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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호 화백의 40년 만화인생을 총정리한 자서전. 한국의 대표적 만화가가 인생과 만화에 관한 이야기를 에세이로 풀어내었다. 스스로를 '바지저고리 만화가'라고 부르며 한국적 정서가 물씬 풍기는 역사물을 주로 그렸던 그가 이 책을 통해 '무식한 용감함이 결국 만화가 이두호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대표작인 <임꺽정>, <객주> 등이 만들어진 과정과 만화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함께 담았다.

▶만화가 이두호의 삶과 만화에 대한 고민 <머털도사>, <덩더꿍>, <객주>, <임꺽정> 등을 그린 우리나라 대표 만화가 이두호. 하지만 자칫하면 그의 이런 작품들은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만화가 이두호를 만나지 못할 뻔했다. 한국만화가협회 회장까지 역임한 바 있는 만화가 이두호는 만화가로서의 운명을 받아들이기까지 꽤 고민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원래 순수미술을 전공했던 그는 생계를 위해 만화를 그렸던 것뿐이었고, 항상 가슴속엔 순수미술에 대한 열정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삶과 만화에 대한 에세이 <무식하면 용감하다>에서 만화가 이두호는 우리나라 대표 만화가가 되기까지 자신이 살아온 힘든 여정과 고민을 고스란히 밝히고 있다. 주린 배를 움켜쥐며 어렵게 걸어온 길이었음을, 그리고 만화가로서의 길은 자신의 운명이었음을 말이다. ▶왜 ‘무식하면 용감하다’인가 책 제목인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만화가 이두호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동안 ‘무식해서 용감한’ 행동들을 하며 헤쳐 온 삶을 되돌아보며 그는 스스로 얼굴을 붉히곤 한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초등학생 시절, 자신을 봐주던 미술선생님이 전근 가자 그 선생님을 좇아 무작정 남의 학교로 등교하며 전학해 달라 조른 일부터 시작해서 스포츠신문 연재 만화가들에게 몰아친 검찰 수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앞으론 청소년에게 유해한 만화를 그리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는 검사의 말에 “그런 건 못 쓰겠다!”고 당당히 호통 친 일에 이르기까지, 그의 ‘용감함’은 ‘무식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자신의 신념에 대한 ‘당당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당당함’이 있기에 분명한 자기 색을 가진 우리나라 대표 만화가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바지저고리 만화가 이두호 만화가 이두호는 스스로를 ‘바지저고리 만화가’라고 부른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역사물을 주로 그리기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초기에는 다양한 현대물로 인기 높았던 그가 어떻게 ‘바지저고리’만 그리게 되었을까?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만화가가 되기로 작정하고 나서 어떤 만화가가 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우선은 싫증을 내지 않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 역사물이 좋겠다 싶었다. 옛날이야기나 역사, 오래된 물건들을 좋아했기에 그런 이야기를 하면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 고단하고 어렵게 살던 사람들,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휘말려 어쩔 수 없는 고통을 겪지만 바른 방향으로 이끌려고 애쓰는 사람들, 아름다운 사람들, 추한 사람들, 양반, 노비, 비렁뱅이, 기생, 농민, 화적, 보부상,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이 다양하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1장_ 나 만화그린다 어쩔래 中에서) ▶작품과 만화에 대한 열정이 가득 이 책 속에는 만화가 이두호의 삶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우리가 그동안 친숙하게 읽어왔던 그의 각 만화들에 대한 작가의 소회가 들어있다. 한 컷을 그릴 때에도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으며, 한 인물을 만들어 낼 때에도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었는지 그리고 한 작품을 그리는 동안에는 또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는지가 이 책 <무식하면 용감하다> 속에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 지금까지 봐온 이두호의 만화들이 뇌리 속에 지나가며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이 책 속엔 만화가로서의 꿈과 욕심도 가득하고, 선배 만화가로서 만화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해주는 애정 어린 고언과 진심어린 충고도 빠지지 않았다. 또한 우리 만화와 세계 만화를 보는 그의 시선은 우리 만화 독자들과 작가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한국적 정서와 역사적 내용을 담은 그의 작품에 대한 유럽시장의 러브콜이 뜨겁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무식하면 용감하다>를 읽고 나면 그의 작품이 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지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현재 다양한 기법으로 <가라사대>를 작업중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이룬 작가인 듯 보이지만 그는 아직도 더 많은 만화를 시도해보고 싶어 한다. 그러한 시도의 일환으로 그는 <가라사대>라는 만화를 작업중에 있다. 이 작품은 여러개의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지는데,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각기 다른 표현기법으로 작업하고 있다. 한 에피소드는 수채화로, 다른 것은 유화로, 또 다른 것은 아크릴화로 그림으로서 등 각각의 도구로 그린 그림들이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또한 <덩더꿍>의 재간도 준비 중이다. 조선 세조때 정난공신 중 한사람인 홍윤성의 탐학과 악행을 모델로, 당시 백성들의 억울한 심사를 조금이라도 풀어주고 싶어서 그린 작품 <덩더꿍>. 보다 분명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시대적 배경에 대한 고증을 바탕으로 고증에 어긋나는 그림들을 대폭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1_나 만화그린다 어쩔래
흐르는 강물처럼|이노무 가시나야, 와 때리노?|내게 길을 보여 주신 남무오 선생님|나의 빛과 그림자, 어머니와 아버지|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한 마리|태백화실에서|나의 첫 만화 <피리를 불어라>|고등학교 진학과 문학소년 강신호|오랜 벗, 나의 아내|서울, 서울로|춥고 배고픈 서울 유학생|이원제 형|유화물감에 페인트를 섞어 그린 작품|만화 속으로|강신호 목사님|이녁 말씀대로 두호 왔네요!|심수회|<폭풍의 그라운드>가 나오기까지|나 만화그린다 어쩔래?|

2_바지저고리와 함께 한 작품들
바람처럼 번개처럼|날고 싶은 물새들|뿌리|암행어사 허풍대와 바람소리|내 이름은 장바우|머털도사 시리즈|황톳길과 어름산이|가라사대|열두대문|덩더꿍|객주|그믐산이|임꺽정|째마리|판돌이|꼬꼬댁

3_끝나지 않은 열정
다양한 시도의 결합-가라사대|수채화-허성과 일운|컴퓨터작업-인조와 조충의|아크릴-대식가 홍일동, 유진항과 이익보

4_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만화를 그리고 싶단 말야
검찰청 그리고 심문|기소유예 그리고 절필 선언|사전 검열|이현세 ‘천국의 신화’ 사건|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5_선생을 잡아먹어야 해
무식하면 용감하다|가르치며 배우다|‘끝장’내자|어디서 어떻게 배울 것인가|만화가를 꿈꾸는 후학들에게

6_일본을 넘어 세계로
세계만화박람회|왜 심의를 받아야 하죠?|이제 우리의 시선은 일본 만화를 떠나야 해|프랑스 앙굴렘 만화축제|한국 만화와 일본 만화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세계만화가대회

나는 가끔 혼자 얼굴을 붉힐 때가 있다. 누가 옆에서 핀잔을 주는 것도 아니고, 누구하고 다투는 것도 아닌데 나 혼자 그냥,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창피해서 얼굴을 붉히는 것이다. 잡지사 편집장 앞에서 원고를 박박 찢어 휴지통에 쳐 넣고 돌아섰던 일, 한글로만 썼어도 되는 것을 굳이 한자를 섞었다가 그게 틀린 한자라는 것도 모르고 태연했던 일, 고증에 틀린 그림인 줄도 모르고 있다가 인쇄까지 되어 널리 퍼진 다음에야 알고 얼굴을 붉힌 일, 그런 것이 전부 무식의 소치임을 이제는 알겠는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러나 이제 이 책을 내놓고 나는 또다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혼자 얼굴을 붉히게 될 것이다. (작가의 말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