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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의 <서동요>라는 노래에 얽힌 백제 무왕과 선화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냈다.『이야기 서동요』는 서동과 선화 공주의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으며, 뒷편에는 서동요에 관한 여러 가지 지식을 익히고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논술 문제들을 수록하였다.

서동요는 ‘서동이 부른 노래’라는 뜻이며, 《삼국유사》에 불과 3쪽 정도 남아 있는 <무왕>편에서 전해져 옵니다. 이처럼 남겨진 기록이 적다 보니 서동이 누구인가에 대해 아직까지 정설이 없이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서동이 백제의 무왕이라는 설 이외에 기타 다른 설로는,

1. 미륵사지 창건 연기설화, 즉 미륵사가 신라와의 인연을 내세워 절을 보호하고자 허구로 퍼뜨린 이야기라는 설
2. 《삼국사기》의 공식기록에 따르면 백제와 신라 사이에 왕족의 결혼은 동성왕과 이찬 비지의 딸밖에 없기 때문에 서동을 동성왕으로 보는 설
3.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과 어머니 만명공주의 연애담이라는 설
4. 마한의 무강왕이 무왕으로 바뀌어 불리면서 변천되었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심지어 원효대사가 서동이라는 설까지 여러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들이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야기에 여러 가지 창작적 요소를 곁들여 서동요를 더욱 재미있게 합니다.

《이야기 서동요》는 《삼국유사》의 서동요 이야기를 정말 재미난 이야기로 재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록으로 《삼국유사》에 실린 서동요 원문(무왕편), 서동요에 관한 다양한 시각, 현재 남아 있는 서동요의 자취를 사진과 함께 실었습니다. 이 책은 어떤 사실을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독자가 직접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1. 밝혀진 출생의 비밀
2. 적국으로 떠나는 서동
3. 만남
4. 진평왕의 딸들
5. 아이들이 부르는 해괴한 노래
6. 귀양 가는 선화공주
7. 재회
8. 궁궐로 들어가다
9. 빛나는 결혼 잔치

<부록>

* 왜 서동요와 논술인가
* 서동요 자세히 알기
* 서동요에 관한 다양한 시각
* 서동요에 대한 나의 생각
* 서동요의 자취를 찾아서

서동은 말을 이었다.
“당시 낭자는 도련님의 아이를 잉태하였고, 태어난 자식은 어미의 말대로 아비를 연못가의 용신으로 알고 자라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작년에야 아비가 누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동은 눈을 들어 왕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이제 그 정표를 주인에게 돌려드립니다.”
서동이 품에서 꺼내어 내민 옥패를 받아든 법왕은 한동안 할 말을 잃고 입을 벌린 채 서동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법왕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내가 정녕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 믿음직스럽고 총명한 젊은이가 내 아들이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