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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고전 <논어>에 대한 정통 해석과 새로운 해석을 아우른 책. 이 책은 일종의 공자에게 바치는 헌사로, 공자에 대한 역자의 존경심과 애정을 담아낸 책이다. 주자의 주석을 중심으로 하였지만 그에 얽매이지 않으며, 공자가 살고 있는 시대에 공명하고, 그에 걸맞는 해석과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논어> 원문과 해석을 앞에 두고 역자의 꼼꼼한 주해와 강설을 아래에 두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주해에서는 각 원문에 들어간 인물과 단어의 뜻을 설명하였고, 강설에서는 공자의 의중과 주해의 간단한 설명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였다. 또한 책의 앞부분에는 <논어>가 갖는 의미와 공자의 일생을 정리하였으며, 뒷부분에는 <논어>에서 볼 수 있는 덕목들을 5가지로 정리하고 그에 맞는 원문들을 한데 모아 일목요연하게 참고할 수 있게 하였다.

동아시아의 고전 『논어論語』를 바른 해석으로 다시 읽다! 『논어』는 공자孔子의 말과 그의 제자들과의 문답으로 이루어져 있는 고전이다. 또한 동아시아의 성인聖人으로 추대되는 공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는 가장 중요한 책이며, 그 사상은 유교의 여러 사상가들의 손을 거쳐 끊임없이 주석과 해석이 이루어져 왔고, 그에 따라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과학기술과 자본주의 문명, 개인화가 발달된 오늘날에도 공자의 사상은 여전히 그 힘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한 무게를 지니고 있는 경전이기 때문에 『논어』는 지금까지도 중국과 한국, 일본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 해석되고 논의되어 왔다. 그중 가장 권위 있고 『논어』 해석의 기본이 된다고 하는 주자朱子의 주석은 그 주석만으로도 연구 대상이 된다. 새삼스레 공자孔子와 『논어論語』가 동아시아 민족의 정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수도 있겠다. 이미 기원전도 훨씬 전에 태어나고 죽은 이 인물이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며, 우리의 사고 밑바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니, 어찌 보면 놀라운 일이며 어찌 보면 구태의연하기까지 하다. 따라서 현재의 동아시아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이 공자라는 인물과 그의 어록이라는 『논어』에 대해 고개를 갸웃한다거나 궁금해 하는 것도 당연할 테다. 지금까지 공자 자신과 그의 사상을 대표하는 이름인 ‘공자’와 ‘유교’는 뭇 학자들에 의해 여러 각도로 연구되었고, 찬양 일색이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수위 높은 비난까지 여러 가지 논의가 쏟아지고 있다. 빠르게 개인화 되어 가고,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사상체계를 필요로 하는 요즈음에 기원전의 어수선한 중국에서 설파했던 공자의 이론은 시대착오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외침의 반대쪽에서는 공자가 주창한 내용들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으로 새로운 21세기의 동아시아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주장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조각조각 파편화된 세계의 윤리와 가치관에 대한 대안으로 공자에 대한 재해석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오롯이 힘을 키우고 있다. 기나긴 역사 속에서 명멸해가는 수많은 사상 중에 여전히 쟁점의 중심이 되고 있는 공자와 『논어』. 어쩌면 우리에게 공자와 그의 어록 『논어』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곱씹고 넘어가야 할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노학자의 파와 땀, 정성이 한 올 한 올 직조된 『논어정의論語正義』 이재호 선생의『논어정의』는 일종의 공자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시쳇말로 예수, 석가모니, 마호메트와 함께 세계 4대 성인 중 하나로 꼽히는 공자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을 담아 원문과 해석 한 자 한 자에 갖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다. 「논어서설論語序說」에서 밝혔듯, 주자의 주석을 중심으로 하였으되 그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공자가 살고 있는 시대에 공명하며 그에 걸맞은 해석과 설명을 내놓고자 부심한 흔적이 책의 곳곳에서 보인다. 교정의 모든 과정에서 잘못 표기되거나 잘못 해석된 곳이 없을지 살펴보고 다시 수정하여 좀 더 공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에 근접하기 위해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예컨대, 「학이學而」편의 여덟 번째 구절을 보자. 子曰 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 主忠信 無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역자는 이 문장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스승께서 말씀하셨다. “군자君子가 단중端重하지 않으면 위엄이 서지 않으니, 글을 배우면 지식이 견고堅固하지 못하게 된다. 성실[忠]과 신의[信義]를 행실의 근본으로 삼고, 지기志氣가 자기와 같지 않은 사람은 친구로 사귀지 말아야 할 것이고, 과실이 있으면 고치기를 기피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원문의 ‘無友不如己者’의 ‘不如己’란 구절에 대해, 주자가 주해에 재능才能이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다’라고 해석하고 후세인들이 이에 따르고 있으나, 이런 해석은 적절하지 못한 점이 있다. 여기서는 재능이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 아니고, 지기志氣가 자기와 같지 않은 사람이란 말이다. 모든 사람의 재능才能은 저절로 우열優劣이 있게 마련이니 자기보다 재능이 못한 사람을 친구로 사귀지 않는다면 재능이 열등한 당사자는 장차 누구와 사귀겠는가. 즉 지기志氣가 자기와 같지 않은 사람에 한해서 사귀지 말라는 말이다. “薰猶不同器, 氷炭不相容”, 즉 ‘향기를 풍기는 풀과 악취가 나는 풀은 같은 그릇에 담을 수가 없고, 얼음과 숯불은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한 그릇에 담을 수가 없다’는 말과 같이, 지기가 같지 않은 사람은 서로 친구로 사귈 수가 없다는 말이다. 다음의 19권 「자장子張」편의 ‘君子尊賢而容衆, 嘉善而衿不能’ 즉 ‘군자는 어진이를 존경하고 여러 사람을 포용하며 잘하는 사람을 칭찬하고 잘못하는 사람을 가엾이 여긴다(동정한다)는 말이 있듯이 군자는 지기志氣가 서로 같은 사람은, 재능의 우열優劣은 따지지 않고서, 서로 사귀어 도울 수가 있는 것이다. ‘不如己者’의 지기志氣가 자기와 같지 않은 사람은, 다음 제16전 「계씨季氏」篇에 나오는 ‘益者三友, 損者三友’란 구절의 ‘편견을 가진 친구, 아첨을 잘하는 친구, 말만 잘하고 성실성이 없는 친구’는 모두 이런 부류에 속하는 것이다. 이 ‘不如己者’를 ‘지기志氣가 자기와 같지 않는 사람이다’고 해석한 학설은, 근세 우리나라 영남지방(경남 함안군咸安郡)의 유학자 회산晦山 안정려安鼎呂 선생의 저술인 『오서석의五書釋義』란 책에서 인용한 것이다. 라고 하여 역자 나름의 의도를 가지고 다른 학자들의 해석을 인용한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책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논어정의』는 정통이라고 하는 주자의 주석을 바탕으로 해석과 설명을 붙인 책이 되었다. 이재호 선생은 「논어서설」에서 주자의 『논어집주論語集註』외에도 우리나라 정약용의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 김종무의 역주본譯註本 『논어신해論語新解』와 성백효의 역주본 『논어집주論語集註』를 참고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여러 책들의 해석에는 얽매이지 않고서, 오직 경문經文의 원전을 정독심구精讀深究하여 성인 공자孔子의 본뜻을 찾아내는 일에 주력하여 좀 더 공자의 뜻과 사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노력하였음’을 천명하였다. 본서는 먼저 원문과 해석을 앞에 두고 역자 이재호 선생의 꼼꼼한 주해와 강설을 아래에 두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주해에서는 각 원문에 들어간 인물과 단어들의 뜻을 설명하였고, 강설에서는 공자의 의중과 주해의 간단한 설명으로 부족한 부분을 세심하게 보충하였다. 한편 책의 앞부분에는 『논어』가 갖는 의미와 공자의 일생을 정리하였고, 뒷부분에는 『논어』에서 볼 수 있는 덕목들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고 그에 맞는 원문들을 한데 모아 일목요연하게 참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그간 『논어』 해석을 꾸준히 탐독해왔던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이해를 도울 수 있으며, 새롭게 『논어』에 접근하는 독자들에게도 하나의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논어 서설
공자孔子의 홍도역정弘道歷程

1편 학이學而
2편 위정爲政
3편 팔일八佾
4편 이인里仁
5편 공야장公冶長
6편 옹야雍也
7편 술이述而
8편 태백泰伯
9편 자한子罕
10편 향당鄕黨
11편 선진先進
12편 안연顔淵
13편 자로子路
14편 헌문憲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