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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학의 여러 문제를 살펴보는 책. 대표적인 현대 미학 이론가 볼프강 벨슈가 1990년에서 1995년 사이에 발표한 강연 원고와 논문을 모은 것이다. 제1부에서는 동시대적인 사유에서 심미적인 것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제2부에서는 개별적인 예술 현상들을 고찰한 후에, 예술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가 어떻게 가능하며 구체적으로 이끌어질 수 있는지에 관해 살펴본다. 제3부에서는 문화와 연관된 미학의 문제를 고찰하였다.

■ 미학의 경계 허물기와 새로운 시나리오, 진단, 전망 『미학의 경계를 넘어』는 대표적인 현대 미학 이론가 볼프강 벨슈(Wolfgang Welsch)의 Grenzg?ng der ?sthetik(Reclam, 1996)를 번역한 책이다. 1990~1995년에 발표한 강연문과 논문을 모아놓은 이 책은, 개인적인 꾸미기를 넘어 도시 조형과 경제를 거쳐 이론에까지 이르는 미학의 열기 속에서 현대 미학의 여러 문제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먼저 “새로운 시나리오” 부분에서는 먼저 동시대적인 사유에서 특별히 중요한 심미적인 것에 대해서 다루며, 오늘날의 전 지구적인 심미화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심미적인 것과 윤리적인 것의 관계를 규명하며, 결론적으로 어떻게 동시대적인 미학이 성립할 수 있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진단” 부분에서는 우선 개별적인 예술 현상들을 고찰한 후에, 예술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가 어떻게 가능하며 구체적으로 이끌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망” 부분에서는 문화와 연관된 미학의 문제들, 즉 미래의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지금 우리 문화가 시각 우위에서 물러나 어떻게 듣기 문화로 향하고 있는지, 전자 매체들은 전통적인 경험 세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벨슈는 다양한 매체에 의해 현실과 허구의 구분이 사라지고, 예술과 과학과 생활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감각과 지각에 주목하는 심미적 사유야말로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사유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미학의 대상이 예술 분석 자체뿐만 아니라 예술 영역을 넘어 확장되는 것을 옹호하며, 현대 예술, 건축, 음악 및 디지털 전자 매체 세계 등 폭넓은 영역에서 미학적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심미적 것에 대한 양가성은 항상 관점에 달려 있음을 이야기하며, 다양한 우리 문화 사이에 있는 경계들이 심미적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그리고 그 경계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으며 그 내적 존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학문적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확대된 미학의 열기에 대한 올바른 비판은 시대적인 요청이기도 하다. 미학이 어느 한 시대가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들을 미의 관점에서 전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라면, 이 책이야말로 오늘의 현대 산업 사회의 실체를 이해하고 반성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오늘날의 진정한 미학이 어떻게 정립되어야 하고 그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서문
옮긴이의 글

[제1부] 새로운 시나리오

심미화 과정들 - 현상, 차이점, 전망
Ⅰ. 현대 심미화 과정에 대한 도식
Ⅱ. 개념의 명료화
Ⅲ. 인식론적인 심미화
Ⅳ. 심미화 과정에 대한 심미적 비판의 전망들

현대 사유에서 심미적인 근본 특징들
Ⅰ. 당연한 수정?
Ⅱ. 무엇을 '심미적'이라고 부르며 '심미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Ⅲ. 인식론적 심미화: 200년 전 이래로
Ⅳ. 회고와 전망

미/윤리학 - 미학의 윤리적 함의와 귀결들
예비적 고찰: 미학과 윤리학의 관계와 심미적 미/윤리학의 개념에 관하여
Ⅰ. 심미적인 영역에 내재한 윤리학
Ⅱ. 전통 미학과 심미적-상승적 명령을 절대화하려는 전통 미학의 경향
Ⅲ. 모던 미학: "이질적인 것에 대한 공정성(아도르노)"
Ⅳ. 현재 심미적 의식의 윤리적 함의와 결과들

미학 밖의 미학 - 분과의 새로운 형식을 위하여
서론: 문제 제기의 개요
Ⅰ. 몇몇 주요 주제들과 미학 밖의 미학의 의미
Ⅱ. 분과의 새로운 형식을 위하여
　
[제2부] 진단

지각의 별자리들

공공 영역에서의 현대 예술: 눈요기 또는 역겨움

예술의 해석학적 구조에 관하여
서론적 설명들: 철학과 예술의 일치 또는 대립?
Ⅰ. 전통적인 공약 가능성과 예술의 철학적 파악에 대한 요구
Ⅱ. 모던의 공약 불가능성 정리
Ⅲ. 현재의 예술 해석학
　
[제3부] 전망

듣기 문화의 길 위에서?
Ⅰ. 전통적 시각 우위와 그에 대한 현대적 문제 제기
Ⅱ. 시각과 청각의 유형학적 차이들
Ⅲ. 듣기 문화 - 청각적 야만에 반대하며

미래의 도시들 - 건축 이론적이고 문화 철학적인 관점들
Ⅰ. 생활 관계들에 대한 심미적 시각 또는 관심?
Ⅱ. '완전 혼합'의 개념에 관하여
Ⅲ. 문화 전이성 - 오늘날 문화 구조에 관하여
Ⅳ. 문화 전이성이라는 조건 아래에서의 건축과 도시 계획

인공 낙원? - 전자 매체 세계와 다른 세계들에 대한 고찰
Ⅰ. 자연성과 인공성 사이의 세계들
Ⅱ. 인공 세계의 현상학에 관하여
Ⅲ. 일상 세계에 대한 전자 세계의 반작용

[부록]

체험과 오락은 지난 몇 년 동안 문화의 중심축이 되었다. 늘어난 축제 문화와 재미 문화는 여가 시간 사회와 체험 사회에 쾌와 오락을 공급한다. 그러나 이것이 문화 전체로 확대될 경우 우리의 진정한 웃음은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25쪽) 우리 시대의 전 지구적 심미화에 대한 책임을 경제적인 이해나 정치적인 과정들에만 묻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개인적 스타일에 의해서 이러한 심미화에 강력히 협력하고 있다. 현재는 더 이상 삶의 모범이 성인이나(한때 그랬던 것처럼) 연구자 또는 지식인(아마 최근까지 그러했을 것이다)이 아니라 ‘아름다운 사람’이다. 뷰티팜이나 피트니스 센터에서 우리는 무자비하게 신체를 예쁘게 꾸민다. 그리고 이러한 심미화의 새로운 분야인 유전 공학은 우리에게 완벽하게 꾸며진 마네킹들이 가득 찬 세계를 약속한다. (208쪽) 나르키소스는 순수한 음의 신화적 화신인 요정 에코의 충고를 ‘듣지’ 않으면서 바로 시각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매혹에 빠지기 때문이다. ……신화는 보기만을 원하며 듣기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시각의 치명성을 서양에 예고한다.(250쪽) 간단히 말하자면, 보들레르의 꿈, 근대의 꿈, 그노시스의 꿈과 지상 낙원에 대한 인류의 꿈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전자 매체의 인공 낙원에서 충족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만약 많은 것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상환된다 하더라도 이에 대해 불평해서는 안 된다. 상환들은 결코 일대일 관계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상환 적자는 기대하지 않았던 상환 흑자에 의해 보충된다. (300쪽) 기호는 마치 유기적인 과정에서처럼 천천히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이와 마찬가지로 순간적으로 사라진다. 이처럼 완전한 사라짐은 비일상적인 것이다. 적어도 우리에게는 담뱃재나 벤진의 냄새가 남아 있다.(309쪽)