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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다섯의 한 평범한 직장인이 사하라 사막을 달리고 왔다. 6박 7일간 달려간 거리 총 242km. 이 책은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사하라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최초의 한국인인 저자가 마라톤에 참가하기 6개월 전부터 적어 온 일기와, 사하라 사막에서 6박 7일을 달리며 그날 그날 녹음해 둔 기록물을 글로 옮긴 것이다. 한 평범한 직장인의 진실한 삶과 꿈을 가꾸어 가는 과정들을 사진과 함께 담았다.

한 평범한 은행원이 평범하지 않은 그의 꿈과
그 꿈을 향한 도전을 통하여 현대인에게 던지는 메시지 !!!
인간의 꿈은 조금은 독특해야 하고, 낭만이 배어 있어야 하고, 그리고 멋이 있어야 한다. 몇 살에 지점장이 되고, 또 몇 년후에 임원이 되고 돈을 얼마를 모으고 … 하는 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셀러리 맨이 히말라야에 올라가겠다든지, 도버 해협을 헤엄쳐 건너 보겠다든지, 그림이든 사진이든 전시회를 한 번 열어 보겠다든지 하는 것이 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본문 중에서 -

마라톤과 달리기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사하라 마라톤 대회(공식명칭 : Marathon des Sables)에 참가한 마흔 다섯의 직장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 7일까지 사하라 사막에서 열린 제 16 회 사하라 마라톤 대회에 한국 최초로 참가한 신한은행 구로남 지점의 박중헌 지점장이 그 주인공이다. KBS 1 TV 에서는 '일요스페셜' (일요일 8시∼9시 방송)팀이 그의 연습 과정과 사하라 사막에서의 경기 장면을 동행 취재하여 6월 3일 『사하라, 마흔 다섯의 신기루』라는 제목으로 방영할 예정이다.

이 책은 전문 작가가 아닌 평범한 한 은행원이 자신의 꿈을 향한 도전과정과 이 책의 직접적인 소재가 된 죽음의 레이스, 즉 사하라 사막에서의 6박 7일간에 걸친 242km의 전 구간을 완주하면서 녹음한 기록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그려낸 것이다. 가슴이 따뜻하고 꿈이 있는 한 직장인이 연습과정과 달리는 중에 기록한 일기에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일상인이 잊고 있는, 때로는 힘들다며 접어 놓은 많은 것들이 묻어 나오고 있다. 어떤 글에서는 인생의 심오한, 그렇지만 잊고 있는 진리가, 어떤 부분에서는 진한 감동이 우러러 나오는 것이다. 윤색되지 않은 지은이의 투박한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가 같이 달리며, 목말라하며, 때로는 목이 메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까지 한다.

이 책은 먼저 지은이가 사하라 마라톤에 다녀 온 이후, 자신이 왜 그곳까지 가게 되었는지 스스로 물음을 던지는 PROLOGUE로 시작하여, 그에 대한 답을 찾는 회상으로 넘어간다. 그리하여 본문에서는 시합 6개월 전의 일기 → 시합 첫날의 기록 → 시합 5개월 전의 일기→ 시합 이틀째의 기록 → 시합 4개월 전 → 시합 사흘째 → 시합 3개월 전 → 시합 나흘, 닷새째 → 시합 2개월 전 → 시합 엿새째 → 시합 1개월 전 → 시합 이레째, 이런 식으로 구성하여, 시합 준비 과정과 시합 당일날들을 엇갈려 가며 생동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에는 지은이의 에필로그와 부록에서 16회 사하라 마라톤 대회에 관한 정보를 담아 놓았다.

지은이는 1957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하였고, 고대 경제학과를 나와 신한은행에 입행, 현재 구로남지점의 지점장이며,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있다. 그는 사하라까지의 긴 여정을 아무런 스폰서 없이 자비로 다녀온 담백한 사람이다. 글을 써서 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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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에 가기 전 자신을 돌아보며
사하라의 신은 나를 받아들일까 ? 속세의 때가 너덜너덜 묻어 있고, 거짓과 권모술수에 찌들고, 욕망과 아집으로 가득 찬 마흔 다섯 살의 거짓말쟁이를 그 사막의 신은 눈감아 줄 것인가 ? 사하라의 넓고 깊은 가슴으로 일주일만 감싸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p. 183

사막을 달려보니
아름다운 사막에는 길이 없었다.
먼저 지나간 사람의 발자국이 나의 길이었고,
내가 밟고간 자욱이 뒷사람의 길이 되었다.
p.11

사막의 아름다움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을 수 있을까 ? 황금빛 사막의 구릉을 낙타가 지나가고, 끝없이 펼쳐진 광야에 점점이 이름 모를 나무들이 조그만 정자와도 같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리고 금빛 모래에 가이 없는 지평선은 정말 장관이었다.
pp.44-45

사막에서 만난 고마운 이
닷새쩨가 되던 날, 달리는데 코피가 났다. 진행 요원이 준 휴지로 코를 틀어 막고는 얼마를 기다린 후 다시 일어나려고 하는데 또 피가 쏟아졌다. 정말 낭패다. 이 때 내 곁을 지나가던 50쯤 되어 보이는 선수 한 명이 내게로 다가와 자신이 도와 주어도 되겠냐고 한다. 좋다고 하였다. 어디서 났는지 나에게 솜을 준다. 그것으로 틀어 막아도 피가 나기는 마찬가지다. 그 사람이 나를 바로 눕히고는 자신도 보통 사람들 것보다 훨씬 큰 배낭을 내려 놓고서 그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놀랍게도 고무장갑과 핀셋, 압박 붕대 등 의료 기구 세트였다. 치약도 짜서 버리는 형편인데 뛰는 선수가 의료 기구 세트라니. 아무튼 그 사람은 고무장갑까지 끼고 핀셋으로 솜을 집어서 내 코 깊숙히 넣어 지혈을 시키고는 코에 반창고까지 붙여준다. 알고 보니 그는 스페인에서 온 사람으로 이름은 크리스티앙, 배번 257번으로 지금은 바이오 산업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전직 외과의사였다.
p. 190

사하라에 다녀와서
사하라의 꿈이라는 것, 어쩌면 비행기로 이 곳에 내리는 순간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마라톤은 꿈이 아니라 돌아가는 과정이다.
꿈이 멀고 컸던 만큼 돌아가는 것도 너무나 힘들었다.
NEVER COME AGAIN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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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서른 두 살에 아들이 물에 빠질 뻔했는데도 무기력했던 아빠로서의 자책감에 시작한 수영, 그 후 싸이클과 마라톤을 더 연습해 철인 3종 경기라는 대회에 참가하여 직장 생활에 대한 매너리즘을 극복하기도 하지만, 십여 년째 치러 오면서 더 이상 자극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즈음, 사하라 마라톤이라는 대회를 알게 되고 그곳에 도전할 꿈을 꾸게 된다.

1988년 (32살) 여름 휴가 때 동해안에 놀러 갔다가 첫아들 우진이가 물에 빠질 뻔한 사건을 겪음. 같이 갔던 해병대 출신 후배에게 도움을 청하자 '해병대는 워커를 신어야 수영을 한다'나. 만삭이었던 아내에게는 '맥주병'이라고 핀잔을 한참 들어야 했고. 그 일이 있은 후로도 한동안 수영이나 다른 운동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급기야는 키 170에 몸무게 80kg이라는 심한 불균형 상태에까지 이름. 그제서야 마침 수영 회원권을 끊어온 친구를 따라 수영을 하기 시작.

1992년 (36살) 직장 생활 7년, 매너리즘에 빠져가고 있던 자신을 발견하고 돌파구를 찾던 중, 신문에서 철인 3종 경기(수영, 싸이클, 마라톤)에 참가한 치과의사의 기사를 우연히 보게 됨. 이대 앞에서 치과 병원을 열고 있는 이석우 원장을 찾아가 도움을 얻고 당시 중고차보다 더 비싼 싸이클을 구입하여 연습에 들어가, 그 해 바로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함. 이때부터 해마다 철인 경기에 참가하는 한편, 배불뚝이, 술고래라는 별명을 뒤엎고 마라톤, 스키, 울트라 마라톤 등 다양하고 강도 높은 대회에 계속 도전함. 그러나 더 이상 자극이 되지 못하는 철인 경기와, 안정적인 가정 속에서 점점 커 가는 아이들, 가족, 그리고 또 다시 매너리즘에 빠지는 상태를 느끼고 새로운 탈출을 시도하게 됨.

1998년 (42살) 일본 지점에 근무하면서 우연히 NHK TV를 통해 사하라 마라톤에 관한 방송을 시청하게 됨. 언젠가 반드시 그곳에 가리라는 다짐을 하며 계속 꿈을 키우고 준비함.

2001년 (45살) 사하라 마라톤에 도전. 이미 참가 신청이 마감된 뒤였으나 한국인 최초의 참가자라는 사실이 받아들여져 미국측 에이젼시인 메리 가담스의 도움으로 참가 허락을 따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