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 : 미술사가 놓친 위대한 여성 예술가 15인

저 : 브리짓 퀸(Bridget Quinn)역 : 박찬원그림 : 리사 콩던(Lisa Congdon)출판사 : 아트북스발행일 : 2018년 01월25일 | 종이책 발행일 : 2017년 10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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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역사 속 익명은
여성들이었다“_버지니아 울프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의 이야기는 미술사가이자 이 책의 지은이 브리짓 퀸이 대학 시절, 미술사 수업의 교과서였던 H. W. 잰슨의 『서양미술사』를 살펴보던 중 방대한 미술사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린 여성 예술가가 고작 열여섯 명밖에 없다는 것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800쪽에 이르는 책에서 여성 예술가의 이름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은 17세기 초 이탈리아 바로크 부분에 이르러서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우리는 지금까지 여성 예술가를 만나지 못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술사의 바이블로 통하는 잰슨의 책에서 여성 예술가가 등장한 것은 3판에 이르러서였다는 점이다. 이전 판본에서는 “옷을 입은 여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왜 위대한 여성 예술가는 없었는가?” 이 의문을 처음 제기한 것은 1971년 페미니즘 미술사 연구의 선구자 역할을 한 린다 노클린이 『아트뉴스』에 동명의 글을 기고하면서다. 노클린은 과거에도 분명 훌륭하고 흥미로운 여성 예술가들이 존재했지만 그들 중 미켈란젤로나, 렘브란트, 피카소 등에 필적할 예술가들이 탄생할 수 없었던 이유를 단순히 여성과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가부장적 사회 제도와 교육의 문제로 분석한다. 즉, 과거 예술은 여성을 대상화의 존재로만 인식했을 뿐, 예술가라는 지위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노클린은 여성들이 이러한 역사와 현 상황을 직시하고 명징한 사고와 참된 위대함에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는 온통 남성 예술가의 업적만으로 점철되어 있는 미술사에 던지는 결투 신청용 ‘장갑’이다. 지은이는 오랜 세월 미술사에서 지워졌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여성 예술가들을 추적하고 재발견해 새롭게 조명함과 동시에 그들의 삶과 예술이 어떻게 당시의 사회적 제약을 뛰어넘어 현재에 이르렀으며, 그들의 예술이 미술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그것은 마치 가부장이라는 그늘에 가려져 있던 역사 속 익명들의 이름표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 같은 과정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보다 명징한 눈으로 예술을 창조하고 역사를 일궈낸 여성들을 인식하게 된다.

“설거지보다 예술이 먼저”
치열한 삶 속에서도 예술을 향한 무한한 열정을 발현한 15인의 여성들


2017년 봄,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각종 매체와 독자들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현재까지도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철저한 고증과 연구를 통해 축적한 지식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유려하고 재치 있는 문장으로 풀어낸 지은이 브리짓 퀸의 역량에서 비롯한다. 책은 기존의 어렵고 딱딱한 미술사 책과 달리 미술사, 전기, 회고록의 성격을 고루 갖추고 있다. 지은이는 책에 실린 예술가들을 단순히 과거에 머물게 하지 않고, 현재의 자신, 혹은 우리 모두의 삶에 대입해, 왜 우리가 지금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그들을 통해 무엇을 바라보고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자연스럽게 연관시킨다. 요컨대 지은이는 예술을 단순히 감상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것을 우리 삶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자극과 영감을 얻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책에는 매 챕터마다 촉망받는 일러스트레이터 리사 콩던이 그린 예술가들의 초상화가 함께 실려 있어 눈길을 끈다. 그녀의 그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혹적이고 책에 활기를 불어넣는 한편으로, 지난날의 예술가들을 동시대로 소환하는 역할을 한다.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은 다음과 같다. ...

목차 TOP

서문
CHAPTER 1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CHAPTER 2 유딧 레이스터르
CHAPTER 3 아델라이드 라비르귀아르
CHAPTER 4 마리 드니즈 빌레르
CHAPTER 5 로자 보뇌르
CHAPTER 6 에드모니아 루이스
CHAPTER 7 파울라 모데르존베커
CHAPTER 8 버네사 벨
CHAPTER 9 앨리스 닐
CHAPTER 10 리 크래스너
CHAPTER 11 루이즈 부르주아
CHAPTER 12 루스 아사와
CHAPTER 13 아나 멘디에타
CHAPTER 14 카라 워커
CHAPTER 15 수전 오말리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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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TOP

나는 예술도서관의 내 사물함으로 가서 우리 강의의 주교재인 H. W. 잰슨의 『서양미술사History of Art』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 두꺼운 책의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마침내 500쪽에 이르러서야 17세기 초 이탈리아 바로크 부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우리는 지금까지 여성 예술가를 만나지 못했었다.” 나는 그녀의 이름을 노트에 옮겨 적은 후, 그다음부터는 천천히 한 장 한 장 넘기며 끝까지 읽었다. 뒤표지까지 왔을 때 여성 화가들 열여섯 명의 이름이 적힌 목록이 완성되었고, 그중 한 사람이 리 크래스너였다. 800쪽이 넘는 책에서 단 열여섯 명만이 ‘공식적’으로 미술사에 이름을 올린 전부였다.
('서문' 중에서)

당시 타시가 한 행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강간’이 아닌, ‘처녀 능욕’(직역하면 꽃봉오리 꺾기) 또는 아르테미시아 아버지의 자산 ‘절도’에 해당했다. 그 자산은 바로 외동딸의 ‘처녀성’이었다. 타시는 자신이 곤경에 처했음을 알았다. 오라치오에게서 그 딸의 처녀막을 강탈함으로써 법률을 위반한 그는 아르테미시아에게 결혼하겠노라 말했다. 두 사람이 결혼을 하면 다 괜찮아진다는 논리였 ...

저자소개 TOP

브리짓 퀸(Bridget Quinn) [저]

작가이자 미술사가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일했고 포틀랜드 주립대학 등 여러 학교에서 강의했다. 지은이는 샌프란시스코 작가집단 그로토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내러티브 매거진Narrative Magazine』의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그녀는 에세이 「다시 수영장에서Back in the Pool」로 ‘2006 애니 딜러드 어워드’ 크리에이티브 논픽션 부분 최종 리스트에 올랐고, ‘푸시카르트 프라이즈’에도 두 번이나 지명되기도 했다. 에세이 「강가에서, 두 소녀At Swim, Two Girls」는 『미국 베스트 스포츠 라이팅』(2013)에 실렸다. 현재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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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원 [역]

연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을 공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 『어린이를 위한 나는 말랄라』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그 외의 역서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등 여러 작품이 있다.

리사 콩던(Lisa Congdon) [그림]

리사 콩던은 손글씨, 회화, 드로잉, 패턴 디자인 등 다양 한 작품 활동을 한다. 활발한 저술 활동도 겸하는 그녀는 『무슨 일을 하든 잘하는 사람이 되라Whatever You Are be a Good One』 『아트, 주식회사Art, Inc.』 『용기 있는 자에게 행운이 따른다Fortune Favors the Brave』 『수영의 즐거움The Joy of Swimming』 등의 책도 펴냈다. 동성혼 아내와 고양이 두 마리, 치와와 한 마리와 함께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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