018년 8월 24일 [“최저임금 부담” 식당서 해고된 50대 여성 숨져]라는 기사는 온라인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이 여성은 수년간 일해온 식당에서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크다”며 그만 나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다른 식당 일을 찾았지만 실패한 뒤 막다른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는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2017년 대비 164퍼센트 올린 데 이어 2019년에는 109퍼센트 인상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식당, 편의점, 주유소 등에선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종업원들을 해고하거나 아예 폐업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의 핵심은 여성의 사망과 최저임금 인상의 연관성이었다. 그러나 최저임금과 사망 간의 합리적 연결 고리는 찾기 어려웠다. 더욱이 이 여성은 50대가 아닌 30대였고, 자녀 2명 부양이 아니라 3명 부양이었고, 사망 시점도 7월 말이 아니라 7월 중순이었으며,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고 했는데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이 기사는 최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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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하다.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심장박동은 거세진다. 오보 낸 걸 안 순간 우리 몸이 즉각 반응한다. 언론인이라면 그 누구도 오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스나이퍼(sniper) 정철운 기자가 우리의 치부에 메스를 들이댔다. 다시 아찔해지며 심장이 두근거린다.
- 강지웅 / MBC 시사교양 PD

저널리즘은 죽었다. 기자는 멸종 위기다. 팩트가 대수인가? 돈이 중요하지. 정의가 소용 있나? 승진이 먼저지. 정철운은 기자다. 기자가 저널리즘의 본질과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보를 통해서. 보존 가치가 있다.
- 주진우 / [시사IN] 기자

목차 TOP

프롤로그 · 4

제1장 팩트 체크는 없었다
호랑이는 그곳에 없었다 · 21 | 북한도 때론 남한의 글을 ‘펌질’한다 · 24 | 한총련의 조작 문건에 속았다 · 28 | 천연기념물을 먹을 수 있는가? · 30 | 아무리 이석기가 싫어도…… · 33 | 소설 같은 순애보의 결말 · 34 | 언론이 만든 천재 소녀 · 38 | 너도나도 만우절에 당했다 · 43 | 이미 죽은 ‘도망자’를 쫓다 · 47 | 오보라는 보도가 오보 · 49 | 1면 톱에 등장한 성폭행범, 알고 보니 일반인 · 51 | 1면 톱이었는데, 틀렸다 · 54 | 청와대 ‘가짜 보고서’에 낚이다 · 56 | 35번 의사는 ...

본문중에서 TOP

장씨가 밝힌 성 접대 상대는 31명, 이들과 맺은 성 접대 횟수는 100번이 넘었다. 장씨는 편지에 이들의 직업을 기록했다. SBS는 “(편지에) 연예기획사, 제작사, 대기업, 금융기관, 언론사 관계자까지 열거돼 있다”고 밝혔다. SBS는 편지의 신빙성 의혹을 우려했는지 “편지들을 장씨 본인이 작성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인 전문가에게 필적 감정을 의뢰했으며 장씨의 필체가 맞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자연 편지’는 친필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해 3월 16일 오전 국과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 장자연의 친필이라 주장되던 편지 원본은 장씨의 필적과 상이하다”고 밝혔다. 당시 양후열 국과수 문서영상과 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장자연 편지가)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 모씨로부터 압수한 적색 필적과 동일 필적”이라고 밝혔다.
('장자연이 쓴 편지가 내게 왔다면' 중에서/ pp.61∼62)

2013년, 5·18을 앞두고 TV조선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해 게릴라전을 벌이며 광주 시민을 선동했다는 ‘북한 개입설’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채널A는 자신을 광주에 투입되었던 북한군이라 주장하는 남성을 인터뷰해 내보내기도 했다 ...

저자소개 TOP

정철운 [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부터 9년째 미디어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2012년 MBC의 170일 파업을 취재했다. 2016년 12월,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이 드러나기까지 과정을 언론비평 관점에서 쓴 [박근혜 무너지다]를 펴냈다. 2017년 6월, 비공식 공영방송으로 활약 중인 JTBC의 성공을 ‘손석희’라는 언론인을 중심으로 풀어낸 [손석희 저널리즘]을 펴냈다. 공저로 [저널리즘의 미래], [뉴스가 말하지 않는 것들], [대한민국 프레임 전쟁]이 있다. 현재 [미디어오늘]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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