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달빛 노동 찾기 : 당신이 매일 만나는 야간 노동자 이야기

저 : 신정임, 정윤영, 최규화사진 : 윤성희해설 김영선출판사 : 오월의봄발행일 : 2019년 03월28일 | 종이책 발행일 : 2019년 01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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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야간 노동자들의 삶
경제 논리로 인해 사라져버리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다


24시간 풀가동 사회… 야간 노동자들의 삶은?

우리가 매일 만나지만 한 번도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야간 노동자들의 일상을 기록한 인터뷰집 [달빛 노동 찾기]가 출간되었다. 모두가 잠든 야심한 시각, 밤을 꼬박 지새우며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24시간 일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시하는 이 사회는 자신의 밤과 잠을 희생하며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땀을 갈구한다. 사람들이 더 많은 ‘편의’를 누될수록, 그 ‘편의’가 한밤중에도 지속되는 ‘서비스’로 자리 잡을수록, 누군가의 밤과 휴식은 점점 더 짧아진다. 이렇게 장시간 일하는 야간 노동자들의 삶은 현재 통계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장시간 야간 노동은 노동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어떤 사고가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을까? 그 노동의 가치는 인정받고 있을까?
2018년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노동자 김용균 씨 또한 밤새 야간 노동을 하다 기계에 끼어 안타깝게 사망하고 말았다. 김용균 씨는 그날 밤 홀로 일하고 있었다. [달빛 노동 찾기]의 필자들은 이렇게 장시간 야간 노동을 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노동자들의 일터로 향했다. 야간 노동의 일터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때로는 우리의 바로 옆에 있기도 했다. 우편집중국, 방송국, 대학교, 병원, 공항, 지하철. 감옥, 급식소, 고속도로 등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편의와 안전을 만들어내는 대부분의 일터에서 ‘24시간 풀가동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곧 우리가 곁에서 매일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내 노동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야간 노동에 종사하는 이 책의 주인공들은 밤샘 근무 후 잠잘 시간을 쪼개가며 인터뷰에 응했고, 자신의 일터를 어렵사리 보여주었다. 그건 단순히 야간 노동의 고충을 토로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일이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기를, 노동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존중받기를 바라는 의지였다.
낮에 활동하고 밤에 수면 및 휴식을 취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신체 리듬을 거스르는 야간 노동은 노동의 질을 극심하게 떨어뜨리고 있었다. 게다가 야간 노동자들은 필수적인 업무를 맡고 있었음에도 노동자로 대우받지 못했고, 한시적이고 보조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로 평가절하됐다. 야간 노동 현장에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노동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 또한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런 경향은 또다시 불규칙한 노동시간을 정당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저녁 9시에 출근해 오전 6시까지 내내 서서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내려오는 우체국 택배 상자들을 파렛트에 싣는 우정실무원 이중원 씨는 자신의 일터 동서울우편집중국을 ‘사하라 사막’에 비유한다. 일의 강도는 최고 수준인데 대우는 최저 수준이고, 임금과 수당, 근무환경 면에서 정규직과 대놓고 차별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이중원 씨 같은 비정규직들은 정규직들에게 잘 보여야만 그나마 편한 업무에 배치될 수 있다. 이중원 씨가 2011년 8월 동서울우편집중국노조를 조직한 후 많은 변화들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현재 임금이 200만 원 남짓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식당에서 일하는 조리원 박정연 씨도 야간 노동에 종사한 이후 삶이 크게 달라졌다. 야간 근무를 하는 주에 보통 저녁 6시에 출근해 다음 날 아침 7시에 퇴근하는 조리원들은 만성 수면장애를 앓는 게 보통이다. 아침에 퇴근해 쏟아지는 햇볕을 막아보며 잠을 청해보지만 깊게 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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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분위기와 달리 책에 수록된 야간 노동에는 낭만이 없다. 야간 노동은 기업에겐 높은 이윤을 제공하고 시민들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그것은 노동자의 건강과 맞바꾼 것이다. 실제 게임업계에서 일하던 20대 한 청년 노동자는 1주 89시간, 새벽 퇴근, 밤샘 근무를 밥 먹듯 하다가 결국 휴일 낮 집에서 사망했다. 슬프게도 그는 그날도 출근할 예정이었다. 이렇게 야간 노동은 노동자를 조금씩 갉아 먹는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남용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1일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가 없고, 정부는 주 52시간 상한제 연착륙을 이유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노동법의 경계를 흔들수록 노동자의 생명도 위태로워진다. 부디 정부 관계자들도 이 책을 정독하길 바란다.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면 장시간 노동을 줄여서, 더 이상 이런 책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닐까?
- 이정미 / 국회의원‧정의당 대표

산아 제한이 국정 과제이던 때, 어떻게 하면 출산율을 낮출 수 있느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내 초등학교 친구는 “밤엔 잠만 자야 합니다”라고 발랄하게 답했다. 친구는 선생님께 손바닥을 맞고 엉엉 울었다. 사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고, 내 친구는 지금 밤에 운전을 한다. 중년이 된 녀석의 꿈은, 밤에 자는 거다.
밤을 잃어버린 삶, 숙면이 꿈인 인생. 누군가는 월급이 적어 야간 노동에 몸을 던지고, 어떤 이는 월세 때문에 밤새 방송 원고를 쓴다. 어떤 공무원은 교도소 수용자 200명을 혼자 관리하는 ‘미션 임파서블’ 탓에 잠들 수 없다. 그러다 누군가는 심정지로 영원히 잠든다.
대학교에서부터 병원까지, 땅속 지하철에서 저 하늘의 비행기까지. 밤을 불살라 노동하는 사람이 없으면, 한낮의 사회는 1미터도 전진할 수 없는 시대. 밤낮 없이 일하는 사람은 누구이고, 그들의 노동은 어떤 취급을 받을까. 내 친구는 언제쯤 밤에는 잠만 잘 수 있을까.
- 박상규 /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목차 TOP

들어가는 말_밤을 잃은 그대에게

첫 번째 이야기
밤에 파묻힌 노동 - 우정실무원 비정규직 노동자

두 번째 이야기
무엇이 그의 심장을 멎게 했을까 - 대학 시설관리 노동자 장석정.심학재 씨

세 번째 이야기
방송작가는 노조와 함께 성장 중 -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이향림‧최지은 씨

네 번째 이야기
내 인생에 걸맞은 ‘이름’을 가질 권리 - 병원지원직 노동자 조영재 씨

다섯 번째 이야기
비행기에 저당 잡힌 혁명가 - 공항항만운송본부 비정규지부 노동자 지명숙‧김태일 씨

여섯 번째 이 ...

본문중에서 TOP

이 책의 주인공들은 어렵사리 자신의 일터를 보여주었습니다. 밤샘 근무 후에도 잠잘 시간을 쪼개 가며 인터뷰에 응해주었습니다. 단순히 일의 고충을 토로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자신의 일이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기를, 노동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존중받기를 바라는 의지였습니다.
(/ p.10)

지금은 적응이 좀 됐어요. 그래도 집에 갔다가 낮 12시나 1시쯤 나오면 시든 배춧잎마냥 시들시들해 보여요. 낮엔 몽롱하고 말도 잘 안 나오죠. 그러다가 어두컴컴해지면 살아나기 시작하고요. 야간 노동이 2급 발암물질이라고 하던데 맞는 말이에요.
(/ p.34)

그가 그렇게 죽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술담배를 하긴 했어도 죽음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지병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경찰이 사인이라 밝힌 ‘심관상동맥경화에 의한 허혈성 심장질환’은 그가 죽은 진짜 이유가 아니다. 그의 심장을 멎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의 죽음은 그의 ‘노동’과 정말 무관한 것일까.
(/ p.52)

야! 막내! 이렇게 불러요. 그냥 이름 부르거나. 작가라고 부르지 않아요. 저는 프로그램 진행자의 커피 담당이거든요. 저를 부를 때 ‘야~ 내 커피! ...

저자소개 TOP

신정임 [저]

노동전문 잡지 기자로 일하다가 잡지 폐간과 함께 비자발적 프리랜서가 됐다. 그 뒤로는 모든 삶엔 이야기가 있다는 믿음으로 삶의 이야기를 찾아 기록하는, '꿈꾸는 글장이'로 살고 있다. 제21회 전태일문학상 기록문 부분을 수상했고, 전태일문학상수상집 [사람의 얼굴], [나는 시민기자다]를 함께 썼다. 오늘도 당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거리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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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저]

낮엔 요가, 밤엔 과외로 밥벌이하며 르포를 쓴다. 월간 좌파에 노동르포를 연재하고 있고, [숨은 노동 찾기]와 [416 단원고 약전]을 함께 썼다. 이 모진 삶에도 희망은 있다는 생각에 뭐라도 하고 싶어 펜을 들었다. 언젠가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꿈꾸며, 일터와 삶터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선택

최규화 [저]

1982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베이비뉴스 기자. 《월간 작은책》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양성평등미디어상, 인터넷선거보도상, 정치하는엄마들 올해의 언론인상을 받았다. 함께 쓴 책으로 《숨은 노동 찾기》 《그대, 강정》 《난지도 파소도블레》가 있다. 위성처럼 떠다니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이야기를 모으는 것이 꿈이다.

전체선택

윤성희 [사진]

《월간 노동세상》과 《매일노동뉴스》 기자를 거쳐 사진 찍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사진집 《그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공저, 2016)를 냈고, 〈촛불의 구술사〉 (2017), 〈백남기 농민 추념전: 밀물〉 (2017), 세월호 기억 프로젝트 〈아이들의 방〉 (2015), 〈쌍용차, 겨울로부터 다시〉 (2014) 등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3년 온빛사진상 후지필름상을 수상했다.
《한겨레》, 《시사IN》 등 언론매체에 사진과 글을 기고하고 있다.

해설 김영선 [기타]

사회학자로 자본주의와 연동된 시간의 문화/정치에 관심이 많다.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연구교수로 있고 노동(시간) 문제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는 대안연구모임인 노동시간센터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재난 속 노동(인권), 플랫폼 노동자, 과로사/과로자살 문제를 보고 있다. 《정상 인간》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과로 사회》 《잃어버린 10일》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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