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문명과 지하공간 : 인간은 어떻게 공간과 어둠을 확장해왔는가

출판사 : 글항아리발행일 : 2016년 05월16일 | 종이책 발행일 : 2015년 01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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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스터소개글 TOP

지하공간의 역사에서 터널의 발전사는 의미 있는 지표다. 그러나 더 괄목할 점은 지하공간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다. 이전까지 터널은 교통이나 수로 건설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용도에 불과했으나 현대에는 정적인 안정감을 주는 생활공간으로 그 개념이 확장된 것이다. 바위를 파내는 일의 기술적인 어려움이 해소된 뒤에도 한동안 지하공간은 소음이 큰 발전소나 기계 시설을 배치하는 장소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공연장, 경기장, 도서관, 연구소, 시험실 등의 다양한 문화시설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기술 공학적 발달뿐만 아니라 다른 요소들이 작용했다. 예를 들어 도시의 인구 집중에 따른 가용 토지 부족, 대기오염이나 자외선·방사능·전자파·지구온난화의 문제 등으로 인해 지하공간의 장점이 부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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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공간은 어떻게 문명을 떠받쳤는가
공학적 경험과 지식이 인문적 질문으로 터져나오다


"지하공간은 문명의 역사에 발맞추어 변화되어왔다. 오래전 인간은 천연동굴이나 조악한 손도구로 만든 지하공간에 기거했지만 땅을 파는 지혜가 고도화된 오늘날 지하공간은 인간의 생활공간으로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지하공간에 대한 이해나 조사는 물론 쓸 만한 연구 자료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아직 지하공간을 지칭하는 통일된 용어조차 정립되지 않았다."
(/ '책머리' 중에서)

"어두운 동굴에서는 상반된 두 감정이 교차될 수 있다. 그것은 아무도 나를 볼 수 없다는 안도감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불안감이다. 현대의 지하공간을 기획할 때 이 두 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하공간은 안온함이라는 이점과 더불어 폐쇄의 불안감이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즉, 지상의 개방성을 확보하면서 지하공간의 정적인 요소를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책머리' 중에서)

지하공간에 대한 최초의 지적 오디세이

지구를 보면 육지와 바다가 어우러진 평면이다. 그 내부엔 멘틀과 용암이 꿈틀거리고 있다. 시야를 좁혀 가까이 관찰하면 맨틀과 지표면 사이에 인간이 뚫어놓은 지하공간이 존재한다. 아주 가까이 가보면 거기엔 마치 개미들처럼 열을 지어 인간들이 오르내리며 지상과 지하를 이어가며 살아간다. 인류의 문명은 지상의 찬란함과 우주로의 뻗어나감뿐만 아니라 자신이 딛고 있는 땅의 아래를 파고들어가서 무언가를 저장하고, 도피로를 확보하며, 심지어는 그곳에 지상과 똑같은 공간을 조성해온 역사적 과정이기도 했다. 처음엔 보조적이거나 약소해보였던 이 공간은 고고학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인류가 태초에 공동생활을 시작했던 ‘동굴’이었고, 그래서 기원으로서 작용하는 측면이 있고, 오늘날의 측면에서는 부족한 공간을 해결해줄 획기적 개발자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하공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너무나 미흡하다. 지하공간에 대한 이해나 조사는 물론 쓸 만한 연구 자료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아직 지하공간을 지칭하는 통일된 용어조차 정립되지 않았다. 그런 시점에서 한국인 토목전문가가 깊이 있는 인문적 탐구를 바탕으로 [문명과 지하공간: 인간은 어떻게 공간과 어둠을 확장해왔는가]라는 저술을 펴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아카데미의 어떤 학술적인 흐름에 따라 나온 책도 아니고, 저자가 수십 년의 현장경험에서 하나하나 쌓아올린 질문들이 "왜 우리는 지하공간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는커녕 그것이 무엇인가라는 수준의 질문도 던지지 못하는가"라는 일성으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비교적 많은 자료로 많은 영역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지하공간 오디세이’에 적합하다. 즉 개론서이면서도 종횡무진 지하의 골목들을 뛰어다닌다. 크게 4부로 구성되었고, 각 부는 ‘지하공간의 개념과 역사, 인간과의 관계’라는 원론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여 생활문화공간으로서의 쉼, 소통으로서의 길, 미래의 쓰임 등 용도와 기능에 따라 살펴봄으로써 나름의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개발과 보존이라는 이항대립적 논쟁구도에서 벗어나, 지하공간의 확장이 오히려 문명의 독을 빼내는 데 어떻게 연관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심도 있는 토론거리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하긴 이 글쓰기 또한 지하공간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변변한 도구 하나 만들 수 없었던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단단한 바위를 뚫었을까, 캄캄한 지하에서 어떻게 방향을 잡고 높낮이를 맞추어 물길을 만들었을까, 저 좁은 지하공간에서 얼마나 긴 인고의 시간을 ...

목차 TOP

책머리에 _문명의 탐사를 시작하며 도시의 지하에서 그 흐름을 읽다
프롤로그 _여신의 몰락과 재생

제1부 인간과 지하공간

1. 지하공간의 역사

무의식 속의 동굴 | 선사, 자연 동굴을 넓히다 | 고대, 손도구로 터널을 뚫다 | 중세, 좀 더 정교해진 도구 | 17세기, 화약의 이용 | 19세기, 알프스를 뚫다 | 현대, 새로운 지하공간의 시대 |미래, 삶의 중심 공간으로
2. 동굴 속의 호모 아르텐스
벽화를 그린 호모 아르텐스 | 동굴벽화의 의미 | 알타미라와 라스코 벽화의 예술성 | 산족의 암벽화 | 국내의 고분벽화 | 이집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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