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며느리를 그만두는 날 

출판사 : 레드박스발행일 : 2018년 07월18일 | 종이책 발행일 : 2018년 06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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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며느리 노릇은 그만하겠습니다"

15년을 같이 산 남편이 어느 날 시내 호텔에서 사망했다. 출장을 다녀오겠다던 말은 거짓이었다. 충격 속에서 남편의 숨겨진 얼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 가요코. 시부모와 친척들, 이웃의 관심은 점차 감시로 변해 그녀를 옥죄어오고, 살아생전 무의미했던 남편의 모든 것이 의미심장한 현실로 다가온다. 이제는 누구의 아내도 아닌 자유의 몸이라고 생각했건만 그것이 오산이었음을 깨닫게 되는데....... 그녀는 이러한 혼돈에서 벗어나 홀로 일어서기 위해 시월드에 ‘졸업’을 선언하기로 한다.

출판사서평 TOP

쇼윈도 부부로 살던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아득하게 펼쳐지는 시댁 수발의 길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 소설은 남편과 사별한 중년의 여자가 ‘며느리’가 아닌 ‘나’로 살기 위해 '사후 이혼'을 감행하며 자립의 길로 나서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청년 실업, 결혼난, 고령화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작품 소재로 탁월하게 다뤄온 일본 작가 가키야 미우의 장편소설로, 현실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인생을 바라보는 작가의 연민 어린 시선이 잘 녹아들어 있다.
15년 결혼 생활 내내 무정했던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홀로된 가요코는 크게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에 안도하지만, 참한 며느리 역할을 기대하며 점점 옥죄어오는 시집 식구들이 부담스럽다. 사생활을 구속하기 시작한 시어머니와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 히키코모리 시누이까지 살뜰히 보필하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야 하는 걸까? 가요코는 이제 자신이 누구의 아내도 아닌 자유의 몸이라고 생각했던 게 큰 오산이었음을 깨닫게 되는데.......

그녀는 왜 며느리를 그만두기로 했을까?
남편은 매일 야근을 핑계로 늦게 들어오고 생일이나 기념일에도 집을 비우며 선물 한번 챙겨주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의 등 뒤에는 ‘아무것도 묻지 말 것!’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는 것 같았고, 속을 알 수 없는 남편과 살다 보니 아내 가요코 역시 속내를 보이지 않으려 조심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로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출장을 다녀온다던 남편의 말은 거짓이었고,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이 숨겨왔던 크고 작은 진실을 하나둘 마주할 때마다 그녀는 당혹감과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
가요코는 남편의 죽음보다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분향을 한다며 시도 때도 없이 집에 들이닥치는 게 더 괴롭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걸어 다니는 상식’이라 불릴 만큼 품위 있고 경우 바른 시어머니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남편과의 건조한 결혼 생활을 견뎌낼 수 있게 힘이 되어주던 시어머니는 이제 연락도 없이 수시로 집을 드나드는가 하면 며느리의 사생활을 자꾸만 통제하려고 한다. 남편 집안의 기대에 부응하는 며느리로 살아야 한다는 데 숨이 막힌 가요코는 고민 끝에 남편의 가족들과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먹는다. '인척관계종료신고서'라는 서류를 관공서에 제출해 ‘사후 이혼’을 하고, 성씨도 결혼 전의 성으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혼돈으로 가득한 현실과 자기 안의 갈등 속에서 시월드에 졸업을 선언하고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까?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상과 삶의 고민들을 날카롭게 작품에 투영해내는 가키야 미우는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에서 남편과 사별한 뒤 ‘사후 이혼’을 선택한 며느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본에서는 배우자 사망 후에 법률적 이혼은 할 수 없더라도 배우자 가족과 인연을 끊고, 배우자와 같은 묘에 묻히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 ‘인척관계종료신고서’를 제출하는 사후 이혼 신청 건수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가키야 미우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 또한 시어머니로 살아가고 있긴 하지만 ‘며느리는 무조건 남편의 부모를 평생 받들어 모셔야 한다’는 신화로부터 여성들을 해방시키고 다른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싶어 이 소설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현실의 서늘함과 삶의 온기를 담은 드라마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은 현실감 있는 사건들을 바탕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흡인력 있는 전개, 일본 나가사키 지역의 매력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묘사, 잔잔한 웃음을 자아내는 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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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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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슬프지 않은 걸까. 남편이 죽었다는데 어떤 감정도 북받쳐 오르지 않는다. 그뿐인가. 제단에 놓인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자니 생판 모르는 사람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영정 주위로 수많은 국화가 장식되어 있다. 하얀 꽃과 초록 이파리의 두 색감을 묘하게 살려서 물이 흐르는 것처럼 디자인해놓았다. 흐트러짐도 없고 꽃의 크기까지 가지런해서 꼭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화처럼 보였다. 생화인데도 한 송이 한 송이 서로 다른 개성은 여기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마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 p.7)

나와 시라카와는 사오리의 등 뒤에 정좌하고 앉았다. 사오리의 호리호리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묵념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길다. 길어도 너무 길다. 도대체 언제까지 저렇게 합장하고 있을 참인가? 언제까지 저렇게 눈을 감고 있을 예정인가? 긴 속눈썹이 아름다운 그녀의 옆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한순간 울화가 치밀었다. 불쾌했다. 혹시 이 여자는 지금 남편과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걸까?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이렇게 끊이지 않을 만큼 화제가 풍부했다는 말인가.
(/ p.76)

나는 설마설마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컴퓨터 앞에 앉아 ‘시댁과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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